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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사 해체를 통한 전작권 회수가 주권의 부름이다

  • 기자명 이경렬 전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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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7.0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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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6일 상원 군사위원장이 제출한 2027년도 국방수권법안(NDAA)은 미 국방부가 한국에 전작권을 반환하기 전에 미 국방장관의 인증과 의회 보고를 거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 법안은 앞으로 상원의 심의를 통과하고 하원과의 조정을 거쳐 대개 12월에 확정될 것이다. “한반도 미군 태세 감독” 조항이 핵심이다. 2027년도 NDAA 예산을 사용해 주한미군을 약 2만8500명 이하로 줄이거나, 한미연합사 전시작전통제권을 미군 주도 지휘체계에서 한국군 주도 지휘체계로 전환하는 일을 완료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겁먹을 일은 아니다.

 

우선 완전한 금지는 아니다. 국방장관의 인증서와 평가서가 의회에 제출된 뒤 60일이 지나면 가능하다. 국방장관 인증에는 두 가지가 들어가야 한다. 첫째, 전작권 전환 완료가 미국의 국가안보 이익에 부합한다는 판단이다. 둘째, 한국뿐 아니라 일본 및 유엔사에 병력을 기여한 국가들과도 적절한 협의를 거쳤다는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 이 인증은 국방장관이 주한미군사령관, 태평양사령관, 국무장관, 국가정보국장과 협의해 의회에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평가서의 내용도 상당히 구체적이다. 전작권 전환의 경우, 2018년 10월말 한국과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의 세 가지 조건이 전환 완료 전에 충족될는지, 한국군 주도 연합사가 한미 양국 국가통수기구에 어떻게 보고할는지, 한국군 주도 연합사와 미국 주도 유엔사의 지휘관계가 어떻게 될는지, 유엔사 전력제공국들과의 협의는 어땠는지, 일본과의 전작권 관련 협의 및 한미·미일 동맹 간 작전 충돌 방지 방안은 무엇인지,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확산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줄는지 등을 평가하게 되어 있다. 여기에 주한미군사령관, 태평양사령관, 합참의장의 독립적인 군사위험평가도 붙이도록 되어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분기별 보고 의무다. 법안은 2027년 3월 1일까지, 그리고 그 뒤 2030년까지 매 90일마다 국방장관이 태평양사령관 및 주한미군사령관과 조율해 의회에 한미 전작권 전환 로드맵 이행 상황을 보고하도록 했다. 보고서에는 한국이 연합방위를 주도할 군사능력을 획득했는지, 조선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포괄적 동맹 대응능력이 충분한지, 한반도 및 인도태평양 안보환경이 안정적 전환에 적합한지에 대한 평가가 포함된다. 더 나아가 한국군과 미군이 각각 어떤 군사능력과 수준을 갖춰야 하는지도 명시하도록 했다.

정치적 의미는 분명하다. 이 조항은 한국 정부와 미국 행정부가 양자 합의만으로 전작권 전환 일정을 빠르게 확정하는 것을 막고, 미 의회와 주한미군, 태평양사령부, 유엔사 관련국, 일본을 모두 절차 안으로 끌어들이는 장치다. 한국의 조기 전작권 회수 구상에는 상당한 제동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군사적 준비 정도뿐 아니라 일본과의 작전 조정, 유엔사와의 지휘관계, 인도태평양 핵확산 영향까지 조건화했다는 점에서, 전작권 문제를 한미 양자 현안이 아니라 미국의 지역전략, 동맹관리 문제로 재규정한 조항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답답해하거나 분노할 필요는 없다. 먼저 지엽말단의 행정적인 측면만 보자면 이번 법안은 미 행정부가 의회 승인 예산을 쓰면서 전작권을 반환하지 말라는 얘기다. 그러니까 미 행정부가 ‘예산을 전혀 안 쓰고’ 전환을 완료할 수 있다면 제한은 없다는 얘기다. 미군 감축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실무적으로 예산을 안 쓰고 전작권 전환을 완료한다는 것은 물론 불가능한 일이다. 만약 우리가 그 비용을 대는 경우라면 다시 이 법안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당연한 우리 권리를 찾자오면서 돈까지 낼 수는 없는 일이다.

둘째, 상원의 법안은 한미연합사의 전작권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군에 대한 전작권은 미국의 고유 권리가 아니다. 1950년 7월 대통령 이승만이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에게 한국군에 대한 지휘권을 넘겼고, 이후 그 권한이 1978년 한미연합사 창설 때 연합사령관에게 옮겨졌다. 한국이 동맹 지휘구조 안에서 특정 조건하에 연합사령관에게 운용권한을 위임해온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준 것이므로 우리가 회수할 수 있다”는 말은 절대 타당하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전작권이 한미연합사라는 양자 지휘구조에 묶여 있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한국군에 대한 전작권이냐, 한미연합군에 대한 전작권이냐가 문제의 핵심인 것이다.

 

우리는 국군을 더 이상 한미연합사령관의 작전통제 아래 두지 않겠다고 결정할 수 있다. 주권국의 권한이다. 미국이 한국군을 강제로 지휘할 권리는 없다. 하지만 반대로 한국이 미군을 한국사령관의 지휘 아래 두겠다고 일방적으로 정할 수도 없다. 미군에 대한 지휘권과 작전명령 체계는 미 정부와 의회의 권한이다. 그래서 전작권 ‘전환’은 한국군의 전작권 회수만이 아니라, 미군이 포함된 새로운 연합지휘체계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우리의 작전 통제권만 되찾아오면 된다. 한미연합 체계에 얽매일 이유가 없다.

현재 한미가 추진해온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은 한국군 4성 장군이 사령관, 미군 4성 장군이 부사령관을 맡는 ‘미래연합사’ 또는 한국군 주도 연합사 체계를 유지한다는 전제 위에 서 있다. 한국 국방부의 현재 공식입장도 아직까지는 2018년 10월의 합의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번 미 상원의 국방수권법 또한 미래연합사의 구조를 전제로 미국 정부가 돈과 조직과 미군 지휘체계를 써서 한국군 주도 연합사 전환을 완료하는 행위를 막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의 한국군 전작권을 일방적으로 회수하는 주권적 선택에 왈가왈부할 수 없다.

또 하나의 핵심 포인트는 이번 법안이 앞으로 한국군 주도 연합사와 미국 주도 유엔사의 지휘관계를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대목에 대한 명확한 규정은 아직 없다. 1978년의 한미연합사 체제는 유엔사령관, 연합사령관, 주한미군사령관이 동일한 미군 4성 장군이라는 전제 위에서 성립되었다. 이 동일인 구조가 깨지게 되면 향후 전작권은 미래 연합사의 한국인 사령관이 아니라 별도의 유엔사령관에게 다시 귀속될 수 있다는 논리도 가능하다.

그러니까 미국은 전작권 전환의 ‘세 가지 조건’으로 실컷 한국을 이용한 다음에 결국 전작권을 도로 유엔사령관에게 귀속시키거나, 최소한 미군에 대한 전작권은 자기가 계속 갖겠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상원 법안이 일본 및 유엔사에 병력을 기여한 국가들과도 적절한 협의를 거치도록 요구하고 있는 대목 역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웃기는 소리다. 왜 우리 작전권에 남들이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을 우리가 허용해야 하는가.

답은 아주 분명하다. 우리는 우리 전작권만 회수해오면 그만이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해법이 그것이었다.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면 해법은 말끔해진다. 우리가 굳이 말도 안 통하는 미군까지 지휘하겠다고 덤벼야 할 필요는 없다. ‘정치적 편의’로 미래 연합사의 전작권을 회수하려 하지 말라는 주한미군사령관의 망언까지 들으면서, 그리고 결국 우리가 회수할 전작권이란 우리 군에 대한 지휘권만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다분한 지금, 미래연합사 지휘권에 미련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다. 우리가 할 일은 연합사 체제를 당장 해체하고 우리의 주권을 회수하는 것이다. 그것이 이재명 대통령이 내려야 하는 제대로 된 자주적 결단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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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데이” 외친 배재고 야구부에 경향 “극우 정치인·유튜버 영향”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배재고 혐오발언에 “범정부적 대책 마련해야”

경향 “이스라엘과 경기 중 홀로코스트 조롱한 격… 차별금지법 제정 필요”

광주·전남 지역지들도 문제 조명 “다른 고등학교 피해 주장도 잇따라”

이재명 대통령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에 부산일보 “동남권은 들러리”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6.07.01 07:34

▲배재고와 광주일고 경기 중 배재고 학생들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라는 응원구호를 사용했다. 사진=MBC 유튜브 화면 갈무리

배재고등학교 야구부가 광주제일고등학교와 야구 경기 중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 5·18민주화운동 혐오 발언을 한 사태를 계기로 학교에 자리잡은 혐오 문화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한겨레는 범정부적으로 특단의 대책을, 경향신문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전남 지역신문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지역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고 경고했다.

학교로 번진 5·18민주화운동 혐오발언 “10대 혐오 방치 안돼”

지난달 29일 광주제일고등학교와 배재고등학교의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5·18민주화운동 혐오 발언이 나왔다. 배재고 선수들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등을 응원 구호로 사용한 영상이 SNS에서 확산되면서 각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1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개최해 후속조치에 나섰으며, 오월단체들도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이번 일을 학생 몇 명이 일으킨 단순한 일탈 정도로 생각하지 않는다. 학생들이 한 행동은 ‘광주’와 ‘5·18민주화운동’을 비하한 것이고, 특정 지역을 혐오한 것”이라며 합당한 책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1일자 중앙일보 10면 보도

주요 일간지들은 1일 청소년들이 5·18민주화운동 역사왜곡과 지역혐오를 문화로 여기고 있는 점을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10면 <“재밌으니까” 혐오를 밈으로 쓰는 10대, 배재고 사태 불렀다> 보도에서 “이런 응원 구호가 등장한 배경엔 일부 10대들 사이에 퍼진, 혐오 표현을 ‘밈’으로 받아들이고 장난처럼 소비하는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며 “5·18민주화운동 비하,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중국인 혐오, 여성 혐오 등을 소재로 한 콘텐트가 ‘재미있다’는 이유로 또래 집단 사이에서 숏폼이나 단체 DM을 통해 대량 확산하고 일상적으로 소비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1일자 한겨레 10면 보도

한겨레는 10면 <스벅 ‘탱크데이’ 파문에도… 극우 문화, 거리낌없이 밖으로> 보도에서 “학교 현장과 전문가들은 극우 성향의 조롱·혐오가 사적 공간과 온라인을 넘어 일상에 파고든 상징적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며 “혐오 행위가 공개된 장소에서 드러난 만큼,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10면 <교사 “학생들 과제물에도 ‘일베 용어’… 지적 땐 ‘선생님 좌빨이세요?’”> 보도에서 “기성세대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 어른들의 그릇된 역사 인식과 이를 바로잡지 못하는 사회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1일자 한겨레 사설

사설에서도 관련 비판이 이어졌다. 한겨레는 사설 <배재고 야구부 ‘5·18 조롱’, 10대 ‘혐오 문화’ 대책 절실>에서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조롱하는 ‘탱크데이’ 이벤트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상황에서, 전두환 신군부의 군홧발에 짓밟혔던 광주 지역 후예들을 다시 한번 조롱하는 집단행동이 또래 학생들에 의해 자행된 것”이라며 “5·18을 폄훼한 스타벅스를 옹호하는 메시지를 광주 지역 학생들을 향해, 온라인도 아닌 스포츠 경기장에서 거리낌 없이 표출했다. 공정한 경쟁과 상호 존중을 배워야 할 학생 스포츠 대회가 차별과 혐오의 장으로 전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어 “차별과 혐오는 쉽게 폭력으로 전이되고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흉기가 된다. 10대들의 혐오 문화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 범정부적으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1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광주일고 면전에서 5·18 조롱한 배재고 야구부, 참담하다> 사설을 내고 “이스라엘과의 경기 도중 상대팀 선수들이 홀로코스트를 집단적으로 조롱한 격이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해당 팀은 물론 선수들도 더는 국제대회에 얼굴을 내밀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소년들 사이에 극우식 혐오 발언이 놀이문화처럼 퍼져 있음을 보여준다. 정략적으로, 상업적으로 혐오 발언을 일삼는 극우 정치인·유튜버 영향이 클 것”이라며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이들의 혐오 발언을 방치한 결과가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극우 발언 수용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일로 이를 규제할 사회적 기준이 절실하다는 점도 분명해졌다. 하루빨리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혐오 발언은 심각한 사회적 일탈임을 각인시켜야 한다”고 했다.

▲1일자 남도일보 8면 보도

광주·전남 지역지들도 비판을 내놨다. 남도일보는 8면 <배재고 ‘5·18 조롱’… 제2의 스타벅스 사태로 번지나> 보도에서 “광주 5·18 단체와 교육계도 잇따라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지난달 전국적으로 논란을 빚었던 ‘스타벅스 5·18 탱크데이’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광주일보는 9면 <광주 야구팀, 과거에도 일베성 조롱 당했다> 보도를 통해 “전국 고교 야구대회에서 광주 지역 야구부를 상대로 지역 폄하가 잇따랐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1일자 전남일보 7면 보도

전남일보는 7면 <한국 교육 대표하는 배재학당·광주일고의 만남 상처만> 기사에서 “전국고교야구대회 경기 중 나온 한마디가 광주 지역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며 “지역 교육계에선 이번 사안을 단순한 경기 중 신경전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또 전남일보는 온라인 사설 <배재고의 ‘스타벅스 가야지’, 그 돌은 누구를 향해야 하나>를 통해 “언론이 (스타벅스 직원들이) ‘교육을 받았다’는 사실만 받아쓰는 사이, 책임의 무게는 결정권자에서 직원으로, 이제는 고등학생에게로 옮겨갔다. 이런 ‘꼬리 자르기’가 되풀이되는 동안, 정작 그 구호의 원본을 만들어 낸 책임은 흐려진다”고 밝혔다.

▲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26년 6월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 발표 후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지역지들 “우리 지역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896조 원 규모의 서남권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호남 지역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계획이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영남 소외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이 호남 지역만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지역지에서도 유사하게 나오고 있다. 자신들이 속한 지역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1일자 부산일보 사설

부산일보는 사설 <“호남 투자 많지만 누적하면 조족지혈”이라는 이 대통령>에서 “균형발전 실효성을 높이려면 각종 인프라가 집중된 부산과 울산, 경남 등 동남권을 수도권에 견줄 지역 성장축으로 육성하는 게 합당하다”며 “정부는 결정 과정조차 불투명한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동남권을 들러리로 전락시켰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재명 대통령은 대승적 협조만 주문하고 있으나 말문이 막힌다”고 주장했다.

▲1일자 대구신문 사설

대구신문은 <반도체 투자에서 철저히 제외된 TK지역> 사설을 내고 “470여 개의 반도체 관련 기업이 TK지역에 밀집해 있다”며 “정부는 이번 반도체 호남 투자로 지역감정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나 먼저 지역 차별을 한 것은 정부이다. 정부는 그동안 호남이 발전에서 소외돼 이득이 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대구는 30여 년째 지역내총생산이 전국 꼴찌”라고 했다. 영남일보는 <TK 정치권의 비참한 현주소,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사설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TK 패싱’은 정략적 독선과 TK 정치권의 한심한 무능이 합작한 예고된 참사”라고 평가했다. 강원도민일보, 중부일보, 충청투데이 등도 사설을 내고 호남 지역에 반도체 투자가 집중된 것을 비판했다.

