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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군 “미군이 우리 상선에 발포, 휴전 위반…보복할 것”

천호성기자

  • 수정 2026-04-20 09:24

18일 호르무즈해협 케슘섬 인근에 화물선들이 정박한 모습. AP 연합뉴스

이란군이 자국 상선에 대한 미국의 발포가 ‘휴전 위반’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아에프페(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이란군 중앙사령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각) 미군이 오만만에서 이란 상선에 발포해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군은 ‘해적 행위’와 미군에 대해 곧 대응하고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9일 미군은 오만만에서 미군의 해상 봉쇄를 뚫으려던 이란 국적 화물선 ‘투스카’호를 무력으로 나포했다. 기관실에 함포를 쏴 선박을 정지시켰다고 미군 중부사령부가 밝혔다. 이란 매체들은 이 배가 중국에서 출발해 이란으로 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란군이 자국 상선에 대한 미국의 발포가 ‘휴전 위반’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아에프페(AF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이란군 중앙사령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각) 미군이 오만만에서 이란 상선에 발포해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군은 ‘해적 행위’와 미군에 대해 곧 대응하고 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9일 미군은 오만만에서 미군의 해상 봉쇄를 뚫으려던 이란 국적 화물선 ‘투스카’호를 무력으로 나포했다. 기관실에 함포를 쏴 선박을 정지시켰다고 미군 중부사령부가 밝혔다. 이란 매체들은 이 배가 중국에서 출발해 이란으로 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란이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역봉쇄’와 이번 나포를 문제 삼아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이란 국영방송(IRIB)은 이날 이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금으로서는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예정된) 다음번 이란-미국 회담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이란 파르스·타스님 통신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반적인 분위기가 매우 긍적적이라고 평가할 수 없다”며, 미국의 봉쇄 해제가 협상의 전제 조건이라고 했다.

두 나라 간 2주 임시 휴전은 오는 22일 종료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 2차 종전 협상을 예고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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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부채비율 급등 우려"에 김용범 조목조목 반박 "재정 논쟁 이념 공방 넘어서야"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6.04.20. 07:01:20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이 내년에는 선진 비기축통화국 평균을 넘어서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적극 반박했다.

19일 저녁 김 실장은 페이스북에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부채 관련) 발표가 나올 때마다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보도가 국내 헤드라인을 장식하곤 한다. 그러나 국가부채비율을 둘러싼 논쟁은 종종 숫자 자체보다 정치적 프레임에 의해 과장되거나 단순화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같은 날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IMF는 최근 발간한 '재정모니터(Fiscal Monitor)' 4월호에서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비율이 올해 54.4%에서 내년에는 56.6%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일반정부부채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채무에 비영리 공공기관 부채까지 포함한 지표다.

한국의 이같은 전망치는 비기축통화국 중 IMF가 선진국으로 분류한 11개국의 내년 평균치 55.0%를 웃돈다. 올해 한국의 부채비율(54.4%)은 이들 국가 평균치인 54.7%를 소폭 밑돌았으나 내년에는 평균을 넘어선다는 게 IMF 예측이다.

이는 고령화 등으로 인해 복지지출 수요가 갈수록 커지는 한국 상황에 대한 우려, 아울러 특히 이재명 정부의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재정정책 등에 대한 우려와 맞물리면서 국내에서 정치적으로 논쟁이 될 소지가 있다는 게 김 실장의 지적이다.

김 실장은 구체적으로 "한국 국가부채비율은 과연 보도대로 높은가"를 따졌다.

김 실장은 "2025년 결산보고서 기준 한국의 국가채무비율(D1)은 49% 수준인 반면, 2024년 OECD 평균은 109%에 달한다"며 "절대 수준만 놓고 보면 한국은 여전히 재정 여력이 있는 국가군에 속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외국환평형기금채권처럼 대응 자산이 존재하는 채무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며 "단순한 총부채 숫자만으로 재정 부담을 판단하는 것은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적극 반박했다.

'한국이 비기축통화국이어서 한국의 부채비율 증가는 더 우려스럽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김 실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우려라고 반박했다.

김 실장은 "최근 '한국은 비기축통화국이므로 같은 그룹 국가들과 비교해야 하며, 그 안에서는 부채비율이 높은 편'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정 부분 참고할 만한 시각이지만, 기축통화 여부가 재정 건전성을 가르는 결정적 기준인지는 의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실장은 "2022년 영국의 이른바 '트러스 모먼트'"를 사례로 꼽았다. "기축통화국인 영국도 시장 신뢰를 잃자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파운드화가 급락했다"는 게 김 실장 지적이다.

'트러스 모먼트'란 영국의 최단 재임 총리 기록을 세운 리즈 트러스 전 총리의 정책 실패를 지적한다. 트러스 전 총리는 경제 건전성 재고를 목적으로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으나 오히려 시장은 즉각 국채를 투매하면서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고 국채 금리는 급등하는 부작용을 낳았다. 트러스 전 총리는 결국 취임 45일 만에 그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실장은 "최근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에도 영국·프랑스·독일·일본·미국 등 주요 선진국 국채 금리가 한국·인도 등 일부 국가보다 오히려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반박했다. "기축통화 보유 여부만으로 적정 국가부채비율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게 김 실장 지적이다.

김 실장은 단순히 부채비율만으로 국가 재정 건전성을 평가하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 진단이라고도 강조했다.

김 실장은 "2011~2012년 남유럽 재정위기 당시 ‘PIIGS’라 불리던 국가들의 최근 국채 스프레드가 오히려 독일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반대로 부채비율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던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장기국채 금리가 크게 뛰었다. 국가부채비율의 절대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나라 경제의 미래와 중기 재정 여건"이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아울러 한국의 국가부채비율이 선진국 중 가장 빠르게 늘어날 우려도 크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 일부가 최근 GDP 대비 6% 안팎의 재정적자를 이어가는 반면, 한국은 3%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최근 발표된 중기재정계획 역시 비교적 신중한 재정 운용 기조를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부채는 분명 관리해야 할 위험 요인"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바라보는 성숙 경제에서의 재정 논쟁은, 단순히 부채비율 숫자 하나를 놓고 이념 공방을 벌이는 수준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대신 "핵심은 성장 잠재력"이라며 "기업 경쟁력이 높아지고 자본시장이 성장하며 생산성이 개선된다면 세입 기반은 자연스럽게 확대된다. GDP가 커지고 차입 수요가 줄면 부채비율은 충분히 관리 가능한 범위에 머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그 맥락에서 "최근 정부가 경기 대응을 위해 확장적 재정을 일부 활용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며 "경기 침체기에는 재정이 완충 역할을 해야 하고, 위기 상황에서는 신속한 대응도 필요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도 중장기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MF의 이번 보고서에 관한 언론 보도에 대한 반박이면서 동시에 현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는 발언으로 풀이할 수 있다.

▲강훈식 비서실장(왼쪽)과 김용범 정책실장(오른쪽). ⓒ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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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얼굴 뒤에 숨지 마라

  • 기자명 이경렬 전 대사
  •  
  •  승인 2026.04.19 07:48
  •  
  •  댓글 0
 
   
 

네타냐후만이 아니라 트럼프도 함께 국제법정에 세워야

이란전쟁을 다루는 한국 언론의 보도 방식에는 맹점이 있다. 전쟁의 실체를 한 개인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춘다는 점이다. 네타냐후가 핵심 인물임은 분명하다. 가자지구에서 그랬듯 이란을 상대로도 초토화 전략을 먼저 세워놓은 후 이란과 레바논 공격에 앞장섰고 휴전을 방해하며 판을 흔들어왔다. 그래서 더 경계해야 한다. 네타냐후를 중심 괴물로 악마화하게 되면 정작 이 전쟁을 완성하고 있는 ‘절대악’이 안개 속으로 숨어버리기 때문이다. 트럼프다.

작년 6월 13일 이스라엘은 이란을 선제 타격했다. 그리고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미국은 ‘한밤의 망치 작전’으로 포르도와 나탄즈의 핵시설에 결정타를 날렸다. 미국이 마지못해 전쟁에 끌려 들어온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이 문을 열고 미국이 들어가 방점을 찍는 정교한 합작품이었다. 이번 전쟁도 명분은 같았다. 이번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동시에 습격했다. 전선은 넓어졌고 적의는 짙어졌으며 수많은 아이들과 무고한 민간인들이 죽어 나갔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으로 전장을 확장해 무차별 학살을 자행하고 100만 이상의 피란민을 발생시켰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을 향한 비판은 당연한 일이다. 다만 그 발언이 국내 언론보도의 흐름에 자칫 기이한 착시현상을 더할 수 있다는 점은 짚어야 한다. 한국 사회의 분노가 네타냐후와 이스라엘에만 쏠릴수록 미국은 이상하리만치 가벼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뒤에서 말리다 휩쓸린 조연처럼 보이고, 트럼프는 네타냐후의 꾐에 넘어간 얼간이로 묘사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전면에 나선 것은 이스라엘인지 몰라도 전쟁을 실질적으로 완성한 것은 미국의 승인과 군사력이다.

