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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전복음모 가득한 미 특수군 야전교범

 

정권전복음모 가득한 미 특수군 야전교범
 
[한호석의 개벽예감](32) 부시가 9.19공동성명에 합의한 진짜 이유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2/10/06 [00:38] 최종편집: ⓒ 자주민보
 
 

세계 90여 개 나라에 침투, 잠입한 특수군 12,000명

2012년 5월 22일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특수군 산업 연차대회에서 연설한 미국 특수군사령관 윌리엄 맥레이븐(William McRaven)은 미국 특수군 활동의 약 80%는 공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것은 그들의 활동이 사실상 비밀군사활동이라는 뜻이다. 현재 미국 특수전사령부 예하 군부대들에 배속된 66,000명 병력 가운데 작전에 투입되는 실전병력은 12,000명인데, 미국은 특수군 12,000명을 세계 90여 개 나라에 침투, 잠입시켜 비밀군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예컨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11년째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그 나라에 주둔하는 미국 특수군의 군사활동에 관해 국제사회에 알려진 것은 없다. 미국 켄터키주 포트 캠블(Fort Campbell)에 사령부가 있는 제5공수특전단 제2대대 소속 특수군 병사 한 명이 아프가니스탄 전선에서 반미저항세력의 폭탄공격을 받고 2012년 10월 2일에 전사하였다는 소식이 미국 언론에 보도되었는데, 그런 전사소식이 이외에 특수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어떤 군사활동을 벌이는지 알기 힘들다. 전쟁상황에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미국 특수군이 주둔하거나 침투해 있는 세계 90여 개 나라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들의 군사활동은 비밀에 쌓여 있는 것이다.

▲ 미국 육군 ‘야전교범(Field Manual) 31-20-3’표지 [자료사진= 인터넷 검색, www.scribd.com]
미국이 특수군 군사활동을 비밀에 부치는 까닭은, 그들의 군사활동이 공개되는 경우 미국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미국 특수군은 주권국가에 불법적으로 침투, 잠입하여 정찰활동을 벌이거나 표적인물을 납치, 고문, 암살하거나 핵심시설을 파괴하거나 반미정권을 전복시키는 등 국제사회의 법질서를 파괴하는 만행을 세계 각국에서 마음대로 저지르고 있다.

미국 특수군은 그처럼 국제사회의 법질서를 파괴하는 만행을 저질러도 자기들의 만행이 세상에 드러나지 않으므로 문책을 받을 염려는 조금도 하지 않는다. 미국은 그런 만행집단을 특수군이라는 이름으로 운용하고 있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제국주의깡패국가로 전락한 것이다.

비밀에 쌓여 있는 미국 특수군의 정체를 파악하려면, ‘위킬릭스(Wikileaks)’가 폭로한 미국 육군의 비공개 문서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1994년 9월 20일 미국 육군본부가 출판한 미국 육군 ‘야전교범(Field Manual) 31-20-3’(위 사진)이라는 문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219쪽이나 되는 방대한 분량의 이 야전교범은 당시 미국 육군참모총장 골든 설리번(Gordon R. Sullivan)의 지시로 미국 육군장관 보좌관 밀튼 해밀튼(Milton H. Hamilton)이 주도하여 작성한 것이다.

▲ 미국 육군 ‘야전교범(Field Manual) 31-20-3’을 작성한 육군장관 보좌관 밀튼 해밀튼과 제작 지시를 내린 육군참모총장 골든 설리번의 서명 [자료사진= 인터넷 검색, www.scribd.com]


제목은 ‘특수군을 위한 외국내부방위 전술, 기술 및 절차(Foreign Internal Defense Tactics, Techniques, and Procedures for Special Forces)’인데, 이 ‘야전교범’에는 미국 특수군의 지휘체계와 군사전술에 관한 상세한 정보가 담겨 있다.


‘안보지원활동’과 비재래식 전쟁

‘야전교범’에서 이 글의 주제에 부합하는 중요한 내용만 간추려 논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미국 특수군은 다른 나라에 은밀히 침투하여 ‘미국의 국익’을 위한 비밀군사활동을 벌이는 작전단위인데, 미국 정부는 그들의 비밀군사활동을 다른 나라를 위한 ‘안보지원활동(security assistance activities)’이라고 부르며, ‘외국내부방위(Foreign Internal Defense)’라는 개념으로 공식화하였다.

‘안보지원활동’에서 특수군이 맡은 임무는 반미국가에 침투, 잠입하여 반란군을 조직하고, 훈련하고, 지도하며 그들의 반란전술능력을 강화시켜 정권전복 급변사태를 일으키는 것이다.

잠입, 정찰, 납치, 고문, 암살, 시설파괴, 정권전복 같은 국가주권과 인권을 폭력으로 짓밟는 만행을 무슨 ‘안보지원활동’이라느니 ‘외국내부방위’라느니 하는 거짓말로 위장하는 궤변을 늘어놓으니, 어안이 벙벙해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

둘째, 미국 특수군의 비밀군사활동을 총괄하는 범정부조직은 이른바 ‘무기이전관리단(Arms Transfer Management Group)’인데, 백악관 국가안보협의회, 국방부, 합참의장실, 중앙정보국, 국무부 산하 군축 및 국제안보국과 국제개발처, 재무부 등으로 ‘무기이전관리단’을 구성한다. ‘무기이전관리단’의 역할과 임무는 미국 특수군이 벌이는 모든 군사활동을 관리하고 조절하는 것이다. 미국 군부가 단독으로 특수군의 비밀군사활동을 지휘통제하는 게 아니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를 비롯한 범정부기구가 합동으로 특수군 비밀군사활동을 지휘통제한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것은 미국이 특수군 비밀군사활동을 매우 중시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며, 또한 미국이 특수군 비밀군사활동에 힘을 집중시키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무기이전관리단’ 의장직은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부장관(Under Secretary for Arms Control and International Security Affairs)이 맡는다. ‘무기이전관리단’ 의장은 ‘외국내부방위’에 관련된 미국 정부 관계부서들의 모든 정책, 계획, 실무작업을 조절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미국 특수군이 세계 90여 개 나라에서 벌이는 비밀군사활동에 관한 정치적 판단과 결정은 ‘무기이전관리단’이 내리는 것이다. 2012년 10월 현재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부장관은 로즈 갓몰러(Rose Gottemoeller)이므로, 그녀가 ‘무기이전관리단’ 의장을 맡아보고 있다. 국무부와 힐러리 클린턴(Hillary R. Clinton)은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졌지만, ‘무기이전관리단’과 로즈 갓몰러는 언론에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셋째, 특수군 비밀군사활동에 관한 정치적 판단과 결정을 내리는 범정부기구가 ‘무기이전관리단’이면, 그것을 실무적으로 집행하는 정부기구는 ‘방위안보지원국(Defense Security Assistance Agency)’이다. ‘방위안보지원국’의 책임관리는 미국 국방부 정책 담당 부장관(Under Secretary of Defense for Policy)이다. 2012년 10월 현재 미국 국방부 정책 담당 부장관은 제임스 밀러(James N. Miller)이므로, 그가 ‘방위안보지원국’을 총괄하고 있는 것이다. ‘방위안보지원국’ 국장 제임스 밀러는 국방장관 리언 패네타(Leon E. Panetta)를 보좌하여 특수군의 비밀군사활동에 관한 국방부 정책과 계획을 총괄한다. 방위안보지원국의 역할과 임무는 특수군 비밀군사활동에 관련된 계획과 사업을 추진하고, 그에 관한 국제지원을 이끌어내는 대외협상을 담당하고, 재정을 관리하고, 특수군 비밀군사활동에 관련된 미국 군수산업체들과 미국 국방부 사이의 상호연락업무를 맡는다.

넷째, 미국 합참본부는 특수군 비밀군사활동에 관한 합동전략기획, 합동전략능력계획, 합동계획정보평가를 담당하고, 미국 야전사령관은 특수군이 전개하는 비밀군사활동, 인도주의활동, 민사활동을 현지에서 지휘한다. 특수군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안보지원활동’은 첩보전, 심리전, 민사활동, 인도적 지원, 인도적 지원과 민간지원, 안보지원, 군사작전, 안정화작전, 타격작전, 원격작전, 국경작전, 도시지역작전, 미국군 지원활동 등이다.

특수군은 미국 육군이 운용하는 야전작전체계(Battlefield Operating System)에 따라 활동한다. 야전작전체계란 작전단위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작전단위를 출동시키고, 작전단위에게 화력을 지원하고, 작전단위를 위해 공중방어를 하며, 작전단위의 기동 및 생존을 보장해주고, 작전단위의 병참을 지원하고, 작전단위를 통제하는 것이다.

다섯째, ‘안보지원활동’ 제1단계는 특수군이 ‘안보지원기구’로부터 직접 작전통제를 받는 특수군작전분견대(Special Forces operational detachment)를 파견하여 비밀군사활동을 벌이는 단계다. ‘안보지원활동’ 제2단계는 특수군 대대급 작전단위가 대상국가의 내부 또는 외부에서 작전기지를 운영하면서 비밀군사활동을 벌이는 단계다. ‘안보지원활동’ 제3단계는 특수전사령부가 특수작전기지와 한 두 개의 전진기지를 대상국가에 설치하고 비밀군사활동을 벌이는 단계다.

여섯째, 특수군 비밀군사활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단계에 이르면, 합동군사고문단, 합동군사집단, 군사훈련부, 방위야전실 또는 방위협력실로 구성되는 ‘안보지원기구(Security Assistance Organization)’를 현지에 설치하고, 현지에 주재하는 모든 미국 정부부서 책임자들로 구성된 ‘외교업무부(Diplomatic Mission)’를 현지에 설치한다.

일곱째, 국제사회에 미국 홍보처(U.S. Information Service)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미국 정보처(U.S. Information Agency)는 특수군 비밀군사활동에 관한 미국의 정책적 정당성을 국제사회에 선전하고, 국무부의 지도를 받아 공개적인 심리전을 수행한다. 또한 미국 국무부 산하 미국 국제개발처는 특수군 비밀군사활동을 비군사부문에서 지원한다.

▲ 2006년 9월 20일 출판된 미군 ‘야전교범 3-05’표지 [자료사진= 인터넷 검색, www.scribd.com]
위와 같은 내용이 1994년 9월 20일 미국 육군본부가 출판한 ‘야전교범(Field Manual) 31-20-3’에 들어 있는데, 미국 육군본부는 위의 ‘야전교범’을 보완한 ‘야전교범 3-05’(사진)를 2006년 9월 20일에 출판하였다. ‘증보판 야전교범’의 제목은 ‘육군 특수군 비재래식 전쟁(Army Special Operations Forces Unconventional Warfare)’이다. ‘증보판 야전교범’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특수군의 핵심적 임무를 이전보다 더욱 세분화, 전문화하여 비재래식 전쟁, ‘외국내부방위’, 직접행동, 특수정찰, 반테러활동, 심리작전, 민사작전, 대량파괴무기 반확산, 정보작전지원 등 아홉 가지로 규정한 것이다.

특히 비재래식 전쟁이라는 임무를 종전의 ‘외국내부방위’라는 임무보다 앞세우면서 가장 중요한 임무로 규정해놓은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미국의 전쟁전략이 재래식 전쟁에서 비재래식 전쟁으로 전환되었음을 말해준다.

미국이 말하는 비재래식 전쟁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미국 육군본부는 새로운 전쟁전략으로 등장한 비재래식 전쟁에 관해 해설한 ‘특수군 비재래식 전쟁작전(Special Forces Unconventional Warfare Operations)’이라는 제목의 ‘야전교범 3-05.201’을 2003년 4월 30일에 출판하였고, ‘육군 특수군 비재래식 전쟁’이라는 제목의 ‘야전교범 3-05.130’을 2008년 9월 30일에 출판하였다.

미국 군부의 설명에 따르면, 재래식 전쟁은 정규군의 무력충돌이고, 비정규전은 반란군의 무력충돌이고, 비재래식 전쟁은 무장반란 또는 재래식 군사작전에 의한 무력충돌이며, ‘외국내부방위’는 파괴활동, 무법상태, 반란으로 붕괴위기에 빠진 다른 나라의 정권을 보호해주는 군사활동과 민사활동을 뜻한다. 이러한 개념분류에 따르면, 미국이 ‘외국내부방위’라는 기존 전략개념과 비재래식 전쟁이라는 새로운 전략개념은 서로 구분된다. 다시 말해서, ‘외국내부방위’는 붕괴위기에 빠진 친미정권을 보호해주는 군사활동 및 민사활동을 뜻하는 것이며, 비재래식 전쟁은 내란을 유발하여 반미정권을 전복시키는 군사활동을 뜻하는 것이다. 예컨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의 친미정권을 반미저항세력의 무장활동으로부터 보호해주는 것은 ‘외국내부방위’에 속하고, 시리아의 반미정권을 전복시키는 반란세력을 지원해주는 것은 비재래식 전쟁에 속한다.

미국 군부는 특수군이 수행하는 비재래식 전쟁을 일곱 단계로 구분하였는데, 준비(preparation), 초기접촉(initial contact), 침투(infiltration), 조직화(organization), 육성(buildup), 고용(employment), 전이(transition)로 이어지며 단계적으로 전개된다는 것이다.


2005년 9월 19일에서 2005년 10월 14일까지

미국군 소식지 <성조> 2005년 10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2005년 10월 14일 주한특수전사령관 리처드 밀스(Richard W. Mills)는 한국특수군분견대(Special Forces Detachment Korea)의 명칭을 제39특수군분견대로 바꾸는 부대명칭변경식을 진행하였다. 그 보도기사에 담겨 있는 정보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제39특수군분견대는 미국 워싱턴주 포트 루이스(Fort Lewis)에 있는 제1공수특전여단에 배속된 부대이며, 주한특수전사령부의 지휘를 받는 파견부대다.

둘째, 1965년 8월 27일 서베를린에서 특수군분견대로 창설되었고, 1984년 10월 1일 해체되었다가, 1988년 10월 1일 남측에서 재창설된 제39특수군분견대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미국 특수군부대다.

셋째, 2005년 10월 현재 제39특수군분견대 병력은 16명인데, 그 16명이 6개의 한국군 특수전여단, 1개의 특수임무단(Special Mission Group), 1개의 특수전훈련단(Special Warfare Training Group), 반테러활동을 담당하는 제707특수임무대대(Special Mission Battalion)를 지도한다.

넷째, 제39특수군분견대는 평시에 한국군 특수전여단 및 특수작전단위들에게 특수전 수행에 필요한 전술, 기술, 절차를 가르치는데, 전시에는 ‘연합지원단(coalition support team)’의 핵심요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위의 보도기사에 나온 정보에 따르면, 미국은 1988년 10월에 재창설하였던 한국특수군분견대의 명칭을 17년이 지난 2005년 10월에 변경하였다. 부대명칭을 변경한 것은 부대의 역할과 임무를 종전보다 더 강화하였다는 뜻이다. 부대명칭변경에 담긴 그런 뜻을 생각하면서 2005년 10월이라는 시점을 눈여겨보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 2005년 당시 미국 특수군 비밀군사활동을 범정부적 차원에서 지도하였던 ‘무기이전관리단’ 의장은 당시 국무부 군축 및 국제안보 담당 부장관 존 볼튼(John R. Bolton)이다. 부시 정부 안에서도 가장 극우적 성향을 드러낸 관리로 악명을 떨친 그는 자기 재임기간에 한국특수군분견대의 역할과 임무를 강화하는 작업을 총괄하였다. 또한 2005년 당시 미국 국방부 정책 담당 부장관은 더글러스 페이스(Douglas Feith)였다. 그는 당시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Donald H. Rumsfeld)를 보좌하여 ‘방위안보지원국’을 지휘하였다. 이런 정황을 보면, 럼스펠드, 페이스, 볼튼 3인방이 한국특수군분견대의 역할과 임무를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부시 정부의 극우관리 3인방이 주도한 한국특수군분견대의 역할과 임무 강화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이었을까? 아래에서 다시 논하겠지만, 2005년을 기점으로 부시 정부 안에서는 북의 정권을 전복하기 위한 비재래식 전쟁 준비가 본격화되었다. 한국특수군분견대의 부대명칭변경은 북의 정권을 전복하기 위한 비재래식 전쟁 준비의 시작을 알리는 사건이었던 것이다.

