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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국의 두기 둥-전쟁과 기독교-1

 
 
미국인 스스로가 선언한 제국주
 
최천택. 김상구 공저 
기사입력: 2015/09/11 [09:0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최천택 교수와 김상구 선생이 공동으로 쓴 미국제국주의 역사를 폭로한 제국의 두기둥-전쟁과 기독교의 책표지.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자본주의와 제국주의로 살쪄 온 미국의 본질을 파헤친 '미제국의 두기둥-전쟁과 기독교'의 공동 저자인 전 한신대 최천택교수와 역사학자 김상구 선생이 자주시보에 연제를 동의했다.

 

독자들의 미국연구와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라 믿으며, 연재를 위해 소중한 원고를 보내주신 최천택 교수님과 김상구 선생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편집자주)

 

미국인 스스로가 선언한 제국주의

 

미국의 형성 과정은 역사 이래 인류가 건설한 수많은 국가들과 그 형태를 달리하는 특수한 국가다. 서구적 비전으로 바라볼 때,  슈펭글러, 소로킨, 토인비 등 대개의 학자들은  서유럽과 미국을 동일한 문명권으로 상정한다.

 

하지만 서유럽 국가들이 혈연과 지연을 기반으로 형성된 전통적 개념의 국가인데 반해 미국은 먼저 국가와 이념을 설계해놓고 그런 뒤에 받아들인 여러 인종의 이민을 통해 건설된 나라다.


19세기 미국의 애국주의 역사학자 뱅크로프트는 미국을 전 세계 문명을 융합한 결정판으로 미화하며 미국의 건국 과정을 "이탈리아의 콜럼버스와 스페인 여왕 이사벨라가 합작한 신대륙 탐험과 발견, 프랑스가 지원한 독립전쟁, 인도에 기원을 둔 영어, 팔레스타인에 그 뿌리를 둔 기독교, 그리스 문명에서 기원한 문화, 로마에서 기원한 법, 영국으로부터 전수받은 대의 제도,  네덜란드 연방으로부터 받아들인 연방제 원리와 사상적 관용의 정신"을 하나로 녹여 인류의 보편적 정치 체제를 가진 나라로 묘사했다.

 

그러나 구대륙의 타락으로부터 탈출하여 새로운 도덕적 국가로 태어났다고 치장된 미국이, 실제로는 끊임없이 지속된 전쟁을 바탕으로 지속된 역사라는 것을 알아야 된다.

 

미국의 대외정책은 '힘의 정치'와 '도덕주의적 외피'라는 상반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두 가지 모순된 외교정책의 밑바탕에는 기독교의 소명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즉 전쟁을 포함한 미국의 모든 외교적 행위는 도덕적인 것이며,

 

신의 섭리에 부합하는 행위이지만, 미국의 기준에서 벗어나는 모든 국제 정치 행위는 반도덕적인 것이며, 신의 섭리에 어긋나는 것이 된다.

 

그런 까닭에 미국은 스스로를 "구세주의 나라(Redeemer Nation), 세계의 십자군"으로 표현한다. 어쨌든 미국은 오늘날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불리며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군대를 가졌으며, 세계 자본주의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나라다.

 

이러한 미국의 성장 동력은 전쟁으로 획득한 독점적 지위와 방대한 원료자원 그리고 노예무역으로 상징되는 노동력의 확보였다.

 

미국은 건국이후 전쟁을 멈추지 않음으로써 자국의 산업을 끊임없이 성장시켜왔다. 미국이 지금까지 수행한 전쟁은 300여 차례에 이른다.

 

1년에 평균 한 차례 이상의 전쟁을 치루고 있는 미국 전쟁의 역사는, 1만년 역사를 가진 중국의 전쟁 횟수에 비견될 정도다.

 

이 같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팽창정책은 이미 전 세계의 눈총과 질타를 받고 있으며 기정화된 사실이다.

 

2003년 3월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고 열흘 정도가 지날 무렵 알자지라 방송은 럼스펠드를 인터뷰하며 미국이 “제국 건설(empire building)을 하고 있는가?”라고 묻자 럼스펠드는 “우리는 제국을 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제국적이지 않다. 그리고 과거에도 그런 적이 없다”고 화를 내며 말했다.

 

럼스펠드는 왜 화를 냈을까? 과연 미국은 제국이 아닐까? 그리고 미국은 정말 제국을 추구한 과거가 없었을까? 우리의 오해는 ‘고립주의’라고 배운 “먼로 독트린”이 미국 외교의 출발선이라고 알고 있는 미국의 외교에 대한 잘못된 지식으로부터 시작된다.

 

엄밀히 말해 먼로독트린은 미국의 고립주의가 아니라 유럽에 대해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배타적 권리가 미국에 있음을 주장한 선언이다.

 

즉, 먼로 독트린은 미국이 국제정치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독점적 권리가 미국에 있음을 유럽에 알린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오랫동안 스페인의 식민지로 있던 라틴 아메리카의 독립을 지원하기 위한 미국의 정책으로 오해해 왔다.

 

럼스펠드가 보인 과민한 반응의 이유와 우리의 잘못된 역사 인식을 바로 잡기 위해선, 미국 인디아나 주 상원의원(공화당) 앨버트 비버리지(Albert Jeremiah Beveridge, 1862–1927)가 1900년 미국 상원에서 행한 “미 제국을 지지하며(In Support of an American Empire)”라는 제목의 연설문을 소개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이 연설은 “MR. PRESIDENT, the times call for candor. The Philippines are ours forever,…"라고 시작되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필리핀은 영원히 우리 것이다.…게다가 필리핀 건너편에는 중국이라는 무한한 시장이 있다.…태평양은 이제 우리의 바다다.”“태평양을 제압하는 자가 세계를 제압할 것이다.…그 자리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영원히 미국이 차지할 것이다.”

 

“우리는 세계를 지배할 인종이다.…우리는 세계의 문명화를 담당하라는 사명을 신으로부터 위탁받은 특별한 인종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 역할을 방기하지 않을 것이다.…신은 우리를 선택하셨다.…야만스럽고 망령든 사람들을 통치하기 위해 신은 우리를 통치의 달인으로 만드셨다.”

 

비버리지가 자신의 조국 미국을 제국으로 선언하고, 제국의 영위를 위해 제안한 몇 가지 사안 즉 필리핀 식민지 문제, 중국 시장 개척, 태평양 블록화 등은 당시 미국 대통령 맥킨리(William McKinley, 1843-1901)의 주요 정책이었을 뿐 아니라

 

후임 대통령 T.루즈벨트를 거쳐 21세기 현재까지도 미국 외교의 근간이 되고 있는 정책들이다. 건국 초기부터 시작된 백인·기독교 선민주의라는 미신도 이 연설문에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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