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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MBC 이번은 다르다.. 자백만이 살 길”

“위기의 MBC 이번은 다르다.. 자백만이 살 길”이상호 기자  |  balnews21@gmail.com
 

   
▲ <사진출처=MBC 보도영상 화면캡처>

권력 감시는 언론의 기본 소명이다. 하지만 권력은 강하다. 그래서 때로 언론이 권력의 눈치를 보는 것, 자랑스럽지는 않지만, 현실적으로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권력의 오더를 받아 보도하는 거, 그건 언론의 일이 아니다. 검찰 아니면 개나 할 짓이다.

“노무현이 NLL을 포기했다더라..” 지난 대선을 앞두고 근거 없는 NLL 광풍이 휘몰아쳤다. 이런 가운데 태국 방콕에 머물던 MBC 특파원이 '갑자기' 국경 넘어 머나먼 말레이시아로 출장을 가서는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김정남을 만났다. 수상한 시점에 수상한 인터뷰가 이뤄진 것이다. 김정남 소재 파악은 국정원의 고유 업무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자연스레 국정원 공작설이 제기됐다.

MBC 태국 특파원이 말레이시아에서 수상한 만남을 진행하고 있을 무렵, 나는 트위터를 통해 'MBC, 김정남 인터뷰 추진 중'이라는 내부고발을 감행했다. 내부고발 탓인지 아니면 원하는 발언이 나오지 않아서인지 모르나, 인터뷰는 보도되지 않았다.

대선이 박근혜 후보의 승리로 결론나자 MBC는 서둘러 내부고발자에 대한 해고 처분을 내렸다. 노조의 거듭된 요구에도 불구하고 MBC는 누구의 오더를 받았으며, 어떻게 인터뷰가 가능했는지 등 의혹들에 대해 여전히 함구하고 있다.

☞ 관련기사 : MBC 방콕 특파원 “김정남 만나 인터뷰 했다” 

   
▲ <사진출처=MBC 보도영상 화면캡처>

가끔 식당 등에서 불가피하게 MBC 뉴스를 목격하다 보면, 종종 권력의 오더성 보도로 의심될 만한 리포트가 나온다. 몇 일전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발언을 인용한 ‘단독’ 보도 역시 그랬다. MBC의 ‘이석수 힘빼기’성 보도는 하지만 의도와 달리 이석수를 열(?)받게 했고 결과적으로 ‘우병우 수사의뢰’ 국면을 초래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이제 공은 검찰과 청와대로 넘어가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MBC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다. 그간 수많은 오보와 악의적 보도들이 있었지만, 이번 경우는 청와대의 하청에 따른 공작의 의혹이 너무 짙기 때문이다.

MBC가 인용한 이석수의 대화록이 아무리 힘 있는 정보기관이라도 불법적인 방법이 아니면 도저히 확보할 수 없는 제3자 간의 비밀대화였다. 국경 넘어 말레이시아 어느 호텔에 김정남이 머물고 있는지 우연히 알게 되어 기적처럼 인터뷰하게 되었다는 ‘엉터리’ 변명이 이번에는 먹히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는 얘기다.

MBC의 이번 보도는 박근혜정권의 부통령으로 불리는 우병우를 보위하기 위해 누군가 보이지 않는 손이 특별감찰관을 ‘저격’하는 과정에서 언론을 공작적으로 동원한 것으로 보인다. 본질적으로는 청와대 박근혜씨가 직을 걸고 해명해야 하는 대형 게이트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MBC 보도가 MBC만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MBC는 거대한 사건의 종범에 불과해 보인다. 어느 기관으로부터 어떻게 자료를 입수해 어떤 의도로 보도했는지 소상히 밝히지 않으면 청와대로 향하는 성난 민심에 떠밀려 방송국 셔터를 내려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MBC여 시간이 없다. 고가의 방송사 장비라고 챙기려거든 지금이라도 이실직고해야 할 것이다. 이왕이면 대선 직전 김정남 인터뷰 공작 의혹도 함께 자백하라. 혹시 아는가? 국민들께서 회초리 매질을 한 대라도 줄여주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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