▲1일자 경향신문 사설

전국단위 중앙일간지에선 역사적으로 호남 지역에 대한 차별이 극심했던 만큼, 이번 호남 투자를 지역 차별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판이 나왔다. 경향신문은 사설 <각국이 산업정책 펴는데, ‘3대 메가’가 관치라는 국힘의 시대착오>에서 “영호남과 충청을 고루 아우르는 첨단산업 3축이 형성된다면 미래 성장의 토대를 놓으며 수도권·지방의 심각한 불균형도 해소하는 전기가 될 수 있다. 올 1분기 지역내총생산을 보면 수도권 5.3%, 충청권 4.2%, 대구·경북권이 2.3% 성장한 반면 호남권은 0%였다”며 “사정이 이런데도 호남 반도체 공장을 ‘국가 균열 전략’이라 비난하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호남은 1960~1980년대 산업화 시기 불균등 발전의 최대 피해 지역이었다. 이 불평등을 수정하자는 게 그리 잘못인가”라며 “역대로 균형발전에 역행해온 원죄가 있는 보수세력이 이번 프로젝트에 무슨 불만이 그토록 많은지 의아할 뿐”이라고 밝혔다.

▲1일자 한겨레 칼럼

박현 한겨레 논설위원은 <AI와 ‘장기 소외’ 호남의 절묘한 만남> 칼럼에서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지역 불평등이 심화돼왔다. 박정희 정권은 중화학공업을 육성하면서 산업단지의 대부분을 영남권에 배치했고, 그 결과 지역 간 경제와 인구 격차가 커졌다”며 “일각에서 ‘반도체 호남 불가론’을 내세우며 어깃장을 놓고 있지만, 그럴 때가 아니다. 전력과 용수 문제를 이유로 반대하기보다, 이미 갖춰진 기반을 어떻게 살리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할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역시 사설 <반도체 클러스터 “정권 임기 내 완공”, 52시간 규제부터 풀라>에서 “국가 미래가 걸린 반도체 전쟁에서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이미 벌여 놓은 용인·평택 클러스터부터 마무리하고 호남 클러스터도 속도감 있게 실행에 옮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동탄·기흥·구리 부동산 규제 강화… “풍선 효과는”

정부가 경기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모두 반도체 특수와 GTX-A 개통 호재로 집값이 상승한 지역이다. 투기 수요가 몰릴 수 있는 지역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1일자 한겨레 4면 보도

한겨레는 4면 <‘반도체 머니’발 이상과열에 3중 규제… 시장선 ‘뒷북’ 지적> 보도를 통해 “부동산 업계에선 정부의 이번 조처로 이들 3곳의 주택 시장은 과열이 진정되고 거래량이 줄면서 고공행진하던 아파트값 상승세도 꺾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다만, 경기 남부지역의 이른바 ‘셔세권’(반도체 클러스터 출퇴근 셔틀버스 이동권역)은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어도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는 점에서 동탄과 용인 기흥의 규제지역 지정 충격 효과 역시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고 했다.

▲1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곳곳에 풍선 효과, 추락하는 부동산 정책 신뢰> 사설에서 동탄 아파트값 상승에 대해 “이재명 정부가 온 힘을 다한 부동산 정책이 규제 지역 주변부로 폭등세를 확대시키는, 풍선효과를 일으킨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사실상 뒷북 규제나 다름없는데, 과연 얼마나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지 지켜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1일자 국민일보 사설

국민일보도 <‘반도체 벨트’ 부동산 규제하되 풍선효과 차단해야> 사설에서 “정부의 시장 개입은 일단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반도체 육성과 교통망 확충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 발생하는 상승 압력을 규제만으로 억누르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일시적으로 시장의 열기를 식힐 수는 있어도, 그 효과는 단기적 진정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규제 지역을 비껴간 남양주·수원·안양·병점 등으로 투기 수요가 옮겨가는 ‘풍선효과’는 이미 예견된 수순”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사당 정문. ⓒ연합뉴스

민주당 주도 원구성 완료… 중앙 “오만한 태도 안 버리면 중도층 떠나”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0일 여당 단독으로 22대 국회 하반기 원 구성에 나섰다. 민주당은 18개 상임위원회 중 핵심 상임위원회로 꼽히는 법제사법위원회를 포함한 11개 상임위 위원장을 여당 위원으로 선출했다.

주요 일간지에선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운영을 독단적으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5면 <끝내 법사위 틀어쥔 與… 국힘 “이 재판 취소가 목적”> 기사에서 “민주당이 22대 국회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제1야당인 국민의힘과 합의 없이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면서 거대 여당의 입법 독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끝까지 법사위원장을 고수한 건 이재명 대통령 사건과 관련된 ‘공소 취소 특검법’을 처리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1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도 사설 <원 구성 강행, 단독 표결 최다… 후반기 국회도 뻔하다>에서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무기로 전반기 국회에 이어 이번에도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다수당의 독주를 견제하고 최소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아 온 국회 관행을 무시한 처사”라며 “여권의 태도가 변하지 않는다면 이념과 지역, 계급으로 갈라진 대립을 줄이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오만한 태도를 버리지 않을 경우 중도층의 이탈로 당정의 지지율 하락도 가속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여권은 명심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관련기사

▲1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판과 함께 국민의힘 책임론을 제기했다. 한겨레는 <결국 여 단독 원 구성, 이런 일 또 없게 법사위 근본 손질을> 사설을 통해 “21대 국회 전반기에 이어 또 한번 의석수별 상임위원장 분점 관행이 깨지고, 여당이 국회 운영을 전적으로 끌고 가게 된다”며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여당과 대안 없이 강경론만 내세운 야당 모두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했다.

▲1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22대 후반기도 단독 원구성, 반쪽 국회 구태 언제까지> 사설에서 “압도적 과반 의석을 앞세운 일방적 국회 운영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았음에도 똑같은 폐단이 되풀이되는 것은 달갑지 않다. 집권여당이 야당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어떻게 답할 것인가”라며 “일방적으로 문을 열고 출발한 민주당도, 대책 없이 문을 잠근 국민의힘도 국민이 바라는 국회의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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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역대 두 번째 여성 총리…李대통령, 한 총리 임명안 재가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6.07.01. 04:33:15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한성숙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재가했다. 한 총리는 역대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됐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공지에서 이 대통령이 한 총리 임명안을 재가했다며 "한 총리 임명일자는 7월 1일"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에서 한 총리 후보자 인준안을 재석 의원 167명 중 166명의 찬성(무효 1명)으로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한 총리 후보자를 김민석 총리 후임으로 지명했다.

이에 따라 한 총리는 지난 2006년 한명숙 전 총리 이후 20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여성 국무총리가 됐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첫 여성 총리다.

한 총리는 2017년부터 7년간 네이버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이재명 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었다.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김희정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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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도 국가 주도도 아닌 '민주적 AI', 한국은 가능하다

[소셜 코리아] 전 세계 '민주적 AI' 움직임... 기술을 시민 공동체 손에

26.07.01 06:46최종 업데이트 26.07.01 06:46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당대의 지성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기자말]

AI가 사회적 합의보다 빠르게 일상과 제도의 근간에 스며들었다. 마침 'AI 기본사회'라는 말도 정책 담론의 한복판에 들어왔다. 모두에게 AI의 후생을 보장하자는 제안은 반갑다. 그러나 그 제안에는 큰 빈자리가 하나 있다. 누구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라는 이야기인데, "AI를 누가 소유하고 누가 결정하는가?"라는 질문은 비어 있다. AI를 둘러싼 가장 익숙한 질문은 "누가 얼마나 빠르게 똑똑해질까?"이지만, 사회의 모양을 실제로 가르는 질문은 따로 있다. 바로 "AI의 주도권을 누가 쥐는가?"이다.

시장도, 국가 주도도 아닌 제 3의 길 '민주적 AI'

유엔 산하 디지털 기술 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2017년 ‘AI for Good’을 설립해 인류에게 도움되는 인공지능의 발전을 위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진은 2025 AI for Good 글로벌 행사장 모습AI for Good 유튜브 갈무리

지금 AI의 미래를 그리는 지배적 모델은 둘이다. 하나는 시장 주도 모델이다. 미국에서 두드러지는 이 경향은 빅테크를 중심으로 자본과 시장이 혁신을 이끈다. 속도와 자본력은 압도적이지만 소유와 결정과 이익이 소수의 거대 기업에 집중된다. 윤리적 AI나 'AI for Good'의 약속은 그 구조 위에 자선으로 얹히지만, 구조 자체를 바꾸지는 않는다. 이 길의 도착점은 시민이 고객으로 자리하는 사회다.

다른 하나는 국가 주도 모델이다. 중국에서 두드러지는 이 경향은 국가 차원의 자원 동원에 강점이 있지만, 결정권이 국가에 집중되며 시민의 주권은 구조적으로 소외된다. 도착점은 시민이 통치의 대상이 되는 사회다. 두 모델의 공통점이 곧 그 한계다. 어느 쪽도 시민을 결정의 주체로 두지 않는다.

그렇다면 '제 3의 길'은 가능한가. 시장 주도도 국가 주도도 아닌, 다중의 이해당사자가 함께 소유하고 결정하고 나누는 AI를 '민주적 AI'라 부르자. 기술을 '민주적'이라 부르려면 세 측면을 함께 통과해야 한다. 누가 소유하는가(소유·공공재), 누가 결정하는가(거버넌스), 이로움을 누가 누리는가(후생). 셋이 함께일 때 민주적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좋은 AI-윤리적이고, 누구나 쓸 수 있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와의 차이는 바로 이 토대에 있다. 무료로 열어 준 서비스는 정책이 바뀌면 닫히고, 선의로 지킨 윤리는 경영진이 바뀌면 흔들린다. 소유와 결정의 구조가 비어 있으면, 표면의 좋음은 언제든 거두어들여질 수 있다.

소유 구조 내 사전 분배 원칙…모두 이득 보는 구조 필요

교황 레오 14세도 첫 회칙 '위대한 인간성'(Magnifica Humanitas)에서 같은 점을 지적했다. 더 도덕적인 AI라도 그 도덕을 소수가 결정한다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술은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고안하고 자금을 대고 사용하는 이들의 성격을 띠기에, 물어야 할 것은 표면의 선함이 아니라 누가 결정하는가다.

교황 레오 14세는 지난 5월 첫 회칙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할 수 없도록 ‘무장 해제’가 필요하며, 인공지능은 모두의 이익과 공동선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천주교 서울대교구 사목국 유튜브 갈무리

분배도 마찬가지다. '민주적 AI'가 말하는 분배는 초과이익에 세금을 매기는 '사후 분배'를 넘어—사후의 조정도 중요하지만—처음부터 소유 구조 안에 분배가 내재되어 있는 '사전 분배'를 중요하게 여긴다. 예기치 못한 막대한 이득이 생기더라도, 민주적 AI가 자리 잡아 모두가 함께 이득을 보는 구조가 미리 마련되어 있다면, 그 이득은 뒤늦게 거둬서 나눠야 할 문제가 아니라 이미 함께 나누는 몫이 된다.

예를 들어 보자. 의료 격차를 줄이기 위해 빅테크가 진단 AI를 무료로 내놓고 환자 데이터는 기업이 보유한다면, 격차는 줄어도 의존도는 심화된다. 이와 달리 의료 협동조합이 데이터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환자 데이터를 신탁이 관리하며, 알고리즘의 방향을 환자와 의료진이 함께 정한다면, 격차 해소와 함께 '의료 주권'이 자란다.

노동의 자리도 마찬가지다. 플랫폼이 알고리즘으로 일감을 배분하고 일하는 속도와 보수까지 정한다면, 일하는 사람은 결정의 대상이 된다. 같은 알고리즘을 노동자가 단체교섭으로 함께 정하거나 플랫폼을 협동조합으로 공동 소유한다면, 일하는 사람이 결정의 주체이자 알고리즘의 주인이 된다. 차이는 기능이 아니라 토대에 있다.

한국은 민주적 AI 실현 조건 갖춰…AI 강국의 글로벌 모델로

흥미롭게도 한국은 민주적 AI를 실현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몇 안 되는 국가다. 우리는 민주적 기술을 이미 작동시켜 본 국가이기 때문이다. 흔히 한국의 강점으로 산업화와 정보화, 그리고 문화 강국을 꼽는다. 제조 역량과 정보 기술, 문화 파워를 모두 갖춘 유례없는 국가임을 스스로 주목한다. 그러나 이 강점들은 오래 축적된 교육 역량이 민주주의와 만나면서 발현된 결과다. 거기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나서는 시민성이 더해졌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시민기술 운동이 무르익었고, 공론화와 시민 참여는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법적 기반 위의 상설 기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2020년 코로나19 시기 시민 개발자들이 공공데이터로 만든 마스크 재고 앱, 2024년 12·3 비상계엄 직후 시민들이 스스로 만든 다양한 시민 기술 프로젝트들처럼, 위기의 순간에 시민이 직접 디지털 인프라를 만들어 공동체를 지킨 경험이 우리에게 있다. 그 두터운 시민성과 민주주의 위에 AI를 놓는다고 상상해 보자. 한국이 만드는 민주적 AI는 '국민 주권과 기본사회 실현'이라는 헌법적 지향을 실현하는 강력한 기반이자, 인권·민주주의·평화라는 가치를 구현한 진짜 AI 강국의 글로벌 모델이 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국가인공지능(AI) 전략위원회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9.8연합뉴스

전 세계 '민주적 AI' 움직임… 기술을 소수가 아닌 공동체 손에 두자

모든 AI를 단번에 '민주적 AI'로 바꾸자는 주장은 아니다. 디지털 사회연대경제(SSE)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민주적 AI'를 세우고 생태계를 키워 가자. 국가와 싸우지도, 국가에 흡수되지 않으면서 시민과 다중 이해당사자가 함께 소유하는 디지털 인프라를 만들자.

이 길은 한국만이 처음 가는 길도 아니다. 해외에서도 공동체와 공익의 관점에서 AI를 세우려는 움직임이 민간에서 일어나고 있다. 2025년 파리 AI 행동정상회의에서 출범한 독립 비영리 'Current AI'는 열린 도구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공익의 토대로 쌓겠다고 했고, 파이어폭스로 알려진 비영리 모질라는 거대 기업의 독점에 맞설 열린 AI 생태계에 자원을 쏟고 있다.

미국에서도 로 칸나 같은 정치인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회계약을 주장한다. 그가 내건 '민주적 AI' 일곱 원칙의 첫째는 노동이다. 사람을 결정의 고리 안에 남겨, AI가 일자리를 없애기보다 사람의 능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여기에 데이터 배당으로 빅테크에 쏠린 부를 노동자와 시민에게 되돌리는 길을 더한다. 기술을 소수의 손이 아니라 공동체의 손에 두려는 의지는 세계 여기저기서 등장하고 있다.