1982년 사브라와 샤틸라의 학살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당시 이스라엘군이 베이루트 서부를 장악한 상황에서 레바논 민병대가 팔레스타인 난민촌에 들어가 수천 명의 민간인을 학살했다. 세상은 먼저 민병대의 잔혹함에 분노했지만 그 학살은 이스라엘군의 철저한 통제 아래 벌어졌고, 이스라엘 내부 조사위조차 국방장관 아리엘 샤론의 책임을 인정했다. 앞줄에 선 것은 민병대였지만 몸통은 그 뒤에 있었다. 지금 한국 언론이 네타냐후의 얼굴에만 줌을 당길수록 트럼프와 미국은 그 뒤로 은근히 숨어버리고 있다.

1980년대 니카라과 콘트라 전쟁도 맥락은 같다. 마을을 파괴하고 민간인을 살상한 것은 현지 반군인 콘트라였지만 그들에게 총을 쥐어 주고 의회의 제한까지 우회하며 세력을 키운 것은 미국이었다. 손에 피를 묻힌 얼굴은 현지에 있었지만 그 손을 움직인 동력은 워싱턴에 있었다. 제국은 늘 이 방식을 선호한다. 언론이 직접적인 가해자의 얼굴에만 시선을 고정하면 책임의 본질적인 구조는 흐려진다. 이란전쟁을 네타냐후 개인의 광기로만 설명하게 되면 진짜 사탄은 교활한 비웃음을 흘리며 전쟁책임을 회피할 방법을 궁리할 것이다.

4월 16일 펜타곤 기도회에서 피트 해그세스 국방장관이 읊어댄 종교적 언어는 이 전쟁의 섬뜩한 배경을 드러낸다. 국가 안보라는 임무에 ‘섭리’와 ‘사명’이라는 포장지를 씌웠다. 구약 성경 에스겔 25장 17절이 등장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악을 행한 자들에게 하나님의 분노와 응징이 임한다는 요지의 이 구절은 영화 <펄프 픽션>에서 살육을 행하는 자가 무고한 상대를 처단하면서 내뱉은 언사다. 미국은 폭력에 종교라는 외투를 입히면서 도륙행위를 심판의 집행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전쟁범죄와 신의 뜻을 동일시하는 방식은 미국의 면죄부 문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전쟁의 실상을 정확히 불러야 한다. 네타냐후의 전쟁만이 아니다.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공동 책임 아래 진행된 전쟁이다. 누가 먼저 판을 깔았는지, 누가 더 잔인한 얼굴을 하고 있는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핵심은 누가 실제로 국가권력을 동원해 총력 공격을 기획하고 국제법을 짓밟고 민간인 희생이 예견된 작전을 밀어붙였는지 여부다. 전쟁범죄와 반인도범죄 나아가 침략전쟁의 책임은 둘 다에게 지워져야 한다. 네타냐후는 이미 국제형사재판소의 체포영장 대상이다. 트럼프 역시 그 옆자리에 서야 한다.

국내에서 자주연합을 비롯한 시민사회가 국제형사재판소 제소와 범시민 서명운동에 나서는 것은 그래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그것이 당장 법적 결과를 낳느냐를 떠나 인류가 최소한 어디에 선을 긋고 무엇을 용납하지 않을 것인지를 선언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국제형사재판소를 향한 요구는 결코 과한 것이 아니다. 탄핵이나 선거 심판은 국내적인 절차일 뿐이다. 그러나 국경을 넘어 벌어진 대규모 범죄는 별도로 국제 심판대에 세워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강대국 지도자가 벌인 전쟁은 늘 자국 정치의 소음 속에서 적당히 증발되고 말 것이다.

전례는 여럿이다. 2001년 세르비아의 전직 대통령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는 집단학살과 반인도범죄 혐의로 헤이그 법정에 섰다. 재판 도중 사망해 유죄 확정은 피했으나 국가원수도 국제법정의 피고가 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라이베리아의 전직 대통령 찰스 테일러 역시 2012년 전쟁범죄 방조 혐의로 50년형을 선고받고 지금도 복역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과 인류 문명의 숭고함을 짓밟은 인간은 그 지위가 아무리 높다 해도 법망 바깥에 영원히 머물 수 없다는 원칙은 이미 수백 번도 더 확인됐다.

우리와 관계없는 남의 일이 아니다. 외세의 개입과 전쟁, 민간인 학살과 분단의 역사를 관통해온 우리가 국제법의 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추상적인 도덕주의가 아니다. 오히려 처절한 역사적 경험을 가진 시민의 능동적이고 현실적인 감각이다. 지금 우리는 네타냐후를 향한 손쉬운 분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네타냐후의 얼굴 뒤로 숨는 미국까지 함께 끌어내는 정밀한 분노가 필요할 때다. 그래야만 이 전쟁의 실체도, 책임의 순서도, 우리가 지켜야 할 문명의 마지노선도 흐려지지 않을 것이다. 인류는 트럼프와 네타냐후를 나란히 심판대에 올려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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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2018’ 승부처 경남…앞선 김경수, 따라붙는 박완수

강동형 에디터

yunbin6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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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6.04.18 19:00

  • 수정 2026.04.18 19:22

  • 댓글 0

[여론조사꽃] 김경수 48.4%, 박완수 42.1%

김경수 가상 양자·다자 대결에서 모두 우세

김경수 개인역량 압도…박완수 조직표 견고

김경수 김해·창원, 박완수는 진주·밀양 우세

박완수 후보 확정되자 '샤이 보수' 지지 늘어

김경수 앞서지만 경남은 끝나지 않은 승부처

6·3 지방선거에서 경남 도지사 선거 역시 부산 못지않은 관심 지역이다. 민주당에서는 도지사를 경험한 김경수 후보가 실지 회복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현 도지사인 박완수 후보가 방어에 나섰다. 민주당이 부산과 울산, 경남에서 ‘어게인 2018’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남에서의 승리가 관건이다.

여론조사 수치만 놓고 보면 부·울·경에서 경남이 가장 힘든 험지로 꼽힌다. 정당지지율이 오차범위내에 있고, 김경수 후보와 박완수 후보의 지지율 격차만 봐도 오차범위내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김경수 후보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정당지지율이나 지방선거 인식조사보다도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 역시 지역기반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김경수 후보는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고, 늦춰서도 안 되는 상황이다.

어게인 2018을 이루기 위해서는 김경수 후보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사진은 김경수(가운데) 후보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지난 14일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함께 부울경 메가시티 공동 출정식을 가진뒤 손을 맞잡고 있다.. 2026, 03,14 연합뉴스

여론조사꽃이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동안 경상남도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상대로 실시한 무선자동응답전화조사(ARS, 표본오차 ±3.1% 포인트, 응답률 8%) 결과 경남지사 가상양자대결에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48.4%의 지지를 받아 1위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는 42.1%로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6.3% 포인트로 집계됐다. 그 외 다른 인물은 3.7% , 투표할 인물이 없다는 3.7%였다.

민주당 김경수후보 ,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 가상양자대결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 6.3% 포인트는 오차범위( 표본오차 ±3.1% 포인트에서 오차범위내 최고치는 6.2% 포인트) 밖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오차범위를 벗어났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한 수치라 할 수 있다.

김경수 후보는 권역별로는 2권역(김해시, 양산시)에서 60.1%의 높은 지지율로 박완수 후보(29.9%)에 우세했고, 1권역(창원시 ) 에서도 47.5%로 박완수 후보 40.4%를 따돌렸다.

서부경남 남해안벨트인 4권역( 통영시 사천시 거제시 고성군 하동군 남해군)에서는 김경수 후보 48%, 박완수 후보 45.1%로 박빙의 접전을 벌였다. 진주시를 포함한 내륙 시군구 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보수성향이 강한 3권역(진주시 밀양시 의령군 함안군 창령군 산청군 함양군 거창군 합천군) 에서는 김경수 후보가 36.3%, 박완수 후보는 56.1%로 박 후보가 우세한 양상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지지세가 뚜렷하게 갈렸다. 김경수 후보는 40대(67.3%)와 50대(57.1%)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고, 30대(46.9%)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박완수 후보는 70세 이상(60.8%)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고, 18~29세(47.2%)에서 앞섰다. 60대에서는 두 후보가 초박빙 접전 구도를 형성했다.

여론조사 꽃은 올해 들어 민주당 김경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의 가상양자대결을 이번 조사를 포함해 모두 세차례 실시했다.