셋째, 2005년 9월 19일 제4차 6자회담에서 채택한 9.19 공동성명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각자의 정책에 따라 관계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하였다”는 항목이 들어 있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특수군분견대의 역할과 임무를 북의 정권을 전복시키는 비재래식 전쟁준비로 집중시킴으로써, 9.19 공동성명 문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주권존중과 평화공존과 관계정상화의 공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해버렸다. 미국의 그러한 공약파기는 앞에서는 공약을 맺으면서 뒤에서는 정권전복음모를 꾸미는 제국주의깡패국가의 전형적인 소행이다. 미국이 6자회담을 벌여놓고, 9.19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게 아니라, 북의 정권을 폭력으로 전복시킬 비재래식 전쟁을 도발할 준비시간을 벌기 위한 기만행동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넷째, 부시 정부는 북의 정권을 전복시킬 비재래식 전쟁을 준비하는 역할과 임무를 왜 하필 9.19 공동성명이 채택된 직후에 한국특수군분견대에게 주었을까? 그 까닭은, 2005년 2월 10일 북이 핵무기 제조와 보유를 공식선언하였기 때문이다. 만일 미국이 핵보유국으로 등장한 북을 상대로 재래식 전쟁을 벌이면, 미국도 북의 핵공격으로 초토화될 것이므로, 미국은 대북군사전략을 재래식 전쟁에서 비재래식 전쟁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특수군분견대 부대명칭변경과 북의 ‘민주화 및 인권문제’ 제기

미국이 북의 정권을 폭력으로 전복시키려는 비재래식 전쟁을 실제로 준비하기 시작한 때로부터 지금까지 7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제39특수군분견대는 지난 7년 동안 무슨 짓을 저질러왔을까? 미국 특수군 비밀군사활동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까지는 알 수 없지만, 미국이 제39특수군분견대로 부대명칭을 변경한 2005년 10월 이후에 일어난 아래와 같은 사건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북의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대북테러공작이 2006년부터 시작되었다. 2008년 12월 18일 북의 언론에 보도된 국가안전보위부 대변인 담화에 따르면, 북과 중국의 “국경 부근에 잠입하여 불순분자들을 규합”하던 황 아무개라는 자는 탈북자 리 아무개를 포섭하여 “수뇌부의 현지시찰 로정, 시기와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훈련을 시킨 뒤에 “수뇌부의 이동을 추적하기 위한 음성 및 음향수감추적장치와 극독약”을 주어 북에 잠입시켰다가 국가안전보위부에 체포되었다. 국가안전보위부 대변인 담화에서는 그 두 테러범이 ‘남조선 정보기관’ 소속이라고 언급하였지만, 위에서 논한 정황을 보면 제39특수군분견대가 직접 파견하였거나 남측 정보기관을 통해 파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둘째, 미국 국무부는 2006년부터 이른바 ‘북한 민주화’를 위한 예산을 배정하기 시작하였고, 국제개발처를 통해 집행하였다. 미국 특수군 ‘야전교범’에 따르면,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는 특수군의 대북비밀군사활동을 지원해주는 주무부처들 가운데 하나다. 제39특수군분견대의 작전이 북의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군사활동이라면, 국제개발처의 ‘북한 민주화’ 지원자금 배정은 북의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민사활동이다.

셋째, 당시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는 2006년 4월 탈북자를 백악관에 불러들여 면담하는 촌극을 연출하였고, 미국 정부는 2006년 5월부터 탈북자의 미국 망명을 허용하였다. 이것은 미국이 2006년부터 유인탈북공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하였음을 말해준다. 아니나 다를까, 남측에 들어간 탈북자는 2006년도에 이르러 전년에 비해 46% 포인트나 늘어난 2,018명으로 급증하였다. 미국이 제39특수군분견대의 역할과 임무를 강화한 것과 유인탈북공작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것은 결코 무관하지 않다.

6자회담이 열린 베이징에서는 주권존중, 평화공존, 관계정상화를 약속해놓고, 워싱턴 디씨에서는 북의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그야말로 정신분열증적 범행을 저질러온 미국에게 북이 과연 어떤 태도를 취해야 옳은 것인가? 정권전복음모를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아무런 실효도 거두지 못할, 그리하여 미국에게 북의 정권을 전복시킬 비재래식 전쟁을 도발할 준비시간을 벌어줄 6자회담이나 맥없이 계속해야 옳았을까? 만일 자기 정권을 폭력으로 전복시키려는 제국주의깡패국가의 음모와 책동 앞에서 그들의 정권전복 준비를 위한 기만술책으로 벌여놓은 다자회담에 응하면서 시간이나 보내는 그런 어리석은 정권이 세상에 있다면, 그 정권은 미국의 간교한 술책이 유발하는 정권전복 급변사태를 피하지 못하였을 것이 분명하다.

북이 2006년 10월 9일과 2009년 5월 25일 지하핵실험을 각각 실시하였을 뿐 아니라, 2009년 7월 15일에는 6자회담이 영원히 끝났다고 선언한 것은, 앞에서는 9.19 공동성명에 합의하는 시늉을 하면서 뒤에서는 정권전복 급변사태를 은밀히 추진해온 미국에게 보낸 응답이었다. 그러나 정권전복음모에 병적으로 집착한 미국은 북이 보낸 단호한 응답을 받고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정권전복 테러공작을 계속 강행하였다. 그 동안 북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파기한 9.19 공동성명을 어떻게 해서나 되살리려고 힘썼으나, 미국은 오직 기만과 악행으로 대하여 왔던 것이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조국통일대전’을 결심하고, 지난 여름 8.25 경축연설에서 자신의 그 결심을 전 세계에 공개한 까닭은, 제국주의깡패국가의 정권전복 테러공작이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미국은 북의 ‘조국통일대전’을 피할 수 없는 막다른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지금 한반도 군사정세는 마치 폭풍전야처럼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잠잠해 보이지만, 위에서 논한 내막을 살펴보면 전쟁징후를 사전에 노출하지 않는 북의 ‘조국통일대전’이 임박하였음을 알 수 있다.(2012년 10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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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만 갈 수 있는 '사지방'을 아시나요

 


 

군대에도 PC방이 있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있는데, 군대에도 PC방이 있습니다. '사이버 지식 정보방'이라고 부르는데 일명 '사지방' 내지는 '싸지방'이라고 군인들은 부르고 있습니다.

군대에도 게임을 할 수 있는 PC방이 있다면 놀라는 사람이 많습니다. 아이엠피터가 군 생활 할 때만 해도 PC가 있던 부대조차 없었고, 이후에는 군인을 위해 부대에서 1-2대의 PC를 갖다 놓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2004년 노무현 대통령이 부대 내에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범 운영했고, 2006년 2,898개 부대에 PC 32,591대를 설치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이버 지식 정보방'이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격오지 부대는 물론이고 대부분의 부대가 '사이버 지식 정보방'이라는 군대 PC방 '사지방'을 설치 운영하고 있습니다.

군대에 가서 게임이나 컴퓨터를 할 수 있으니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사실 이 '사지방'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오늘은 일반 사병들의 편의 복지 시설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성능은 펜티엄4, 요금은 인텔 코어 i5'

'사지방'이라 불리는 PC방이 무료면 괜찮겠지만, 사실 군대에서 이용하는 PC방은 전부 유료입니다. 그것도 10분 단위 과금되는 아주 철저한 요금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요금인상은 매년 몇 백 프로씩 올라가기도 합니다.

 

▲2010년까지는 30분 이후 1시간 요금

 


사지방의 요금은 2007년 30분에 90원이었는데 갑자기 150원으로 오르더니 다시 225원으로 2010년은 270원으로 올랐습니다. 무려 요금이 300% 넘게 인상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요금이 인상되더라도 저렴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지방'의 요금은 선불제이기 때문에 일단 접속하면 무조건 270원이 빠져나갑니다. 그리고 31분이 되는 순간 90원 추가, 41분에 90원 추가 등으로 요금이 계산됩니다.


'사지방'을 이용하려면 미리 충전해놓은 카드를 사용하거나 계좌 이체를 하는 통장을 사용하는데, 요금이 시간을 다 채우기도 전에 빠져나갑니다. 군인들은 1분을 하다가 PC가 꺼지거나 고참이 불러서 가면 사용도 못하고 돈만 내는 꼴입니다.

현재 1일 2시간씩 이용할 경우 요금을 보면 1일 540X2=1,080원, 30일이면 32,400원입니다. 상병 월급이 97,500원이니 거의 3분 1이 '사지방'요금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사지방 로그인 화면과 이후 화면

 

'사지방'의 가장 큰 문제점은 파일 송수신이 제한되고(거의 사진 한두 장도 겨우 올릴 수 있음), 페이지를 옮길 때마다 수시로 뜨는 팝업창, 그리고 보안 프로그램이 너무 많아 제대로 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또한 일부 부대에서는 싸이월드조차 막아 놓은 경우가 있고, 특정 웹사이트를 아예 접속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진보 성향의 웹사이트와 뉴스 사이트도 있습니다. (이거 관련해서 제보를 받긴 했는데 캡쳐를 하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느려터진 PC 사양과 각종 보안 프로그램, 그리고 철저히 차단해놓은 각종 웹사이트 때문에 실제적으로 취업이나 유학을 준비하는 사병들은 제대로 정보를 얻지도 못하고 돈만 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고물 컴퓨터로 돈을 내고 억지로 사용하고 있는 까닭은 '사지방'을 운영하는 업체가 '군인공제회'라는 단체이기 때문입니다.

2011년 군인공제회가 사지방을 운영해서 벌어들인 수익은 172억 원인데, 군인공제회는 PC방 이용료를 현재 540원에서 790원으로 50%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컴퓨터 사양으로 790원씩 받으면 아마 사회에서는 바로 망하는 PC방이겠지만 (현재 대부분 PC방은 1,200~1,500원 정도), 군대에서는 e-러닝 어쩌고 하면서 낸 계획 때문에 사병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컴퓨터가 없으면 안 되는 세상에서 군인을 상대로 장사도 아주 곱절의 장사를 하는 군대가 돼버린 것입니다.

' 월급은 한국 군대, 생활은 미국 군대처럼'

대한민국 군대는 의무제입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남자는 군대에 가고, 군대에 가서는 최저 임금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고 군복무를 합니다. 이에 반해 미국은 모병제로 철저하게 돈의 원리로 군대를 끌고 갑니다. 급여뿐만 아니라 각종 혜택을 통해 군인을 모집하고, 월급을 주는 만큼 피복이나 생활용품은 자비로 구입해야 합니다.

한국 군대는 군 생활에 필요한 모든 물품을 군대에서 보급해주고 있지만, 이마저도 MB정권 들어서부터 폐지되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예산절감을 이유로 사병들에게 지급되던 세숫비누,세탁비누,치약,칫솔,면도기,구두약을 개별 구매하도록 방침을 바꿨습니다. 사병들에게 돈을 주고 개인적으로 구매하라고 하는데, 그 돈이 겨우 1,380원입니다. 이 1,380원으로 치약도 사고, 칫솔도 사고, 면도기,구두약까지 사서 써야 합니다.

군대 보급품이 부실하다는 것은 물론이고, 군대에서 치약이 얼마나 많이 사용되는지(군대에서 치약은 침상 청소나 보급품 손질 등에 많이 사용됨) 아는 사람이라면 저 돈으로 살기가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압니다.

사병 1인당 지급되는 현물 보급품의 종류는 수건,속옷과 치약,칫솔 등을 생활용품을 의미하는데, 사병들은 그간 매년 세숫비누 13개,세탁비누 5개,치약 8개,칫솔 6개,구두약 12개,면도기 24개씩 지급됐는데, 이런 생활용품을 전부 사병이 구입해서 살라고 하는 것입니다.

국방부는 실질적으로 현물 보급품을 지급하는데 월 4,010원이 소요됐으며, 사병에게 1,380원을 지급하고 개별 구매하면 연간 15억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15억이 과연 아껴질까요? 국방부는 절약되겠지만, 돈이 모자란 사병들은 결국 부모에게 돈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군대 PX에서 사면 저렴하다고 주장하는 분들에게, 지금 군대 PX는 예전 군대 PX가 아니라고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현행 군대 PX에서 보급품이었던 생활용품을 구매하려면 월 4,815원이 든다고 합니다. 1,380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군인들이 PX에서 가장 많이 구입하는 냉동식품이나 과자 및 음료류는 40%가 인상됐습니다. 예전 PX가 결코 아닙니다. 그래서 사병들은 부대를 나와서 오히려 대형 마트에서 구입해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사병들을 쥐어짜서 예산 절감을 하는 국방부가 간부들에게는 어떨까요? 국방부는 특정업무비를 중령까지 확대 지급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특정업무비는 지휘관들이 대대회식을 할 때 보통 사용되는데, 이 비용을 아예 월급으로 넣어주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1인당 월 15만 원까지 통장에 넣어주겠다는데, 이럴 경우 부대 회식을 하지 않고 자신이 써도 무방합니다.

국방 예산을 절감하고 현대전에 필요한 장비를 구입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국방예산을 굳이 최저임금도 못 받고 군생활을 하는 사병들의 먹는것,입는것에서 아껴야 할까요?

[국방] - 병사들 깔깔이는 없어도,장군위한 골프장은 무조건?
[국방] - 대한민국 군인이 무슨 잔반처리반입니까?
[시사] - 美 교도소 죄수보다 못한 논산훈련소 군인.



 

 

사병들이 군대에서 부모들에게 송금받는 돈이 평균 58,000원이라고 합니다. 돈이 많은 집이라면 부모들이 돈을 보내줘 아들이 비싼 로션이나 생활용품도 구입할 수 있겠지만, 없는 집 자식이라면 이제 눈치 보면서 남의 것을 얻어 쓰기도 하고, 정말 비참하게 아끼면서 살아야 합니다.

군대는 의무입니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있는 집 자식들은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는 세상, 돈 없는 집안은 군대에서조차 궁핍한 생활을 해야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국방] - MB정부의 '병역면제 명문가'를 아십니까?

대한민국 병장의 시급을 따지면 415원입니다. 최저임금 4,580원의 10프로입니다. 교도소에서 징역형을 사는 수형자들의 하루 노임이 1만5천원인데 병장은 3,674원입니다. 꼭 돈을 따지지 말고 어떤 다른 혜택을 주기도 합니까? 저는 군대 제대했다고 받은 혜택이 전혀 없었습니다.

 

 

▲ 사병이 만든 붕어빵을 사단장과 먹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사병 묘역을 참배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

 

대한민국 예비역들이 현역 군인을 보면 측은해하고, 그들의 복지 혜택에 관심이 있는 이유는 오로지 예비역이나 군인 가족들 이외에는 아무도 그들을 위한 정책이나 복지에 무관심하기 때문입니다.

군대를 다녀온 것이 누구보다 월등한 이유는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혜택조차 받지 않고 묵묵히 병역의 의무를 다했다면 그들을 인정하거나 그들의 삶이 평등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것이 지금도 보고 싶은 부모 곁을 떠나 힘든 군 생활을 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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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묻지마 4대강 추진' 정황 드러났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2/10/05 09:07
  • 수정일
    2012/10/05 09:0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환경부, 수질 예산 40% 삭감됐는데 '맞춤형 2차 보고서' 내

박세열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10-05 오전 8:16:01

 

정부가 4대강 사업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수질 개선 예산을 40% 줄이고도 "수질 개선 효과는 그대로"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른바 '짜맞추기 보고서'를 작성했다는 의혹이다.

결국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 강행을 위해 환경부 산하 연구원을 입맛대로 동원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다.

수질 악화 예상에 따른 '6.6조 투입' 주장 무시한 MB정부

민주통합당 한명숙 의원은 국립환경과학원(이하 과학원)이 지난 2009년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작성한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따른 수질변화 예측결과'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먼저 2009년 5월 14일 과학원이 환경부 장관에게 보고한 1차 수질 변화 예측 보고서에는 "보 설치 구간의 수질은 사업 후 전반적으로 악화되며 특히 BOD의 경우 낙동강과 영산강에서 증가폭이 큰데, 체류시간 증가로 인한 조류 과대 발생이 주원인"이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그동안 정부는 4대강 보로 인한 수질 악화를 부인해 왔다. 그런데 환경부가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 발표 전에 이미 16개 보 구간의 수질 악화를 예상하고 보고했다는 것이다. 다만 보고서는 6.6조원을 수질 개선 사업에 투입하면 수질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정부는 이같은 예측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6월 8일 "4대강 사업을 하면 수질개선 효과가 있다"는 취지로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심지어 마스터플랜 발표 이후 정부는 과학원이 제시한 6.6조원 투입 제안을 무시하고 이를 3.9조원으로 대폭 삭감한다.

▲ 4대강 사업으로 수질이 악화됐다는 주장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올 여름 4대강 근처에 생긴 녹조 현상 ⓒ프레시안(허환주)

결국 6.6조→3.9조원에 '맞춤형 2차 보고서' 낸 MB정부

과학원은 3.9조원의 예산에 맞춰 2009년 11월 5일 2차 수질 예측 보고서를 올려야 했다.

한 의원이 입수한 두 번째 보고서에는 "예산 삭감에 따른 부하량 증가로 당초 예측 결과에 비해 전반적으로 수질이 다소 악화된다", "보의 운영으로 인한 수질영향은 관리수위를 낮추는 저ㆍ갈수기(3개월)에는 수질이 개선되나 연평균 수질에의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음"이라며 수질 개선 효과가 없음을 지적하면서도, 수질 개선 효과는 6.6조원을 투입할 때와 거의 변화가 없다는 결과를 냈다.

가동보를 운영해 수위를 2m 낮춰 관리하면 체류 시간이 감소해 수질이 좋아진다는, 1차 보고서에는 없던 방식이 2차 보고서에서 갑자기 제시된 것이다.

일례로 낙동강 달성보 수질은 2006년 BOD 2.2㎎/L에서 6.6조원을 투입했을 때 2012년 2.1㎎/L가 되고, 3.9조원을 투입했을 때 2012년 2.2㎎/L이 된다. 낙동강 상주보의 경우에는 2006년 1.1㎎/L인데, 6.6조 원을 투입하면 2012년 1.0㎎/L이 되고, 3.9조 원을 투입할 경우 2012년 0.9㎎/L가 된다. 예산이 삭감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수질 개선 효과가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보 운영과 전혀 관계가 없는 안동댐의 경우는 특히 납득할 수 없다. 안동댐은 2006년 0.9ppm의 수질이 6.6조원을 투입했을 때 2012년 0.8㎎/L으로 개선되고, 3.9조 원을 투입했을 때 2012년 0.7㎎/L으로 개선된다.

박근혜 후보는 'MB 브랜드' 4대강 사업에 어떤 입장일까?