로 칸나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은 지난 2월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AI 관련 타운홀 미팅에서 AI의 영향과 부의 집중 현상에 대해 발표하며 ‘민주적 AI’를 위한 7대 원칙을 제시했다.포브스 유튜브 갈무리

기술이 저절로 더 나은 민주주의도 더 좋은 사회도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증명되었다. 연결이 늘어난다고 신뢰가 늘지 않았고, 데이터가 쌓일수록 그 힘은 시민이 아니라 소수의 플랫폼에 모였다. AI도 다르지 않다.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쥐느냐가 사회의 모양을 가른다.

그러므로 'AI 기본사회'를 말한다면, 이용과 후생의 제안 위에 소유와 결정의 질문을 나란히 놓아야 한다. 지금 우리의 미래를 향한 결정을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내리고 있다. 그 자리에 시민을 놓아야 한다. 우리가 답을 다 가졌다는 말이 아니다. 이렇게 더듬어 왔으니, 함께 만들어 가자는 초대다. 그 함께 만듦이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민주적 정체성이다. 그 정체성을 담아 우리의 AI를 민주적 AI로 만들어 내자.

권오현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대표본인

필자 소개 : 권오현은 지난 20년간 한국에서 시민들이 대화하고 행동하는 디지털 광장을 만들어왔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의 이사장으로서 시민들의 광장 '빠띠'와 시민협력플랫폼 '빠띠 데모스X'를 운영하며, 오랜 현장의 실천 위에서 그 광장을 자본에도 정권에도 휘둘리지 않는 시민 소유의 구조로 지켜 왔습니다. 코드포코리아 오거나이저로 코로나19 마스크앱을 제안·주도했고, 현재 대통령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AI 민주주의 분과 위원입니다. '피스코드(PeaceCode)'라는 이름으로 평화를 만드는 기술을 화두로 삼아 활동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소셜 코리아>(https://socialkorea.org)에도 게재됐습니다. <소셜 코리아> 연재 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e

#AI기본사회 #민주적AI #AI주도권 #시민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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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0시 본회의서 필수법규 330건 의결

입력 2026.07.01 03:51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첫 본회의가 1일 0시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도의회에서 열리고 있다. 통합의회는 이날 초대 의장 선출과 출범 필수 자치법규 처리 등 전반기 원 구성 절차에 착수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첫 광역자치단체 행정통합 모델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1일 공식 출범했다.

전남광주통합시는 이날 0시를 기해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에 따른 법적 지위를 갖췄다. 전라남도와 광주광역시는 폐지되고, 전남 22개 시군과 광주 5개 구는 통합시 안의 단일 행정 체계로 편입됐다.

광주와 전남이 하나의 광역 행정권으로 묶인 것은 1986년 광주시가 직할시로 분리된 이후 40년 만이다. 전남광주통합시는 인구 320만명, 지역내총생산(GRDP) 159조원 규모로 출발한다. 경제 규모로는 경기와 서울에 이어 전국 3번째 수준이다.

출범 직후 첫 공식 일정은 의회 본회의였다. 전남광주통합시의회는 이날 0시5분쯤 무안군 삼향읍 전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제1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열었다. 조직과 예산, 인사, 교육행정 등 새 광역단체 운영에 필요한 법적 근거를 출범 당일 마련하기 위한 절차다.

91명 전원이 참여한 이날 회의에서는 4선의 송형곤 의원(더불어민주당·고흥1)을 초대 의장으로 선출하고, 통합시와 통합시교육청 운영에 필요한 필수 자치법규 330건을 처리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 투자계획을 지원하는 ‘글로벌 반도체 전략투자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1호로 의결했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시장과 김대중 전남광주통합시교육감도 이날 본회의장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민 시장은 장관급으로 서울특별시장에 준하는 지위를 갖는다. 국무회의에 참석해 지역 현안을 전달할 수 있고, 전남광주통합시는 전국 최초로 차관급 부시장 4명을 둘 수 있다. 조직은 4실·7본부·24국 체제로 출발한다.

전남광주통합시교육청은 1실 6국 체제로 운영된다. 기획조정실을 신설하고 기존 광주시교육청과 전남도교육청 공무원의 종전 관할구역 근무 원칙을 유지하는 등 교육행정 통합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의회는 이날 오전 2시45분 정회한 뒤 오전 8시30분 본회의를 속개한다. 속개 뒤에는 부의장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본회의 산회 이후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합동 참배할 예정이다.

전남광주통합시는 20조원에 달하는 정부 재정 인센티브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800조원 반도체 투자계획을 바탕으로 산업 기반 조성에 나선다. 이날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리는 시장 취임식에서는 전남광주반도체전략위원회가 공식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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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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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교육감들, 아동학대처벌법 독소조항 폐기 나서야

하성환 시민기자

ethics60@naver.com

한국교육의 위기와 민주시민교육(인간과 자연사, 2025)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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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들레 들판

  • 입력 2026.06.30 10:30

  • 수정 2026.06.3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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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의심 때 신고"…멋대로 고소 근거 돼

서이초 교사 비극 재발 막게 무고성 고소 근절

학생·학부모와 균형 맞게 교권 보호 조항 신설

핀란드처럼 과도한 행정업무에서 교사 해방을

권위적 행정 폭주 진보 교육감 시절에도 버젓이

교사·학생평의회를 의사결정 단위로 자리잡게

학교장·교육청·교육부는 지원조직으로 전환을

‘민주시민교육’ 국가 수준 교육과정 제도화해야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진보 교육감이 10명 당선돼 1일 임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이재명 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은 1989년 전교조 해직 교사 출신이다. 교육 개혁에 대한 기대를 안고 다음 네 가지 당면 과제를 제언하고 싶다.

 

2023년 7월 19일 서이초 교사 비극 이후 여의도 추모집회에서 검은 옷 입은 교사들이 아동학대 관련법 개정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하성환 시민기자)

첫 번째는 악성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2014년에 제정돼 시행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아동학대처벌법) 독소조항을 맨 먼저 삭제해야 한다. 아동학대처벌법 가운데 “아동학대 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중략)...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제10조 1항)거나 즉시 신고해야 한다(제10조 2항)”라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의심이 있는 경우’라는 표현이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데 있다. 이기적인 부모가 멋대로 고소를 남발하는 근거가 되는 독소조항이다.

이와 더불어 교육기본법 제12조(학습자) 3항과 제13조(부모) 3항을 교권 보호 차원에서 제대로 개정해야 한다. 현행 제12조 3항과 제13조 3항은 모두 서이초 교사 비극 직후 임시방편으로 개정한 조항들이다. 따라서 법 조항들이 지극히 선언적 성격으로 형식적이다.

교육기본법 제12조(학습자) 3항 “학생은 학습자로서의 윤리 의식을 확립하고, 학교의 규칙을 지켜야 하며, 교원의 교육·연구활동을 방해하거나 학내의 질서를 문란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조항에 단서를 달아 “이를 어기면 학교 당국은 의무교육의 경우 강제 전학 조치를, 무상교육의 경우 퇴학 조치를 포함해 해당 학생을 반드시 징계해야 한다”고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

 

전교조 집행부가 2026년 4월 13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무고성 아동 학대 신고로 교실이 무너진다는 펼침막을 들고 악성 민원 대책 교권 보호 범국민 서명운동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교조 홍보국 제공)

마찬가지로 제13조(부모) 3항 “부모 등 보호자는 교원과 학교가 전문적인 판단으로 학생을 교육·지도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존중하여야 한다”는 조항에 단서를 달아 “이를 지키지 않고 정당한 교육 활동 등 교권을 위협하거나 침해하면 최소 1천만 원 이상의 벌금형과 징역형으로 형사 처벌해야 한다”고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

최근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참교육』처럼 교권보호국을 설치하고 학교폭력을 또 다른 폭력으로 정리하는 게 ‘참교육’은 아니다. 그런 방식으로 흔들리는 교권을 바로 세울 순 없다. 법의 정신은 정의를 추구하는 데 있다. 그렇다면 교육 주체인 교사, 학생, 부모 사이에 법의 보호와 법 적용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교육 주체 간 법·제도상 권리의 형평성을 지향하는 게 당연하다.

 

2023년 섭씨 35도가 넘는 뜨거운 여름날, 서울 정부종합청사와 경복궁 근처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법으로 교사의 교육권을 보호하라’는 펼침막을 무대에 내건 채 교권보호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하성환 시민기자)

학생 인권과 부모의 권리가 존중받는 만큼 교사의 권리, 바로 교권도 같은 무게로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할 때 최소한 교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련 법을 개정할 때 교권을 보호하려는 현실적인 내용을 적극 담아서 법 조항을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

그리고 아동복지법 제17조 5항(금지행위) 중에서 ‘정서적 학대 행위’라는 용어는 주관적인 판단이 작용할 가능성이 짙다. 따라서 제17조 5항은 ‘교사의 일상 속 정당한 교육 활동에는 적용하지 않는다’라는 단서 조항을 삽입해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원지위향상법 제6조 3항은 교사가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된 경우, 임용권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직위해제 처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2023년 9월 27일에 신설했다. 그러나 이 신설 조항은 너무 소극적이고 방어적이다.

서이초 교사 비극이 발생하고 12차례 연인원 80만 명이 추모 집회에 참석했다. 당시 집회는 규모에서 대한민국 역사상 전무후무했다. 그만큼 현장 교사의 슬픔과 분노가 드높았다. 안타깝게도 비극이 발생한 지 두 달 뒤 신설된 교원지위향상법 제6조 3항은 마지못한 임시 미봉책이었다.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된 사안에 대해선 일차적으로 교사에게만 화살을 돌릴 게 아니다.

 

2023년 8월 여의도 국회 앞 서이초 교사 추모집회에 등장한 ‘살인적인 악성 민원 교육청이 책임져라’는 펼침막이 50만 교사의 절절한 심정을 대변하는 듯하다. (하성환 시민기자)

소극적으로 직위해제 처분 금지를 담을 게 아니다. 오히려 무고성 아동학대 범죄 신고도 많았기에 ‘아동학대 범죄로 신고된 사안에 대해선 임용권자가 직접 전담, 대응한다’라는 적극 조항으로 신설, 대체했어야 했다. 직위해제 여부는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에 따라 나중에 판단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교권을 한없이 추락시킨 입법 사항들은 집권 여당의 의지가 중요하다. 과반 의석을 점하는 만큼, 교육부가 중심이 되어 정부 입법 발의로 신속히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게 좋다. 교권을 보호하려는 진정성과 실천 의지를 지니고 있는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부득이한 상황이라면 입법부인 국회와 긴밀히 협조해 신속히 법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

 

2023년 서이초 교사 비극 직후 1년 넘게 서울시 어느 초등학교 담벼락에 내걸린 펼침막. 공교육 정상화를 희구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하성환 시민기자)

적어도 교육 활동의 주체인 교사가 교육 철학을 갖고 소신껏 아이들의 교육적 성장을 돕도록 보장해야 한다. 그 길이 무너진 교육 현장을 빠르게 복구하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생각한다. 학교에서 배운다는 것은 아이들이 꿈을 키우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 가르친다는 것은 교사가 공동체의 희망을 노래하며 행복하게 자아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런 모습으로 학교를 바꾸어야 한다.

두 번째는 과도한 행정업무로부터 교사를 해방하는 과제다. 그런데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진보 교육감들 가운데 행정업무 경감을 공약으로 내건 당선자는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이 유일하다. 그만큼 진보 교육감들조차 교사들이 본업에 충실하게 하는 데 별 관심이 없다.

한국교육개발원이 2025년 10월 10일 배포한 보도자료. 교사 일인당 행정업무 부담이 주당 6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곱절에 이른다.

2025년 10월 10일 교육개발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사의 행정업무 처리 시간이 2018년 주당 5.5시간에서 2024년 주당 6시간으로 늘어났다. 핀란드 교사와 비교해 행정업무 처리 시간이 무려 4배 이상이었다. 핀란드 교사가 행정업무를 처리하는 데 쓰는 시간은 주당 1.3시간으로 교사가 수행하는 전체 업무의 6%에 지나지 않는다. 80~90년대를 거치면서 핀란드 교육계 스스로 관료주의 교육 행정을 말끔히 청산한 결과다. 실제로 1990년대 중반 관료주의 행정의 상징인 장학 감사제도마저 전격 폐지했다.

거꾸로 교육계 역사 청산에 실패한 우리는 식민지 관료 행정이 120년 넘게 학교 현장을 압도한다. 교사가 수행하는 전체 업무 가운데 25%가 행정업무 처리에 쓰이는 실정이다. 한 마디로 교사를 관료 행정의 말단 요원 정도로 보는 시각에 변함이 없다. 당장 청년 일자리 창출 차원으로라도 학교당 교육 행정사를 현행 1명에서 4명으로 늘려야 한다. 그렇게 해 교장과 부교장(현재 교감), 그리고 수업보다 공문 처리가 적성인 일부 부장 교사들과 4명의 교육 행정사를 한 단위로 묶어서 학교 ‘행정업무 전담 조직’을 꾸려야 한다. 그 방법이 학교 현장에서 개혁의 물꼬를 트는 첫걸음이다.

세 번째는 교사와 학생이 함께 성장하도록 학교를 민주적인 생태계로 전환해야 한다. 동등한 인격끼리 서로 존중하고 연대하는 성숙한 시민성을 체득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학생평의회와 교사평의회를 의사결정 단위로 전환해 학생 자치와 교사 자치를 현실화해야 한다. 학교장은 단위 학교 일선 장학 활동가이다. 학교장, 부교장을 비롯해 교육지원청, 교육청, 교육부는 교육 주체인 교사와 학생의 교육 활동을 지원하는 보조 단위로 그 위상을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관련 교육기본법, 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향상법 등에 관련 규정을 명문화해 국가주의 교육 행정의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 반민특위 좌절 이상으로 우리 교육계는 역사 청산이 전혀 없었다. 권위주의 교육환경이 학교 현장을 숨쉬지 못하게 하고 있다. 수직적인 위계질서를 특징으로 하는 권위주의 교육 행정은 일상에서 행정 폭주를 수반한다. 행정 폭력의 대표 사례로 2017년 전북 송경진 교사 사건과 2018년 광주광역시 배이상헌 교사 사건, 그리고 서울시 지혜복 교사 사건을 들 수 있다. 모두 진보 교육감 시절에 자행된 행정 폭주이다.

 

2026년 1월 서울시교육청 구청사 앞에서 지혜복 교사 부당 전보 취소와 정근식 교육감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하성환 시민기자)

2023년 시작한 지혜복 교사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24년 피켓시위, 2025년 천막농성, 삭발투쟁, 2026년 신청사 고공농성 투쟁 등 3년 넘게 투쟁을 지속하고 있다. 행정법원도 인정한 공익제보자 지위 인정과 부당 전보 판결이 났음에도 아직도 원상 회복되지 않고 있다. 교육자의 판단을 존중하는 민주적인 생태계로 교육 공동체를 바꾸지 않는 한, 교사의 고통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민주적인 학교 생태계로의 대전환, 그것이 진정한 교육 개혁의 본질이며 그렇게 될 때 학교 현장에서 교육의 본령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한국 교육이 이룩한 성과' 가운데 민주시민 양성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국가교육위원회)

마지막으로 민주시민교육을 북서유럽처럼 국가 수준 교육과정으로 제도화해 필수 의무로 이수하게 해야 한다. 12·3 내란 사태를 겪고도 공교육에선 뚜렷한 변화가 없다. 서울 배재고 야구부 학생선수들이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서 광주제일고 선수들을 향해 율동에 맞춰가며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라고 구호를 외쳐댄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코치와 감독은 처음에 우두커니 지켜보다 광주일고 코치 등의 항의를 받고서야 제지했고, 경기가 끝난 뒤 "일부 선수의 일탈"로 사안을 축소하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우리 청소년들과 교육현장이 얼마나 일간베스트(일베) 류의 놀이터로 전락했는지 보여준 충격적인 사건이다.