약 한 달 전인 3월 18일부터 19일 이틀 동안 도민 1009명을 상대로 무선전화면접조사(CATI, 응답률 ±3.1% 포인트, 응답률 13.6%) 가상양자대결에서 김경수 후보는 44%, 박완수 후보는 33.4%의 지지를 받았다. 후보가 없다거나 잘 모른다, 그 외 인물은 22.6%였다. 물론 한 달 전 조사는 조사방법이 달라 단순 비교하는 데 무리가 따르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알 수 있다. 이번 조사와 비교하면 김경수 후보는 4% 포인트 증가하고, 박완수 후보는 11.7% 포인트 상승해 박완수 후보의 상승폭이 컸다. 경남 유권자 중에서도 부산과 마찬가지로 후보 선택을 주저하는 샤이보수가,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자 자신들의 표심을 드러내면서 자연스럽게 박완수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간 것으로 파악된다.

이런 상황에서도 김경수 후보의 지지기반은 흔들리지 않아, 김 후가 견고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꽃이 1월 27일부터 28일까지 이틀동안 경남도민 1005명을 상대로 실시한 무선자동응답전화조사(ARS, 표본오차 ±3.1% 포인트,응답률 6.5%) 가상양자대결에서는 김경수 후보가 47.7%, 박완수 후보가 37.4%로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10.3% 포인트였다. 1월 조사는 이번 조사와 같은 방식의 여론조사(ARS)_여서 서로 비교하면 지지율 등락이 왜 일어 났는지를 좀 더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꽃이 지난 1월 달에 조사한 데이터와 이번 조사를 비교하면 김경수 후보는 0.3% 포인트 증가했고, 박완수 후보는 7.7% 포인트 증가했다. 김경수 후보 역시 큰 폭은 아니지만 약간 증가했기 때문에 박완수 후보가 지지율 증가에 영향을 미친 집단은 적절한 후보가 없다거나 모른다거나 무응답층에서 옮겨간 유권자라고 할 수 있다. ‘내란옹호당’ ‘윤어게인을’ 외치는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할 수 없어 선택을 유보하며 숨어 있던 이른바 ‘샤이보수’가 국민의힘 후보가 확정되면서 국민의힘 지지를 드러낸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여론조사 분석을 하다보면 보수정권하에서는 무응답층에 샤이진보가 더 많이 숨어 있고, 진보정권에서는 샤이보수가 더 많이 숨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가상양자대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그룹은 약 10% 포인트 정도다. 이들 상당수는 샤이보수로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후보 지지를 표명하지 않던 그룹이 모두 박완수 후보를 지지할 경우 김경수 후보의 당선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선거에는 여론조사를 포함해 후보 개개인에 대한 평가 , 선거 구도와 공약 등 많은 변수들이 있다. 이들 변수들을 고려해 이번 경남도지사 선거를 분석해 보면 김경수 후보가 박완수 후보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아울러 김경수 후보는 진보당 전희영 후보를 포함 한 가상다자대결에서도 우세를 이어갔다. 꽃 조사 가상다자구도 대결에서 김경수 후보는 46.8%의 지지율을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박완수 후보는 39.3%로 뒤를 이었으며, 두 후보 간 격차는 7.5%포인트였다.

진보당 전희영 후보 함한 가상 다자대결

양자구도 보다 다자구도에서 1위와 2위의 지지율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은 이해하기 힘든 결과다.

이어 진보당 전희영 후보는 2.6%, 그 외 다른 인물 3.3%, 투표할 인물 없음은 5%로 집계됐다.

권역별로는 양자구도와 마찬가지로 다자구도에서도 1,2권역에서 우세하고, 4권역에서는 박빙우세, 3권역에서는 박완수 후보가 우세했다.

연령별 역시 가상양자대결과 마찬가지로 세대간 지지 구도가 뚜렷했다. 김경수 후보는 40대, 50대에서 우세했고, 30대에서도 앞섰다. 60대에서는 두 후보가 초박빙 구도를 형성했다. 박완수 후보는 70세 이상에서 우세했고, 18~29세에서도 앞섰다.

경남도 지방선거 인식조사

지방선거 인식조사에서 ‘정부 지지를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46.1%,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42.1%로 집계됐다. 두 응답 간 격차는 4%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에서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 수치 보다 김경수 후보의 지지율(48.4%)이 더 높다. 후보 가운데 지방선거 인식조사 보다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높은 후보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부겸 후보가 손꼽힐 정도다. 김경수 후보가 개인 경쟁력으로 상당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박완수 후보는 양자대결 지지율 42.1%와 지방선거 인식조사 수치가 동일해 개인 역량 보다는 전통적인 국민의힘 성향 유권자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당지지율은 민주당이 45.3%, 국민의힘 40.7%를 기록했다. 양당 간 격차는 4.6% 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에서 팽팽한 형국이다.

이어 진보당 3%, 개혁신당 2.5%, 조국혁신당 1.8%, 그 외 정당 2.5%, 지지정당 없음이나 모름은 4.2%였다. 정치 고관여층이 주로 응답하는 ARS 조사지만 범여권 정당의 지지율합이 50.1%여서 경남의 정당지지 구도에 큰 변화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상남도 정당지지율

이재명대통령 국정운영평가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는 긍정평가 63%, 부정평가 33.7%로 집계됐다. 긍·부정 격차는 29.3% 포인트로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경남 전 권역에서 긍정 평가가 부정평가에 비해 앞서거나 우세했다. 3권역에서도 54.3%로 과반을 기록해 경남도민의 이 대통령에 대한 변화된 민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꽃 여론조사의 이념성향 표본(가중치 적용사례) 구성비를 살펴보면 진보성향 표본 22.6%, 중도성향 34.5%, 보수성향 표본 28.7%, 잘모름 14.2%로 보수성향 표본이 다소 많은 편이다. 하지만 보수세가 강한 경상남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표본 추출이 양호한 편이다. 김경수 후보가 본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론조사의 보다 상세한 내용은 여론조사꽃 보도자료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 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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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국제회의 참석..“호르무즈 항행 자유에 실질적 기여할 것”

  • 민일성 기자

  • 입력 2026.04.18 10:03

  • 댓글 0

영·프 주도 회의에 50여개국 참석..이 대통령 “관리 메커니즘 국제사회 함께 모색”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에 관한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하면서 “항행 자유 보장을 위해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밤 SNS를 통해 “대한민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핵심 이해 당사국이다. 해당 해역의 안정과 항행의 자유 보장은 우리 경제와 국민 생활에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글로벌 책임강국으로서, 국제법에 기반한 해협 내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해 책임 있는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다”며 “향후 상황 변화에 대비해 외교·군사적 협력 증진 방안도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유로운 국제 통항 원칙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에 기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주도적으로 동참하며, 우리 국민의 일상이 흔들림 없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 10분경 프랑스와 영국 주도로 열린 정상회의에 참여해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를 위한 국제적 노력, 선원 안전 및 선박 보호, 전쟁 종식 후 항행 안전보장을 위한 실질적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회의에는 49개국 정상 및 대표들이 참석했으며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이란 전쟁 당사국인 미국과 이스라엘 등은 불참했으며 중국과 일본은 비정상급 인사가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석한 정상 중 가장 먼저 발언했다. 그는 “우리 국민들을 포함해 해협 안에 발이 묶여있는 선원들의 안전과 건강이 충분히 보장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교착 상태를 조속히 해소하고 해협의 안정을 위한 관리 메커니즘을 국제사회가 함께 모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의 약 70%를 수입하는 핵심 이해 당사국”이라며 “해협 내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전은숙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화상 정상회의는 중동 지역 평화를 촉구하고 전쟁 종식 이후 호르무즈 해협 내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조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정부는 자유로운 국제 통항 원칙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주도적으로 동참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일상이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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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 드러난 트럼프 '합의' 주장 허구...이란 “우라늄 이전·해협 개방, 모두 거짓”

  • 기자명 박재산 기자
  •  
  •  승인 2026.04.18 19:46
  •  
  •  댓글 0
 
   
 

“모두 거짓”…이란, 협상 내용 전면 부인
‘약속 위반 프레임’ 포석 의혹…추가 군사행동 명분?
50일간 전쟁 피해 극심…2차 종전협상 불투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사전 합의를 주장했으나, 이란 정부와 군 당국이 이를 즉각 부인하며 전방위적인 반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의 농축 우라늄 해외 이전과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개방 등 두 가지 핵심 사안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란 측은 해당 발언이 나온 직후 이를 "사실무근"이라며 일축했다.

“모두 거짓”…이란, 협상 내용 전면 부인

이란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1차 종전 협상 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모두 거짓”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해협 통행은 이란의 승인과 지정된 항로에 따라 이뤄지며, 모든 결정은 현장 상황에 근거한다”고 강조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역시 농축 우라늄의 해외 이전 가능성을 전면 부정했다. 대변인은 공식 성명을 통해 “농축 우라늄은 어떤 상황에서도 외부로 이전되지 않을 것이며, 이는 협상 대상조차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는 이란의 주권적 결정 사항임을 명시하며, 미국의 해상 봉쇄 시도는 휴전 위반으로 간주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약속 위반 프레임’ 포석 의혹…추가 군사행동 명분?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에서 존재하지 않는 합의를 기정사실화한 뒤, 이를 근거로 향후 ‘위반’ 프레임을 설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나아가 이러한 방식이 추가 군사 행동의 명분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도발에 대비해 완전한 전투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육·해상 작전 및 드론·해상 감시 체계 등 전시 대응 능력을 점검하며 무력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혁명수비대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와 관련한 전시 통제 규칙을 강화해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민간 선박은 이란이 지정한 항로로만 이동할 수 있다.