한 의원은 "안동댐과 안동댐 하류의 경우 보 운영과는 무관한 지점이지만 2차 결과가 1차 결과에 비해 좋아진다는 점이나, 예산삭감 40%에도 불구하고 거의 유사한 수질 효과를 얻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명숙 의원은 "수질관리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4대강사업이 대통령사업이기 때문에 눈치보기한 것"이라며 "수질악화사업을 수질개선사업으로 둔갑시켰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맞춤형 보고서를 제작했다는 의혹과 별개로, 1차 뿐 아니라 2차 보고서를 통해서도 과학원은 수질 악화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것이다. 수질 개선 예산은 오히려 삭감을 해버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김황식 총리를 통해 대독한 시정 연설을 통해 "4대강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면서 2014년까지 15조 원이 투입되는 4대강 지천 정비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 마지막 국정감사에서도 4대강 사업은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표 브랜드인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어떤 공식적인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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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산에 초토화된 마을... "관공서 도움은 없었다"

농작물 말라죽고 가축도 이상증세... 구미시, 안이한 대처로 비난 자처

12.10.04 20:53l최종 업데이트 12.10.04 22:53l
조정훈(tghome)

 

 

구미 국가산단 4단지에 있는 (주0휴브글로벌에서 불산가스 유출사고로 인해 공장 옆에 있는 작은 산 전체의 나무들이 마치 단풍이 든 것처럼 잎이 붉게 말라죽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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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7일 오후 구미 국가산업단지 4단지 내에 있는 ㈜휴브글로벌에서 불산 가스 누출로 인한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농축산물 등 2차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하지만, 사고업체뿐만 아니라 구미시도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사고 발생 일주일이 지난 4일 오전 몸에 이상을 느껴 치료를 받은 주민은 600여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부분 호흡기 곤란이나 기침·피부발진 등을 호소하고 있다.

4일 현재 벼와 포도·멜론·자두 등 농작물 피해가 91.2ha에 이르고, 가축 피해도 소 812두를 비롯해 개·말 등 1313두에 이른다. 또 양봉 57통이 폐사됐고, 건물 유리창과 차량 부식 피해도 발생했다.

인근 공장의 피해도 막심하다. 건물 유리창이 깨지거나 외벽이 부식됐다는 신고가 8건이 접수됐고 공단에 있는 직원들의 차량 부식도 88건이나 접수됐다. 하지만 지난 3일까지 추석 연휴를 보내고 조업을 시작한 공장이 상당수라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불산 유출피해 눈덩이, 인근마을 초토화

가스유출사고가 난 공장으로부터 불과 200미터 떨어진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일대는 나무가 말라죽고 소가 콧물을 흘리며 기침을 하는 등 불산 가스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입구서부터 논밭의 농작물이 전부 말라죽은 상태였고, 포도·멜론·사과나무 등도 제초제나 고엽제를 맞은 것처럼 이미 말라죽었거나 죽어가고 있었다.

집안 마당에 심어놓은 대추나무나 감나무 등 조경수나 과실수는 물론, 고추·파·마늘 등 모든 식물들이 하나같이 말라죽어 있었다. 동물들도 이상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마을 주민들 대부분이 치료를 받거나 추후에 받을 예정이다.

구미국가산단 4단지의 한 공장에서 불산가스가 유출돼 많은 농가가 피해를 입고 있다. 사진은 정상적으로 익어가는 벼의 모습과 가스유출로 인해 말라죽은 벼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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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국가산단 4단지의 한 공장에서 불산가스가 유출돼 인근 농가의 축산농장에서 소가 침을 흘리거나 콧물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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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민들은 구미시와 산동면사무소가 "초동대처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며 분개하고 있었다. 이 마을 이장 박명석씨는 "유독가스가 날아와 주민들에게 대피하라는 방송을 하고 대피시켰다"며 "그러나 구미시나 산동면사무소로부터 연락을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이 마을 주민 이우근(72)씨는 "가스유출 사고가 난 후 대피하라는 방송을 듣고 도로에 나왔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태워주는 차가 없어 다시 집으로 돌아와 그냥 잤다"고 말했다. 이씨는 "나처럼 대피하지 못하고 집에서 가스를 마시며 잠을 잔 주민도 더러 있을 것"이라며 "공무원들은 주민들이 대피했는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았다"고 원망했다.

이 동네에 사는 김영희씨도 "삼촌과 숙모도 거동이 불편해 대피하지 못하고 집에 있었다"며 "이 마을에는 노인들이 많아 관공서에서 차를 끌고 와 대피시켜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나락을 베어내기도 겁이 난다"며 "전부 불로 태워 없애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불산이 없어지지 않으면 인체에 침투해 심각한 피해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었다.

윤영화(74)씨는 "집 앞에 앉아 있으니 연기가 나길래 마을 인근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줄 알았다"며 "불꽃은 보이지 않고 연기가 마을 길을 따라 내려오더니 집안을 가득 덮어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옆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윤씨는 "20분 정도 연기를 마셨는데, 눈이 따갑고 기침이 나와 참을 수가 없었다"며 "도저히 견딜 수 없어 대피했는데, 이렇게 무서운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왜 우리 마을 인근에 이런 위험한 공장을 세웠는지 알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구미 국가산단 4단지의 한 공장에서 불산가스 유출사고로 인해 인근 마을의 하우스에서 메론이 수확도 하지 못한채 말라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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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국가산단 4단지의 한 공장에서 불산가스 유출사고로 인해 인근마을인 봉산리의 한 주택에 있는 대추나무가 말라죽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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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김정준(52)씨는 "그동안 소를 키우고, 농사를 지었는데 하나도 못 써먹게 됐다"며 "사람은 그나마 대피했으니 다행이었지만, 소나 개 등 집에서 키우는 동물들은 말도 못하고 엄청 괴로웠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김씨는 "소가 기침을 하고 콧물을 흘려 비타민C와 호흡기 질환 약을 받아 먹이고 있지만 걱정된다"며 "내다 팔아야 할지 아니면 정부에서 사줄 것인지 알려줘야 하는 데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미시와 산동면은 안이한 대처로 비판을 자처하고 있다. 구미시는 지난 27일 종합상황실을 사고 현장에서 멀지 않은 구미코(컨벤션센터)에 설치했다가 28일 오후 폐쇄한 뒤 시청으로 옮겼다.

이후 인명 피해는 구미보건소에서, 농정 피해는 선산출장소 농정과에서, 축산물 피해는 유통축산과에서, 기업체 피해는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경권 본부에서 따로 접수 받았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까지도 정확한 피해 접수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산동면사무소도 "직접 피해 접수가 들어오면 접수를 받는다"며 공무원들이 현장에 나가 피해를 확인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피해상황 집계조차 하지않고 있었다.

환경단체, 구미시의 안이한 대처가 피해 키워

구미 국가산단 4단지의 한 공장에서 불산가스가 유출된 사고로 인해 인근 마을의 고추밭이 제초제를 맞은 것처럼 말라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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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김길수(수의학과) 교수는 "불산은 약산이어서 순간적인 자극은 약하지만 수분하고 결합하면 반응이 빨라진다"며 "호흡기로 노출되든 피부로 접촉이 되면 피부를 잘라내야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김 교수는 "불산에 노출된 가축들은 지금은 괜찮아 보일지 몰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반응이 나타날 것"이라며 "도축해서 유통이 되지 않도록 정부에서 전량 매입해 폐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산은 저농도에서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을 대피시켜야 한다"며 "워낙 위험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불산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도 아마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사고 다음날 집으로 돌아가도록 한 구미시의 대처는 잘못된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주민들에 대한 역학조사를 통해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지금은 괜찮아보일지 모르지만 앞으로 집쥐나 들쥐 등 야생동물들이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라며 "잠자리·나비 같은 곤충들도 사라지고 식물들도 모두 말라죽어 죽음의 도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지역 주민들과 인근 공장의 노동자들을 즉시 피신시키고 전면적인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공기 중 불산 함유량이 30ppm 이하면 안전하다'며 사고 다음날 주민들을 귀가시킨 구미시의 조치를 비판하며 "행정당국의 안이한 대처가 피해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해당 공장과 구미시의 총체적 독극물 관리부실 사태가 부른 초대형 인재"라며 " 문제의 공장이 이곳에 들어올 당시, 지역 주민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회 한 번 열지 않았고, 추후에도 안전에 대한 어떠한 조처나 안내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맹독성인 불산이 식수원인 낙동강으로 흘러들 경우, 그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며 "즉시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구미산단 4단지의 불산가스 유출로 많은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소방관들이 물로 도로를 청소하고 잇다. 그러나 이 물은 하천으로 흘러들어 2차 피해의 발생이 우려된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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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 남북관계 6.15 10.4 뛰어 넘겠다.

 

 

 

문재인 후보 남북관계 6.15 10.4 뛰어 넘겠다.
 
10.4 남북정상 선언 5주년 기념 토론회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2/10/05 [00:27] 최종편집: ⓒ 자주민보
 
 


▲ 문재인 대통령후보가 10,4 남북정상선언 5주년 기념식 특별대담에 참여해 기조발제를 말하고 있다. © 자주민보 이정섭 기자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6.15와 10.4 남북정상들의 선언을 단순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발전 된 남북관계의 진전을 가져오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문재인후보는 6.15남북정상선언의 실천강령인 10.4 남북정상선언 5돐을 맞아 “한반도가 다시 평화와 공존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는 토론회에 앞서 열린 연세대 문정인교수와의 특별대담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무현 재단과 한반도 평화포럼, 한국미래발전연구원 등은 4일 오후 1시30분부터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10.4 남북정상선언 5주년 기념토론회를 개최하고 10.4 선언은 남북정상이 합의한 남북관계의 질적 발전과 획기적 개선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임을 확인했다.


이제정 전 통일부장관은 개회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와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던 순간이 떠오른다. ”내가 넘으면 군사분계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씀이 떠 오른다”고 10.4선언 당시 군사분계선을 넘던 노무현 대통령을 상기했다.


이제정 전 장관은 “오늘 10.4선언 5주년기념사를 시작 한다. 이 정부들어 10.4선언은 6.15와 함께 어둠에 갇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물을 주지 않아 말라죽는 나무와 같다. 봉화에서 밀려 떨어져 죽은 것처럼 죽어버렸다. 104선언은 연평도 일어난 포격사건에 의해 부서진 것처럼 부서져 버렸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비핵 개방 3000 등 대북적대 정책에 의해 폐기 된 10.4 정상선언을 아쉬워했다.


이 전장관은 “하지만 이대로 죽을 수가 없었다. 10.4 선언은 통일의 꿈, 길이었기 때문이다. 평화와 통일의 이정표를 달성 할 수 있는 남북 공동 사업이었기 때문”이라며 “오늘을 계기로 10.4선언을 살려내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는 남북관계를 파괴하고 한반도 평화정책을 파탄시켜 20년 전으로 되돌려 한반도는 무력대결의 장이 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오늘 이 자리는 10.4선언을 살려내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남북정상선언을 이행하기위한 자리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후보는 기본발제를 통해 10.4남북정상선언의 주역이었음을 언급하고 “10.4선언이 정권 말이 아니라 정권초기에 이루어 졌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문재인 대통령후보는 “현정부 5년동안 망가진 남북관계실상에 대해서는 다시 언급 하지 않겠다,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현 남북관계는 현 정부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우리의 통일정책은 참여정부시절로 되돌아 가는 것이 아니라 복원 후 곧바로 새로운 한반도의 미래를 개척하는 쪽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며 6.15와 10.4를 뛰어넘는 전환적 국면을 열 것임을 시사했다.


문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곧바로 북측에 특사를 파견하여 북측인사를 취임식에 초청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한 개성공단 활성화, 금강산관광재개 등을 통해 남북 경제협력을 강화할 것과 인천, 해주, 개성으로 이어지는 경제 삼각지대를 만들겠다고 확인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중국의 발해만과 산둥반도를 잇는 황해경제권 구상도 털어 놓았다.


대북 전문가인 경남대학교 김근식 교수는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 평가 비포용’이라는 발표문에서 “10,4선언은 남북관계의 질적 발전과 획기적 개선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였다”며 “6.15공동선언을 역사적으로 계승하면서도 기존의 남북관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역사적 합의문이었다”고 평가했다.


김교수는 “한반도의 위기와 긴장, 대결과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화해협력의 남북관계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으로 하루 아침에 무력화 되고 말았다“며 한반도 전쟁긴장의 책임이 이명박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세종연구소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한반도 통일문제는 기본적으로 남북한이 주인으로서 적극적인 주도권을 발휘하고 통일외교를 통해 국제사회의 협력을 확보함으로써 우리가 주체적으로 충분히 이룰 수 있다“며 자주통일에 대한입장을 확고히 했다.


한편 이날 기념회 자료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통일에 관한 입장을 밝힌 ‘대북정책,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의 글을 수록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글 중 금기를 깨고 현실을 말하자. 일부를 소개한다.


“우리의 대북정책에는 여러 가지 금기가 있습니다. 존재하는 현실을 현실이라고 말해서는 안되는 금기가 있습니다. 북쪽 땅에는 대한민국의 통치권이 미치지 않습니다.

북한 정권은 사실상 국가권력입니다. 그러나 북한 땅은 우리의 영토라고 말해야 합니다. 북한정권은 반국가 단체라고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헌법위반이 됩니다. 북한정권을 인정하거나 그쪽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북쪽의 주장을 수용하는 말을 해서도 안됩니다. 좌경 용공이 되고 국가보안법위반으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 것은 상관이 없습니다.이런 금기는 법적 정치적 당위를 강조한 결과입니다.


그러나 현실을 이야기 하지 않고 어떻게 상대방과 대화를 하고 합의를 이룰 수 있겠습니까. 국민을 설득하고 국제사회를 설득할 수 있겠습니까. 이 것은 진지하고 책임있게 통일을 추구하는 자세가 아닐 것입니다. 금기를 깨야 합니다.


당위는 당위이고, 현실은 현실입니다. 상투적인 권력투쟁, 이념투쟁을 넘어서야 합니다. 현실을 솔직히 받아들이고 사실을 사실로 말하고 상대를 상대로 인정하고 상대의 주장도 수용할 것은 수용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통합에 필요한 일은 무엇이라도 말 할 수 있게 해야합니다. 그래야 현실적인 통일방안에 다가갈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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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선언들 이행위해 힘과 지혜 합치자"

 

"남북선언들 이행위해 힘과 지혜 합치자"
6.15남측위, 10.4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 개최
 
 
2012년 10월 04일 (목) 12:39:59 조정훈 기자 whoony@tongilnews.com
 

 

   
▲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4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10.4공동선언 발표 5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10.4 남북공동선언 발표 5주년을 맞아 남북.해외가 "온 겨레가 남북선언들을 이행하기 위하여 뜻을 모으고 힘과 지혜를 합쳐나가자"고 호소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상임대표 김상근, 이하 6.15남측위)는 4일 오전 11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10.4공동선언 발표 5주년 기념식'을 갖고 '10.4선언 5주년을 맞아 온 겨레에 드리는 6.15민족공동위원회의 공동호소문'을 발표했다.

6.15남.북.해외위원회는 공동호소문에서 "10.4선언은 통일대진군의 길에서 이룩한 민족공동의 귀중한 결실"이라며 "온 나라가 통일과 평화의 희망으로 들끓어 올랐고, 통일의 대진군은 새로운 전성기에 들어서게 되었다"고 10.4선언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러나 "오늘 남북공동선언의 소중한 결실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남북관계는 파국에 처하였으며, 무분별한 대립, 대결로 일촉즉발의 엄중한 사태가 조성되었다"면서 "이 땅 위에 언제부터 군사대결과 전쟁의 먹구름이 휘몰려왔는가"라며 현 남북관계 경색국면을 지적했다.

 

   
▲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왼쪽)과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오른쪽)가 남북.해외 공동호소문을 읽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들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지키고 실천해 나가자"며 "남북선언 이행에 나라의 평화가 있으며 통일번영의 빛나는 미래가 있다. 해내외의 온 겨레가 남북선언들을 이행하기 위하여 뜻을 모으로 힘과 지혜를 합쳐나가자"고 호소했다.

또한 "10.4선언 이행을 가로막는 온갖 시도를 단호히 반대한다"며 "민간의 정당한 교류를 가로막는 각종 장벽을 제거하고, 각계각층의 접촉과 대화를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이어 "동족사이에 불신과 적대, 겨레의 안녕과 이 땅의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단호히 반대하자"면서 "이 땅에서 전쟁의 근원을 제거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하여 온 겨레와 함께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들은 "남북공동선언의 기치 밑에 조국통일의 한길로 힘차게 전진하는 우리 민족의 앞길을 그 누가 막을 수 있는가"라며 "우리 모두의 뜨거운 열정과 단합된 힘을 남김없이 분출시켜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자"고 호소했다.

 

   
▲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는 정부.여당을 비판하며, "10.4는 우리의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기념식에서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는 기념사를 통해 정부와 여당을 향해 비판의 화살을 쐈다.