한국 교육이 이룬 성과로 민주시민교육을 단연 우뚝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고등학교 통합사회를 『헌법과 민주시민』으로 과목 명칭을 변경해 시민교육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초중학교 도덕은 『도덕·철학·시민』 교과로, 사회는 『헌법·정치』로 교과 명칭을 변경하고 민주시민교육 내용 요소를 크게 강화해야 한다. 그리하여 핀란드처럼 시민교육 선도 과목을 중심으로 국어, 역사, 음악, 미술, 체육에 이르기까지 교과 전체에 시민교육의 내용이 실핏줄처럼 스며들게 해야 한다.

12·3 내란 사태를 겪은 직후 육군사관학교는 2025년 2학기부터 『헌법과 민주시민』을 3학점 필수로 이수하게 했다. 올해부턴 해사, 공사, 육군삼사관학교, 국군간호사관학교까지 확대했다. 이젠 공교육인 학교 교육이 변해야 할 차례이다. 이재명 국민 주권정부답게 교육부 장관과 진보 교육감이 그 길에 앞장서길 기대한다.

하성환 시민기자 ethics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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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역풍 속 정청래 고립…당권 키 쥔 '양정철'

'5월 정부안' 진실 공방, 한정애 취재로 정청래 측 주장 뒤집혀

김민석 '5월 정부안' 발언 사실로…정청래 측 "기억 없다" 뒤집혀

유시민 역풍에 친노·친문도 정청래와 거리두기

뉴탐사 "팀 김어준 실세는 문재인 아닌 양정철"

2026-06-30 07:59:39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정청래 전 대표 진영이 흔들리고 있다. 검찰개혁 처리 시점을 둘러싼 진실 공방에서 정청래 측 주장이 뒤집혔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달 정부 입장을 당에 전달하고 정청래 전 대표에게 보고까지 했다는 사실을, 정청래 측 핵심 인사인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조승래 전 사무총장이 직접 확인했다. 여기에 유시민 작가의 '다스뵈이다' 발언 역풍까지 겹쳤다. 호남과 중도 성향 의원들이 정청래 지지를 입에 올리기 어려워진 형국이다.

 

김민석 "5월에 전달" 정청래 "기억 없다", 누가 맞나

 

발단은 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2차 검찰개혁안의 처리 시점이다. 정청래 전 대표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에서 정부를 겨냥했다. "1년 동안 허송세월을 한 것은 아닌지"라며 시간끌기용 꼼수가 아니길 바란다고 적었다. 정부안으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국회로 왔으면 가장 좋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공을 국회로 떠넘겼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제헌절 전에 끝내자"고 못 박았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수치를 들고나왔다. 검찰개혁추진단이 지난해 10월 출범한 뒤 고위 공직자 53명이 아홉 달 동안 17억3000여만원을 썼다고 지적했다. 그러고도 형소법 개정 정부안을 내지 않았다는 비판이다. 이 의원은 김민석 총리가 당대표도 원내대표도 받은 적 없는 2차 검찰개혁안 처리를 5월에 당에 제안했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누가 보더라도 자명하다"며 김 총리가 사실과 다른 말을 한다고 직격했다.

 

쟁점은 둘로 갈린다. 정부가 별도 법안을 국회에 내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김 총리는 지난 25일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 입장으로 정리하면서 입법은 국회에 맡긴다고 밝혔다. 다툼의 핵심은 다른 데 있다. 정부가 5월에 입장을 정리해 당에 전달하고 대표에게 보고까지 했는지다.

 

조승래·한정애가 확인해준 '5월 정부안'

 

뉴탐사는 이 쟁점을 두 사람의 입으로 직접 확인했다. 먼저 조승래 전 사무총장이다. 정청래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취재진이 국회에서 만나 묻자 그는 "공청회까지 다 했다"고 답했다. 5월 당시 조작 특검 등 현안이 쌓여 처리할 환경이 안 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안이 늦게 왔다는 식으로 문제 삼는 것 자체가 부질없다고도 했다. 정부가 안을 전달했고 공청회까지 거쳤다는 사실을 정청래 측 핵심 인사가 인정했다.

 

검찰개혁 현안을 가장 잘 아는 한정애 정책위의장의 설명은 더 구체적이다. 한 의장에 따르면 국회는 3월부터 4월 말까지 조작 기소 국정조사를 진행했고, 당은 세 차례에 걸친 공천을 정리하느라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법안 처리 대신 토론회로 입장을 모으기로 했다. 지난달 6일 당과 정부, 국무조정실 검찰개혁추진단이 함께한 토론회에서 정부 입장이 정리됐다. 보완수사권은 주지 않되 보완수사 요구권을 두는 방향이었다.

 

한 의장은 이 내용을 정청래 전 대표에게도 보고했다고 밝혔다. "당대표께 보고를 드렸고 최고위원회에서도 토론회 요청이 왔다는 점을 보고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다만 최고위원들이 공천 문제에만 매달려 있던 상황이라 조용히 넘어가자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대표와 최고위원 모두에게 보고가 올라갔다는 진술이다.

 

문서로도 확인된다. 지난달 6일자 기사에는 김민석 총리가 검찰개혁추진단에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보완수사 요구권 부여를 논의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 여러 매체에 실려 있다. 한 곳이 아니다. 정부가 4월 말부터 2차 검찰개혁안을 신속히 처리하자고 제시했고, 국회가 선거 일정을 이유로 이를 선거 이후로 미뤘다는 흐름이 맞아떨어진다. 정부가 5월에 입장을 정리해 당에 전달하고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사실은 정청래 측 인사의 입으로 확인됐다. 받은 적이 없다는 주장은 같은 진영 안에서 무너졌다. 처리가 늦어진 책임도 정부가 아니라 선거 일정을 앞세운 당에 있었다.

 

유시민 역풍, 친노·친문이 등을 돌리다

 

검찰개혁 공방이 불붙은 배경에는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 있다. 유 작가는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을 강하게 때렸다. 본류와 지류를 나누며 이 대통령을 지류에 빗댔다는 전언도 나왔다. 발언이 알려지자 민주당 안에서 유 작가가 너무 나갔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여권 인사들의 반응은 갈렸다. 강성 검찰개혁파로 꼽히는 김용민 의원은 정부가 별도 법안을 내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 국회가 바로 입법하면 된다는 쪽이었다. 김 의원은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 등과 함께 형사소송법 전면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정부 책임론을 앞세운 정청래 측과는 결이 다르다. 폐지만 외칠 뿐 자체 입법에는 속도를 내지 않는 흐름을 겨냥한 발언이다.

 

고민정 의원은 유 작가를 직격했다. 친문 진영이 수박으로 몰려 공천에서 배제될 때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는 취지였다. 노무현 재단을 둘러싼 앙금도 다시 불거졌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은 유 작가가 재단을 자기 홍보 수단으로 쓴다는 데 불편함을 드러내 왔다. 곽 의원은 권양숙 여사의 뜻을 대변하는 인물로 통한다. 여기에 2011년 인터뷰가 다시 소환됐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강금원 회장은 당시 "노 대통령도 유시민을 친노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우리 편이 아니고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어서 인정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재명만 쓸 수 있는 카드, 4755조 투자 보고회

 

유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을 깎아내리던 무렵, 이 대통령은 다른 무대에 섰다. 지난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가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총 2655조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반도체는 광주, 로봇은 구미, 배터리는 울산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2035년까지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2100조원을 넣겠다고 발표했다. 두 그룹을 합치면 4755조원에 이른다.

 

규모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두 총수를 양옆에 세우고 보고회를 직접 주재했다. 세 사람이 손을 맞잡은 장면이 그대로 공개됐다. 사상 최대 투자를 끌어낸 주체가 누구인지 국민에게 각인시킨 자리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을 두고 증축하라고 했더니 재건축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재계 총수를 양옆에 세우고 사상 최대 투자를 발표하는 현직 대통령 앞에서 그 비유는 힘을 잃는다. 정청래 전 대표를 비롯한 누구도 이 대통령의 성과를 가볍게 넘기기 어려워졌다.

 

문재인 빠진 자리, 실세는 양정철

 

세간에서는 정청래 진영을 '문조털래유'로 부른다. 문재인, 조국, 정청래, 유시민의 머리글자에 김어준을 낮춰 부르는 '털'을 끼운 조어다. 뉴탐사는 이 그림이 실제와 다르다고 본다. 맨 앞의 문재인이 빠지고, 전략 사령탑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라는 분석이다. 정청래 진영도 이 판단을 크게 부인하지 않는다.

 

근거는 정황 곳곳에 있다. 윤건영 의원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서 문 전 대통령의 서울 국제도서전 참석에 "책과 관련된 일정 외에 다른 일정은 전혀 계획되어 있지 않다"고 못 박았다. 정청래 전 대표가 문 전 대통령을 만난다는 보도를 정면으로 받아쳤다. 친노·친문이 정청래를 띄울 생각이었다면 굳이 일정을 부인할 이유가 없다. 그날 정 전 대표가 행사장을 찾아갔지만, 사전에 조율된 자리가 아니었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

 

문재인과 양정철의 거리는 오래된 일이다. 뉴탐사는 2023년 두 사람의 불화를 보도한 바 있다. 문 전 대통령의 책 운명의 출판사가 2017년 갑자기 교체된 과정에 양 전 원장이 관여했고, 출판사 방문은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했다는 취재 결과다. 2017년 대선 포스터를 둘러싼 충돌도 있었다. 인쇄 직전 손혜원 전 의원의 안에서 다른 안으로 교체될 뻔했고, 송영길 전 의원이 문 전 대통령에게 직접 확인한 뒤에야 원안으로 돌아갔다. 송 전 의원은 이 과정을 취재진에게 사실이라고 확인해줬다.

 

양 전 원장은 정청래 연임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재명 대통령과는 체포동의안 정국 이후 돌아오기 어려운 관계가 됐다. 8월 전당대회에서 정청래가 밀리면 본인의 다음 행보도 기약하기 어렵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문 전 대통령으로서는 양 전 원장이 적극적으로 미는 후보를 탐탁지 않게 볼 여지가 있다.

 

김어준의 선택, 그리고 7월 1일

 

방송인 김어준씨의 움직임도 변수다. 김씨는 이날 뉴스공장 진행을 정준희 교수에게 넘기고 프랑스로 떠났다. 식당 개업이 명분이지만 일주일 자리를 비운다. 유 작가 발언의 후폭풍이 거세고 정청래 출마 선언이 임박한 시점이다. 지방선거 직후에도 같은 패턴이 있었다. 파리에서 양 전 원장을 만난다는 관측에 대해 정청래 측은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정청래 전 대표의 출마 선언 시점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출마 선언은 이번 주가 아니라 다음 주 월요일로 잡혀 있다. 김씨의 귀국 일정과 맞물렸을 가능성이 있다. 유 작가가 먼저 공세를 편 뒤 여론이 역풍으로 흐르자, 팀 김어준이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는 해석이다.

 

분수령은 7월 1일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만난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보다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시선이 쏠린다. 문 전 대통령이 누구를 지지한다고 직접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중립을 지키거나, 현직 대통령이 미는 후보가 당대표가 되기를 바라는 쪽으로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청래 연임은 친문의 지원 없이 쉽지 않다. 회동 이후 친노·친문과 '팀 김어준'의 분화는 더 뚜렷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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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반도체 호남 투자, 정치적‧지역 갈등 소재 돼선 안 돼”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6.29 12:02

  • 댓글 0

“수도권 집중 완화‧국가균형발전 국가생존 목표 위해 지혜 모아야 할 때”

이재명 대통령이 반도체 호남 투자와 관련해 “치열하게 토론하되, 합리적 근거가 있다면 협조해 주시고, 정치적 목적으로 지역 갈라치기나 지역 갈등 조장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2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참여하는 첨단산업 투자 계획 공식 발표를 앞두고 전날 자신의 ‘X’(옛 트위터)를 통해 “수도권 집중 완화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가 생존 목표를 위해, 모두가 대승적 차원에서 협조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이 대통령은 “박정희 정부 시절의 수도권 및 영남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세계가 놀라는 산업화의 성과를 냈지만 다른 한편으로 극단적 수도권 집중이라는 거대한 부작용을 낳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가 마주한 불균형의 역사는 세 가지 층위의 차별과 소외를 낳았다”며 “첫째는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 전체의 소외이며, 둘째는 정치적 목적의 영·호남 차별정책에 따른 호남 소외이고, 셋째는 호남 내부의 지리적·경제적 이유에 따른 전북 소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정의와 형평의 측면만이 아니라 지속적 포용성장의 측면에서도 이 오랜 세 가지 차별과 소외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 해답의 중심에 서남해안이 있다”며 “서남해안은 발전에서 장기 소외 되었던 탓에 역설적으로 반도체와 같은 첨단 공장을 지을 수 있는 광활하고 안정된 가용 토지가 남아 있다”고 짚었다.

또한 “용수는 물론 글로벌 시장의 핵심 화두인 RE100을 충족할 풍부한 재생에너지 잠재력까지 갖추고 있어, 반도체와 AIDC 등 전기를 대량 소비하는 최첨단 미래산업의 세계적 최적지로 꼽힌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도로, 용수, 전력, 인력, 문화, 교육, 주거 등 정주여건과 기반시설을 과감하고 충분하게 지원해 준다면, 호남은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 중심도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호남에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은 특정 지역에 대한 특혜가 아니다”라며 이는 “정부의 대대적 지원 속에 관련 기업의 결단으로 가장 합리적인 반도체 산업 중심지를 추가 조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국토 균형 발전을 이뤄내고, 뿌리 깊은 지방 차별과 영·호남 갈등을 완화할 국가적 대의(大義)를 실천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치열하게 논쟁하되 이제는 정치적 목적으로 지역갈등과 지역주의를 조장하는 소모적 정치투쟁은 멈춰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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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정청래부터 김어준 채널 출연, 당 밖 훈수꾼들 키워주고 당 전체 휘둘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6/30 10:43
  • 수정일
    2026/06/30 10:4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아침신문 솎아보기] 민주당 적통 논쟁 조중동·한겨레·경향 모두 보도

800조 호남공장 확정… 조선일보 “與(여) 8월 전당대회 겨냥한 ‘정치 반도체’ 비판 나와” 한겨레 “호남 특혜 프레임, 수십년 기득권 일체의 균열도 안 된다는 변형된 지역주의”

기자명박서연 기자

  • 입력 2026.06.30 07:34

  • 수정 2026.06.30 09:18

 

▲6월26일 밤 방송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400회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 사진=유튜브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화면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층 외연 확장 행보를 두고 ‘재건축’이라고 비판한 범여권 논객 유시민 작가의 발언이 연일 논란이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청와대 정무수석도 발언이 나온지 사흘 만에 나서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26일 밤 공개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400회 방송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는 “대통령이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같다. (통합이) 지향해야 할 목표임엔 분명하지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이 원했던 건 증축이다. 처음에 이상한 사람 쓸 때도 그런 뜻이 있으니 받아들였다. 그런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건축하려면 기존 건물을 헐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조건 대통령을 찬양하면서 대통령에 대해서 이만한 이야기라도 싫은 소리 하거나 이런 사람을 무차별 공격하는 이런 양상이 온 오프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정치 비평 영역에 철거 전문 비평가를 투입했다. 입만 열만 ‘문조털래유’를 공격한다. 철거 전문이다. 그들만의 힘으로 철거하기에는 버거우니 용역을 썼다. 저는 용역 평론가라고 부른다”라고 주장했다.

