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한마디면 됩니다”…대통령 향한 ‘세월호 의인’ 가족의 호소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4.02 14:54

  • 댓글 0

‘파란바지 의인’ 김동수 씨 아내 “국가에 인정받은 사람이란 확신 줘야”

<이미지 출처=KTV 유튜브 영상 캡처>

제주 타운홀 미팅에서 세월호 생존자 가족의 절절한 호소가 이재명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의 시선을 붙들며 온라인상에서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세월호 참사 당시 침몰하는 선박 안에서 소방호스를 몸에 감고 학생 20여 명을 구조해 이른바 ‘파란바지 의인’으로 알려진 김동수 씨의 아내 김형숙 씨다. 김 씨는 지난달 30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제주의 마음을 듣다’에 참석해 12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족의 고통을 호소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김 씨는 “저희 집에 대통령앓이를 하고 있는 한 남자가 있다. 그 남자 때문에 오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남편은) 세월호 참사 당일 자신의 목숨은 안중에도 없이 많은 사람을 구조했지만 그날의 기억에 갇힌 채 지금까지도 극심한 트라우마로 자해와 입‧퇴원을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동수 씨의 고통은 두 딸에게도 이어졌다. 아버지가 구조 활동을 벌이던 모습을 보고 응급구조사가 된 큰 딸은 현재 유방암 투병 중이고, 소방관이 된 작은 딸 역시 갑상선암 진단 이후 태중의 아이까지 잃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달 30일 제주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세월호 '파란바지 의인' 김동수 씨의 부인 김형숙 씨. <이미지 출처=KTV 유튜브 영상 캡처>

김 씨는 “두 딸들은 자신의 고통보다 아버지를 더 걱정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남편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돼 왔다”고 전했다.

그는 또 “참사 당일 해경 구조인력은 책임을 다하지 못했지만 남편은 인대가 끊어질 정도로 몸을 받쳐 사람들을 구조하고도 끝내 구하지 못한 생명에 대한 죄책감에 여전히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공무 수행 중이 아니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가 되지 못하고, 두 차례 신청 끝에 의상자 5등급 판정을 받았지만 이것이 오히려 족쇄가 됐다”고 토로했다.

김 씨는 “의상자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남편은 더 큰 상처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참사 이전에는 평범했던 저희 가족이 오히려 사람을 구조한 이후 헤어날 수 없는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딸바보 아빠 동수 씨는 자신 때문에 딸들이 아프다고 자책하고, 아빠바보 딸들은 아버지를 걱정하느라 치료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국가가 (남편의) 고통을 이해하고 최소한 ‘김동수 당신은 인정받은 사람’이라는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부디 남편이 좌절하지 않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기관에서 제도를 살펴봐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한 남자를 지켜내기 위해 저희 세 식구가 고군분투하며 이어달리기를 하고 있고 많은 분들이 함께 달려주고 계신다”며 “대통령님께서 그 마지막 주자가 되어 결승 테이프를 끊어주신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했다.

<이미지 출처=KTV 유튜브 영상 캡처>

아울러 “언젠가 대통령님께서 제 남편 김동수를 만날 기회가 있다면 제 남편에게 ‘장하다, 고생 많았다’는 한마디면 위로가 될 것 같다”며 “의인의 삶이 불행이 아닌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도록, 그래서 더 많은 의인들이 한국사회에서 나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김미란 기자mirani17@naver.com

다른기사 보기

저작권자 © 고발뉴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