김상근 상임대표는 "10.4선언이 발표된지 오늘로 5년이다. 평화와 공동번영의 빛나는 구상이었던 그 선언이 묻혀온 세월도 5년"이라며 "이 일, 누가 저지른 것이냐. 이명박 정권 아니냐. 이명박 정권이 지난 5년을 이렇게 망쳐 놓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나라당이 둔갑한 새누리당에는 책임이 없느냐.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그동안 어디에 있다가 어디서 불쑥 나온 것이냐"며 "지난 5년은 이명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집권했던 5년이다. 정치는 책임이다. 책임을 피하는 정치는 정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지금 대선국면이다. 후보마다 우리네 민생의 팍팍한 삶 위에 경제민주화, 양극화 해소, 복지, 온갖 공약을 쏟아 놓고 있다"며 "그러나 꼭 짚어야 할 것, 절대로 허투루 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 평화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가 이 모든 것의 토대이다. 그래서 다시 10.4는 우리의 희망이다. 우리의 꿈"이라면서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이다. 우리 모두 그 꿈을 놓치말자. 우리의 현실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왼쪽)와 강병기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 자리에는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대표들이 나와 대선 승리 다짐과 함께 10.4선언 5주년을 축하했다.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는 "대선을 치르면서 남북관계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이렇게 정리했다"며 "우선은 남북관계를 남북경제연합시대로 열어가야하는게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을 해야한다. 대통령 선거가 끝나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대통령 취임식에 북한 대표단을 공식적으로 초청할 것을 천명했다. 그리고 내년 6월 즈음에 남북정상회담을 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평화가 곧 삶의 토대이자 경제"라며 "이제는 평화를 한반도에 실현하고 동북아에 실현해서 동북아의 불안정한 정세를 바로세우도록 하겠다. 꿈이 우리의 삶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병기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0.4선언 5주년을 맞이하는 오늘, 통합진보당의 마음은 무겁다"면서 "통합진보당이 더욱 노력하겠다. 평화통일정당으로서 위상과 면모를 되찾고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을 가로막는 온갖 시도들에 대해 더욱 단호히 맞서나겠다"며 "남북간에 불신과 적대를 초래하고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행위에 대해 통합진보당은 단호히 반대할 것이다. 이 길에서 통합진보당은 주저하지 않고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비대위원장은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시대, 진보적 정권교체로서 시작될 것"이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갈망하는 정치권은 전쟁의 싹을 드러내고 분단을 끝내기 위해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날 기념식에는 150여명이 참석해 10.4선언 5주년을 축하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기념식에는 김상근 6.15남측위 상임대표, 백낙청 6.15남측위 명예대표, 이재정 전 통일부장관, 이해찬 민주통합당 대표, 강병기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김금옥 한국여성단체 공동대표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민병렬 대선 후보, 김현 민주통합당 의원,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반 서울 종각에서 6.15남측위원회 서울본부 주관으로 평화통일사진전 '그 날' 개막식이 열린다.

 

10.4선언 5주년을 맞아 온 겨레에 드리는 6.15민족공동위원회의 공동호소문 (전문)

오늘 우리는 역사적인 10.4선언 발표 5돌을 맞이하고 있다. 나라의 평화와 통일, 공동번영을 위한 실천적 방도들이 명시되어 있는 10.4선언은 통일대진군의 길에서 이룩한 민족공동의 귀중한 결실이다.

10.4선언 채택으로 남북사이의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평화를 실현하며 자주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새로운 대로가 형성되었다.
남북 사이에 10.4선언 이행을 위한 공동의 추진기구들이 구성되고 여러 갈래의 접촉과 대화, 협력사업들이 활발히 진행되어 온 나라가 통일과 평화의 희망으로 들끓어 올랐고, 통일의 대진군은 새로운 전성기에 들어서게 되었다.

그러나 오늘 남북공동선언의 소중한 결실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남북관계는 파국에 처하였으며, 무분별한 대립, 대결로 일촉즉발의 엄중한 사태가 조성되었다.
오늘의 엄혹한 현실은 겨레에게 묻고 있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으로 통일의 기대와 희망 넘치던 이 땅위에 언제부터 군사대결과 전쟁의 검은 구름이 휘몰려왔는가. 과연 어떻게 되어 6.15시대의 전진이 가로막히고 오늘과 같은 파국적인 사태가 초래되었는가.

우리는 남북공동선언의 기치 밑에 통일의 새 국면을 열어나가려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해내외 온 겨레에게 호소한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지키고 실천해나가자! 남북선언 이행에 나라의 평화가 있으며 통일번영의 빛나는 미래가 있다. 해내외의 온 겨레가 남북선언들을 이행하기 위하여 뜻을 모으고 힘과 지혜를 합쳐나가자!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이 더 이상 그 누구도 방해할 수 없는 전민족적 흐름으로 되게 하자!
남북선언 이행을 위한 다방면적이며 적극적인 실천 활동을 전개해나가자!
남북선언들을 지키고 실천하는 것은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온 겨레와 시대의 요구이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을 가로막는 온갖 시도를 단호히 반대한다. 민간의 정당한 교류를 가로막는 각종 장벽을 제거하고, 각계각층의 접촉과 대화를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자!

평화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이고 요구이다. 오늘처럼 나라의 정세가 전쟁 직전의 극단에 이르게 된 것은 남북선언들이 무시되고, 대결, 대립을 추구해온 데 있다.

동족사이에 불신과 적대, 겨레의 안녕과 이 땅의 평화를 위협하는 모든 행위를 단호히 반대
하자!
이 땅에서 전쟁의 근원을 제거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하여 온 겨레와 함께 힘차게 싸워나가자!

남북선언 이행도 나라의 평화와 통일도 온 민족의 대단합을 실현하는데 있다. 역사적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기치아래 해내외의 온 민족이 하나로 굳게 단결하자!
남과 북의 계층별, 부문별, 지역별 단체들 사이의 연대운동을 적극 벌려나가며, 6.15민족공동위원회의 역할을 더욱 높여 나가자!
오늘 우리 겨레의 앞길에는 단합된 힘으로 6.15의 흐름을 다시 이어가야 할 역사적 과제가 나서고 있다. 남북공동선언의 기치 밑에 조국통일의 한길로 힘차게 전진하는 우리 민족의 앞길을 그 누가 막을 수 있는가.
우리 모두의 뜨거운 열정과 단합된 힘을 남김없이 분출시켜 자주통일과 평화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자!

2012년 10월 4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6.15공동선언실천 해외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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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지낸 부산... 장년층은 박근혜, 젊은층은 야권후보 지지 뚜렷

막대기만 꽂아도 새누리당? 부산이 요동친다

추석 지낸 부산... 장년층은 박근혜, 젊은층은 야권후보 지지 뚜렷

12.10.03 15:59l최종 업데이트 12.10.03 15:59l
정민규(hello21)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로 부상한 부산의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2일 자갈치시장 친수공간에 모여있는 시민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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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깐 내가 웃기다 안 하요."

3년차 택시기사 이은호(49)씨는 최근 부산경남의 대선 판도를 "웃긴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새누리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부산이 이토록 흔들리고 있는 것이 놀랍다는 말이었다. 요즘 들어 부쩍 손님들과 대통령 선거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는 그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언급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고 했다.

대선 판도의 1차 승부처로 평가받던 추석을 보낸 부산 민심은 어디로 흐르고 있을까? 이 씨를 비롯해 2일 하룻동안 부산을 누비며 만나본 시민들은 저마다 지지 후보가 달랐다. 하지만 각기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었다.

"이제 막대기만 꽂아도 새누리당이라는 공식은 없어졌다."

이런 말은 오히려 새누리당 지지자들의 입에서 더 자주 튀어나왔다. 부산역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60대 택시기사는 자신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자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추석에 만난 자녀들과 나눈 이야기에서 변화를 실감했다. 30대라는 그의 세 자녀들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고 그는 이런 자녀들이 못내 섭섭한 눈치였다.

"선택? 박근혜 후보는 고려대상이 아니다"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로 부상한 부산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2일 부산역 택시승강장 모습.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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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바라는 젊은층의 요구는 부산의 대표적 번화가인 남포동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남포동 거리는 연인과 가족 단위 20~30대 젊은층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남포동에 나온 박지우(29)씨는 안철수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기존 정치인들과 다른 신선함"이라고 꼽았다.

박씨의 여자친구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박근혜 후보는 고려대상이 아니다"는 말로 야권 후보를 지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3살 아들과 나들이를 나온 이승종(35)씨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뚝뚝하지만 강인하고 잔정이 많은 경상도 아버지들의 모습이 문 후보에게 담겨있는 것 같다"며 "현 정부의 보육정책 등에 불만이 많아 새누리당 정권이 연장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잘라 말했다.

연휴를 맞아 인근 경남 김해에서 왔다는 최태욱(31)씨는 지지후보를 "야권단일후보"라고 답했다. 그는 "사과를 했다지만 박근혜 후보의 역사 인식에는 문제가 많아 보인다"며 "설사 박 후보가 진정한 사과를 했다더라도 그 측근들도 그런 생각에 동의할지는 의문"이라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최씨는 "야권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다시 찾아오기 힘든 기회를 박 후보에게 주는 것 아니겠냐"며 "무조건 야권 단일화를 해야 하고 그 후보를 찍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젊은층 야권 지지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것"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로 부상한 부산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2일 부산 자갈치시장 전경.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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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의 야권 지지성향과 달리 시장에서 만난 장년층은 여전히 새누리당을 지지했다. 신동아시장에서 30년째 장사를 해오고 있다는 변상도(59)씨는 "박근혜 후보는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어나갈 것"이라며 젊은층의 야권 지지를 "이유없는 반항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는 북한에 퍼주기만 했던 나약한 정부로 기억되고 있었다. 그는 "반공 교육을 받았던 우리는 다르다"며 "젊은사람들이 야권을 지지하지만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역시 자갈치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김수재(50)씨도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고 있었다. 그는 "추석 때 만나 본 가족 중에서는 야당을 지지하고 바꿔보자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여당이 되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안철수 후보는 정치 경험이 없다는 것이 단점이고 문재인 후보는 친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게 거슬린다"고 말했다.

자갈치시장에서 일하고 있는 안성호(47)씨는 "아직 부산에서는 인물보다는 민주당이라는 이유로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며 "사상과 사하·강서와 같은 서쪽보다는 중·동구·해운대·동래 같은 동쪽이 여권 지지성향이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안씨는 "50대 이상은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가 탄탄한 편"이라며 "20~40대가 선거의 캐스팅보트를 쥐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바짝 추격해온 야권 후보 지지율에 박근혜 후보 '고전'

이같은 전반적인 지역의 민심은 여론조사 결과에도 그대로 묻어난다. 9월 25일 <국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야권단일 후보와 박근혜 후보 간의 양자 대결을 가정해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신뢰수준 ±2.2%)에서는 문 후보가 처음으로 박 후보의 지지를 넘어섰다. 문재인 후보는 50.8%로 과반을 넘은 반면 박 후보는 46.6%로 3.8%포인트 가량 문 후보에 뒤졌다. 박근혜 후보(47.2%)는 안철수 후보(45.5%)와의 대결에서도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박근혜 후보의 전반적인 지지율 감소는 다른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리얼미터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8월 22일 60%를 넘어서며 부산·울산·경남에서 절대강자의 모습을 보이던 박 후보의 지지율은 그동안 하강세를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문 후보와 안 후보는 40%에 근접하는 지지율로 박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혀 나가고 있다.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로 부상한 부산 민심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2일 부산 BIFF 광장.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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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29.4%의 부산경남 득표율을 올렸던 점에 비춰 본다면 야권의 성장세는 더욱 돋보인다. 거기에 야권 후보가 상황에 따라 박 후보의 지지율을 넘어선다는 것은 새누리당에 큰 위기로 작용한다. 더군다나 부산경남은 수도권에 이은 최대 유권자(600만 명)가 거주하는 곳이다. 부산경남을 잃고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새누리당은 텃밭인 부산경남에서 밀리게 되면 대선 가도에 먹구름이 끼게된다. 반면 박근혜 후보가 지지율 반등에 성공하고 야권 지지세를 잘 틀어막는다면 선거의 양상이 어떻게 변할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새누리당이 절대 강자의 입지가 크게 좁아진 가운데 야권 후보들의 지지세가 오르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는 부산경남이 스윙 스테이트(Swing states 선거의 판세를 결정짓는 지역)가 될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에서 대선의 향배를 가를 키를 움켜쥔 변수로 부상한 부산경남의 표심이 오는 12월 누구에게로 향할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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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온다

힐링의 대가들이 온다

 
조현 2012. 10. 03
조회수 255추천수 0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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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유 리카르가 찍은 사진. 히말라야에서 명상하는 티베트불교 수행자

 

 

‘서구의 치유자’들 내달 줄지어 방한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를…‘힐링의 대가’들이 온다

 

힐링, 곧 치유의 시대다. 그만큼 나라와 사회의 병뿐 아니라 개인의 병도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상처와 고통, 스트레스가 심해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세상의 아우성이 그만큼 큰 것이다.

 

애초 치유의 필요성은 경쟁과 과속으로 인한 고통을 해소할 방법을 찾지 못한 서구인들이 먼저 절감했다. 그들은 ‘동양’의 전통적인 명상·수행들을 탐욕의 병폐를 치유하는 데 활용했다. 서구인들은 ‘동양’의 노하우들을 ‘원조’인 동양인들보다 훨씬 더 현실에 잘 응용해 도움을 얻었다. 전통 명상법들을 삶에 활용하기보다는 종교적 도그마로 삼은 동양 종교인들과 달리 합리적·논리적 사고방식을 지닌 서양인 수행자들이 실용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뒤늦은 서구화로 서구 사회보다 더 심각한 자살률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우리가 이제 그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힐링을 절실히 요청하는 한국인들을 위해 서구의 치유자들이 11월 줄지어 방한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인 <승려와 철학자>의 저자인 프랑스의 마티외 리카르(66) 스님과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MBSR)의 창시자 존 카밧진(68) 박사, 미국 담마수카명상센터를 이끄는 위말라람시(66) 스님 등이다. 내년 5월1~15일엔 베트남 출신인 세계적인 치유자 틱낫한(86) 스님도 방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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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유 리카르가 찍은 사진

 

 

 

 

마티외 리카르
세포유전공학 박사 딴뒤
27살에 티베트 불교 귀의
‘승려와 철학자’ 등 출간
11월 봉은사 등서 명상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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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티유 리카르
리카르 스님 프랑스에서 태어난 세포유전공학 박사로 27살 때 돌연 히말라야로 날아가 티베트 불교에 출가했다. 그의 아버지는 프랑스 제일의 지성인들의 모임인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회원으로 철학자이자 언론인인 장프랑수아 르벨이다. 그의 어머니 얀 르 투멜린은 화가였다. 어린 시절 파리 지성계, 예술계 인사들에 둘러싸여 지내던 리카르 스님의 친구로는 영화감독 루이스 부뉴엘,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등이 꼽힌다.

 

20년 동안 가족과도 연락을 끊고 수행에 전념하던 그가 네팔 산속의 외딴 산장에서 아버지 르벨과 만나 불교와 서양 철학, 행복과 고통, 삶과 죽음에 대해 폭넓은 대화를 나눈 책이 <승려와 철학자>다. 프랑스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은 23개 언어로 출간됐다.

 

리카르 스님은 베트남 출신으로 프랑스에서 자란 저명한 천체물리학자 트린 주안 투안과 함께한 대화록인 <손바닥 안의 우주>를 통해서 ‘불교와 과학’의 소통을 꾀하기도 했다.

 

그는 또 <티베트의 정신>, <티베트의 승무>, <불자들의 히말라야> 등의 사진집을 통해 티베트인들의 정신 세계를 독특한 이미지로 세계에 전한 사진작가다. 그의 사진은 이달 30일부터 2주일 동안 서울 종로구 사간동 경복궁 옆 법련사 불일미술관에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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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란 닉네임이 붙은 마티유 리카르 스님

 

 

리카르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란 별칭을 갖고 있다.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마음과 삶 연구소’가 그의 머리에 256개의 센서를 부착하고 기능성자기공명장치로 촬영해 검사한 결과 긍정적 감정과 관련된 영역인 뇌의 전전두피질에서 이제껏 조사한 사람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고 한다.

 

그의 이번 방한엔 티베트 불교의 한 유파인 닝마파의 법왕이자 달라이라마의 스승이었던 딜고켄체 린포체의 후계자로 셰첸사원 주지인 랍잠 린포체가 함께한다.

 

리카르 스님은 11월2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에서 ‘마음을 훈련시켜 두뇌를 변화시키라’는 제목의 강연을 하고 3~4일엔 경기도 남양주 진건면 봉인사에서 명상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다. ‘마티외 리카르와 랍잠 린포체 초청준비위원회’ 010-9588-5182.

cafe.naver.com/shechenkorea, shechenkor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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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완화 프로그램의 창시자 존 카밧진

 

 

존 카밧진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 창시
숭산 선사에게 참선 배워
한국과 남다른 인연 맺기도
세종대서 11월5~7일 워크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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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밧진

 

 

존 카밧진 실질적인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 받기를 기대하는 이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프로그램을 창시한 인물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 의과대 명예교수인 그는 이 대학 부설 ‘의료·건강 돌봄·사회에서 마음챙김을 위한 센터’(CFM·미국MBSR본부) 창립 대표다.

 

1979년부터 이 대학에서 시작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마음챙김’(MBSR·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은 만성 통증이나 만성 질병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프로그램이다. 국내에서도 2006년 <한국방송> 다큐멘터리 <마음>과 지난해 대장경 천년 특집 다큐 <다르마> 2부 ‘치유’ 편에서 소개된 바 있다. 이 프로그램은 세계적으로 임상연구가 많고, 정평 있는 심신의학 프로그램으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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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카밧진이 이끄는 명상 프로그램

 

 

존 카밧진은 1971년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분자생물학자 출신이다. 그는 이번이 첫 방한이지만, 한국과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카밧진은 한국의 선(禪)을 미국에 전한 숭산 선사를 1974년 만나 참선을 배워 보스턴 근교의 케임브리지선원에서 수석법사로 참선을 지도한 바 있다. 숭산 선사의 주례로 결혼을 했던 카밧진은 “현존감, 장난스러움, 집착 없음을 체현하고 있던 숭산 선사는 ‘다르마 싸움’(선문답)이라는 거친 대화형식을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줄도 전혀 몰랐던 ‘마음의 습관’을 깨고 나오도록 도와주었다”며 수행 여정에서 숭산 선사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음을 고백한다. 국내에선 서울불교명상대학원대학교 안희영 교수가 ‘엠비에스아르’(MBSR) 공인지도자로서 국내에 보급중이다.