▲모든 선박 이동은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군함의 해협 통과는 금지된다.

▲통행 시점은 전장 상황과 휴전 이행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50일간 전쟁 피해 극심…2차 종전협상 불투명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 이후 50일간 이어진 전쟁으로 이란 내 피해는 극심한 상태다. 이란 정부가 공식 발표한 집계(3월 26일 기준)에 따르면, 최소 1,750명 이상이 사망하고 약 2만2,000명이 부상했으며 어린이 사망자도 200명 이상으로 파악됐다.

주택 및 건물 파괴 12만여 채, 의료시설 400여 곳, 학교 600여 곳 등 공공 시설이 파괴되어 경제 손실은 2,700억 달러(약 397조 원)로 추산되고 있다.

한편, 양측은 오는 2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종전 협상 개최를 타진하는 것으로 관측되나, 공식적인 일정 확정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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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조폭 범죄자' 누가 만들었나?…검찰의 실패를 따라간 언론의 실패

[박세열 칼럼] '기성 언론'이 다른 '수세식 스피커들'과 차별점을 갖기 위해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6.04.18. 07:00:04

언론은 검찰의 거울이었다. 언론은 검찰을 '반영'하고 '재현'한다. 우리는 검찰의 내부 사정과 검찰의 수사 내용을 '언론'을 통해서 접할 수밖에 없다. 즉, 우리가 아는 검찰은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검찰이다. 언론은 검찰(검찰 수사)을 제대로 '반영'하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한 이유다.

검찰과 언론의 '받아쓰기' 논란은 마치 문학의 유구한 주제인 재현(Representation)을 둘러싼 논쟁과 닮았다. 문학은 실제(present)를 '재(re-)현'할 수 있는가? 검찰은 '실제'이고, 언론은 '재현'이다. '실제'는 현실, 관념, 감정이 뒤섞인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고, 언론은 그걸 구체화 해 언어로 전한다. 언론은 실제를 정확히 반영하는 듯 하면서도, 실제에 속아 넘어가기도 하며, 실제를 엉뚱하게 해석하기도 하고, 또 아예 재구성하기도 한다.

저널리스트가 유념해야 할 문제는 '언론이 실제를 반영한다'는 착각이다. '팩트 앞에 겸손해 지자'는 오래된 격언은 그 나름의 철학을 담고 있고 폄훼되어서도 안되지만, 언론이 '팩트'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점도 항상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 '리얼리즘의 착각'에 빠질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문학에서 한때 리얼리즘 작가들은 현실이 '거기'에 '존재'하고, 문학은 그걸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재현의 위기가 찾아오는 건 현실의 모순이 극대화될 때다.

이를테면 검찰수사에서 언론은 2차 가공물이다. 1차 가공물은 검사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검사가 재현한 현실을 언론이 다시 재현하는 것이다.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사건' 재판 과정에서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에 "OOO 너(남욱) 결정한 대로 다 해줄 테니까"라는 내용이 있다. 검찰은 OOO를 '윗 어르신(이재명과 정진상으로 검찰은 추정)들이 너 결정한 대로 다 해줄 테니까'라고 공소장에 적었지만, 정작 당사자인 남욱은 법정에서 '위례신도시도 너 결정한 대로 다 해줄 테니까"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

위례신도시가 윗어르신이 된 것은 '실제'에서 글자 몇 개의 작은 변화지만, 검찰의 자의적 해석은 '이재명 일당'을 사건의 중대한 범죄자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이로써 현실의 '민간업자들의 비리 사건'은 거물 야당 정치인이 연루된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확장됐고, 언론은 검찰의 가공물을 다시 받아들여 '2차 가공물'을 재현하고 재생산해 냈다.

검찰은 스스로 현실을 왜곡하기도 하지만, 팩트의 물량공세를 통해 언론에 검증할 시간을 주지 않고 자신들의 의도를 담아 '재현'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특수부 검사들은 '범죄자 이재명'이란 큰 그림을 그리고 윤석열의 정적을 겨냥했다. 어떤 반론도 허용하지 않는 '팩트 물량공세'가 검찰청에서 봇물 터지듯 흘러 나왔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검사 사칭 사건 위증교사 혐의,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 의혹, 쌍방울 대북 송금 연루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까지. 그리고 이재명의 측근인 정진상과 김용의 뇌물수수와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수사하면서 '윗 어르신(이재명)'이 타깃이라는 암시를 줬다.

그 결과 이재명은 8개 사건으로 기소돼 재판만 5개를 받았다. 어디까지 사실이고, 어디까지 조작이며, 어디까지 거짓인지 우리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 물량공세를 정신없이 '재현'해 내기에 바빴던 언론들의 행태가 그야말로 검찰의 '받아쓰기 기계'였다는 논평은 최소한 뼈아픈 지적으로 다가온다.

리얼리즘 효과 (L'effet de réel)는 롤랑 바르트가 고안한 것으로, 이야기 전개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는 사소한 묘사들(묘사 속의 낡은 시계, 장신구 등)이 서사적 기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건 현실이다'는 느낌을 강화하는 기호로 작용하는 걸 말한다. 일종의 기술적 장치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무현의 논두렁 시계'다. 그리고 이건 이재명의 '초밥 법카'라든지, '돈 봉투 부스럭 거리는 소리' 따위로 변주된다.

'리얼리즘 효과'를 극대화하는 장치들을 검찰이 고안해 내면 언론은 경쟁적으로 디테일을 따라가며 '현실을 재현한다'고 착각한다. 역시 마찬가지로 '재현의 함정'이다.

이런 작은 장치들은 모여서 '신화'가 된다. 특히 언론이 만든 이른바 '이재명 조폭 연루설'은 '신화화'의 정수다. 영화 <아수라>의 안남시는 이재명의 성남시가 아니지만, 언론은 '이재명의 성남시'로 암시한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2018년 7월 21일자 "권력과 조폭-파타야 살인사건 그 후 1년" 프로그램이 반영된 후 일주일간 104개 주요 언론사에서 '이재명'과 '조폭'이 키워드인 기사 584건이 쏟아졌다.(미디어오늘 뉴스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 인용 보도) 특히 '아수라' 영화와 비교한 기사는 69건. "'이재명 조폭' 의혹에 '아수라'도 역주행…'안남시·은실장' 다큐같은 디테일"(서울경제), "'그알' 이재명 조폭연루설 제기…영화 '아수라' 속 안남시=성남시라고?"(세계일보), "'재평가 시급' 이재명 보도 전·후 '아수라' 평점…다운로드 순위 역주행"(국민일보), "영화 아수라, 이재명 조폭연루설 암시했다?"(서울신문) 등이다.

영화 <아수라>와 이재명은 전혀 상관 없지만, 언론은 마치 무한증식 기계처럼 '썰'을 기사화하고 이를 통해 조회수를 올렸다. 이건 다시 '밈'으로 형상화돼 퍼지고, AI 알고리즘을 타고 확증 편향의 세계로 진입하게 된다. 초등학교밖에 안나오고 공장에서 거칠게 일하던 교련복 입은 소년공과 그의 불행한 가족사는 '조폭의 음험한 세계'와 결합해 낙인 효과를 일으킨다. 언론은 이를 '인터넷 트롤'들의 소행이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그 '트롤'들에게 먹이를 준 건 언론이라는 사실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

MIT 연구진이 2006년부터 2017년까지 12만6000건의 뉴스 기사와 450만 개 이상의 트윗을 분석한 결과 '잘못된 뉴스'(가짜 뉴스)가 사실에 근거한 뉴스보다 훨씬 더 빠르고 멀리, 더 널리 퍼져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달했다. 트위터 사용자들은 사실에 근거한 기사보다 잘못된 기사를 리트윗할 가능성이 70퍼센트 더 높았다. 그리고 '잘못된 기사'들은 주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것들이다. 영양가 있는 음식이 아니라 맛있는 사탕일 뿐이다. 하지만 사탕이 우리의 영양가 있는 주식을 대체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대중은 언제나 진실보다 그럴듯한 거짓말을 선호해 왔다.

대중의 취향과 여론 환경을 탓하자는 게 아니다. 현실의 정보 유통 세계는 마치 보이지 않는 세균과 바이러스들을 상대해야 하는 일과 같다. 마셜 맥루한의 표현을 빌리자면, 저널리스트는 "의사들에게 가장 큰 적은 눈에 보이지 않고 식별할 수 없다고 말한 파스퇴르와 같은 입장"에 서 있다.