▲6월26일 밤 방송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400회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 사진=유튜브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화면 갈무리.

방송 다음 날인 27일 김민석 국무총리는 “내가 어떤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식의 과잉한 자신감으로 대통령을 비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태도나 마음이 적절히 절제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정진욱 민주당 의원도 유시민 작가의 발언을 두고 “코메디”라고 규정한 뒤 “민주당이 자기 건물인데 증축도 할까 말까인데 세입자인 대통령이 감히 재건축을 한다고! 건물주라 철썩같이 믿고 있는 유 작가 분노가 충분히 이해가 된다”라고 비판했다.

29일 고민정 민주당 의원도 “당내에서 수박을 깨는 퍼포먼스를 하고 지역 사무실 앞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당원들을 향해서도 (유 작가가) 잘못을 지적했단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온갖 혐오와 조롱이 당내를 휩쓸었을 때 유 작가는 어디에 있었냐”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도 SBS라디오에 출연해 “증축, 재건축 외에 재개발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끼리의 논쟁보다는 국민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 대한민국이 나아가는 과정에서 민주당은 어떠한 선택·변화·판단을 해야 할 건지에 따라서 필요하면 증축하고 재건축을 하고 재개발까지 판단할 수 있다. 그것을 결정하는 것도 정치권이 아니라 국민”이라고 말했다.

30일 자 동아일보는 이 같은 상황은 결국 민주당이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앞서 29일 “여권 내부 갈등 더욱 격화”(한겨레)와 “진영 내부 감정싸움을 부추기는 충돌만 키울 뿐”(경향신문), “민주당 분열을 부추길뿐”(한국일보)도 이 사안을 다룬 사설을 낸 바 있다.

동아일보 “정청래부터 김어준 채널 출연, 당 밖 훈수꾼들 키워주고 당 전체 흔들”

동아일보는 <당 밖의 ‘고약한 훈수꾼’에 흔들리는 민주당> 사설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에 외부 스피커들이 끼어들면서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유시민 작가는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에서 지지자들이 원한 것은 당의 증축이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재건축을 하려 했다며 그러려면 입주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유 작가와 김 씨는 이전부터도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주장을 확대 재생산해 왔다. 이는 정부와 여당 간의 불필요한 정책 엇박자로 이어지거나 당내 계파 갈등을 부추겼다. 유 작가는 이른바 ABC론을 주장하며 ‘뉴 이재명’ 그룹을 이 대통령을 배신할 세력으로 몰았고, 김 씨는 쟁점 법안들에서 강경파들의 위헌적 주장에 힘을 실으며 혼란을 가중시켰다”라고 주장했다.

▲30일자 동아일보 사설.

이어 “그런 두 사람이 이번에는 민주당 대표 선거를 목전에 두고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들은 중도·보수까지 아우르겠다는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 탓에 핵심 지지 세력이 공격당하고 있다는 식의 주장까지 하고 있다. 새로 선출되는 여당 대표는 이념적 선명성부터 앞세워야 한다는 것으로 들린다. 이를 두고 당권 주자들과 의원들이 계파별로 갈려 충돌하면서 여권 전체가 권력 다툼으로 흔들리는 양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어준씨와 유시민 작가가 8월 전당대회에 개입하는 행위를 한 데에는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이들이 당 대표 선거에까지 개입하는 듯한 도 넘은 행태를 보이는 데는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 당장 이번 지방선거에서 대표부터 강성 지지층이 몰린 김 씨 유튜브에 앞다퉈 출연했다. 이는 당 밖의 훈수꾼들을 권력으로 키워줬고, 그들에게 당 전체가 휘둘리는 결과를 낳았다. 이들과 분명히 선을 긋지 않는 이상 임기 내내 그들의 한마디에 정부 여당이 반목하고 국정 대신 소모적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라고 조언했다.

송영길 “정청래, 노무현과 등졌다” 발언 조중동·한겨레·경향 모두 보도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친노무현계, 친문재인계 등을 강조하는 것을 두고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KBS 라디오 ‘전격시사’ 인터뷰에서 “정 전 대표는 완전히 노무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라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정청래 전 대표는 곧바로 “100% 허위사실”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30일 자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등이 민주당 내 갈등 소식을 일제히 정치면에 보도했다.

▲30일자 동아일보 6면.

▲30일자 한겨레 6면.

조선일보는 5면 <노무현 장례식까지 소환… 적통 논쟁으로 번진 명청대전> “최근 들어 정 전 대표는 여러 차례 자신을 ‘노무현 키즈’, ‘문재인 당대표 시절 최고위원’ 등으로 칭하며 민주당 정통성을 강조, 친노·친문 적통론을 부각시켰다. 그는 지난 24일 당 대표 사퇴 후 첫 일정으로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가기도 했다. 친명계가 미는 또 다른 당권 주자인 김민석 국무총리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후보 캠프에 합류했던 전력을 부각시키면서, 자신이 ‘민주당 적자’임을 내세우기 위한 의도란 분석”이라고 해석했다.

동아일보는 6면 <정청래 ‘노무현 키즈’ 내세우자, 친명 “盧와 완전히 등져” 반격> 기사에서 “논란이 되자 송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노 전 대통령 문제를 가지고 김 총리를 공격하고 이런 것은 정 전 대표, 저 송영길도 마찬가지로 그런 식의 논쟁은 지양하는 게 맞다’면서도 사과 요구를 거부했다”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도 6면 <민주당 당권경쟁, 적통 논쟁에 노무현 조문 공방까지> 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시민 작가의 ‘재건축론’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청래 전 대표와 송영길 의원 사이에서 17년 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 방문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당내에서는 퇴행적 논쟁으로 전대가 얼룩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라고 보도했다. 경향신문도 6면 <정청래 “노무현 키즈” 김민석 “난 DJ 키즈”…민주당 적통 논쟁> 기사에서 “당내에서는 전당대회 갈등이 철 지난 적통 논쟁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한심하다”는 비판도 나온다”라고 보도했다.

이재명 대통령, 이재용·최태원 회장에게 ‘90도 인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9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서남권 메모리 팹(공장) 구축 등 신규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광주를 차세대 반도체 단지 후보로 제시하며 800조 원을 들여 공장을 세울 것이라 밝혔고, SK하이닉스는 서남권에 약 400조 원을 투입해 신규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충청권에는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패키징, 영남권은 피지컬 AI와 로봇 중심의 투자를 진행한다고 했다.

▲30일자 조선일보 1면.

이날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국정 2년 차 올해를 세계 어떤 나라도 대신할 수 없는 대체 불가 대한민국의 꿈이 시작되는 한 해로 만들겠다. 이를 위해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의 재도약이다. 반도체,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 분야의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일궈낸 성장의 과실이 전국 모든 국민에게 골고루 퍼져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은 전 세계 경제 지형의 판이 흔들리는 승부의 시간이다. 인공지능 대항해 시대, 인공지능 신대륙을 선점하고자 하는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이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천문학적 규모의 기업 투자 그리고 정부 지원이 어우러진 국가 대항전이 펼쳐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오직 속도전만이 살길이다. 어떤 나라보다 빠른 속도로 인공지능의 핵심 요소를 확보해야 한다. 반도체, 피치컬 AI, 인공지능 데이터센터가 대도약을 위한 3대 축이다. 이를 하나로 묶어서 속도감 있게 한국형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하는 일에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라며 “청와대 안에 직할 담당관을 두고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제가 직접 챙기고 신속하게 집행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발표를 진행했고, 발표 뒤 이재명 대통령은 “이 두 분을 국가 영웅 또는 국민 영웅이라고 부르고 싶다. 국민을 대표해서 인사 한번드리고 싶다”라고 말한 뒤, 90도로 숙여 인사했다. 국민보고회 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인들에게 너무 감사해서 ‘큰절하고 싶다’는 걸 참모들이 ‘큰절하면 오히려 기업인들이 욕먹을 것 같다’고 가까스로 말려서 인사만 하신 것이다. 90도 인사는 진심으로 고마워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800조 호남공장… 조선일보 “與(여) 8월 전당대회 겨냥한 ‘정치 반도체’ 비판 나와”

▲30일자 조선일보 사설.

보수언론은 30일 사설에서도 정치 반도체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조선일보는 <정치 주도 ’1450조 프로젝트‘, 물·전력·인재 여전히 불투명> 사설에서 “지금 반도체 초호황을 맞고 있지만 다음 도약을 위한 대규모 설비 증설을 해야 할 시점이다. 경기 남부에 산업 부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비수도권을 거점으로 하는 신규 반도체 클러스터를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하겠다는 구상은 맞는 방향”이라면서도 “그러나 기대 못지않게 우려가 교차하는 것이 사실이다. 거대 사업의 목표를 14년 후인 2040년까지로 제시하는 등 시간표가 애매한 데다 대통령과 주무 장관이 발표를 주도하고 대기업 총수들이 동원된 방식 자체가 정치 주도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장 가동의 필수 기반인 전력·용수·인력·협력사 생태계의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여당의 8월 전당대회를 겨냥한 ‘정치 반도체’라는 비판과 함께 ‘호남 대 충청’ 등 지역 갈등과 정치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글로벌 반도체·AI 전쟁에서 뒤처져선 안 된다는 구상의 취지는 누구나 공감한다. 다만 필요한 것은 일방적인 호언장담이 아니라 현장의 불확실성을 지워줄 정교한 대책이다. ‘전력·물·사람’이라는 기초 체력의 한계에 대한 불확실성이 하루빨리 해소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당부했다.

동아일보도 <3대 메가 프로젝트에 4755조… ‘어디’ 보다 ‘어떻게’가 핵심> 사설에서 “그간 기업 투자는 전력 용수 소재부품 인력 등이 검증된 지역에 쏠려 수도권 집중을 피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민관이 합을 맞춰 전국 단위의 투자 보따리를 풀어놨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중국의 추격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반도체 벨트를 확장하고 선제적 투자 확대에 나선 점도 의미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투자 의사 결정의 공론화 과정이 짧아 전력, 인재, 용수 등 인프라 부족 우려와 특정 지역 밀어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투자 이행 과정에서도 인허가 절차가 지연되거나 전력과 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된다면 갈등과 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30일자 동아일보 사설.

▲30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 역시 <4700조 메가 프로젝트…정부가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들> 사설에서 “또 하나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정치적 논란이다. 입지 선정 과정에서 산업적 판단보다 지역 균형발전이 우선해 기업의 팔을 비튼 것이 아니냐는 논란을 불식시키는 것은 오롯이 정부의 몫이다. 논란의 불씨가 계속 남는 한 사업 추진도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한겨레 “호남 특혜 프레임, 수십년 기득권 일체의 균열도 안 된다는 변형된 지역주의”

호남 챙겨주기라고 주장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발언을 두고 한겨레는 <국힘 ‘호남 반도체 투자’ 정쟁화는 신종 지역주의> 사설에서 “이들 주장은 ‘호남은 자원과 산업 인프라, 인력 상황이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 그러니 이곳에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려는 것은 집권 세력의 정략이자 관치’라는 메시지로 요약된다. 그러나 호남이 다른 지역에 견줘 산업 입지상의 경쟁력이 특별히 뒤진다고 볼 근거는 없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용수와 전력 확보는 공급망 재배치와 저장 시설 확충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인력 확보에 대한 우려 역시 과장돼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라고 했다.

▲30일자 경향신문 사설.

▲30일자 한겨레 사설.

이어 한겨레는 “당장의 입지 조건은 수도권 등이 나을 수 있지만, 이 지역의 산업 입지 역시 국가의 선택적·집중적 투자 덕에 확보된 것임을 간과해선 안 된다. 1960~80년대 산업화 시기, 제한된 자원을 집중 투입하고 행정·금융상의 혜택을 몰아줘 개발 효율성의 극대화를 꾀했던 불균등 발전 전략의 산물이란 얘기다. 정부 정책으로 불평등한 결과가 초래됐다면 이를 바로잡는 것 역시 정책의 몫이고 국가의 일이다. 정부가 대규모 산업단지의 입지를 정할 때 현재의 조건뿐 아니라 발전의 균형성 확보라는 미래 기준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이를 무시한 채 호남 반도체 단지를 ‘관치’와 ‘특혜’ 프레임으로 정쟁화하는 것은 수십년 기득권 구도에 일체의 균열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변형된 지역주의에 다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도 <성장과 균형 동시 겨냥한 3대 메가프로젝트, 반드시 실현되길> 사설에서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성장 둔화’와 ‘수도권 일극체제’ 동시 해소를 목표로 한 국가적 차원의 산업정책이다. 자유무역 시대가 끝나고 각국이 경제안보 차원에서 산업정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할 사업이다. 삼성과 SK 등 대기업,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치권도 한국의 미래를 위한 이번 프로젝트에 협력해야 한다”라며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1%대로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고 ‘5극3특’을 중심으로 한 다극화된 국가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성장과 균형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국가 백년대계가 반드시 실현되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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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으로 기울면 갈등 못 푼다"…'참교육' 바라보는 교육 3주체의 시선

'교권보호국' 설치에 찬반 엇갈린 교사들…청소년·학부모 "신뢰·공동체 회복 먼저"

박상혁 기자 | 기사입력 2026.06.30. 06:41:47

'선 넘는' 학생과 학부모들을 응징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은 지난 5일 공개 이후 현재까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드라마 속 응징 주체인 '교권보호국' 교사들이 초월적 권한을 행사해 학생들을 '참교육'하는 장면을 보며, '현실에도 교권보호국을 신설해 무너진 교권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정치인들은 <참교육>을 향한 열띤 호응을 놓치지 않았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자는 <참교육>을 다 봤다며 '교사 대신 교육청이 문제상황을 해결하는 교육활동보호국을 설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16일에는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생님이 벌을 줄 수 있고 혼을 낼 수 있어야 되는 거 아니겠느냐"며 교사의 '혼낼 권리'를 언급했다.