 

존 카밧진은 세종대 컨벤션센터에서 11월5~6일 이틀짜리 워크숍을 여는 데 이어 7일에도 하루 워크숍을 한다. 참가비는 이틀 코스가 60만원, 하루 코스가 25만원, 사흘 전체는 80만원이며 학생과 성직자는 10%가량 할인된다. 한국엠비에스아르연구소 (02)525-1588. cafe.daum.net/mbsr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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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출신 위파사나 수행자 위말라람시 스님

 

위말라람시
1974년 위파사나 명상 시작
팔리경전 원전 그대로 가르쳐
미국서 국제불교대학 등 건립중
내달 법륜사서 두차례 특별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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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말라람시
위말라람시 주석서를 배제하고 팔리 경전 원전 그대로 가르치는 명상으로 유명하다. 그는 1974년 미얀마식 위파사나 명상을 시작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 있는 명상센터에서 스리랑카 스님에게 1년 반 동안 명상을 처음 배우고 난 다음 미국 명상계에 최고 스타인 조지프 골드스타인의 조언자인 미국 원주민계 위파사나 수행자 무닌드라 아래서 9년 동안 수행했다.

 

이후 캘리포니아의 에스컨디도에서 죽음을 앞둔 호스피스환자들에게 명상하는 법과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1년 동안 가르친 그는 건축업계에서 사업을 해 성공했다. 그 뒤 1986년 타이로 가서 승려가 되었고 미얀마 양곤(랑군)의 마하시 명상센터에서 본격적인 수행을 했다.

 

위말라람시 스님은 말레이시아로 옮겨 자비관을 가르친 데 이어 1998년엔 미국으로 돌아가 현재 담마수카 상가에서 수행을 지도하면서 명상센터와 국제불교대학을 건립중이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고당리 문수산 법륜사에서 11월3~12일과 17~26일 두차례에 걸쳐 9박10일씩 특별 수행을 실시한다. 수행비는 50만원이며, 선착순 30명이다. 위말라람시 고요한 지혜통찰 명상(TWIM_KOREA) 모임 010-7310-0910. cafe.daum.net/twimkorea.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사진 각 수행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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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주 부둣가에서 '동대문 패션'을 보다

 

[압록·두만에서 바라본 북한의 오늘]<2>

황재옥 (사)평화협력원 인권·평화센터 소장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10-04 오전 7:59:41

 

지난 8월 초순 한국의 북한전문가들이 8박9일 동안 압록강 서쪽 끝 단동(丹東)에서 두만강 동쪽 끝 방천(防川)까지 북·중 국경 1376.5㎞, 3000리가 넘는 거리를 답사하면서 강 건너 북한 땅의 사정을 보고 듣고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이번 답사는 북한 전문가들이 그 동안 문헌자료와 현장경험을 통해서 축적해온 지식과 눈앞의 현실을 대조하고 검증하는 과정이었다는 점에서 답사단의
분석평가는 정보와 자료로서 가치가 적지 않습니다. <프레시안>은 답사단의 일원이었던 황재옥 박사가 이번 현장답사에서 보고 듣고 느낀 내용들을 정리한 글을 게재합니다. <편집자>

[첫째날 2] 단동과 압록강단교, 그리고 항미원조(抗美援朝)기념관

중국의 동대문, 단둥

단둥(丹東)의 원래 지명은 안둥(安東)이었다. 과거 안둥 부근은 중국의 동쪽을 관리하는 변방의 요새로 가치를 인정받아 왔다. 그러기에 안둥은 1894년 청일전쟁 당시 일본에 점령됐고, 1907년 개항 후 1910년부터는 일본의 대륙진출 교두보로 활용됐다. 일본이 조선을 강제병합(1910)한 후 지금의 동북3성에 세운 괴뢰국가였던 만주국(1932-1945)은 14개성을 두었는데, 안둥 부근 압록강 이북에 안둥성(安東省)을 설치하고 안둥을 그 성도(省都)로 삼았다. 안둥은 한반도를 관리하는 전략적 요충지이자 중국대륙의 동대문같은 관문도시였다.

1965년 초, 안둥이라는 지명이 북중관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취지에서 저우언라이(周恩來) 중국 총리의 지시에 따라 단둥으로 개명됐다. 안둥이 제국주의적인 냄새가 나는 지명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단둥도 '홍색 동방지성(紅色 東方之城)'의 줄임말이라는 점에서 안둥과 의미상 별반 차이 없는 지명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전쟁 당시 항미원조(抗美援朝: 미국에 대항해 조선을 돕는다) 혈맹으로 붉게(丹) 물든 동방(東)의 도시, 즉 중국이 북한을 도와준 관문 도시라는 의미가 담겨 있으니까.

단둥 외에도 중국에는 역사적으로 국경지역을 관리하면서 그 지명에 '평정'과 '관리'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경우가 있었다. 중국의 국경이 하도 길다 보니 관리하기가 쉽지 않아서 관리들의 역할과 사명을 일깨워 주기 위해 지명에서라도 역할을 분명히 표시했을지도 모른다. 대표적인 것이 베트남과 중국 국경에 있던 관문인 진남관(鎭南關)이었다. 그 뜻은 중국 남쪽의 베트남을 진압하는 관문이라는 뜻이었다. 안둥을 단둥으로 바꿀 때 진남관은 목남관(睦南關)으로 바뀌었다. 베트남과 화목하게 지내는 관문이라는 뜻이다.

중국 정부가 자진해서 안동을 단동으로, 진남관을 목남관으로 바꾼 이유는 뭘까 궁금했다. 중국외교사에 조예가 있는 한 분이 그에 대해 설명했다. "1950년대 중반, 스탈린 사후 시작된 중·소 이념분쟁이 1960년대 중반으로 넘어 오면서 국경분쟁으로까지 번질 정도로 치열했다. 그런 정치·군사적 상황에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국가들 중 소련과 가까워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국가들을 중국이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선심을 쓸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라고. 역시 그랬구나! 대학시절 외교사 강의시간에 "국가끼리 외교를 하는데 있어 순수한 선의나 공짜는 없다"고 했던 교수님의 말씀이 새삼 떠올랐다.

어쨌건 오늘날 단둥은 중국의 한반도 진출의 교두보, '중국의 동대문' 역할을 하는 도시가 되어 있다. 우리가 단둥을 주목하는 것은 단둥을 통한 북중교역 때문이다. 북중교역이 2008년 20억 달러에서 2011년 63억 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고, 북중교역의 80%가 단둥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북한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이 2008년 10만 명에서 2011년 15만 명으로 늘었다.

답사단 중 한 분이 작년 겨울, 중국에 들어 와서 돈벌이를 하는 북한 거주 화교에게 들었다며 전한 바로는 단둥에서 평양까지의 차비는 중국 돈 300위안(55달러 정도)인데 단둥에서 평양까지의 왕복 티켓은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평양에서 단둥까지의 차비를 84달러로 책정해 놓고 직접 표를 파는 평양 측의 방침 때문이라고 한다. 단둥에서 평양으로 들어가는 차비보다 평양에서 단둥으로 나오는 차비가 1.6배 가까이 비싼 셈이다. 같은 거리를 오가는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없지만, 그나마 평양에서 표를 살 때는 반드시 달러로 결제해야 한다고 한다. 북한이 달러를 많이 필요로 하는 모양이다. 북한에서 달러와 위안화가 통용되고 있다고 들었지만, 북한 내에서 달러의 효용가치가 위안화보다 훨씬 더 큰 모양이다.

북한 거주 화교는 중국공민권자인 동시에 북한영주권자로서 1년에 적어도 한 번씩은 북한을 방문한다고 했다. 화교 3대인 자신의 할아버지가 한국전쟁때 중국인민지원군(중공군)으로 참전했고, 전후복구사업을 도와주기 위해 북한에 남게 됐다고 했다. 당시 이들에게는 많은 혜택이 주어졌고, 현재에도 북한에 있는 중국화교는 북한주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산다고 했다.

단둥에 도착해 보니, 그곳은 중국인과 조선족을 포함한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는 곳이었다. 가게 간판이 한자와 한글로 적혀 있는 곳이 많았다. 그리고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모델들의 사진이 상점 입구에 걸려 있었다. 나는 그러한 가게가 혹시 우리 조선족이 경영하는 가게는 아닌지 생각하면서 이왕이면 그들의 가게에서 물 한 병이라도 사주고 싶었다. 그러나 다 그런 것은 아니었다.

초행길이라 단둥의 도심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압록강단교 근처에 이르자 자동차와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금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압록강단교 주변에는 중국 관광객들이 많았다. 도로 양 옆에는 번듯하고 규모가 큰 식당과 호텔같아 보이는 건물들이 깨끗하게 늘어 서 있었다. 지방도시에서 자동차가 겹겹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도 새로웠다. 그만큼 자동차가 많아지고 경제형편이 좋아졌다는 얘긴데, 강 건너 신의주의 형편은 어떤지 궁금해졌다.
 

▲ 압록강단교 근처 시가지 모습. ⓒ황재옥

현재 단둥에서 압록강을 건너 북한으로 통하는 다리는 하나다. 일제 말인 1943년에 완공돼 쓰이다가 지금은 중조우의교(中朝友谊桥)로 불리게 된 이 다리의 길이는 944m, 기찻길과 차도가 함께 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각에도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건너오는 파란색 트럭 여러 대가 다리 위에서 서서히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뭔가를 실어다 놓고 나오거나 실어가기 위해서 단둥 쪽으로 건너오는 빈차들인 것 같았다.

▲ 압록강철교 위 단둥과 신의주를 오가는 트럭들. ⓒ황재옥

단둥 쪽에서 봤을 때 중조우의교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1911년 일본이 세운 다리가 또 하나 있는데, 이 다리는 1950년 한국전쟁 때 미군의 폭격에 의해 파괴됐다. 다리가 끊어졌다 해서 압록강단교(斷橋)라고 불리고 있는데, 단둥 쪽에서 보면 중조우의교와 압록강단교가 쌍둥이 다리처럼 보일 수도 있다. 단교는 부산의 옛날 영도다리처럼 도개교(跳開橋) 형식으로, 배가 지나갈 수 있도록 오르락내리락 하는 다리였다고 한다. 현재는 중국 쪽 300∼400m만 복원돼 있다. 반면 북한 쪽 구간은 교각만 남아있는 상태다.


▲ 중조우의교와 압록강 단교. ⓒ황재옥
▲ 끊어진 압록강 단교. ⓒ황재옥

단교 위 양쪽 난간에는 한국전쟁 당시의 국제상황을 알려주는 사진들이 걸려있었다. 눈에 익은 처칠, 이승만, 마오쩌둥, 맥아더 등 역사적 인물들의 사진과 설명들을 볼 수 있었다. 다리 중간에는 미군의 폭격으로 끊어지면서 구부러진 철로의 모습도 보였다. 압록강단교를 걸어보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중국인들에게 압록강단교는 '항미원조 보가위국'(抗美援朝 保家衛國: 미국에 대항하고 조선을 원조하여 국가를 보위한다) 정신을 상기시킴으로써 '사회주의 애국주의'를 가슴에 새기고 자긍심을 느끼게 하는 관광지가 되어 있었다.

압록강단교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좀 더 바다 쪽으로 신압록강대교가 건설되고 있었다. 2009년 10월 4일 북한과 중국은 경제기술합작협정서에 따라 압록강 위에 새로운 다리를 건설하기로 합의하였다. 2014년 완공을 앞두고 건설 중인데, 현수교(懸垂橋)의 교두보가 모습을 이미 드러내고 있었다. 이 다리가 완성되면 단둥에서 신의주로, 그리고 평양까지 고속도로로 연결될 것이라 한다. 신압록강대교가 완공되면 황금평과 위화도에서 만들어진 중국 제품과 북한의 물자들이 이 다리를 통해 북한과 중국을 오갈 것이다.

▲ 건설 중인 신 압록강대교. ⓒ황재옥

신압록강대교 건설과 황금평·위화도개발이 바로 중국의 일교양도(一橋兩島) 개발계획이다. 도로 확장이 산업 발전과 연결되고 물류 증가가 도시 발전과 인구 유입을 유발한다고 볼 때, 아마도 몇 년 내에 단둥은 그 덕을 톡톡히 보게 될 것인데, 신의주도 그 덕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압록강단교 위에서의 단상(斷想)

압록강단교 입구 가까운 곳에 항미원조기념관이 있었다. 1950년 10월 19일 중국인민지원군 총사령관인 펑더화이(彭德懷)가 군대를 이끌고 압록강을 건너 북한에 들어가서 북한을 구원해 준 일을 기념하는 곳이다. 중국의 군대가 한반도에 들어온 사건은 임오군란(1882년) 이후 그 때가 두 번째였다고 한다. 한국전쟁 참전 초기, 1950년 10월 19일 부터 10여 일 사이에 중국인민지원군은 유엔군에 들키지 않으려고 야음(夜陰)을 이용하여 북한 쪽으로 건너갔다. 중국인민지원군 12개 사단이 북한 지역에 투입되었는데, 6개 사단은 신의주를 통해서, 다른 6개 사단은 집안(輯安) 건너 만포를 통해서 북한지역으로 들어갔다.

참전 초기 60만 명이 한반도에 들어왔고, 60만 명씩 3차례에 나누어 교대하면서 총 180만 명이 참전하였다. '전투조-순환조-대기조'의 3교대 순환제 채택은 장기전에 대비한 중국의 전략이었다. 수나라-당나라 때부터 중국 군대가 한반도에 들어오면 으레 '백만대군' 운운하면서 약간 과장을 해 왔는데, 한국전쟁 때는 실제로 백만이 넘는 대군이 인해전술을 편 것이었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중국인민지원군의 손실은 전체병력의 40%였다고 한다.

항미원조기념관 밖에는 펑더화이와 왼손으로 강 건너 신의주를 가리키는 군인의 모습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있었다. 많은 중국인들이 그 조형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런데 펑더화이 발밑에 새겨진 '포 피스'(FOR PEACE)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 중국인민지원군이 한국전쟁에 참전하였다는 말인가 본데 그 평화가 과연 누구를 위한 평화인지, 그리고 무엇이 평화인지 헛갈리지 않을 수 없었다.

펑더화이의 발밑 'FOR PEACE'라는 문구가 중국인들로 하여금 자기나라가 평화의 사도인 것처럼 생각하여 항미원조기념관을 방문하게 하고, 압록강단교를 찾아오게 하는 것인가? 중국 정부는 그렇게 해서 '사회주의 애국주의' 정서를 중국인민들에게 주입시키고 있는 것인가? 필자는 전쟁을 직접 겪은 세대는 아니지만 끊어진 압록강 다리 위를 걷는 내내 우리 부모님이 겪었을 고통과 당시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 오는 것 같았다. 이 압록강단교를 거니는 중국인과 한국인의 감정은 분명 다를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주위의 희뿌연 날씨가 내 기분인 양 다리 위를 걷는 내내 우울하고 착잡했다.

▲ 항미원조기념관 앞 조형물. ⓒ황재옥

북중 접경지역은 우리 민족에게는 특별한 감상을 느끼게 하는 곳인가 보다. 우리 민족과 중국과의 얽혀 있는 역사, 북한-중국-한국과 국제적 관계에서 비롯되는 사건들을 생각하면 특별한 장소인 것은 확실하다.

압록강단교의 펑더화이 조형물 발밑에 새겨진 'FOR PEACE' 문구는, 워싱턴DC에 세워진 한국전쟁 참전 미군 조각을 떠올리게 하였다. 펑더화이 조각이 진격명령을 내리는 모습인 데 비해 미군 조각은 전투복과 전투모에 판쵸 우의(雨衣)까지 걸친 미군 병사들이 두 손으로 총을 들고 진격하는 모습이다. 역시 평화를 위하여 미군이 고생했다는 취지의 조형물이고, 그것도 미국 국민들에게 아메리카니즘(Americanism)을 고취하는 일종의 정치사상 교육용 자료인 셈이다.

우리에게는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던 한국전쟁이 참전국가에서는 자기 나라 국민들에게 애국주의를 교육하는 소재가 되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니 씁쓸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나 저러나 한국전쟁을 계기로 시작된 중조우의는 오늘날 북중경제협력의 원동력으로 작용되고 있는 게 현실이었다.

신의주 부두의 '선군조선의 태양…만세!' 구호와 아벡크(avec) 남녀

압록강단교와 항미원조기념관을 나와서 우리는 압록강 유람선 선착장으로 갔다. 해가 거의 서쪽으로 기울고 있었으나, 유람선을 타기 위한 줄은 제법 길게 늘어서 있었다. 북한 마을을 바라보고 압록강을 유람하는 관광 상품을 개발해 놓은 것이었다.

