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났다.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제청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조 대법원장은 미소를 보이며 "여러분 이렇게 매일 힘들게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궁금한 게 있으면 앞으로 공보관을 통해서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대법원장은 이어 "(청와대로부터) 요청 자체가 '재제청하라'고만 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들이 궁금한 게 많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내용들을 앞으로 이제 국정감사나 통해서 이야기하고 꼭 필요한 게 있으면 공보관 통해서 여러분한테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맞다. 궁금한 게 많다. 그래서 기자들이 아침마다 조 대법원장의 출근길에 기다리는 것이다. 그런데 답을 들어도 궁금증은 풀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조 대법원장은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대법원 국정감사는 10월 6일이다. 그래서 물을 수밖에 없다.
'대체 왜 국정감사까지 기다려야 하나.'
209일 동안 무엇을 했나
시간을 되돌려보자. 지난 1월 21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노태악 대법관 후임 후보로 김민기·박순영·윤성식·손봉기 등 4명을 추천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것은 대법원장의 몫이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바로 제청하지 않았다. 3월 3일 노태악 대법관이 퇴임했다. 그 때도 제청은 없었다. 4월, 5월, 6월, 7월이 지나갔다. 대법관 한 자리는 계속 비어 있었다. 그러다 8월 18일 조 대법원장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후보추천위가 후보 4명을 추천한 지 정확히 '209일 만'이었다.
문제는 단순히 오래 걸렸다는 것만이 아니다. 그동안 청와대와 대법원은 노태악 대법관 후임을 놓고 협의했지만 최종 후보에 합의하지 못했다. 대법관 제청권은 대법원장에게 있고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그래서 통상 양측이 후보를 조율한 뒤 대법원장이 대통령을 직접 만나 제청하는 방식이 이어져 왔다. 조 대법원장도 윤석열씨에게는 그렇게 했다. 조 대법원장은 윤석열씨 재임 당시 세 차례 대법관 후보를 제청했다. 후보추천위 추천부터 제청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11일이었다. 세 차례 모두 윤석열씨를 직접 만나 제청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209일이 걸렸다. 최종 후보에 대한 청와대와의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조 대법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만나지 않고 서면으로 손봉기 후보자를 제청했다. 그래서 묻는 것이다.
'왜 209일을 기다린 것인가.'
청와대와 합의하지 않아도 대법원장이 자신의 권한으로 제청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왜 더 일찍 제청하지 않았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이 필요하다. 특히 3월 3일 노태악 대법관이 퇴임한 뒤에도 제청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합의하지 못한 채 대통령을 만나지 않고 서면으로 제청했다. 윤석열씨 때는 평균 11일, 이번에는 209일이었다. 세 차례 대면 제청과 이번 서면 제청. 무엇이 달라졌는지 설명해 달라는 것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제청 거부보다 먼저 설명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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