'교권 보호'는 안 당선자만의 구호가 아니다. 지난 15일 세종시에서 열린 '교육부 장관-국가교육위원장-교육감 당선인 간담회'에서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드라마 속 해법에는 동의하기 어렵지만, 국민적 관심이 크다는 건 학교 문제가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선생님이 안심하고 가르칠 수 있을 때 학생의 배움과 성장 또한 온전히 이뤄질 수 있다"며 '교권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드라마에서 현실로 옮겨간 '참교육' 논쟁을 교사, 학생, 학부모 등 교육 3주체는 어떻게 바라볼까. 교사들 사이에서는 '악성 민원'을 끊어낼 교육활동보호국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교권만 강조하는 해결방안이 학생, 학부모의 불만을 초래해 학교 현장 전반의 불신 강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함께 나왔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서는 교권 보호를 지나치게 강조하면 반작용으로 다른 교육 주체가 소외될 수 있기에, 교육주체 간 원활한 소통을 강화하고 교권과 학생인권을 균형있게 고려한 학교 공동체 회복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 ⓒ넷플릭스

안민석 교육감이 띄운 교육활동보호국, 교사들도 찬반 갈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경기교육활동보호국 제도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참여한 교사들은 대부분 교육활동보호국 신설에 찬성하며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들을 보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토론회에는 교사들은 물론 학생, 학부모와 안 교육감이 참석했다.

교사들은 개인이 학생 지도와 악성 민원을 모두 떠맡는 구조, 학교와 교육청이 교사를 충분히 보호해 주지 않는다는 감각에 위협과 고립감을 느낀다. <참교육>처럼 폭력으로 해결하는 방식은 아니더라도 교육 활동을 위협하는 요소로부터 교사를 격리하고 교육청 및 정부가 대신 해결해 주는 기구를 바라는 이유다.

김세준 구갈중 교사는 "학생부장 시절 신고가 들어와 학생에게 '흡연을 했느냐'고 물었다가 학부모에게 한 달 정도 시달렸다. 학부모가 '아이와 내게 무릎 꿇고 사과를 하라'고 해 집에 찾아가 직접 사과하고 나서 아동학대와 관련한 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이어 "담임을 맡은 지난 3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민원 전화를 받지 않은 적이 없다. 초창기 교사 생활을 할 때보다 요즈음 민원이 굉장히 많아졌다"고 했다.

문나연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 교권변호사는 "친구를 때리면 안 된다고 설명하면 정서적 학대, 흡연 지도를 위해 학생을 잡으면 폭행, 체육 시간 안전 지도 과정에서 여학생을 손바닥으로 밀었다고 강제추행으로 (교사들이) 신고당했다"며 교사들이 억울한 누명을 쓰는 일이 잦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사들에게는 '교육청이 우리를 보호해 줄지 모르겠다'는 불신이 있다"며 "총책임자가 없는 지금의 교권 보호 체계를 넘어 전문성과 통합성, 독립성을 갖춘 교육활동보호국을 마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감정이 과열되며 학생과 학부모를 폄하하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문제를 일으킨 학생에 대해 "안하무인", "저 녀석은 진짜 답이 없다" 등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는 교사도 있었다. 다른 교사는 "교육 공동체 3주체 중에서 교사 혼자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상처 입는 구조"라며 교사를 피해자로 규정했다.

▲29일 전국학생인권교사연대와 연대하는교사잡것들은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 당선인들에게 "학교 구성원 모두가 권리의 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는 자치 기구"를 요구했다.ⓒ프레시안(박상혁)

다만 교육활동보호국 설치에 반대하는 교사들도 있다. 29일 전국학생인권교사연대 등 15개 교사단체는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교육감 당선인들에게 교육활동보호국이 아닌 "학교 구성원 모두가 권리의 주체로서 참여할 수 있는 자치 기구"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경기도 소재 중학교에서 이 자리에서 근무하는 양서영 교사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서로의 적이 아니다. 안민석의 교육활동보호국은 이미 전쟁터가 돼가고 있는 학교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더욱더 적으로 만드는 정책"이라며 "문제를 떠안게 된 개인이 각자 모든 것을 책임지는 구조가 아니라 갈등을 해결하고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서울 소재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조영선 교사도 "교권의 이름으로 종결권을 쥔 조직(교육활동보호국)을 학생과 학부모는 처음부터 교사 편으로 설계된 조직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 인식이 자리잡는 순간 불신은 더 깊어지고 민원은 더 격렬해지면서 더 많은 송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경기교육활동보호국 신설 토론회에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은 "경기도교육감으로서 하늘이 무너져도 교권을 바로 세우겠다. 선생님들께 약속드린다. 가르치기만 해라. 지켜드리겠다"고 강변했다. ⓒ경기도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청소년·학부모 "상대를 괴물로 규정하고 소통 줄이면, 갈등 커질 뿐"

청소년·학부모들은 교권 보호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학생과 학부모를 악마화하거나 이들을 교육 구성원이 아닌 '민원인'으로 대하면 교육현장의 갈등은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 우려했다. 교권 보호만을 강조하다 보면, 교육현장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입지가 줄어들고, 교권과 학생인권 간 균형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위축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5일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정치하는엄마들이 국회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백운희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공동체는 서로를 살피고 돌봐야 하는데, 상대를 괴물로 규정하면서 공동체가 유지될 리 만무하다"며 "학생과 학부모를 교육의 외부자로 내몰고, 교육의 주체들을 신뢰가 아닌 대립적 관계로 내모는 교육감과 교육 정책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현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활동가는 <프레시안>에 "교사들이 교권침해 문제로 힘들어하는 건 사실이지만, 학생들 역시 문제적인 상황에 대해 항의하거나 다른 의견을 냈을 때 '교권 침해하지 말라'는 식으로 윽박 당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이어 "교육활동보호국이라면 교육청에서 가장 높은 단계의 기구를 만들겠다는 건데, 권리 보호의 균형을 강조하면서도 학생인권을 보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 교육청 시각이 옳은가"라며 "교권 침해와 학생인권 침해에 대해 한국사회가 바라보는 시각이 불균형하다"고 지적했다.

수영 청소년녹색당 비상대책위원도 "교원지위법에 따라 각 교육청에 교육활동보호담당관이 존재하지만, 학생인권보호관은 없는 교육청이 많다"며 "현존하는 제도부터 균형이 잡혀있지 않은데도 학생과 학부모를 악마화하며 교권보호활동국 설치를 논의하는 데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도승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수석부회장은 <프레시안>에 "학부모도 소통 구조가 전혀 없어 어떤 게 소통이고 어떤 게 악성 민원인지 몰라 학교 가기를 꺼린다"며 "학부모들은 학교 공동체가 회복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 달라고 계속해서 요구해 왔는데, 교육감 당선인과 사회가 교권만 이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교권 회복만으로 지금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겠느냐"며 "학교에 대한 신뢰가 계속해서 무너지고 있어 이대로라면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경기교육활동보호국 신설 토론회에 청소년단체와 학부모단체가 반대 시위를 벌였다.ⓒ프레시안(박상혁)

"학교 갈등관리 역량 강화, 교육 3주체 신뢰 회복 집중 기구 필요"

청소년·학부모들은 "교육 3주체가 신뢰를 회복하고 서로 갈등을 풀어나갈 수 있는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학교 내부의 갈등 관리 역량 강화와 무력화된 기존 제도 개선이 먼저이며, 교육활동보호국을 설치한다면 신뢰 회복에 집중하는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백 활동가는 "개별 학교와 교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는 이들은 현장의 교사"라며 "개별 교사에 대한 교육 침해 사안은 학교장의 판단과 학교 내 갈등 관리 역량에 따라 피해 교원 보호의 수준이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장 등) 관리자가 조기에 역할을 하게 할 일이지 몇 겹의 장치로 옥상옥을 만들어서 될 일이 아니"라고 했다.

도 부회장도 "많은 학교에서 학부모회 운영이 어렵고 학교는 소통이 부족해 폐쇄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소통창구의 회복을 주문했다.

수원외국어고 학생인 전수민 씨는 경기교육활동보호국 토론회에서 "일각에서는 교권과 학생인권이 시소처럼 대립한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며 '학생인권조례 실시 지역에서 교권 존중 정도가 약 13.7% 증가하고, 학생인권조례 효용이 높은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교권 존중 정도가 약 22.1% 높다'는 내용의 국회 입법조사처 보고서를 언급했다.

그는 "학교가 서로를 의심하고 감시하는 공간이 아니라,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하는 공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교육활동보호국이 설치된다고 해도 "단순히 잘못을 심판하고 처벌하는 징계 기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해외 교육 중재 제도처럼 갈등의 초기 단계부터 개입해 교사, 학생, 학부모의 소통을 돕고 신뢰를 회복하는 중재 기구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상혁 기자

프레시안 박상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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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에게 파킹하고, 동생에게 쏴주고···관급공사 야무지게 챙겼다

지방의회 관련 업체, 지자체 수의계약 전수조사

당선돼도 ‘겸업’ ‘파킹’하거나 ‘가족업체’로 수주

문제없다 주장하지만, 실소유자라면 처벌도 가능

경향신문 기획취재팀이 지방의원 수의계약 내역 전수조사를 위해 분석한 자료의 일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535만여건의 계약정보를 추출한 뒤, 500건에 가까운 법인·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떼 의원과 회사의 연관관계를 확인했다. 정지윤 선임기자

“문경에 1등급 아스콘을 생산하는 공장이 저희 밖에 없어요. 도의원을 4번째하는데 그걸 모르겠습니까.”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4선에 성공한 박영서 경북도의원은 말했다. 그는 아스콘을 생산하는 A사의 대표로 재직 중이라고 도의회에 신고했다. 이 업체는 박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에 당선된 이후 4년 동안 경북도에서 3건, 지역구인 문경시에서 5건의 수의계약을 따냈다. 도합 1억9000만원대 계약. 지방의원은 자신의 소속 지방자치단체와 수의계약을 할 수 없다. 단 제품을 만들 업체가 그 지역에 한 곳 뿐이면 예외적으로 가능하다. 박 의원은 자신의 업체가 그런 업체라고 주장했다.

지역을 수소문한 결과는 사뭇 달랐다. 문경시에서 1등급 아스콘을 생산하는 업체는 A사 말고도 두 곳 더 있었다. 문제는 두 곳 중 한 곳인 B사도 박 의원 관련 업체로, 그의 배우자가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B사는 지난 4년간 문경시에서 121건, 17억 4000만원대 수의계약을 따냈다. 이게 끝이 아니다. B사의 주소지에는 건설사인 C사의 간판도 함께 걸려 있었다. C사의 대표 역시 박 의원 배우자였다. C사는 4년간 문경시 수의계약을 24건 따내 5억5000만원을 벌었다. 박 의원은 B사, C사와의 관계를 묻는 추가 질의에 “사업을 (가족에게) 맡겨놔 잘 몰랐다. 죄송하다”며 “문경시에서도 한 업체에만 주기 어려워서 나눠준 것”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달 30일 4년 임기를 마치는 민선 8기 지방의원들의 수의계약 내역을 전수조사했다. 지방의원의 수의계약은 공적 권한을 사업의 발판으로 활용하고, 세금이 남용되며, 다른 사업자의 입찰 기회를 앗아간다는 점에서 문제다. 지방자치단체 행정부와의 수의계약 거래로 인해 행정부를 감시·견제해야할 지방의원 본연의 의무가 방기되고, 지방자치제도 자체를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크게 3가지 기준을 정해, 이에 해당하면 수의계약 문제 사례로 분류했다. 첫째는 지방의원 당선 후에도 자신이 운영했던 회사에서 일하거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겸업 유형’이다. 둘째는 회사 대표 명의를 당선 후 가족이나 지인에게 넘긴 ‘파킹(의원 임기 동안 회사 대표 명의를 맡긴 것) 의심 유형’이다. 마지막 유형은 의원의 가족이 운영하는 ‘가족회사’ 유형이다. 이 3가지 기준에 해당하는 의원이 91명이었고, 516억원대 수의계약을 따냈다.

본인이 편성한 예산, 자기 회사에 주기도

비교적 확인이 용이한 건 ‘겸업 유형’이다. 91명 중 35명이 여기에 해당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윤구병 충남 공주시의원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후에도 동생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서 일하며 보수도 받는다고 시의회에 신고했다. 당선 전에는 이 회사에서 20년 넘게 등기이사, 감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 회사는 윤 의원의 임기동안 공주시에서 56건, 15억2000만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따냈다. 회사가 따낸 사업중 절반 가량은 농로포장·배수로·마을안길 정비 등 민원형 소규모 공사였다. 윤 의원은 56건의 수의계약에 대해 “(공사를) 내가 준 게 아니고, 시에서 준 게 있고, 다른 의원들이 준 게 있다. 내 사업비에서 (공사를 만들어) 회사에 주긴 줬지만 형평에 맞게 줬다. 오히려 (회사) 애들이 ‘다른 사람 눈 있다, 너무 많이하면 안된다, 다른 회사 줘라’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의 해명에서 지방의원의 ‘쌈짓돈’이라 불리는 재량사업비가 모습을 드러낸다. 지방의원은 재량사업비를 통해 지역구에 소규모 사업을 편성할 수 있다. 공식 예산서에 있는 항목도 아니고, 의회마다 불리는 이름도, 규모도 다르지만 통상 의원 한 명에게 매년 5억원 안팎의 예산이 할당된다고 한다. 윤 의원은 자신에게 할당된 예산으로 사업을 만들어 일부를 자기가 다니는 회사에 맡겼다고 시인한 셈이다. 문제는 꼬리표가 남지 않는 이 예산의 특성상 이처럼 명백히 드러나는 경우가 드물다는 데 있다. 한 지방의원은 “자기 사업비를 자신과 관련된 업체에 몰아주는 용감한 사람도 있다. 그런데 대부분은 자기 사업에 예산을 넣고자 할 때, 업체를 가지고 있는 다른 의원과 서로 교환해서 티가 안나게 한다”고 했다.

사실상 대놓고 수의계약을 따내는 ‘겸업 유형’을 왜 지자체들은 제지하지 않을까. 법 조문의 허점에 기대 수의계약을 따고 있기 때문이다. 이해충돌방지법은 지방의원과 그 배우자·자녀·부모가 합산해 회사 지분을 30% 이상 가지고 있으면 관련 공공기관과 수의계약을 맺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합산 지분이 30%만 넘지 않으면 법적 문제가 없다.

문제는 지방의원들이 운영하는 회사가 대부분 소규모 비상장회사라는 데 있다. 상장회사와 달리 주요 주주들의 지분을 공개할 의무가 없다. 지방의원이 제3자에게 지분을 넘겼어도 실제 매각이나 양도가 이뤄졌는지 검증할 길이 없다. 강영우 경기 수원시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에 당선된 후 협동조합의 이사장직을 내려놨다. 이해충돌방지법 시행 전 강 의원 부부는 이 조합의 지분을 49.1% 가지고 있었는데, 법 시행 후 부부 지분율이 29.9%까지 줄었다. 강 의원은 “이해충돌방지법이 시행되면서 저 때문에 피해볼 수 있기에 조합원들한테 나눠줬다. 서류상으로는 돈을 받은 거지만 그냥 같이 고생했기 때문에 그렇게 (줬다)”라고 했다. 가족 합산 지분율을 30% 문턱까지 조정한 셈이다. 이 협동조합은 2022년 시작된 강 의원의 두번째 임기동안 수원시로부터 35건, 5억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따냈다.