신의주 부두 맨 서쪽 끝, 유람선 관광객들 눈에 잘 띌 만한 위치에 붉은 글씨로 쓴 '선군조선의 태양 김정은 장군 만세'라는 구호가 눈에 들어왔다. 김일성은 '민족의 태양,' 김정일은 '21세기의 태양'이라고 했었는데 김정은은 '선군조선의 태양'이 된 것이다. 선대에는 '민족,' '21세기'와 같은 거창한 호칭을 썼기에 김정은에게는 또 무슨 거창한 호칭을 부칠까 약간은 궁금했었는데, 의외였다. '선군조선'은 '민족'이나 '21세기'보다 다소 범위도 좁고 기간(time-span)도 짧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북한의 새 지도부가 허세를 부리기보다 현실적으로 바뀌어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아마도 이런 판단에는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바탕에 깔려 있는지도 모른다.

신의주 부두 가까이에는 잔뜩 녹이 쓴 북한의 화물선들이 정박해 있었다. 부두에는 트럭에서 화물을 옮기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좀 떨어진 곳에는 할 일 없이 멍 하니 앉아서 오가는 유람선을 응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떨어진 거리이지만 우리를 바라보는 북한사람들의 모습과 표정까지도 살필 수 있었다. 예전에 봤을 때보다 살기가 나아진 것 같았다. 옷차림도 좋아진 것 같고 영양상태도 조금은 나아진 것 같았다.

그런데 신의주 부두를 산책하는 젊은 남녀 한 쌍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거의 밀착하다시피 가까이 손을 잡고 부두를 거닐고 있는 남자의 복장은 북한 남자들이 흔히 입는 진회색의 반소매 남방과 같은 색의 바지였지만, 젊은 여성의 복장은 예전에 내가 봤던 그런 옷이 아니었다. 패션을 생각하고 입은 차림이었다. 이른바 '백(白) 바지'에 분홍색 반팔 라운드 티셔츠를 입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남자와 손을 잡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평양에서도 젊은 남녀가 손잡고 걷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는 하지만, 신의주 부두의 젊은 여성의 패션은 중국의 유행을 따르는 것 같았다. 듣자하니 중국패션을 리드하는 것은 옌볜이고, 옌볜은 동대문 두타-밀리오레 패션의 중국내 전파기지라고 한다. 동대문 패션이 돌고 돌아 신의주에까지 들어간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 신의주 부두에서 본 북한의 연인. ⓒ황재옥


대북사업가들의 어려움과 걱정

날이 어둑해질 때까지 신의주를 아주 가까이서 본 뒤 우리는 선착장에서 10분 거리의 호텔로 이동하였다. 지나고 보니, 단둥에서 묵었던 호텔이 전 일정 중 가장 현대화되어 있고 깨끗한 호텔이었다. 단둥에 그런 호텔들이 계속 건립된다는 것은 그만큼 방문객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그건 상당 부분 북한과 이러저러한 방식으로 관련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저녁식사는 운 좋게도 단둥에 거주하면서 북한과 교역을 하는 사업가 몇 분과 함께 하게 되었다. 요즘도 북한을 드나들기 때문에 북한의 실정을 실시간으로 잘 알고 있는 분들에게 북한의 실상에 대해서 듣는 것은 북한 연구자로서 당연하면서도 흥미로운 일이었다.

그동안 북한에서 의류 임가공 사업을 했던 사업가들이 2012년 현재 많이 북한을 떠나 베트남이나 버마(미얀마)로 옮겨 갔다고 한다. 북한지역으로 원자재를 가지고 들어가서 가공해 나오는데, 남북관계가 막히면서 승인이 잘 나지 않고 해서 남한출신의 사업가가 북한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했다.

한편 한국에서 생산된 물자를 중국으로 가지고 들어와서 북한에다 파는 사업가는 북한주민들이 한국 상품을 선호하고, 북한주민들의 의식주(衣食住) 수준도 상당히 높아졌다고 했다. 그는 북한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생활용품 500~600여 가지를 팔아 왔는데, 숟가락에서 냉면 뽑는 기계에 이르기까지 물품의 종류가 다양하다고 했다. 자신는 냉면국수 뽑는 기계를 평양에 있는 거의 대부분의 냉면가게와 식당에 팔았다고 하였다. 과장된 부분도 있겠지만 약 500대 정도라는 숫자까지 들어 말했다.

사업가들이 북한사람들을 직접 만날 때는, 한 번에 보통 4~5명이 나온다고 한다. 사장, 부사장, 관리지도원, 생산담당 등이다. 상호감시인지, 역할분담이 확실해서 그런지 물었지만 시원한 답은 안 나왔다. 필자 스스로는 아마도 두 가지 다 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무튼 대북사업가들은 자신의 경제활동이 남북관계로 인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이러저러한 고충들을 토로하였다.

분위기를 바꿔 답사단은 현재 북한주민들의 현실상을 듣고 싶었다. 사업가들은 우리에게 전달하기를, 북한주민들의 체제에 대한 비판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주민들도 요즘은 자유롭게 말을 할 정도라고 했다. 식량사정과 관련해 평양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는 식량배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식량사정은 1990년대 중반보다 나아지기는 했으나 아직 모든 주민들이 먹고 살 만큼은 아닌 듯하다는 것이었다.

남북관계가 막힌 동안 북중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화하면서 중국 사람들의 대북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 사람들이 북한에서 돈을 벌고 있다고 했다. "곡마단에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X이 받는다"는 속담을 인용하면서 지난 13년간 한국 정부와 기업이 닦아 놓은 기반을 이용해 중국 사람들이 혜택을 보고 있다고 했다. 북한과 중국의 교역이 빠른 속도로 증대하고 있으며, 햇볕정책의 후과를 중국이 챙기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중국에서도 최고의 장사꾼으로 꼽히는 '저장(折江)상인'들이 북한 최고의 백화점을 접수했다고 하면서, 북한 경제가 점점 중국에 예속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기도 했다.

또한 이같은 북중 경제관계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자유로운 북중간 송금이라고 했다. 이는 금융거래가 자유롭다는 말인데, 교역이 곧바로 송금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북중간에 도입되었다는 것이다. 중국의 공산품이 들어가고, 북한은 중국에 석탄을 비롯한 자원을 팔고 있다고 했다. 지난 2011년에도 북한 석탄 2000만 톤이 중국에 들어 왔는데, 광물에는 관세가 없어 북한의 자원이 중국에 많이 들어온다고 했다.

그리고 현재 단둥에 거주하는 남한 사람은 3000명, 북한 사람은 2만 명이라고 지적하면서, 북중간 교역과 남북간 교역 활성화 정도를 이에 종사하는 사람의 숫자를 근거로 설명했다. 앞으로 북한의 김정은은 10만 명의 북한 주민을 단둥에 보낼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사업가들은 북한 사람들을 만나서 절대 정치 얘기는 꺼내지 않는다는 말도 해 주었다.

이들 사업가와의 만남을 통해 대북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철저히 사업과 기업적인 측면에서 대북활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대북사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내색을 다 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고충을 읽을 수 있었다. 남북관계가 복원되면 이들의 사업도 보다 활기를 띠게 될 것이다. 우리의 자리에 중국 상인들이 들어서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이 썩 기분 좋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국제품이 북한주민의 손에까지 이르러 쓰이고 있다고 생각하니 필자가 직접 준 것은 아니라 해도 마음 한켠이 그나마 뿌듯하였다. 북한주민들도 중국제품이 아닌 한국제품을 받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떨까? 그들의 느낌과 생각이 궁금했다.

 

 
 
 

 

/황재옥 (사)평화협력원 인권·평화센터 소장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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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내곡동 사저 특검 재논의' 요구한 진짜 이유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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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12/10/04 06:54
  • 수정일
    2012/10/04 06:54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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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곡동 사저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고 이명박 대통령은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추천한 특검 후보자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민주당의 특검 추천이 여야 간 합의에 따르기로 한 특검법 정신을 위배했다고 분개하고 있으며,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여야 협의 없이 이들 두 후보자를 추천했다면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특검법에 따르면 민주당이 특검 후보자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은 3일 안에 이 중 한 명을 임명해야 합니다. 임명이 완료되면 10일간의 준비 기간을 두고 시작해 30일 이내 (1회 연장 가능 최장 45일) 수사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이틀 안에 결정해야 하는 촉박한 시간에도 불구하고 '특검 후보자 재논의'를 들고 나와, 과연 내곡동 사저 특검이 잘 이루어질지 의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내곡동 특검을 수용할 때도 과연 잘 이루어질까 우려했었는데, 앞으로 어떻게 특검이 진행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이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해놓고, 왜 특검 후보자 재논의를 언급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협의 VS 합의, 말꼬리를 잡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특검법을 수용키로 한 배경에는 여야가 특검 추천에 합의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면서 여야가 합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효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특검법에는 2명의 특검후보자 추천권을 이미 민주당에서 갖기로 했으며, 법안 협상 과정에서 구두로 새누리당과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즉 특검 후보자 추천권을 가지고 합의를 어겼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부분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공통으로 추천한 특검 후보자가 본인의 사의 표명으로 무산됐다는 점입니다.

복수의 추천 후보 중에서 새누리당이 선호했던 사람이 싫다고 한다면 당연히 민주당의 책임이 아니고, 그런 부분 때문에 합의가 되지 않은 후보자이기에 재논의를 요구하는 것은 19대 개원합의를 어기면서까지 자신들에게 닥쳐올 법의 심판을 어떻게 하든 막아보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 정의를 추구하는 특별검사가 무서워서?'

이번에 민주당이 추천한 김형태 변호사와 이광범 변호사를 우리는 눈여겨 볼만한 필요가 있습니다. 이 두 사람 중에 특히 김형태 변호사는 보기 드문 올바른 법조인 중의 한 명이라고 생각할 요소가 많습니다.
 

 

 

 


김형태 변호사는 사시 23회 출신으로 1986년 변호사 개업 이후 1988년부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변)의창립멤버였습니다.

김 변호사가 유명해진 이유는 치과의사 모녀 살해 사건이라는, 모두가 범인이라고 주장하던 사람을 무죄로 이끌어 냈던 재판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심증은 가나 물증이 없어 범인이 아니라는 식으로 처자식을 잃은 남편을 두 번 세 번 죽인 사회에서 남편을 살려냈었습니다.


그는 울산보도연맹,인혁당 재건위 유족들의 변호를 맡아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던 변호사였고. 이뿐만 아니라 리영희,송두율 교수의 국가보안법, PD수첩 광우병 사건 등을 맡기도 했습니다.

 

 

▲용산철거민 참사 선거 공판을 마치고 나오는 김형태 변호사. 출처:오마이뉴

 


김형태 변호사의 특징은 재판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사건을 도맡아서 변호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치과의사 모녀 살인사건"처럼 철저하게 법리적인 해석과 법적인 객관성 있는 증거자료를 기준으로 했다는 점을 중요하게 봐야 합니다.

우리가 검찰을 정치검찰이라 부르며 그들을 불신하는 이유는 그들이 증거와 상황을 판단하여 충분히 상식적인 판결을 낼 수 있음에도, 법적으로 무죄인데 정치적 고려를 해서 유죄가 되는 경우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약자들을 법으로부터 보호하고, 법을 통해 잘못된 정의를 부르짖었던 김형태 변호사를 보면, 청와대가 김형태 변호사와 같은 사람을 선택하기도 어렵거니와 이와 같은 사람이 임명된다면 아마 내곡동 특검의 결과를 국민들도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으리라는 상상도 해봅니다.

' 내곡동이 문제가 아니라 MB 재산이 더 큰 일'

내곡동 사저 특검은 사저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부동산실명제 위반 등이 문제가 아닙니다. 사실 부동산 실명제 위반 같은 경우는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하면서 흐지부지 넘어갈 수 있습니다. 아마 이명박 대통령도 그 정도 수준을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내곡동 사저 특검을 하다 보면 반드시 나오게 될 것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의 재산입니다. 이시형은 공직자 재산 공개 차원에서 재산공개를 하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도 2009년부터 한 번도 재산 공개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가족을 거느린 가장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래도 대통령의 아들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 혼자 사는 총각이 어떤 큰 재산이 있기에 재산을 공개하지 못하고 있는지 이번에 밝혀질 수도 있습니다.

[정치] - 노무현 아들은 재산공개,왜 MB 아들은 거부?

내곡동 사저 특검을 하는 이유가 이명박 대통령 본인 이름으로 부지를 매입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관련 법률을 위반한 행위뿐만 아니라, 어떻게 재산을 만들었는지, 이시형의 진짜 재산은 얼마나 되는지를 이번 기회에 국민은 알 수도 있다고 봅니다.

총재산 3,656만 원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6억 원을 은행에서 빌릴 수 있었고, 매월 이자만 250만 원씩 냈다는 말도 안 되는 비상식적인 거짓이 밝혀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다스, 넌 도대체 누구냐?'

이명박 대통령과 연관 검색어에 등극한 단어 중의 하나가 '주식회사 다스'입니다. 17대 대선 때부터 실소유주 논란이 있었고, 이 대통령의 큰형인 이상은이 대표로 재직 중이기 때문입니다.

 

 

▲ 다스 채용공고, 이시형은 경력이 별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스에 입사했다.

 


또한, 다스는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이 재직하고 있는데, 그가 입사했을 때 고작 1년에 불과한 회사 경력을 인정해 해외영업팀 과장으로 채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의혹 덩어리입니다. 유학 경험 때문이라는 다스의 변명을 듣자니, 지금도 유학을 경력으로 인정해주는 회사가 있느냐는 헛웃음만 나왔습니다.

이시형의 다스 입사는 BBK처럼 MB의 숨겨둔 재산이라는 의혹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스의 실소유주 여부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관련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가 이시형입니다. 이런 정황을 짐작하게 된 배경에는 해외영업팀장에서 경영기획팀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도 불구하고 중국 출장이 잦았던 이시형의 행보 때문이었습니다.

 

 

▲미주 선데이 저널이 입수한 다스 관련 미 연방법원 판결문

 


미국 연방검찰은 BBK 사건 당사자인 김경준씨가 구속되기 전 미 법원의 ‘인출 금지 명령’을 어기고 지난 2월 (주)다스에 자신의 스위스 계좌의 돈 140억 원을 송금한 과정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스는 지난 2000년 BBK에 190억 원을 투자했다가 김경준이 140억 원을 횡령했다며 BBK 재산 몰수 소송을 했으나 2011년 4월 돌연 소송을 취하했습니다.

[정치] - 안철수 1500억 사회 환원과 청계재단 3대 의혹 (다스의 주식이 청계재단에 넘어간 사연)

이런 BBK와 다스의 관계, 그리고 이시형의 다스 입사와 잦은 중국 출장의 정황을 통해 우리는 BBK와 다스의 문제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사건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아이엠피터는 내곡동 사저가 특검이 아닌 청문회 방식으로 이루어지길 원했습니다. 그것은 법으로 수사하면 내곡동 사저에 국한되겠지만, 청문회 형식으로 했다면 앞서 말한 이시형의 재산과 BBK와 다스의 실체가 어느 정도 밝혀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김형태 변호사가 내곡동 사저 특별검사에 임명될 가능성은 적습니다. 그것은 오늘 포스팅에서 일개 블로거가 의심할 수 있는 수사 대상을 김 변호사도 충분히 특검에서 수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청와대와 새누리당,이명박 대통령이 그것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곡동 사저 특검 재논의'를 요구하고 나서고 있습니다.


 

법은 지금까지 빵, 명예, 권력을 다 줬다. 앞으로도 로스쿨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은 빵, 명예, 권력을 다 손에 쥘 수도 있다. 법을 공부하는 사람들 가운데 그런 것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다수다. 나도 그런 성향이 있다고 해야 할 것이고. 입으로는 정의, 약자를 이야기 하지만, 조금 지나면 법치주의의 진정한 법이 아니라 기득권을 보장하는 법질서만 쫓아가게 된다. 대부분이 초심을 잃고 약자를 짓밟게 된다. 내 동창 중에도 전설적으로 공부 잘하고 똑똑한 친구들이 많다. 그런데 돈 많은 사람과 권력자의 부속품, 하수인 노릇을 하는 이들이 많다. 안타깝지만, 대개는 그렇게 간다. 법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되지 않도록 스스로 자기 위치를 만들어가야 한다. -김형태 변호사


내곡동 사저 특검이 되었든 BBK 재수사, MB정권 비리 수사 등 무엇을 하든 그것을 수사하고 판결을 하는 법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법은 올바른 수사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김형태 변호사의 말처럼 기득권을 보장하는 법질서만 쫓아가고 있는 현실 때문입니다.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원하는 특별 검사는 딱 정해져 있습니다. 법치주의의 진정한 법을 지키려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들의 하수인만을 원하고 있을 뿐입니다.

법치는 대통령이든 검찰총장이든 자기 마음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MB정권이 만들어 놓은 자본과 권력에 봉사하는 법을 이제는 하늘이 무너져도 세워야 할 정의로 바꿀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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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물꼬를 터놓아야 한다"

 

"통일의 물꼬를 터놓아야 한다"
단기 4345년 개천절 민족공동행사 열려
 
 
2012년 10월 03일 (수) 13:45:21 조정훈 기자 whoony@tongilnews.com
 

 

   
▲단기 4345년 개천절을 맞아 3일 낮 12시 서울광장 앞에서 '겨레얼살리기운동본부',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 등이 모여 '개천절 민족공동행사'를 열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단기 4345년 개천절을 맞아 3일 낮 12시 서울광장 앞에서 '겨레얼살리기운동본부',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 등이 모여 '개천절 민족공동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한양원 '개천절민족공동행사 남측준비위원회' 상임대회장은 대회사에서 "통일의 물꼬를 기어코 터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양원 대회장은 "우리 민족은 더 이상 분단의 고통을 당할 수 없다. 지금 남북이 어려울수록 하나 되어 통일의 물꼬를 기어코 터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인류는 지금 평화를 갈망하고 있다. 이 전쟁을 종식시킬 이념이 무엇이냐. 바로 홍익인간 이념"이라며 "누가 이 일을 완수할 수 있느냐. 바로 수천 년 동안 온갖 외침을 극복하고 평화를 지켜온 우리 민족"이라고 강조했다.

