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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청년사회서 다양한 형태로 분화 중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대학생들은 책 발간 사업청소년들은 근현대사 공부모임

청년들의 성찰과 사회문제에 관심을 촉구하며 시작된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청년 사회에 다양한 형태로 분화하고 있다.

지난달 10일 교내 게시판에 대자보를 처음 붙인 고려대 주현우씨(28)와 40여명의 대학생은 지난 5일 고려대에서 모임을 갖고 철도 민영화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밀양 송전탑, 국정원 정치개입, 성소수자 등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다양한 주제의 대자보들을 책으로 내기로 했다. 대자보 내용을 영구적인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다.

주씨는 “사람들이 다양한 정치적 입장을 스스로 말하기 시작했다는 게 ‘안녕들’의 가장 큰 의미”라며 “참가한 사람 수만큼의 ‘안녕하지 못한’ 사연들을 기록해 두면 앞으로 각자의 처지에 따른 다양한 활동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책은 오는 2월 중에 발간할 예정이다.
 
 

▲ 대자보 이야기·성과 정리
2월 목표로 출판사와 논의
철도 민영화 등 현안 회의도


▲ 왜곡 교과서·학교 벗어나
역사의 진실이 무엇인지
매주 1회씩 책 읽고 토론


사회 현안에 대한 토론회 등도 준비 중이다. 이화여대 ‘안녕들’ 참가 학생들은 지난 4일 가진 모임에서 “철도노조 총파업이 끝났다고 철도 민영화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므로 정기적인 회의와 토론을 통해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학생들은 먼저 11일에 철도노조의 파업을 평가하자는 차원에서 공공부문 민영화가 추진되는 이유와 민영화 해외 사례 등의 주제로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청소노동자들이 열악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중앙대에서는 11일 ‘대자보 백일장’이 열린다. 학생들은 ‘중앙대 청소노동자 투쟁을 지지한다’와 ‘불통 중앙대를 규탄한다’는 두 가지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 대자보를 쓴 뒤 페이스북 ‘안녕들’ 페이지에 올리고 학교 안에 붙이기로 했다.

고등학생 주축으로 개설된 ‘안녕들’ 페이스북 방문자들은 역사왜곡 논란을 낳은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에 맞서 근현대사 공부 모임을 구성하기로 했다. 청소년들 스스로 ‘역사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공부하기 위해서다. 이 모임에 참여하는 한 청소년은 “박근혜 정부를 두고 어른들 사이에서 ‘유신 회귀’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데 ‘과연 당시는 어떤 상황이었는가’를 학교 밖에서 공부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23일부터 매주 1회 역사책을 읽고 토론하는 방식으로 모임을 진행할 예정이다.

성공회대 ‘안녕들’ 학생들은 밀양에서 송전탑 설치 반대 활동을 하다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지난 9일 구속영장이 신청된 이 학교 새내기 조은별양(19)의 석방을 촉구하는 온라인 탄원운동을 벌이고 있다. 


동국대 등 서울과 지방 대학에서도 ‘안녕들’ 대자보에 공감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토론 모임들이 잇따르고 있다.

또 온·오프라인 ‘안녕들’ 참가자들은 각 지역별로 연대하는 네트워크를 구성해 국정원의 정치개입과 철도·의료 민영화 문제 등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고려대 김정훈씨(27)는 “참가자들의 생각이 다양해 일치된 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는 않지만, 성과를 분명히 남기고 열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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