며느리에게 맡기면 1석 2조

보다 치밀한 이들은 당선 후 가족·지인에게 회사를 맡긴다. 파킹이 의심되는 의원들은 91명 중 38명으로 3가지 유형 중 가장 많았다. 충북 영동군에는 한 건물을 같이 쓰는 두 건설회사 D사와 E사가 있다. D사 대표는 서모씨, E사 대표는 박모씨로 별개의 기업으로 보인다. 그런데 사실은 뿌리가 같다. 신현광 영동군의원은 당선 전 D사의 대표였고, 그의 배우자가 E사 대표였다. 당선을 전후해 부부 모두 사임했고, 현재는 두 며느리가 각각 대표가 됐다. 신 의원의 임기동안 두 회사는 4년간 24건, 6억5000만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따냈다.

신 의원은 “내 지분은 백지신탁으로 다 정리했다. 며느리는 친족이 아니라 (이해충돌방지법과) 상관이 없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이해충돌방지법이 수의계약을 금지하는 가족의 범위에 며느리는 포함되지 않는다. 통상 수의1인견적 대상 사업은 가액이 2000만원을 넘을 수 없는데, 며느리가 대표가 되면 ‘여성기업’으로 인정돼 한도가 5000만원까지 늘어나는 효과도 있다. 법의 허점도, 이점도 백분 활용한 셈이다.

최원중 가평군의원은 소독·방역·청소 업체를 운영하다 2022년 지방선거 당선 후 대표직을 내려놨다. 이후 4년간 이 업체는 대표를 바꾸고 가평군으로부터 13건의 수의계약을 따냈다. 그러나 지난 19일 찾아가 본 이 업체의 주소지(사진)는 최 군의원의 자택이었다. 이효상 기자

가족이 아닌 제3자에게 회사를 넘겼을 때는 회사를 완전히 매각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회사 대표가 제3자로 바뀌었을 때는 회사 부동산을 여전히 의원이 소유한 경우에만 파킹 의심 유형으로 분류했다. 최원중 경기도 가평군의원이 그런 사례다. 최 의원 부부는 당선 전 소독·방역·청소 업체를 운영했는데, 당선 후 부부가 사임하고 장모씨가 대표가 됐다. 이 회사는 최 의원의 임기 4년동안 가평군 관내 공원 청소 등 13건의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따내 1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업체 주소지를 찾아가보니 청소업체는 없었고 주택만 나왔다. 최 의원의 집이었다.

한 주민은 “최 의원의 집이다. 청소 업체 같은 건 없었다”고 했고, 다른 주민은 “(이 주택에서) 한 4년 전쯤에는 청소 업체를 했던 걸로 아는데 지금은 안한다”고 했다. 가평군청이 지방의원의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은 게 아니라면, 유령업체와 계약한 셈이다. 최 의원은 ‘자택에 청소업체가 있느냐’는 질의에 “(임기 완료 후) 다시 받으려고 (제3자가)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해의 소지가 있어 설명 드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더 확인을 해보라”고 말했다.

의원의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가 수의계약을 따낸 사례들도 있다. 당선 전에도 회사의 대표는 의원이 아니라 그 가족이었다는 점에서 ‘파킹 의심 유형’과 구분된다. 18명의 의원이 여기에 해당했다. 김경숙 충북 옥천군의원의 가족들은 당선 전 2개 건설사를 운영했다. 2023년까지 두 업체는 같은 건물에 있었는데, 건물은 김 의원의 소유였다. 이 중 한 곳은 의원의 배우자가 운영했는데 당선 후 가족이 아닌 사람으로 대표가 바뀌었고, 대신 김 의원의 딸이 등기이사가 됐다. 두 업체는 지난 4년 옥천군에서 수의계약 48건, 11억1000만원어치를 따냈다.

김 의원은 “대표자도 바꾸고 지분도 다 팔았다. (지역업체가) 관내 수의계약을 안하고 먹고 산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했다. 딸을 등기이사로 둔 이유에 대해서는 “등기 이사가 아니면 입찰(현황)을 못봐서 입찰을 보려고 등기이사 등록을 했다”고 말했다. 사실상 회사 일에 관여했다는 얘기다.

지분 없다? 사실상 소유자라면 처벌 가능

관련업체로 수의계약을 따낸 91명의 지방의원 중 업체와의 연관성이 비교적 명확한 이들을 제외한 60여명의 의원에게 사실확인과 해명 청취를 위한 연락을 취했다. 많은 의원들이 “지분을 다 정리해서 30% 미만이다”, “특혜를 받기 위해 지방의원으로서 힘을 쓴 적 없다”, “몰랐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다.

그러나 판례는 다르다. 김동준 전 경북 의성군의원은 사실상 자신이 소유한 두 업체를 통해 1억원 상당의 수의계약을 따냈다가 2023년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다. 표면적으로 H사에는 김 전 의원의 지분이 하나도 없었고, I사에는 5% 미만의 지분만 있었다. 그러나 2심 법원은 “회사 소유명의와 관계 없이 김씨가 사실상 소유하고 지배하는 회사에 해당한다”며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의원으로서 수의계약을 따내기 위해 공적 권한을 활용했는지는 재판 쟁점이 아니었다. 재판부는 김씨가 이른바 ‘바지사장’을 세워 자신과 연관 없는 업체처럼 공무원을 속여 계약을 따낸 것만으로 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일부 의원들은 “내가 의원이 됐다고 가족이 일을 하지 말라는 거냐”라거나 “의원되기 전보다 수의계약을 많이 하지 않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방의원의 수의계약이 갖는 광범위한 이해충돌 소지에 비해, 제한하는 영역은 ‘관련 지자체와의 수의계약’으로 매우 협소하다. 경쟁입찰에 참여하거나 다른 지자체에서 수의계약을 맺어도 되고, 민간시장에 참여해도 된다.

‘이해충돌 방지’와 ‘직업수행 자유’ 사이의 딜레마가 있는만큼 처벌 강화가 유일한 답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방의원들의 관련 회사가 주민들 모르게 수의계약을 따내는 일을 이대로 방치하는 것이 답이 될 수는 없다. 적어도 회사와의 관계와 수의계약 내역을 공개하고 주민들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

김형수 예산감시전국네트워크 사무국장은 “가족 합산 지분율이 29%면 이해충돌이 안되고, 30%가 되면 이해충돌이 되는 것인가”라며 “예산심의권과 조례발의권이 있는 의원들은 거액의 공적 재원의 용처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본인과 관련된 회사가 있을 경우 이해충돌 여지가 너무 많다. 직계존비속이든 친척이든 최대한 신고하고 정보공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 관련 기사

어떻게 찾았나

정보공개센터가 운영하는 ‘오픈와치’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민선 8기 지방의원의 경력, 민간업무 활동내역을 수집했다. 뉴스타파의 공직자 재산정보에서 의원들이 보유한 토지, 건물, 증권 내역을 찾았다. 이를 통해 의원 본인과 배우자·직계가족이 관련된 업체명을 추렸다. 이 업체명을 243개 지방자치단체가 공개하는 계약업체와 대조했다. 535만여건의 계약정보는 인공지능(AI) 도구 클로드코드로 추출했다. 회사와 의원 간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500건에 가까운 법인,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떼서 확인했다.

공개된 자료를 기반으로 한 조사인 만큼, 이번에 발견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경향신문은 수집한 계약 현황을 누구나 검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공개한다. 경향신문 홈페이지나 아래 링크 혹은 URL을 통해 접속할 수 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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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美-이란 상호 '공격 중단' 합의…카타르 도하서 회담 예정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6.06.29. 06:30:31

미국과 이란이 서로 공격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관계자는 "우리는 모든 공격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른 정부 관계자 역시 "미국과 이란 양측이 현재로서는 교전을 중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회담을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긴장 문제라고 미 정부 측은 언급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측은 자국이 정한 경로가 아닌 경로를 지나는 선박을 드론으로 공격했고, 미국은 이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이란의 군사 시설을 공급한 바 있다.

▲중동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 있던 한국 선박 중 처음으로 해협을 빠져나온 HMM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유니버설 위너'호가 10일 원유 하역을 위해 울산 앞바다에 도착해 해상원유하역시설인 부이로 접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기자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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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2년차 외교에 기대를 걸 수 있을까

  • 기자명 이경렬 전 대사
  •  
  •  승인 2026.06.29 04:43
  •  
  •  댓글 0
 
 

갈수록 어두워지는 느낌이다. ‘숭미의 숲’에서 빠져나올 결기가 분명하게 보이지 않는다. 주변 외교·안보 참모들이 당신의 생각과 의도를 거스르고 있음에도 전격적인 물갈이 인사 단행을 머뭇거리고 있다. 높은 국정지지도에 취했던 것일까, 자만심의 결과였을까, 6·3 지방선거의 참담한 결과는 국정동력의 결정적인 상실로 이어지고 있고, 때를 틈타 숭미세력과 미국이 합세해 정부를 전복하려는 공작도 노골화하고 있다. 임기 초반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에 실기한 탓이다. 내란청산도 검찰개혁도 흐지부지 끝날 수 있다. 자주외교는 길을 잃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지난 1년 외교가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자주의 ‘싹’도 명확했다. 중국, 브라질, 인도와의 줏대 있는 정상외교는 미국만 보고 가지 않겠다는 의미 있는 신호였다. 미군의 서해상 무단 훈련에 대해 경고한 것도 보통 일은 아니었다. 이스라엘의 만행을 규탄하고 정동영 장관에 대한 터무니없는 공격에 일침을 가한 것도 인상적인 행보였다. 전작권 조기 회수를 위한 분명한 언사도 자주의 방향이었다. 전 정부는 물론이고 과거 진보 정권이 보였던 숭미 위의 ‘유사 외교행위’와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를 들을 만도 했다.

그러나 이재명의 외교는 임기 초기의 강도 높은 개혁 모멘텀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결국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전철을 밟아 숭미의 그늘로 되돌아갈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유는 ‘외교철학’의 부재다. 명료한 외교 행보를 가능케 하는 본질적인 각성이다. 왜 우리가 전작권을 당장 회수해야만 하는지, 왜 우리가 미국이 싫어하는 나라들을 골라 국빈 외교를 해야 하는지, 왜 우리가 다극화 질서 안에서 중견국 협력을 해야만 하는지에 답하는 일관된 전략도가 없다. 기껏해야 직관적인 대국민 인기 영합용 홍보 메시지일 뿐이다. ‘외교철학’이란 난처한 상황을 받아넘기는 재치 있는 몸짓이나 말재주가 아니다. 흔들리지 않는 중심이다.

오디세우스가 사이렌의 유혹을 물리치려 자신을 돛대에 묶은 것은 혹시 흔들릴 수 있는 자신을 다잡기 위함이었다. 한국 외교도 마찬가지다. ‘한미동맹의 절대적 가치’, ‘미국의 은혜로 탄생한 대한민국’을 노래하는 숭미 사이렌의 교성을 따라가다 보면 배는 반드시 좌초하고 만다. 지도자가 자신을 묶어둘 돛대가 없다면, 주권과 국익과 자주의 외교철학이 없다면, 그는 결국 함선과 선원의 운명을 사이렌의 희생물로 만들 뿐이다. 지금 이재명 외교에 필요한 것은 세련된 수사가 아니라 돛대다. 스스로를 붙들어 맬 수 있는 단단한 철학이다.

우리 외교에 검찰해체 수준의 강력한 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그러지 않고서는 우리가 영원히 미국의 손아귀에서 신음하다가 생을 마치는 존재로 전락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검찰을 해체하는 이유는 그러지 않으면 우리 국민이 검찰의 손아귀에서 죽어 나자빠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 아닌가. 전작권 회수가 주권국의 당연한 권리이기 전에, 반미 삼총사와의 외교가 사진을 잘 받아서가 아니라, 중견국 협력이 그럴듯한 이야깃거리이기 전에, 우리는 그러지 않으면 우리의 주체적인 생존과 번영이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아야만 한다.

작년 8월 말 워싱턴 1차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에게 한반도의 ‘피스메이커’가 되 달라고 한 언사는 ‘입 발린’ 말로 끝냈어야 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국은 미국의 기본 정책에 어긋나게 판단하거나 행동할 수 없다”고 발언한 것 역시 듣기 좋으라고 한 말로 끝냈어야 한다. 하지만 지난 1년을 보면 그 말들은 이 대통령의 진심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얼마나 자주 이 대통령은 자신이 한낱 ‘페이스메이커’임을 자처해 왔는가. 그리고 얼마나 자주 그는 우리가 진정으로 가야 할 길 위에서 망설이고 있는가.

이 대통령은 한중관계의 ‘완전한 복원’을 밀어붙였어야 했다. 경주 정상회담에서 안보실장은 양국 관계가 완전 복원됐다고 과거형으로 말했다. 1월 초 베이징 정상회담 후에는 완전복원의 길로 들어섰다고 진행형으로 말했다. 6월 초 KBS 대담에 나온 안보실장은 다시 현재완료형 문장으로 한중관계를 말했다. 저의가 보이는 언사다. 한중관계가 더 깊어지면 한미동맹이 손상될 수 있으니 한중관계는 지금의 수준에서 봉합해야 한다는 ‘전략적인’ 계산의 사특한 발언들이다. 이 대통령은 숭미 참모의 간계를 꿰뚫어볼 관점과 철학을 가지고나 있는 것인지.

 

한중관계, 완전히 복원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국익이요 외교의 자율성이다. 먼저 지난 10년의 얼음관계가 도래한 원인부터 제거해야 한다. ‘사드 3불’이다. 사드의 추가배치 배제, 미사일 방어체제(MD) 불허, 한미일 군사동맹 불추진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이미 공개적으로 천명한 사항이다. 이에 더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선언이 추가되어야 한다. 이 대통령이 이미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언급한 사안이다. 한 마디로 우리가 중국을 공격하려는 미국의 군사전략에 함몰되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한중간의 ‘석자 얼음’은 한 순간에 녹고 한중관계는 최상의 수준으로 상승한다. 숭미파들의 악몽일 테지만 말이다.

한러관계 역시 정상화해야 한다. 아직 한 걸음도 떼지 못했다. 한중관계의 완전복원도 그렇지만 한러관계의 정상화도 미국의 얼굴을 살피고 있는 탓이다. 그러면서 무슨 북극항로의 개척이니 시베리아 횡단철도니 러시아산 가스도입을 국책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말인가. 지난 6월 10일 한·EU 공동선언이 러시아와 조선을 싸잡아 규탄하고 그 이틀 전 이 대통령이 강조한 조선 핵문제의 ‘현실론’적 접근법을 깡그리 무시하는 문장을 채택한 ‘대형사고’를 이 대통령은 알면서도 방치한 것인가. 6월 22일 조현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에 체포된 조선군 병사 2명을 한국으로 송환하겠다고 말하는 장면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인가.

지금 CIA와 미국이 이 대통령에 가하고 있을 협박이 만만치 않으리라는 점은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한국 대통령의 자주의 ‘싹’을 댕강 잘라내려는 외세의 공작은 늘 있어왔던 일이 아닌가. 그래서 이 대통령은 임기 초기에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등에 업고 자주의 ‘잎’과 ‘줄기’를 틔웠어야 했다. 지난 4월 정동영 장관이 숭미파와 미국의 합동 공격을 받을 때 이 대통령은 “대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일축했었다. 그렇다면 진작 배후 숭미파와 미국의 교활한 작업을 철저히 파헤치고 결과를 국민에 알렸어야 했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이라크 파병과 한미 FTA 추진으로 핵심 지지층의 이반을 초래했다면, 지금 이 대통령 역시 내란 청산의 지연과 개혁의 머뭇거림 그리고 자주적 외교 행보의 주저로 지지율 폭락을 자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아니, 어떻게 자신의 언어와 천양지차가 나는 한·EU 공동선언을 버젓이 방치할 수 있는가. 아니, 어떻게 대화상대로 추구해야 할 조선과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도발하는 조선 포로 국내송환을 태연히 용인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것은 당신 자신의 생각인가, 아니면 미국의 공작인가.