 

   
▲ 한양원 '개천절민족공동행사 남측준비위원회' 상임대회장은 "통일의 물꼬를 기어코 터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그리고 "우리 한민족에게는 인류구원이라는 세계사적 사명이 천부적으로 주어져 있다. 통일은 그 시발점"이라며 "홍익인간 이념으로 통일을 이루고 세계평화를 이룰 수 밖에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한양원 대회장은 지난 2002년 개천절 평양 단군릉에서 열린 남북민족공동행사를 언급, "해방 후 오랫동안 막혔던 남과 북이 하나의 겨레얼을 가진 민족임을 확인해 주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올해 개천절 역시 남북이 한자리에 모여 더욱 성대히 봉행하자고 사전에 합의하였으나, 최근의 어려운 정세로 인하여 각기 봉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점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축하사절로 참석한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은 "우리민족은 갈등과 대결을 상징하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를 극복하고 생명과 평화를 상징하는 통일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조 단군 이래 반만년 문화민족의 자긍심을 갖고 살아온 우리민족은 가까운 장래에 반드시 공존과 상생을 실현하는 평화통일을 이루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덕 성균관 관장도 "이제 21세기는 지난 세기의 잘못된 역사적 오점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웅비를 준비할 때"라며 "남과 북이 새로운 자세로 대화와 협력을 통하여 긴장을 완화하고 교류를 촉진하여 공동번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영진 대종교 총전교는 "개천절은 당면한 통일과제에 있어서 민족사적 정통성을 통한 하나됨의 의미를 일깨워줄 뿐만 아니라, 인류상생의 보편적 진리가 된다는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개천절의 의미를 되새겼다.

 

   
▲ 이날 행사에는 2백여명의 시민들이 모여 개천절을 축하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행사의 화두가 '통일'임에도, 정부.여당 인사들은 영토문제와 과거사에 집중했다.

송석구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장은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 같은 이해 주변국의 위협 속에서 거행되는 이번 행사는 더욱 뜻깊다"며 "총칼없는 전쟁이라고 하는 역사왜곡 속에서 우리의 뿌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남과 북의 화해와 협력은 물론, 역사바로세우기에 힘을 모으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장실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한반도 평화가 동북아 평화의 초석이고, 세계평화의 전범임을 굳게 믿는다"면서도 "과거사 등 민족문제 해결의 호기를 위정자들의 독선과 당리당략으로 인해 걷어차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일방주의는 고립과 단절을 초래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천절 민족공동행사에서 '남북공동선언문'이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실무 문제로 북측으로부터 선언문이 도착하지 않아 발표되지 못했다.

대신, '남북공동선언제안문'을 발표,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조국통일을 이룸으로써 우리 민족의 제2의 개천절을 맞이할 것"을 호소했다.

이들은 "개천의 이념으로 동북아시아 모두가 평화와 번영의 한마음으로 대화합해야 한다"며 "동북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공동이익과 발전을 위해 단군 민족의 저력을 배가시켜 나가자"고 강조했다.

또한 "민족의 합의로 일구어 낸 6.15공동선언과 10.4남북선언의 정신을 계승하고 그 실천에 앞장서 남과 북의 화해와 협력을 더욱 강화함과 동시에 한겨레로서 동질성을 확인하고 민족정기를 바로잡아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양원 '겨레얼살리기운동본부' 이사장,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최근덕 성균관 관장, 김성곤, 김장실 국회의원 등 2백여명이 참석했으며, 본행사에 앞서 천제가 봉행됐다.

한편, 다음은 북한 <조선중앙통신> 3일발에 실린 ‘개천절기념 북남공동결의문’ 전문이다.

 

개천절기념 북남공동결의문

오늘 개천절은 영광된 우리 민족의 생일로, 우리 민족의 원시조이신 단군성왕께서 홍익인간, 리화세계의 리념으로 하늘의 리치를 이 땅과 인류에 열어 교화를 시작하고 나라를 세운 뜻깊은 날이다.

이제 우리는 원시조 단군의 후손이자 하나의 겨레, 하나의 민족, 하나의 피줄로서 대동보본의 마음으로 천제를 올리고 하나가 되여 개천의 새 시대와 평화통일의 앞길을 열어야 한다.

특히 최근 몇년간 악화될대로 악화되였던 북남관계가 원시조 단군께서 나라를 세우신 민족의 생일 개천절을 계기로 원상회복되기를 기원하며 자주통일의 정신을 더욱 공고히 하고 개천절의 참뜻을 다시한번 확고히 해나가는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우리 민족끼리는 민족전체의 합의로 이루어낸 정신이며 그 어떤 정세의 변화에도 흔들림없이 지켜나가야 할 통일의 기치이다.

우리 민족끼리의 기치아래 종교와 리념, 계급과 계층을 떠나 모두 하나가 되여야 하며 그렇게 될 때만이 단군민족의 저력을 발휘할수 있다.

우리는 개천절을 맞이하여 북과 남이 힘을 합쳐 조국통일을 이룩함으로써 단군민족의 긍지와 자부심을 더욱 빛내여나갈 의지를 담아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에게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첫째, 우리는 단군민족의 자존으로 자주성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력사와 철학과 전통문화가 인류를 홍익인간, 리화세계로 이끌어갈수 있는 뿌리임을 자각해야 한다.

다물의 정신으로 단군민족의 본래 모습을 찾고 단군민족의 저력을 배가시켜나가야 할것이다.

둘째, 우리는 자주, 자강, 자립의 정신과 원칙으로 민족의 분렬을 끝장내고 모든 대립과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

민족의 합의로 이루어낸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정신을 계승하고 그 실천에 앞장서 북과 남의 화해와 협력을 더욱 강화함과 동시에 하나의 겨레로서 동질성을 확인하고 민족정기를 바로 잡아 나갈것이다.

뜻깊은 개천절을 맞이한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우리 선조들이 발휘한 애국정신을 다시한번 되새기며 경천, 승조, 애인의 미덕을 살려 개천절의 큰 뜻으로 하나가 되여 조국통일의 그날을 하루빨리 앞당겨와야 할것이다.

북측 단군민족통일협의회

남측 개천절민족공동행사준비위원회

2012년 10월 3일(끝)

(출처-조선중앙통신 2012. 10. 3)

 

 

   
▲ 기념식에 앞서 천제가 봉행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기념식에는 한양원 '겨레얼살리기운동본부' 이사장,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 최근덕 성균관 관장, 김성곤, 김장실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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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해명, 너무도 궁금한 그녀의 논문

너무도 궁금한 그녀의 논문
트위터들이 전한 추석 민심

(서프라이즈 / 내가 꿈꾸는 그곳 / 2012-10-03)


 

명절 잘 보내셨나요?...아니시라고요?

대한민국이 여전히 정치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반증이 MBC 등 찌라시의 존재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국도변 휴게실 들러 잠시 쉬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네거티브에 열을 올리고 있더군요. 이른바 안철수 흠집내기 방송이었습니다. 정말 짜증날 수 밖에 없는 방송입니다. 추석민심을 긁어놓은 네거티브질이었지요. 한 트위터가 이런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해 놓았습니다. 이렇게요.

"박근혜, 흑색선전에 맞서 정책경쟁한다고? 흑색선전은 직접하지 않고 다만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알바를 시켜서 하도록 할 뿐이라는 것인가? '목동녀', "룸사롱 새끼마담', '귀족 군생활', '논문표절' 이 근거없는 안철수에 대한 흑색선전은 뭔가?..."

"..."안철수 같은 언론관을 가진 정치인을 본 적이 없다"(이정현 새누리당공보단장). 집권하고 곧바로 민족일보 사주 조용수 사형, 경향신문 MBC 강탈, 동아일보 광고해약 배후조종, 기자 해직. 박근혜가 찬양하는 그 아비의 언론관이야말로 전무후무할 터..."

트윗 글 몇 줄이 MBC가 보도한 안철수 네거티브 전부를 담고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방송이 필요없는 시대라고나 할까요. 트윗의 표현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이하 '그녀'라 칭함)의 정책경쟁이 안철수 흠집내기가 전부입니다. 똥 뒤집어 쓴 개 국민 후보 부러워 하는 꼴이라고나 할까요. 유치함 이하의 저질 수준의 이러한 정치는 그녀의 애비 박정희로 부터 비롯되었다는 거 모르는 사람만 빼고 다 아는 것이지요. 오죽하면 유신독재자 박정희가 김재규로 부터 총살되었을까요.

아마도 그녀의 애비 박정희는 '그 때 그 사람'을 병풍 뒤에 감춰 놓고 씨바스리갈을 홀짝 거리는 순간 까지 곧 다가올 죽음의 그림자는 새까맣게 모르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 걸 시방 그녀가 재탕하고 있는 셈입니다. 맛들인 권력놀음에 눈이 뒤집힌 것이지요. 박정희가 총살 되기 전 까지 그의 주변에서 위험신호를 알린 사람들이 적지않았을 텐데, 이를 테면 충신의 간청을 뿌리친 게 총살을 자처한 것 아니겠어요.

MBC를 통해 안철수 흠집내기에 열을 올린 결과 추석민심이 그녀 한테로 돌아섰으면 좋겠지만 여론조사 결과만 참조해도 죽음의 그림자가 그녀와 새누리당을 온통 뒤덮고 있다는 암울한 소식입니다. 네거티브에 실패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여당 후보의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야권 후보와 20% 포인트 정도의 차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네거티브 유혹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인 것이지요. 누군가의 머리끄댕이를 잡아당겨야 직성이 풀릴 수꼴들의 본색이 드러난 것이라고나 할까요.

5.16군사쿠데타와 인혁당사건 사과를 얼렁뚱땅 마치고 말춤을 춘 그녀. 정수장학회와 영남대 등 유신정권 당시 빼앗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해야 진정성이 증명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과거사에 발목이 붙들린 채 털어도 털어도 먼지조차 안 나는 안철수 네거티브질이 국민적 짜증을 불러 역풍으로 작용하는 거 모르나 보죠. 한 트위터의 지적 처럼 "...집권하고 곧바로 민족일보 사주 조용수 사형, 경향신문 MBC 강탈, 동아일보 광고해약 배후조종, 기자 해직. 박근혜가 찬양하는 그 아비의 언론관이야말로 전무후무할 터..."라고 말한 과거사 하나만 돌아봐도 그녀는 대통령 후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으로 '뻔뻔녀' 그 자체일 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럴 리가 전혀 없지만 만약 이런 여자를 앞세운 수꼴들이 집권이라도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정말 '안 봐도 비됴'입니다. 지난 4년 반 동안 이명박 정권과 운명을 함께 한, 그녀와 새누리당의 샴쌍둥이 같은 숙명이 하루 아침에 바뀔 리 없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준 게, MBC의 안철수 후보 네거티브 선동질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 트위터의 표현을 참조하면 MBC를 병풍 뒤에 감춰놓고 씨바스리갈을 홀짝 거리는 게 그녀와 내시 무리들이랄까요.

그녀 뿐만 아니라 공정함과 정확한 보도를 무시한 찌라시 수준의 MBC를 보니 도무지 참을 수 없게 만든 게 있었습니다.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애비 따라 정치에 나선 그녀의 졸업 논문을 한 번 들여다 보고 싶은 거지요. 타인의 논문 표절 운운 하기 전에 먼저 한 번 까 보여야 옳은 게 아닌가요. 추석 민심 잘 읽어야 합니다. 방송으로 물 흐려놓고 지지율 올리고 싶은 그런 작당은 유신정권의 종말 처럼 새머리당의 종말을 재촉할 뿐입니다. 겉으로는 웃으며 국민 행복과 통합을 외치면서 뒷구녕에서 네거티블질이라니. 거의 갈보 수준아닌가요. 국민 1인의 명절 민심을 전해드립니다. 아울러 추석 민심 하나 더 추가하면 이렇습니다.

"처가에 정치적 대분란이 생길 조짐. 장모님이 우리 부부에 대한 견제구 "내는 박근혜가 좋다. 얼마나 불쌍한데", 곧바로 예상치 못했던 장인어른의 역공 "불쌍해서 대통령 되는거면 서울역 거지 많다" 정적 ㅋㅋ<http://twitter.com/unheim/status/253046291976839168>"

 

내가 꿈꾸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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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관의 '협박' 후, 난 해고됐다

[해직이야기③] YTN서 해고된 지 4년, 두려운 건 없지만

12.10.02 18:18l최종 업데이트 12.10.02 18:18l
우장균(hijk06)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도 돌아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비하한다고 확대 해석될 수 있는 말이다. 군대 생활이 힘겹고 고통스럽다는 뜻이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방부 시계'는 자연의 법칙과 상식을 군대식 유머로 표현한 것이다. 힘든 일이든 좋은 일이든 모든 사람에게 시간은 지나간다는 사실은 상식이다.

국방부 시계처럼 MB정권의 시계도 거꾸로 매달아도 돌아간다. 5년이면 자동적으로 멈추는 MB정권 시계가 어느덧 4년 반이 지나갔다. MB정권의 시계가 돌아가듯 해직기자의 시계 역시 거꾸로 매달아도 잘 돌아가고 있다. 오는 10월 6일은 YTN 기자 6명의 해직시계가 작동한 지 꼬박 4년이 되는 시점이다.

많은 분이 MB정권의 시계가 멈추면 해직기자의 시계도 멈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마 전두환 정권 때 비슷한 일이 있어 그렇게 얘기하는 것 같다. 1980년 전두환 신군부는 언론인 수백 명을 강제 해직시켰다. 신군부에 의해 해직되고 감옥에 갔던 언론인들은 전두환 정권이 끝나고 나서야 방송사와 신문사로 돌아갈 수 있었다.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YTN 해직기자들이 지난 2009년 11월 1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해직·징계무효소송' 1심 선고공판에서 "구본홍 전 사장 반대 투쟁을 벌인 노조원에 대한 사측의 징계는 부당하므로 해고는 무효"라며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뒤 법정을 나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유성호

80년에 해직된 기자와 PD들이 7년이 지나 언론사로 돌아갈 수 있었던 것은 정권의 관용 덕분이 아니었다. 1987년 6·10 항쟁이 없었다면 그들은 7년 뒤에도 펜과 마이크를 잡지 못했을 것이다. 민주주의와 직선제 쟁취를 위해 거리로 뛰쳐나온 넥타이 부대와 학생들이 없었다면 언론자유의 꽃은 피어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1987년 스무 네 살 청년이 마흔 아홉 살 해직기자가 되어있다. 민주주의는 결국 시민의 힘으로 쟁취됐다. 그 후 직선제에 의해 뽑힌 대통령들도 모두 언론을 길들이려 했다. '당근과 채찍'으로 언론을 우군으로 만들려 했지만 언론의 숨통까지 조이는 대통령은 없었다. 80년대 같은 언론 탄압이 없으니 시민 모두 실체적 민주주의가 완성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군사정권 시대로 민주주의와 언론자유가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 낙관했다.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 대통령 되다... YTN 비극의 시작

YTN사옥 사장실 앞에서 한 노조원이 머리를 벽에 기대어 생각을 하고 있다(자료사진).
ⓒ 유성호

어느 해인가 '부자 되세요'란 광고 카피가 최고의 덕담으로 온 나라를 휩쓸고 갔다.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이 대통령 후보가 됐다. 그는 국민 모두를 747 비행기에 태워 부자로 만들 수 있다고 공약했다. 그는 상대 후보를 5백만 표 차이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가 대통령이 돼 청와대에 입성하던 2008년 2월 25일 나도 청와대로 갔다. 대통령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있는 춘추관이 나의 새로운 출입처였다. 성공한 샐러리맨은 성공한 경제대통령이 되고 싶어 했다. 그의 롤 모델은 박정희였다. 그는 가끔 선글라스를 끼고 나타나기도 했다. 5·16 쿠데타 때 박정희가 썼던 것과 비슷했다.

박정희는 결과적으로 민주주의를 탄압하면서 경제 개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주의 숨통을 조이지 않고 경제 발전을 이룩할 수 없는 것일까? 박정희를 닮고 싶었던 그는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다. 경제 성장이란 목적을 위해 민주주의는 좀 억압해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는 건설회사 경영하듯 나랏일을 하면 경제성장을 이룰 것이라 확신했다. 그는 아는 사람만 기용했다. 언론은 그의 인사를 '고소영 내각'이라 평가했다. 장관과 청와대 수석만 '고소영 인사'가 아니었다.

정치적 중립이 생명과도 같은 언론사에도 '고소영 인사'를 내려 보냈다. YTN 사장에 낙하산으로 투하된 구본홍씨는 '고소영 인사'의 전형이었다. 구씨는 고대 출신으로 강남에 있는 교회를 다녔고 고향이 영남이었다. 젊은 기자들과 노동조합은 낙하산 고소영 인사가 언론사 사장으로 오는 것을 반대했다. 더구나 구씨는 대통령 후보 특보출신의 정치인이었다.