이런 세계에서, 그래도 기성 언론이 '유사 언론'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스스로 성찰하고 고민하고 개선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모 인사는 '재래식 언론'이란 표현으로 기성 언론을 폄훼하지만, 그들이 대단한 새 시대의 언론처럼 여기는 '수세식 스피커'들이 하는 행태는 과거 '재래식 언론'들이 하던 '프레임 조작'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수세식 언론' 역시 '리얼리즘 효과'의 함정에 빠져들고 있지만, 그들은 스스로 성찰하는 모습을 잘 보이지 않는다.

검찰 개혁의 시대, SNS 시대에 언론은 끊임없이 '재현 윤리'에 대해 더 성찰해야 한다. 검찰 수사, 폭력, 역사적 사건 등을 다룰 때, 언론은 대상을 어떻게 윤리적으로 '다시-드러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실제'와의 거리를 인정하고, 아무리 정밀한 재현이라도 현실 그 자체가 될 수 없으며, 특히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 속에서 현실을 완벽하게 객관적으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기본으로 세상을 대해야 할 것이다. '반성하는 언론'과 '성찰하는 언론'이 결국 가짜 언론들과 진짜 언론을 구분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도, 그런 반성과 성찰의 일환이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 예고화면 갈무리

박세열 기자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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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딴청·핏대…'조작 기소' 청문회장의 오만한 검사들

김호경 에디터

haojing610@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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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정당

  • 입력 2026.04.17 23:15

  • 수정 2026.04.18 08:27

  • 댓글 1

강백신 "왜 설명 못 하게 하나!!" 위원장에 버럭

민주 "국회서도 고성, 안하무인…수사 어땠겠나"

박상용 영향받은 듯 불손·무책임한 태도 잇따라

송경호 "중앙지검장 권한" "정일권 100% 신뢰"

"사냥개 풀었다" 지적에 "모욕적…내가 사냥개?"

호승진 "의원님들 나중에 어떡하려고 이러는지"

김영남은 대북송금 유일한 물증에 "기억 안 나"

정청래 "검찰 깡패…수사권 손톱만큼도 안 준다"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가 16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및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청문회에서 서영교 위원장에게 고함을 지르고 있다. 2026.4.16. 채널A 현장 영상 갈무리

서영교 : "강백신 증인!"

강백신 : "왜 국민에게 설명을 못 하게 합니까!!"

의원들 : "뭐 하는 거야, 지금!" "국회 모욕죄로 고발해주세요!"

강백신 : "고함친 거는 죄송합니다. 중요한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못하게 하기 때문에 제가 말씀을 드린 것입니다."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16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 도중 서영교 국조특위 위원장에게 '왜 내 설명을 막느냐'는 취지로 버럭 고함을 질렀다.

지난 2022년 7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으로 부임해 대장동 사건 2기 수사팀을 이끌며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기소했던 강 검사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윤 의원의 발언 시간이 초과돼 마이크가 꺼진 상태임에도 "이제 (발언을) 정리해달라"는 서 위원장의 당부에 아랑곳없이 '정영학 녹취록' 등을 들어 이 대통령 수사의 정당성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앞서 1기 수사팀의 책임자 중 한 명이었던 정용환 서울고검 차장검사(검사장 직무대리)는 지난 7일 청문회에 출석해 "1기 수사팀은 이 대통령과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요지로 증언한 바 있다. 그 때문에 강 검사는 윤석열 정권 출범 직후 투입된 2기 수사팀에서 1기 수사팀의 결론을 정반대로 뒤집은 과정을 강변하는 데 열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서 위원장이 말을 가로막고, 나아가 2022년 10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내연녀 박모 씨에 대한 2기 수사팀의 압수수색 조서에 입건도 되지 않았던 이 대통령이 '피의자'로 적시된 연유를 캐묻자 돌연 흥분해 큰소리를 지른 것이다.

이에 청문회장에 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깜짝 놀라 항의하고 국회 모욕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질타하자 강 검사는 "고함친 거는 죄송하다"며 한발 물러섰지만 "중요한 부분에 대한 설명을 못 하게 해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끝까지 항변했다. 서 위원장도 기가 막힌 듯 "국민 여러분, 검사들의 민낯을 보시는 것"이라며 "국정조사를 받는 이 자리에서도 위원장에게 소리 지르는 모습 보셨느냐? (증인으로 출석해 있는) 이원석 전 검찰총장 지금 보셨느냐?"라고 좌중을 둘러보며 물었다. 민주당 이용우 의원은 "강백신 증인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나와서도 고성을 지르고 안하무인 행태를 벌이는데 수사 과정에서는 어땠겠느냐"고 개탄했다.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16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및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4.16. 연합뉴스

이 밖에도 청문회 현장에서는 그간 일말의 자성도 보인 적 없는 박상용 검사의 국정감사 무시 태도에 영향을 받은 탓인지 특위 위원들, 나아가 국민에게 오만하게 비치는 전·현직 검사들의 불손하거나 무책임한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22년 5월 각각 서울동부지검과 남부지검에 소속돼 있던 강백신·엄희준 검사를 대장동 2기 수사팀 정식 발령 두 달 전부터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 부부장검사 직무대리 자격으로 미리 파견해 수사 기밀을 들여다보게 한 이유를 따져묻는 이용우 의원 질의에 "중앙지검장의 권한"이라고 태연하게 답했다. 1기 수사팀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위법한 직무대리 발령을 그렇게 서둘러 낸 이유가 뭐냐고 이 의원이 재차 물었지만 즉답을 피했다.

송 전 중앙지검장은 심지어 "함께 근무하는 동안 경험한 정일권 검사의 인품이나 실력에 비춰볼 때 저는 정일권 부장의 해명과 입장을 100% 신뢰한다"고 장담하기도 했다. 반부패수사1부 부부장검사였던 정일권 부장검사는 2022년 9월 긴급체포된 대장동 개발업자 남욱 변호사를 서울중앙지검 구치감에 2박 3일간 가두고 남 변호사의 자녀 사진을 보여주며 "배를 갈라서 장기를 다 꺼낼 수도 있고 환부만 도려낼 수도 있다" "우리 목표는 (이재명) 하나다"라고 압박했다는 인물이다. 정 부장검사는 "남 변호사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인도적·도의적 차원에서 아이들 사진을 제시했다"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의 치료 방법에 비유를 해서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를 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등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내놓은 바 있다. 송 전 중앙지검장은 또 "사냥감을 찍어놓고 사냥개(대장동 2기 수사팀 지칭)를 풀었다"고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지적하자 "그런 인간 모욕적 발언을 하지 말라. 제가 어떻게 사냥개인가?"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호승진 전 검사가 16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및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4.16. 채널A 현장 영상 갈무리

역시 반부패수사3부 부부장으로 대장동 2기 수사팀에서 활약했던 호승진 전 검사는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청문회에서 느낀 소회를 말해보라고 하자 "지금 민주당 위원님들께 제가 한 가지 의문이 있는 건, 민주당 위원님들은 김용 피고인이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불법 정치자금이 8억 원이 넘어갔는데 만약 유동규가 공여자이고 김용 씨는 돈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하면 이 사건은 공여자만 있고 수수자가 없는 사건이 돼버린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만약 대법원에서 저희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의원님들은 나중에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굉장히 놀랍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김동아 의원은 변호사로 개업한 호 전 검사를 향해 "본인 의뢰인한테 그렇게 말씀하라"고 소리쳤고, 김승원 의원은 "깨끗한 증거를 법원에 내야지 더러운 손으로 증거를 오염시켰다"고 비판했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변호인들은 지난해 12월 1일 이들 대장동 2기 수사팀의 강백신, 엄희준, 정일권, 호승진 등 전·현직 검사 4명을 모해증거위조,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의 혐의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고발한 상태다. 대장동 사건의 핵심 증거인 '정영학 녹취록' 내용 중 ▲원본 녹음파일에는 존재하지 않는 "용이하고"라는 표현을 임의로 추가해 김용 전 부원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 과정에 관여한 것처럼 조작 ▲남욱 변호사의 발언인 "재창이형"을 정진상 전 실장을 연상시키는 "실장님"으로 조작 ▲남욱 변호사의 발언으로 문맥상 "위례신도시"로 추정되는 부분을 마치 이재명 대통령 등 윗선의 지시가 있었던 것처럼 보이도록 "윗어르신들"로 조작하는 등 허위 증거를 법원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이들을 따로 공수처에도 고발했다.