늦었지만 그래도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밖에 없다. 진짜 대한민국이라고 하지 않았나. 국익중심의 실용외교라 외치지 않았나. 결국 자주다. 미국이 협박을 가하더라도, 숭미파들이 온통 들쑤시더라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일이다. 국무회의를 공개하고 원고 없이 장시간 기자회견을 갖는 ‘멋진’ 장면들에 치중하기 전에, 수려한 언변으로 거침없이 국정을 논하는 모습을 과시하기 전에 먼저 우리가 주체적 외교를 펼쳐야만 하는 실존적 필연성을 깊이 숙고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외교는 결코 실패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당신의 선택은 하나다. ‘숭미의 숲’ 탈출을 기어코 이루어내는 일이다. 진짜 대한민국의 진짜 자주외교를 펼치는 일이다. 이탈한 핵심 지지층은 자연히 복귀할 것이다. 2년차 외교에 기대를 걸게 해 달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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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6.06.29 07:30

▲6월26일 밤 방송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400회에 출연한 유시민 작가. 사진=유튜브채널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화면 갈무리.

유시민 작가가 이재명 대통령의 중도 확장 노선을 ‘지지층 동의받지 않은 재건축’에 빗대 비판하면서 여권 내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한겨레는 유 작가가 여권 내 반대 세력을 ‘철거 용역’, ‘촉법 평론가’ 등으로 표현한 것을 두고 “눈살을 찌푸린 국민도 없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우려되는 건 당권 경쟁 국면에서 이런 갈등이 자칫 지지층 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정치(좌익)

유시민 작가는 지난 26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이 대통령을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다. 그런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 한 것 같다. 재건축하려면 기존의 입주자들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말하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는 건 바람직하다. 문제는 대통령이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유 작가는 “무조건 대통령을 찬양하면서 ‘문조털래유’, 대통령에 대해 요만한 이야기라도 싫은 소리하는 사람을 무차별 공격하는 양상이 진행되었다. 정치비평 영역에 철거 전문 비평가를 투입했다”며 “그들만의 힘으로 철거가 버거우니 용역을 썼다. 용역 평론가”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중엔 지적 책임성을 적용하기 어려운 수준의 촉법 평론가도 있다”고 했다.

유 작가 발언에 대해 정청래 전 대표와 당권 경쟁이 예상되는 김민석 국무총리는 “내가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과잉 자신감은 절제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송영길 의원은 “어려울 때일수록 대통령을 지키는 것이 코어 지지층”이라고 반박했다.

경향신문 “이러다 국정 동력 꺼질라”

29일자 아침신문은 유 작가의 발언을 당권 경쟁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유시민 ‘재건축론’ 직격에… 여당 내 지지층 ‘분열’>(경향신문). <유시민 한마디에 불 뿜는 명청대전>(서울신문), <“李, 증축하랬더니 재건축”… 유시민 참전으로 더 격해진 명청대전>(조선일보), <유시민, 이번엔 재건축론… 명·청대전에 다시 불 붙였다>(중앙일보), <대통령 겨눈 유시민 ‘재건축론’… 여당 파장>(한겨레), <李 때리며 ‘與 당권경쟁’ 참전한 유시민>(한국일보) 등의 기사 제목이 나왔다.

▲ 29일자 경향신문 8면 기사.

여권 내 대립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향신문은 <파열음 커지는 여권내 갈등, 이러다 국정 동력 꺼질라> 사설을 내고 “이기지 못한 지방선거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국정을 추스르는 데 힘을 보태야 할 여권이 권력투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리는 모습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유 작가의 비판은 전대 구도를 민주당의 정통성을 누가 쥐고 있느냐는 ‘소유권 투쟁’으로 확전시켰다”며 “이 대통령의 외연 확장 노선이 전통적 지지층의 소외감을 낳았다 해도 유 작가 정도의 영향력 있는 인사라면 보다 정제된 언사로 여권 내부의 갈등을 추스르는 게 옳다. 이런 독선과 갈라치기는 이 대통령을 특정 계파의 수장으로 왜소화하고 진영 내부의 감정싸움을 부추기는 충돌만 키울 뿐”이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유 작가가 검찰개혁 지연을 비판하며 이를 전대에 뛰어드는 명분으로 삼았다는 점도 우려스럽다”며 “형사소송법 등 관련 법안들을 신속히 처리하고 부작용 해소에 지혜를 모아야 할 시기에 이를 선명성 경쟁의 도구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여권의 행태는 오만과 독선으로 자멸했던 과거 권력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오는 7월1일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오찬 회동이 소모적인 여권 갈등을 봉합하는 분기점이 돼야 한다”고 했다.

▲ 29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겨레는 <여권 노선 갈등 격화, 비전·정책으로 건설적 경쟁 해야> 사설에서 “유시민 작가가 정치평론을 재개하겠다며 노무현재단 상임고문에서 물러난 만큼, 이런 주장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할 순 없다. 다만 ‘(대통령이) 철거 용역을 동원’했다며 직설적으로 공격하거나 ‘촉법 평론가’ 등 반대 세력을 희화화한 것을 두고는 눈살을 찌푸린 국민도 없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대통령 흔드는 여권 스피커, 뺄셈 정치만 할 텐가> 사설에서 유 작가의 발언을 두고 “자신들은 옳고 대통령은 틀렸다는 주장이다. 다수 국민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의문”이라며 “한때 이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던 이들이 저격수로 돌변해 여권 지지층을 갈라 치고 또다시 뺄셈 정치에 편승하는 행태를 납득하기 어렵다. 그럴듯한 논리로 민심의 판단을 흐리고 대통령을 흔들어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계산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32강 탈락한 한국 축구, “하늘도 버렸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조별리그에서 1승2패로 3위로 밀린 뒤 다른 팀 경기 결과에 따른 ‘경우의 수’를 기대했으나 조 3위 12개 팀 중 10위로 처지며 탈락이 확정됐다. 홍명보 감독은 29일 멕시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대한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에 대한 비판이 29일 아침신문 1면을 채웠다. <무능 축구 ‘레드 카드’>(동아일보), <무능한 수장, 초라한 퇴장>(서울신문), <실력도 운도 바닥난 홍명보호>(세계일보), <하늘도 버렸다>(조선일보), <“나를 버렸다”던 홍명보, 버린 건 한국 축구였다>(중앙일보) 등의 1면 기사가 나왔다.

▲ 29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 29일자 한겨레 2면 기사.

한겨레는 2면 <전술 없는 홍명보, 황금세대를 허무하게 묻어버렸다> 기사에서 “사상 처음으로 48개국이 참가해 32개 나라가 토너먼트에 올라가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32강 무대도 밟지 못한 채 짐을 쌌다. 감독 선임부터 전술 부재, 대회 운영까지. 과정과 결과를 모두 놓친 최악의 월드컵이 되고 말았다”라고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 선임 시점부터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며 불공정·불투명 비판을 받았다. 경향신문은 <치욕의 월드컵 탈락, 홍명보 사퇴하고 축구협회 대수술해야> 사설에서 “정몽규 회장의 4연임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간선제’가 있다”며 “소수 선거인단의 3분의 1가량이 협회 산하 단체장과 임원들이다. 국무조정실은 ‘국가정상화 프로젝트’ 과제에 축구협회 혁신을 포함시키며 ‘회장 직선제 도입’을 제시한 바 있다. 당장 직선제 도입이 어렵다면, 선거인단이라도 대폭 늘려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제2의 정몽규’가 회장이 되고, 그 회장이 ‘제2의 홍명보’를 감독으로 선임하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 엑스 재반박한 조선 “호남 용수 부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투자에 대해 조선일보가 비판 기사를 2, 3면에 연이어 냈다.

조선일보는 2면 <3년전 환경부 “영산강 물 부족, 여수산단 공급도 우려”> 기사에 ‘팩트체크’ 부제목을 달며 “본지가 입수한 2023년 11월의 ‘제1차 영산강·섬진강·제주권 유역물관리종합계획(2021~2030)‘에 따르면, 호남이 심각한 용수 부족과 가뭄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게 당시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진단”이라고 했다.

▲ 29일자 조선일보 2면 기사.

▲ 29일자 조선일보 3면 기사.

2면 <산업부 “서남권 소재 반도체 기업 2.6%… 소부장 인프라 가장 낙후”> 기사에선 “정부가 전국에서 호남 지역의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인프라가 가장 취약하다고 분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산업통상부가 최근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실에 제출한 ‘지역별 반도체 관련 기업 분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남권(광주·전남·전북)에 소재한 반도체 기업은 2.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했다.

관련기사

조선일보는 3면에서도 <호남 전력 자립은 원전 덕… 널뛰는 재생에너지로는 ‘팹’ 가동 어렵다> 기사와 <尹 때도 호남 입지 최적 평가? 광주·전남, 그땐 ‘후공정’ 신청 여러 지자체들 경쟁 끝에 탈락> 기사를 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7일 자신의 엑스에 <[단독] 정부, 반도체 물 부족 대책 있나…호남 농업용 저수지서 끌어올 판>이란 제목의 조선일보 기사를 공유하며 “호남에도 영남이나 수도권만큼 물은 충분하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에 필수요소인 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검토도 없이 초대규모 공장설립 계획을 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치(좌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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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우회 꼼수 추진 '한일군수지원협정' 당장 중단하라

자주통일평화연대, "도대체 왜 '일본 재무장' 부추기나"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6.06.28 16:46
  •  
  •  수정 2026.06.2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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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통일평화연대는 한일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는 28일 오전 9시 30분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기만하는 '우회적 군수지원', 자위대 한반도 진출 허용하는 ACSA 추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자주통일평화연대는 한일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는 28일 오전 9시 30분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기만하는 '우회적 군수지원', 자위대 한반도 진출 허용하는 ACSA 추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의 방한을 계기로 한일 군사협력 방안이 차근차근, 우회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27일 입국한 고이즈미 방위상은 다음날(28일) 회담을 앞두고 안규백 국방장관과 함께 원주에 있는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 부대를 방문해 탑승 쇼를 했으며, 28일 한일국방장관 회담에서 지난 1월 일본 항공자위대 기지에서 중간 급유 협력을 받은 블랙이글스에 대한 급유지원 정례화를 논의한다는 보도가 일본발로 나오기 시작했다.

회담이 끝난 후 나온 공동언론발표문에서 ‘한일상호군수협정’(ACSA) 문제는 의제로 오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나, △양국 특수비행팀 간 교류협력 발전 △다양한 해난사고 상황에 대비한 수색구조훈련 △AI(인공지능) 등 첨단 과학기술 협력 분야에 대한 논의를 추진한다는 합의가 이뤄졌다.

한일 당국간 '한일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을 위한 꼼수 '빌드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 이해와 설득이 있어야 하지만 한일 군수지원은 '필요하다'는 이재명 대통령과 안 장관의 언급이 결국 어디로 향할 지는 불보듯 명백하다.

자주통일평화연대는 한일 국방장관 회담이 열리는 28일 오전 9시 30분 국방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기만하는 '우회적 군수지원', 자위대 한반도 진출 허용하는 ACSA 추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평화연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는 '당장 추진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지만, 실상 협정 체결이라는 공식적인 절차만 피했을 뿐, 우회적인 방식으로 한일간 군수지원협력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이 사상 최초로 일본 자위대 기지에서 중간급유를 받고, 6월 7일 9년만에 재개된 한일수색구조훈련에서는 자위대 헬기가 한국 군함에 이착륙하는 훈련도 강행됐으며, 이번 회담을 앞두고 일본이 블랙이글스에 대한 급유지원 정례화를 제안한 가운데 안 장관이 동행한 가운데 고이즈미 방위상이 블랙이글스에 탑승하는 쇼를 한 것 등을 열거하며 "군수지원 사안을 잘게 '쪼개서' 점진적으로 군수지원을 정례화하는 기말술이며, 사실상의 한일군수지원협정 '꼼수 추진'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무엇보다 "한일 군수지원 상설화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없는 일본의 재무장과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행보에 날개를 달아주는 참담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개탄했다.

또 군사협력 수준을 넘어 사실상 한미일 3각군사동맹으로 나아가게 될 것으로 평가되는 ACSA가 체결되면 동북아는 신냉전의 격전지로, 한반도는 북중러와 한미일이 패권을 다투는 최전선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ACSA는 미국이 주도하는 '킬 웹'(kill web) 전략과 작전개념의 완성을 위한 중요한 퍼즐이며,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의 군수 및 병참 통합이 이뤄지면 한국은 미국의 필요와 이에 적극적인 일본의 요구에 따라 원치 않는 지역 분쟁에 '연루'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한미일의 인식에는 북중러의 결속을 동북아의 안보위협으로 판단하는 확고한 전제가 있으며, 연루의 위협을 무릅쓰고 미국과의 결속을 높이지 않으면 우월한 동맹으로부터 '방기'(Abandonment)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빠진 전형적인 '동맹안보 딜레마'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휘주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최휘주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최휘주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는 "군수 지원을 확대하고 정례화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길도 아니고 우리 국민을 위한 일도 아니며 대한민국을 위한 일도 아니"라며, "우회적이든 간접적이든 정례화라는 이름이든 어떠한 방식으로든 절대 한일 군사협력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기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청년 활동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기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청년 활동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태중 민족통일애국청년회 사무국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태중 민족통일애국청년회 사무국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기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청년 활동가는 "한일 ACSA체결을 통한 한미일, 한일동맹 구축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패권을 유지, 강화하기 위한 미국의 오래된 숙원사업"이라며, "이재명 정부가 열을 올리는 한일협력 강화로 한일 군사동맹이 구축되면 한국은 미국에 이어 일본에까지 군사적으로 종속되고 한미일 동맹체제 내에서 일본의 하위 동맹자로 편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일 ACSA체결은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및 동북아분쟁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고 한반도 재침략의 길을 열어줄 뿐만 아니라 미·일의 대중국 봉쇄 전략에 한국을 끌어들여 미·일의 전진 병참기지로 전락시킬 뿐"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한반도 안보와 평화에 역행하는 한일 군사협력 확대와 ACSA체결 논의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진영간 대결을 추구하면서 평화 공존과 자주 국방은 결코 실현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태중 민족통일애국청년회 사무국장은 과거 식민지 범죄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평화헌법 개악을 시도하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은 누가 동의하겠느냐고 하면서 "ACSA의 필요성은 있지만 국민정서상 어렵다고 하는데 도대체 국민들을 어떻게 설득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역사정의와 평화의 망치로 한일군수지원협정, 킬웹, 아시아판 나토  등이 적힌 종이상자를 부수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역사정의와 평화의 망치로 한일군수지원협정, 킬웹, 아시아판 나토  등이 적힌 종이상자를 부수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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