언론인들의 저항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급기야 그는 청와대 비서관을 내세워 언론인들을 겁박했다. 청와대 비서관은 춘추관에 있는 나를 찾아와 그의 뜻을 전했다. "청와대는 구씨를 사퇴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이 대통령의 뜻"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비서관은 징계를 받아 월급을 받지 못하면 생활이 곤란할 것이라고 협박하며 계란으로 바위치기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 비서관의 경고대로 나는 곧바로 해고됐고 4년이 지난 지금까지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나는 4년 전 그 비서관이 대통령을 호가호위해 언론인들을 겁박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청와대 비서관은 대통령의 겁박을 그대로 YTN 기자들에게 전한 것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MB 정권의 시계와 해직기자의 시계가 4년이 지난 지금까지 같이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많은 사람은 해직기자의 시계가 1, 2년에 안에 멈출 것이라 생각했다. 정적도 아닌 언론인을 오랜 기간 해고시켜 봐야 민주주의 헌법하의 정권에 득이 될 것이 없었다.

건설 회사를 그렇게 경영했을까? 그의 주특기는 불리한 일이 발생하면 세상 탓으로 돌리며 시미치를 떼는 것이다. 참모들이 줄줄이 쇠고랑을 찰 때도 그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며 근거 없는 자화자찬을 늘어놓았다. 언론사 파업과 언론인 해직 문제도 개별 사업장의 일로 치부하며 임기 내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잃을 것이 없는 자는 두려울 것이 없다

MB정권의 시계가 내년 2월 25일 멈춘다고 해직기자의 시계가 멈출 것이라 낙관하지 않는다. 지난 4년의 세월은 낙천주의자인 나에게도 섣부른 낙관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MB정권의 종언과 함께 해직기자의 시계가 멈추지 않는다 해도 두려울 것은 없다. 여기서 더 나빠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잃을 것이 없는 자는 두려울 것도 없다.

솔로몬은 부왕인 다윗의 반지에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는 글귀를 새겨 넣었으며 이렇게 말했다.

"왕께서 승리의 순간에 이 글귀를 보면 곧 자만심이 가라앉을 것이고,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이 글귀를 보면 이내 표정이 밝아질 것입니다."

강물이 흘러가듯 시간도 지나간다. 자연의 법칙이며 상식이다. 솔로몬의 글귀를 마음속에 새겨 넣고 지난 4년을 보내지 않았지만 해직시계가 계속 돌아가고 있고 언젠가 멈출 것이란 상식을 믿고 지냈다. 상상하고 싶지도 않지만 지금 지나가고 있는 시간이 멈춘다면 그만한 재앙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MB와 그의 측근들은 혹시 4년 전 시각으로 돌아가 시간이 멈추기를 바라지 않을까 궁금하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우장균 YTN 해직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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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은 한반도 통일의 결정적 전환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2/10/03 09:49
  • 수정일
    2012/10/03 09:49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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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러스틴의 '논평'] 야권 이긴다면 10년내 실질적 통일 이뤄질 것

이매뉴얼 월러스틴 美예일대 석좌교수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2-10-03 오전 10:01:05

 

한반도: 한 지정학적 요충의 미래
(The Korean Peninsula: The Future of a Geopolitical Nexus)


마침내 한국세계무대에 복귀했다. 앞으로 다가올 10년 동안 (세계 정세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결정적인 지정학적 요충의 하나로. 한국은 중국과 일본, 미국의 미래, 그리고 아마도 러시아의 미래에까지 중요하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한국의 미래는 주로 그 자신에게 달려 있다.

한국은 정치적·문화적 단일체로서 매우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희귀한 나라 중 하나다. 물론 단일 왕국으로서 그 통일성의 수준은 다양했다. 현대사에서도 한국은 1905년 일본의 보호국(protectorate)이 되고 1910년 합병당하기 전까지 독립 국가였다.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하면서 한반도를 통치하던 시절도 끝났다. 전쟁이 끝나기 직전, 미군과 러시아군이 북위 38도를 경계로 한반도에 진입했다. (한반도에는) 두 개의 국가가 들어섰는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 혹은 북한)과 대한민국(ROK, 혹은 남한)이다.

1950년 남과 북은 전쟁에 돌입했다. 이 전쟁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는 오늘날에도 격렬한 논쟁거리로 남아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상임이사국이었던) 소련이 불참함으로써 미국은 남한에 유엔군을 파병하도록 할 수 있었다. 16개 국가가 유엔군의 이름으로 참전했지만 유엔군의 80%는 미군이었다. 이후 곧 중공군이 북한으로 진입해 미국-유엔 연합군에 맞서 북한군을 지원했다. 중요한 것은 이로 말미암아 한국전쟁은 곧 중ㆍ미전쟁이기도 했다는 점이다.

1953년 전쟁이 교착상태에 접어들었고 양측은 북위 38도와 거의 비슷한 휴전선을 설정하는데 합의했다. 간단히 말해 전쟁은 무승부였다. 엄밀히 말하면 전쟁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 평화조약도 없지만 동시에 전쟁도 없다. 비록 (양 진영 간의) 엄청난 적개심이 남아 있고 이따금 소규모 충돌이 빚어지긴 했지만 말이다. 1957년 미국은 북한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휴전 합의 조항을 어기면서 남한에 핵무기를 들여놓았다.

소련 붕괴의 여파로 북한은 2003년 핵확산금지조약(NPT)를 탈퇴하고 미국과 불가침조약을 맺기 위한 양자회담을 모색했다. 미국은 양자대화를 거절했지만 남한과 일본,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6자회담을 제안했다. 2006년 북한은 핵실험 계획을 발표했고 2009년 핵무기를 만들었다고 선언했다. 오늘날 몇몇 남한 지식인들은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현 상황을 설명한다. 그들은 한반도가 '비평화'(peacelessness) 상태라고 말한다.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를 포기하게 하려는 미국의 목표는 달성되지 못했다. 다른 한편으로 북한은 극심한 식량난으로 한동안 고통을 겪었는데, 부분적으로는 북한 정권이 군 지출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된다.

한반도의 민족주의는 매우 강력하며, 북한과 남한 모두 통일을 원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어떤 조건에 바탕한 통일인가? (남북 사이의) 상호 불신은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통일에 대한 한 태도는 남한 국민들을 갈라놓는 중요한 요수 중의 하나다.

1961년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박정희는 1979년 암살당할 때까지 독재를 펼쳤다. 박정희는 북한 정권이 전복되어야만 통일이 가능하며 또 바람직하다고 봤다. 1980년 학생들이 미국을 비판하는 시위를 이끌었고 민주화를 요구했다. 이 운동은 가혹하게 진압당했다.

이후 반체제 인사였던 김대중이 이끈 중도좌파 정당이 1997년 선거에서 승리할 때까지 보수 세력이 남한 정치를 지배했다. 김대중은 소위 햇볕정책이라 불리는 정책을 선언했다. 햇볕정책은 누군가의 외투를 벗기기 위해서는 거센 바람보다는 햇볕이 내리쬐는 게 더 쉽다는 이솝우화에서 따온 것이다. 햇볕정책은 북한과의 견고한 협력관계를 모색하는데 중점을 두었고 북한을 흡수통일하려는 어떤 시도도 거부했다. 김대중은 2000년 이 정책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햇볕정책은 후임 대통령으로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집권한 노무현에 의해 승계됐다.

2008년 보수 세력이 대권을 되찾았는데 이는 부분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개방정책이 많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고, 한편으로는 노무현 정부에 영향을 미친 스캔들 때문이었다. 신임 대통령 이명박은 노골적으로 햇볕정책을 거부하고 심지어 미국보다 더 강력한 적대적 대북정책을 주장했다.

오늘날 중국, 미국, 일본, 심지어 러시아마저도 한반도의 통일을 정말로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 이들 국가 모두 현 상태가 유지되기를 바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 향후 10년에 걸쳐 통일을 염원하는 세력이 갑자기 강력해질 것 같다.

현재 새롭게 열린 상황에서 두 가지 사안이 있다. 하나는 남한에서 치러질 대선이다. 보수세력은 박정희의 딸로 박정희 정권의 완전한 정당성을 주장하는 박근혜를 밀고 있다.

중도좌파 세력은 현재 두 명의 후보로 지지가 갈린다. 문재인은 중도좌파 정당의 후보로 북한에 대해 다시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데 찬성한다. 또 다른 후보는 비정치인 출신 대권후보를 표방하는 무소속의 안철수로 양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들에게 먹혀들고 있다. 그러나 그의 실제 정책은 문재인과 사실상 동일하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두 중도좌파 후보가 대선을 완주한다면 보수 후보가 확실히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론조사는 또 (야권의) 두 후보 중 하나가 상대방을 지지하며 사퇴한다면 중도좌파 세력이 아마도 승리할 것이라는 점 역시 보여준다. 한 후보가 사퇴할 가능성은 높다. 누가 누구를 지지하면서 사퇴할 것인지가 문제다.
 

▲ 2012년 대선 후보로 출마한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연합뉴스

만약 중도좌파 세력이 승리한다면 북한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올 것인가? 아무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이 부친(김정일)의 정책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 김정은은 일반 북한 주민의 실제 소득을 올리는데 더 신경을 쏟고 변화에 대해 보다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남한에서 오는 햇볕을 환영할 것 같다.

만약 중도좌파 세력이 남한에서 집권하고 북한의 새 지도자가 사실상 햇볕에 더 개방적이라면, 세계는 향후 10년 동안 남과 북이 중국·미국의 실질적 공포를 무시하고 낮은 단계의 연방을 구축하는 것을 보게 될 것 같다.

통일 한국은 동북아시아, 그리고 확실히 세계의 지정학적 상황에 새로운 충격을 가할 것이다. 통일 한국은 아마 중국과 일본 사이에 중재역할을 하면서 3개국의 공동 구조(common structure)가 실현될 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이는 남한과 일본, 대만이 모두 핵보유국이 되는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른다.

게다가 통일 한국은 (최근) 입지를 재정립한 이집트, 지정학적 입지가 더 강력해진 브라질 등과 연계해 전 세계 지정학적 세력의 재편 움직임을 가속화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러한 미래는 한국 자신의 손에 달렸다.

* <월러스틴의 '논평'>은 세계체제론의 석학 이매뉴얼 월러스틴 예일대 석좌교수가 매달 1일과 15일 발표하는 국제문제 칼럼을 전문번역한 것입니다. <프레시안>은 세계적인 학자들의 글을 배급하는 <에이전스글로벌>과 협약을 맺고 월러스틴 교수의 칼럼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0월 1일 논평 원문보기)

* 저작권 관련 알림: 이 글의 저작권은 이매뉴얼 월러스틴에게 있으며, 배포권은 <에이전스 글로벌>에 있습니다. 번역과 비영리사이트 게재 등에 필요한 권리와 승인을 받으려면 rights@agenceglobal.com으로 연락하십시오. 승인을 받으면 다운로드하거나 전자 문서로 전달하거나 이메일로 보낼 수 있습니다. 단 글을 수정해서는 안 되며 저작권 표시를 해야 합니다. 저자의 연락처는 immanuel.wallerstein@yale.edu입니다. 월러스틴은 매월 2회 발행되는 논평을 통해 당대의 국제 문제를 단기적인 시각이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망하고자 합니다.

 

 
 
 

 

/이매뉴얼 월러스틴 美예일대 석좌교수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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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단일화'를 막기 위한 새누리당의 협박


 

 

 


추석을 전후로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이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추석 전과 비교해 올라간 후보도 있고, 내려가거나 유지하는 후보도 있지만, 실제로 대선 후보 지지율은 여론조사 기관별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리 신뢰하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그중에서 관심 있게 보는 것은 야권 단일화 후보에 대한 지지도입니다. 12월 대선에서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는 정권교체의 시작이자, 대선 승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바탕이기 때문입니다.

야권 단일화를 열망하는 국민의 마음을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에 야권 단일 후보의 방식을 늘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국민의 마음과 다르게 새누리당은 여전히 야권 단일화를 막으려고 합니다. 그것은 지금도 떨어지고 있는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야권 단일 후보가 결정되면 위협이 아닌 절망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은 예전부터 야권 단일화를 막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지만, 추석이 끝난 후부터는 아예 법을 동원해서라도 저지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야권 단일화 저지 움직임을 살펴봤습니다.

' 야권 단일화를 막기 위한 정치자금법 발의'

새누리당 서병수 사무총장은 정당 후보가 선거를 앞두고 후보등록을 하지 않거나 등록 후 사퇴한 경우 국가가 해당 정당에는 선거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을 발의했습니다.

 

 

▲ 중앙일보의 10월3일자 '정치자금법' 개정안 기사

 


새누리당이 발의한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중앙일보는 "선거 보조금 '먹튀' 못하게"라는 제목을 붙여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속내는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졌을 경우 아예 선거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기존 정치자금법에는 후보 등록 이후 사퇴하면 보조금을 지급하게 되어 있지만, 새로운 개정안에는 후보로 등록했더라도 중간에 사퇴하면 보조금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후보 등록 후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해서 한 명의 후보가 사퇴하면 아예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것이니, 너희가 이러고도 야권 단일화 명목으로 후보 사퇴를 할 수 있겠느냐고 대놓고 협박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개정안이 발의되면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야권 단일화를 위해 사퇴하면 보조금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민주당 내 지지자들에게 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야권 후보화를 위한 결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아무리 문재인 후보가 자기 생각을 밀고 나가려고 해도, 이런 정치 공학적인 가시덤불이 있다면 그로서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안철수 후보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당이 이런 이유로 민주당 입당을 요구할 수 있고, 정치 개혁을 외치는 그에게는 구태의연한 정당 정치의 걸림돌로 인식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에게 자신들의 뜻과 다르게 야권 단일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충분히 될 수 있습니다.

' 대선을 위해 급조된 한나라당'

새누리당은 이상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서병수 사무총장이 대표방의한 정치자금법 개정안은 이질적인 정파간의 정략적이고 야합적인 후보 단일화의 폐해를 막고, 정당의 책임 정치를 바로 세우기 위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새누리당의 과거는 숨기고 국민을 기만하는 엉터리 주장입니다.

 

 

 


새누리당의 뿌리는 민주정의당입니다. 민주정의당은 군사정권이 세운 허수아비 정당이었습니다. 그들이 무슨 정당 정치의 철학이 있었겠습니까? 그다음에 그들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3당 합당이라는 대한민국 정치 역사 최고의 야합 정치의 산물인 '민주자유당'을 만들었습니다.

신한국당까지 이어지는 정당의 역사만 봐도 이들이 내세우고 있는 '정당 정치','책임 정치'라는 문구는 전혀 그 말의 뜻과 다른 야합을 포장하는 단어일 뿐이었습니다.

한나라당은 어떻게 생겨났는지, 새누리당은 당명을 바꿨다고 벌써 잊었는가 봅니다.

 

 

▲ 민주당 조순 총재와 함께 당 대 당 통합으로 창당된 한나라당.

 


 

15대 대선이 있던 1997년, 신한국당은 이회창 후보를 대선 후보로 결정합니다.그런데 경선 대회에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이 제기되면서 지지율이 급락하기 시작했고, 이에 경기지사였던 이인제는 명목상으로는 당의 개혁을 내부적으로는 이회창 대세론이 무너졌다는 판단하에 그해 9월 14일 신한국당을 탈당하고, 독자적인 대선 출마를 선언합니다.

이회창은 당내 계파 간의 분열과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해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조순 총재와 당 대 당 통합을 논의하여, 이회창으로 대선 후보를 단일화하고, 조순이 당 총재가 되는 것으로 합의한 후 11월 21일 한나라당을 공식 출범합니다.

지금의 새누리당은 전혀 색깔이 다른 정당이 만나 대선을 위해 만든 정당이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새누리당이 지금 '야합적인 후보 단일화의 폐해를 막고'를 운운하며, '정당의 책임 정치'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을 보면 돈을 주고 족보를 사서 양반이 된 무식한 사람이, 자신 하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조차 모르고 그저 고사성어만 남발하면 유식해보일 것이라는 어리석음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10월3일자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

 


조선일보는 오늘 신문 1면에 "이희호 단일화 요청에 안철수는 묵묵부답"이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제목을 보면 이희호 여사가 단일화를 요청했지만, 안철수는 단일화하지 않으려는 속셈 때문에 말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이랬습니다. 이희호 여사는 안철수 후보가 찾아와서 만난 자리에서 “야권이 통일되어야 한다. 한 사람이 나와서 여당과 싸워야 한다","꼭 이겨야 한다"고 말했으며, “당선이 되시면 우리나라를 철저한 민주주의 사회로 만드시는 데 수고해달라”는 등의 덕담과 충고, 조언을 함께 말했습니다.

여기서 이희호 여사가 안철수 후보에게 단일화 요청을 했던 적은 없습니다. 그저 야권이 통일되어야 하고, 여당과 싸워 꼭 이겨야 한다고 말했을 뿐입니다.그런데 조선일보는 마치 이희호 여사가 안철수 후보에게 단일화를 요청했고, 이를 안철수 후보가 거부했다는 식으로 보도합니다.

야권 단일화는 통합이나 대선을 위한 합체가 아닙니다. 비정상적인 범죄자에 대항하기 위해 힘없는 일반 시민들이 힘을 합치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안철수, 문재인 두 후보는 단순한 정당이나 후보의 통합이 아닌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의 뜻을 하나로 모으겠다고 나서고 있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이 정권을 장악하기 위한 법안을 만들고, 조중동이 그 법안이 올바른 법안인 듯 포장하는 기술을 보면 기가 막힙니다. 사기꾼들이 손발을 맞춰 선량한 서민을 등치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언제까지 이런 사기꾼들에게 속아서 살려고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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