 

14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남 전 수원지검 형사6부장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4.14. 연합뉴스

검찰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으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기소할 때 유일한 물증(비진술증거)이자 핵심 유죄 근거로 제시한 소위 '김태균 회의록'에 대해 당시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의 직속상관인 김영남 전 수원지검 형사6부장은 "회의록에 대해 기억나는 게 별로 없다"고 시큰둥하게 답했다. 지난 14일 국정조사에서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쌍방울 재판에서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들은 김성태 회장과 방용철 전 부회장의 진술 말고는 없다. 유일하게 있는 게 김태균이라는 투자 유치한다는 사람의 회의록인데 상당한 의문이 제기된다"면서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하고 서영교 위원장도 "물증이라고는 회의록 하나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거들었으나 김 전 부장검사는 "재판 중인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다. 문서는 제가 기억을 못한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서 위원장이 거듭 다그치자 "지금 기억을 되살린다고 해서 기억이 되살아날 리가 없지 않냐? 기억을 못 하는 걸 뭐라고 하시면 어떡하냐?"고 불쾌하게 대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청문회 출석 전·현직 검사들의 전반적인 답변 태도에 분노한 듯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조사 청문회장의 증인이나 참고인들은 대체로 공손하다. 그러나 유독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는 국회의원들을 향해 고개를 빳빳이 들고 삿대질하고 적반하장식으로 무리하게 구는 국가 공무원이 있다. 검찰 깡패들"이라며 "어제 국정조사 청문회장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 참 구제 불능인 자들이다. 이번 국정조사를 지켜보면서 검찰에게 손톱만큼이라도 검찰 수사권을 주어서는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 티끌만큼이라도 검찰에게 틈을 주어서는 안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강조했다.

 

14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청문회에서 이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가 증인 선서를 거부한 뒤 거부의 이유를 구두로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요구하며 의원들을 지켜보고 있다. 2026.4.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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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기억식에서 이 대통령 손 잡은 학생들, 이 말 전하고 싶답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4/18 08:38
  • 수정일
    2026/04/18 08:3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미산마을에 살면서, 대안학교인 성미산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있습니다. 마을주민이자 선생님·아이들과 학교를 함께 꾸려가는 양육자로서 겪은 일을 전합니다.

16일 밤 서울 마포구 망원역에서 성미산학교 학생을 비롯한 성미산마을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 12주기 집중 선전전을 마무리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선대식

"오늘은 세월호 참사 12주기입니다. 노란 리본 하나씩 받아 가세요."

16일 밤 서울 마포구 망원역 2번 출구 앞. 성미산학교 중등 과정 학생들은 행인들을 향해 큰 목소리로 외쳤다. 한 학생은 '기억과 약속의 4월 우리 모두는 세월호의 증인입니다'라는 노란색 팻말을 들었고, 옆에 선 학생들은 세월호 리본 키링과 노란 나비 종이를 사람들에게 건넸다.

많은 사람들은 그냥 지나쳤지만, 걸음을 멈추고 노란 리본과 나비를 받아 든 이들도 제법 있었다. 과자를 사와 학생들 주머니에 찔러 넣어준 사람도 있었고, "고맙습니다"라거나 "참 착하고 기특하네"와 같은 따스한 말을 건네는 이들도 있었다. 성인 자녀가 있을 것으로 보이는 연배의 남성 둘은 노란 리본을 받아 들고선 "아이들이 살아 있다면, 서른쯤 됐겠지?"라는 말을 주고받았다.

"언제 적 세월호야. 학생들은 집에 가서 공부나 하지. 쯧쯧"

못마땅한 표정으로 혀를 차며 지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학생들은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1시간 동안 학생들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집중 선전전을 진행했다. 다 함께 '진실을 침몰하지 않는다' 노래를 부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라는 큰 교실에서,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고 이를 기억하고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게 더 큰 공부가 아닐까.

2014년에 태어난 아이가 세월호를 외치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역 앞에서 열린 4.16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약속 시민대회에 참석해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며 진실 규명과 생명안전 사회를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누구나 그렇겠지만, 2014년 4월의 날들을 잊을 수 없다. 나에겐 특별한 경험과 함께였다.

그해 4월 1일, 아내 배 속에 생명이 깃들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봄의 따스함과 초록이 넘실대던 때라, '봄이'라는 태명을 지었다. 보름 뒤, 4대강 관련 취재를 위해 경기도 여주를 찾았다. 오전에 여객선 침몰 사고 뉴스를 보고 심장이 쿵 내려앉았는데,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식당에서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안도했다. 취재를 마친 늦은 오후 참사가 발생했음을 깨달았다.

며칠 뒤 나는 진도 팽목항에 있었다. 단원고 학생들의 부모들은 세월호가 침몰한 바다를 향해 아이가 살아 돌아오기를 빌고 또 빌었다. 바다는 야속했고, 사망자 명단은 늘어만 갔다. 나중엔 아이의 흔적이라도 발견되길 바랐다. 진도 팽목항과 유가족들이 지냈던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내가 느낀 건 압도적인 슬픔과 절망이었다.

어쩌면 시간은 기억보다 세다. 시간이 흐르면서, 세월호는 내 마음에서 조금씩 잊혔다. 5주기, 8주기, 10주기, 11주기... 매년 4월이 돌아올 때마다 여기저기서 노란 리본과 나비가 피어올랐지만, 눈길을 제대로 주지 못했다. 언젠가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는 선전전을 지나치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아이는 지난주부터 세월호 기억 주간에 시민합창단의 일원으로 노래를 부른다면서, 긴장하면서도 들뜬 모습을 보였다. 아이를 포함한 성미산학교 중등 학생들은 지난주 토요일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에서 진행한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약속 시민대회'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불렀고, 나도 그 자리에 함께했다. 기자가 아닌 참가자로 세월호 행사에 참여한 것은 오랜만이었다.

학생들은 15일 성미산마을 기억문화제에서도 노래를 불렀고,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에 참석했다. 전국에 생중계된 기억식 무대에서 학생들은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군청_푸른빛 약속' 노래를 4.16 합창단과 함께 불렀다. 생중계 화면으로 아이를 포함해 우리 학생들의 얼굴을 보니, 몽글몽글한 마음이 피어올랐다.

그날 밤, 아이에게 어땠는지 물었다. 아이는 합창하기 직전 무대에서 4.16 합창단의 유가족들에게 노란 나비를 건넸을 때 뭉클함을 느꼈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 8개월 뒤인 2014년 12월에 태어난 아이가 마음속에 노란 나비를 품고 있는 것 같았다.

8학년 태경은 내게 말했다.

"2년 전 10주기 기억식에도 갔는데, 그때는 대통령 자리가 비어 있어 아쉬웠어요. 이번에는 이재명 대통령도 오시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합창하니까 뿌듯했어요. 합창할 때 유가족들을 보니 좀 슬펐는데, 그래도 저희 노래로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옆에 있던 6학년 아인과 8학년 다온도 거들었다.

"사람들이 세월호를 잘 기억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할 거예요."

어쩌면 내가 틀린 것 같다. 기억은 시간보다 세다.

4·16합창단과 시민합창단이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에서 추모 공연을 하고 있다. 2026.4.16 ⓒ 연합뉴스

학생들은 합창을 끝낸 뒤 무대 한편으로 내려왔다. 마침 그곳은 이재명 대통령 퇴장 동선이었다. 기억식이 끝난 뒤 행사장을 떠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4.16합창단 유가족,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학생들에게 물었다.

"어느 학교에서 왔어요?"

학생들이 주춤하며 학교 이름을 말했지만, 이 대통령에게 닿지 못했다. 늦었지만, 학생들은 학교 이름을 대통령에게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성미산학교에서 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경기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12주기 기억식에서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6.4.16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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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에 호르무즈 개방"‥"해상봉쇄는 유지"

뉴스투데이

정병화

입력 2026-04-18 07:03 | 수정 2026-04-1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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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으로 머리를‥" 3살 아이 '2년 간' 학대 정황

앵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발효에 상응하는 조치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이란 해상봉쇄를 유지하는 등 호르무즈를 둘러싼 긴장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정병화 기자입니다.

리포트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용 선박 통항을 전면 허용한다고, 이란 외무장관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습니다.

지난 2월 28일 개전 이후 사실상 처음 이뤄지는 조치입니다.

미국의 중재로 성사된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열흘 휴전에 상응하는 차원입니다.

이란 항만해사청이 사전에 공지한 항로를 따르도록 했습니다.

오만 무산담과 가까운 기존 항로가 아닌 이란 라라크섬 옆을 지나는 항로입니다.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의 허가도 받아야 합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곧장 "감사하다"고 소셜미디어에 반응했습니다.

하지만, 미 해군의 '역봉쇄',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에 대한 봉쇄는 유지한다고 했습니다.

남은 협상을 위해 이란의 '돈줄'인 원유 수출과 물자 조달을 차단하는 압박 카드는 갖고 있겠다는 겁니다.

공교롭게 이란의 발표 직후 열린 호르무즈 항행 자유 관련 국제회의에서는, 이란의 개방 결정을 환영하면서 영구적인 개방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 중동 지역 약 50개국과 국제기구 정상급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공동 주재한 영국과 프랑스는 종전 이후 방어적 군사 계획도 밝혔습니다.

전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군사 호위와 기뢰 제거, 정보 공유 등 활동을 전개하겠다는 겁니다.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 이재명 대통령도 "항행 자유 보장을 위한 실질적 기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호르무즈 통항 허용에 국제유가는 급락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10% 안팎 하락해 장중 80달러대를 오가며 지난달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중대 분수령이 될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을 앞두고 호르무즈 해협이 일단 열렸지만, 미국의 해상 봉쇄 유지에 대해 이란이 휴전 위반으로 간주하겠다며 반발하고, 이스라엘이 휴전 첫날 레바논을 드론 공격해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여전히 긴장을 놓을 순 없는 상황입니다.

MBC뉴스 정병화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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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이 대통령, 호르무즈 통항 위한 정상회의 참석…“해협 항행 자유 보장에 실질적 기여할 것”

수정 2026.04.17 23:20

영국·프랑스 등 50여개국 정상·대표와 화상회의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프랑스·영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에 관한 화상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 등을 위한 국제 정상회의에서 “교착 상태를 조속히 해소하고 해협의 안정을 위한 관리 메커니즘을 국제사회가 함께 모색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12분쯤 시작한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 관련 국제 정상회의에서 “우리 국민들을 포함해 해협 안에 발이 묶여있는 선원들의 안전과 건강이 충분히 보장되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은수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이날 정상회의에는 주요 7개국(G7) 유럽 국가를 비롯한 49개국 정상 및 대표가 참여했다. 국제해사기구(IMO) 등 국제기구 2곳도 참여했다. 전쟁 당사국인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은 참석하지 않았다. 중국, 일본도 참석했다. 화상회의로 참석한 이 대통령은 프랑스 현지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의 발언이 끝난 뒤 첫 순서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먼저 공공의 자산이자 글로벌 공급망을 지탱하는 핵심축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전 세계 에너지, 금융, 산업, 식량안보 전반이 흔들리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원유의 약 70%를 수입하는 핵심 이해 당사국”이라고 밝히며 “해협 내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고 전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 시간은 총 4분30초로, 이날 회의는 약 90분간 진행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에서 프랑스·영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자유항행에 관한 화상 정상회의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날 회의에서 정상들은 호르무즈 해협 관련 상황 평가를 공유하고, 종전 후 해협 내 항행의 자유와 안전을 확보하고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외교적· 군사적 협력을 증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항행의 자유를 위한 국제적 노력, 선원 안전 및 선박 보호, 전쟁 종식 후 항행 안전보장을 위한 실질적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전 대변인은 “이번 화상 정상회의는 중동 지역 평화를 촉구하고 전쟁 종식 이후 호르무즈 해협 내 항행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조하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자유로운 국제 통항 원칙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주도적으로 동참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일상이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공동 주최한 이번 정상회의는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고 신속한 해협의 개방 목표를 공유하는 국가들이 모여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종전 후 필요한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영국은 외교 채널, 프랑스는 군사 채널 협의를 주도해 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4일 회의 개최 사실을 알리며 “비교전국들 중에서 안보 여건이 허락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다자적이고 순수하게 방어적인 임무를 우리와 함께할 준비가 된 국가들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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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하고도 현명한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비판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psyth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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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 이래 온갖 전쟁범죄로 얼룩진 이스라엘

파괴, 봉쇄. 강제이주, 감금, 차별, 집단학살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범죄자 ICC 체포 대상

‘주권과 인권은 존중돼야’ 지적 무엇이 틀렸나

도덕적으로 옳을 뿐 아니라 국익에도 부합

(본 칼럼은 음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에 게시한 글에서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비판하며 “유대인 학살이나 전시 살해는 다를 바 없다”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전쟁 상황에서도 민간인 살해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 반발했다. 이스라엘은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용납할 수 없으며 강력한 규탄을 받을 만하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면서, 해당 발언이 홀로코스트를 가볍게 만든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이러한 반발은 핵심을 빗나간 것일 뿐만 아니라 어떠한 논리적 설득력도 가질 수 없는 궤변이다. 과거에 극심한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현재의 잘못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이는 마치 “나는 과거에 고문을 당한 적이 있으니까 다른 사람을 고문해도 괜찮고, 나의 고문 행위를 비판하는 것은 내가 당한 고통을 경시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역사적 고통은 기억되고 존중받아야 하지만, 그것이 현재의 잘못을 면제해주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유대인에게 홀로코스트라는 비극이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오늘날 이스라엘의 잘못된 행위에 대한 비판을 막는 방패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스라엘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국제사회의 비판에 귀를 닫고 있는 이스라엘의 태도에 실망을 표하며, “각국의 주권과 보편적 인권은 존중돼야 하고 침략적 전쟁은 부인된다”고 밝혔다. 또한 “역지사지는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 관계에도 적용된다”며 “내 생명과 재산만큼 타인의 생명과 재산도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국제사회가 반드시 공유하고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적 기준을 환기시키는 것이었다.

강제 이주, 학살, 점령, 봉쇄… 이스라엘의 반인권 범죄

이스라엘을 둘러싼 인권 혹은 전쟁범죄 논란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다. 이스라엘은 건국 이후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반인권 행위와 전쟁범죄를 저질러왔고 그 과정에서 국제법, 국제인권기준을 위반해왔다. 다음은 국제사회에 의해서 확인된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반인권 행위를 연도별로 정리한 것이다.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군의 공격 개시 이후 두 달여 만에 철저히 파괴된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 2023년 12. 05. 신화=연합뉴스

1948년, 나크바(Nakba). 유엔 자료에 의하면 1948년 전쟁 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에 의해 대규모로 축출·이주·재산 박탈을 겪었다. 이 사건은 이후의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와 귀환권 논쟁의 출발점으로 간주된다.

1956년, 카프르 카심 학살. 이스라엘 국경 경찰이 통행금지 사실을 알지 못한 아랍 주민들을 사살한 사건이다. 훗날 이스라엘 대통령도 이를 국가 차원의 잘못으로 사과했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뒤 서안·가자·동예루살렘 점령이 시작됐고, 이후 정착촌 체제가 본격화되었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International Committee of the Red Cross)는 이 점령지 내 이스라엘 민간인 정착촌의 설치·확대를 제4제네바협약 49조 6항에 어긋나는 것으로 규정했다.

1982, 사브라·샤틸라 학살. 이 학살 자체는 레바논의 기독교 민병대가 저질렀지만, 로이터 통신은 이스라엘의 카한 위원회가 이스라엘이 이를 막지 못한 데 대해 간접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고, 아리엘 샤론의 개인적 책임도 인정됐다고 보도했다.

1987~1993, 제1차 인티파다 기간. 유엔은 이 시기 이스라엘의 과도한 무력 사용을 반복적으로 문제 삼았다.

2000, ‘10월 사건’. 이스라엘의 아랍 시민들의 시위 진압 과정에서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이후 오르 위원회(2000년에 이스라엘이 아랍 시민 시위 사망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설치한 국가 조사위원회)는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과 국가의 오랜 차별·방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2002, 제닌 난민캠프 공세. 휴먼라이츠워치는 제닌 공세에서 의료접근 차단, 구급차 제한, 민간인 보호 실패 등이 있었다고 기록했다. 다만 당시 대규모 학살이 있었다는 소문이 무성했지만 유엔과 휴먼라이츠워치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2004. ICJ(국제사법재판소)는 분리장벽과 그것에 수반되는 체제가 불법적 상황을 만들었다고 판단했다. 이 의견은 점령지 내의 장벽 건설과 관련 조치가 국제법에 반한다고 본 핵심 문서이다.

2007, 가자 봉쇄 강화. 국제앰네스티는 2007년 6월 이후 강화된 봉쇄가 가자를 인도주의 위기로 몰아넣었고, 주민들을 사실상 가둬 놓았다고 비판했다. 이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도 가자의 16년 봉쇄에 대해 계속 문제를 제기했다.

2008~2009, 가자 ‘캐스트 리드(Operation Cast Lead)’. 앰네스티와 유엔 조사단은 민간인 대량 희생, 주택·기반시설 파괴, 전쟁범죄 가능성을 제기했다. 유엔 골드스톤 보고서는 양측 모두의 위반을 다뤘지만, 특히 이스라엘군의 행위에 대해 중대한 국제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네타냐후는 120여개 ICC 회원국의 체포 대상 전쟁범죄자

2010, 마비 마르마라/가자 구호선단 급습. ICRC에 의하면 이스라엘군이 구호선단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9명이 사망했고 국제적 비난이 뒤따랐다.

2014, 가자 전쟁. UN 조사위원회와 로이터는 이스라엘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한 위반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2018, 가자 ‘귀환 대행진’ 시위. UN 조사와 로이터 보도에 의하면 이스라엘군은 비무장 시위대에 실탄을 사용하여 다수의 사망·부상을 냈는데, 이는 전쟁범죄 및 반인도범죄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2021, 셰이크 자라 강제퇴거 시도와 5월 가자 공습.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Office of the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특별보고관은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가족 퇴거 시도가 강제이주 금지 원칙에 배치된다고 지적했고, 같은 해의 가자 폭격으로 25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 HRW는 2021년 보고서에서 이스라엘 당국이 팔레스타인인에 대해 아파르트헤이트와 박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2022. 앰네스티는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통치 전체를 “아파르트헤이트”로 규정했다. 이것은 단일 사건보다 구조적 지배 체제를 범죄로 본 보고서이다.

2023, 10월 7일 이후 가자 전쟁. 유엔 특별보고관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대규모 인종청소 위험을 경고했다.

2024. 국제사법재판소(ICJ: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는 1월 잠정조치에서 이스라엘에 대해 집단학살 방지 조치, 선동 처벌, 인도주의 상황 개선 등을 명령했다. 또 7월 자문적 의견에서는 이스라엘의 점령 지속과 정착촌 정책이 불법이며 가능한 한 신속히 끝내야 한다고 판단했다. 같은 해 UN OHCHR과 HRW는 가자에서의 대규모 민간인 살해, 강제이주, 물 접근 박탈 등을 두고 전쟁범죄·반인도범죄·집단학살 행위 가능성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2025. 가자에서의 민간인 살해, 원조 차단, 파괴와 강제이주가 계속됐고, HRW는 이를 전쟁범죄·반인도범죄·집단학살 행위로 규정했다. 2025년 9월에는 유엔 조사위원회도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집단학살을 저질렀다고 결론냈다.

이스라엘은 건국 이후 주변 국가들의 영토를 무단으로 점령하여 정착촌을 세우고 토지를 수탈해왔다. 팔레스타인 지역을 봉쇄하고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켰으며, 가혹한 집단처벌을 지속했다. 나아가 민간인에게 거리낌없이 무력을 사용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죽거나 다치게 만들었다.

이스라엘의 반인권, 국제법 위반 범죄행위는 네타냐후가 총리에 선출된 이후 부쩍 심해졌다. 이 때문에 2024년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전쟁범죄와 반인도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한국을 비롯한 ICC 회원국(120여 개국)은 네타냐후가 입국하면 체포해야 할 의무가 있다. 네타냐후는 국제사회가 공인한 반인권, 반인륜 전쟁범죄자이다.

 

9일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참여연대, 사단법인 아디 등 단체 회원들이 네타냐후 총리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 등 이스라엘 전쟁범죄자 7인을 형사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 05. 09 연합뉴스

전쟁 후 중동 정세는 이 대통령의 현명함 증명할 것

지금까지 국제사회, 특히 미국과 서방 세계는 이스라엘의 반인권 범죄 행위에 대해 거의 비판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스라엘의 죄가 가벼워서가 아니라 미국 나아가 서방 세계에 대한 유대인들의 영향력이 막강했고,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해서였다. 이런 점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은 양심적 인류가 지키고자 하는 인간 존엄성 같은 중요한 가치를 옹호하고 대변하는 매우 용감한 행동으로서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비판은 한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이란 전쟁이 종결되면 중동에서 이란의 입지는 커지고 이스라엘의 입지는 축소될 것이다. 한마디로 이란이 중동의 최강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도 그렇지만 전쟁이 끝난 후에도 한국은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를 악화시켜야 할 이유가 없다. 이란을 비롯한 중동 국가 국민들이 치를 떠는 이스라엘의 악행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하지 않고 목소리를 낸 것은 이란을 비롯한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스라엘 비판은 도덕적으로도 옳고 국익에도 도움이 되는 올바르고 현명한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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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민주당, ‘1호 인재’ 전태진 변호사 영입…김상욱 지역구 ‘울산 남갑’ 출마

수정 2026.04.17 09:37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착!붙 공약 프로젝트; 8·9호 공약 발표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울산 남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전태진 변호사를 영입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열릴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맞아 발표한 민주당의 첫 영입 인재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인재 영입식을 열고 전 변호사 영입을 발표했다. 울산 출신의 전 변호사는 울산 학성고를 나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33기로 현재 법무법인 동헌에서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정 대표는 “전 변호사는 뼛속까지 울산 토박이”라며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과 방송통신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경찰청, 국가유산청 등 정말 많은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을 자문하며 정책과 행정 경험을 두루 익혔다”고 소개했다.

정 대표는 “김상욱 울산시장 후보와 김태선 울산시당위원장에 이어 전 변호사가 울산 지역 민주당의 젊고 파란 물결을 너울거리게 만들어줄 중요한 인물이 될 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 변호사 합류 자체가 울산에서의 새로운 바람, 파란 바람을 증명하고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전 변호사는 공익성이 매우 강한 훌륭한 변호사인 한편 굉장히 투지가 있다”며 “제게 강한 의지를 말씀하시는 걸 보며 문무를 겸비한 덕장이고 용장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첫 직장인 법무법인 정세가 청와대 관련 법률 업무를 많이 하고 있다 보니, 제가 변호사로서 처음 출석한 사건의 당사자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째 맡은 사건의 당사자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이었다”고 했다.

전 변호사는 그러면서 “그분들의 뜻을 이어받아 이 자리에 나서게 되니 정말 문 전 대통령 책 제목처럼 이것도 다 운명이 아닐까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의 아들인 저부터 앞장서 낡은 지역주의의 틀을 깨고 울산 정치를 바꾸는 노력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김상욱 의원의 울산시장 선거 출마로 오는 6월 치러질 울산 남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게 된다. 민주당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전략공천을 공언한 상황에서 전 변호사는 1호 전략공천 후보가 됐다.

김 의원은 “울산 남갑이 쉽지 않은 지역구이지만 반드시 민주당이 승리해야만 하는 곳”이라며 “정말 저보다 훌륭한 사람이 오셔서 다행인 것 같다. 지도부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영입식에 앞서 페이스북에 “100% 제 바람대로 공천이 된 것은 아니나 우리 민주당의 역량과 선배들의 경험과 고민이 담겨서 훨씬 더 현명한 결정을 하셨으리라 믿고 있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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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가 없듯이 영원한 동맹도 없다

  • 기자명 이경렬 전 대사
  •  
  •  승인 2026.04.17 05:31
  •  
  •  댓글 1
 
   
 

산호를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우리가 세상을 나누는 ‘분류’라는 기준이 얼마나 얄팍한 것인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산호는 분명 동물이지만 그 몸 안에는 식물인 조류(藻類)를 품어 에너지를 얻고 몸 바깥으로는 탄산칼슘이라는 광물질을 쌓아 단단한 집을 짓는다. 동물이라는 존재 하나에 식물성과 광물성이 뒤엉켜 있는 셈이다. 자연은 원래 교과서처럼 칸칸이 나뉘어 있지 않다. 인간이 그 위에 이름표를 붙이고 있을 뿐이다.

룰루 밀러의 2020년 책 『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가』(Why Fish Don’t Exist)가 날카롭게 파고드는 지점도 바로 여기다. 우리는 상어와 연어, 폐어(Lungfish)를 모두 ‘물고기’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전부 다른 동물들이다. 놀랍게도 인간을 포함한 모든 사지동물은 폐어와 같은 육기어류(肉鰭魚類) 계통에서 갈라져 나왔다. 물에 산다는 이유로 이들을 묶어 ‘물고기’라 부르는 것은 산에 사는 모든 짐승을 ‘산고기’라 부르는 것만큼이나 거친 편의주의다. 폐어는 생물학적 계통으로는 연어보다 인간에 훨씬 더 가깝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은 이러한 오류가 생물학 책장에만 머물지 않았다는 데 있다. 지난 80년간 한국 사회는 미국을 대등한 국가라기보다 일종의 ‘구원자’로 투영해 왔다. 미국이 설계한 질서 안에서는 안전할 것이며, 한미동맹만 굳건히 지키면 번영과 평화가 영원하리라는 믿음이 상식이 되었다. 그러나 현실의 동맹은 신앙이 아니라 철저한 전략과 거래의 영역이다. 2004년 자이툰 부대 파병과 2007년의 파병 연장은 ‘동맹 지원’이라는 명분 아래 이루어졌고, 2016년 역시 동맹의 이름으로 결정된 사드 배치 이후에는 중국의 보복이라는 청구서를 받아야 했다.

2023년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3자 합의는 북핵을 넘어 중국 문제까지 대응 수위를 높였고, 그 결과 2024년 타결된 방위비 분담금 협정에 따라 2026년 한국의 분담금은 1조 5,192억 원으로 8.3%나 껑충 뛰게 되었다. 이어 2025년 트럼프는 주한미군 비용을 관세와 엮어 협상하는 ‘원스톱 쇼핑’식 접근까지 들고 나왔다. 우리는 ‘보호’라는 수사 뒤에 반드시 ‘비용’이 따라붙는 냉혹한 현실을 거듭 목격하고 있다. 말이 보호지 사실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주한미군임에도 우리는 주둔비를 받기는커녕 오히려 돈을 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미동맹이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동맹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처럼 떠받들어 한국 스스로의 전략적 판단 능력이 마비된다는 데 있다. 국가는 우정을 맺는 것이 아니라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공존한다. 미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한국이 진정으로 동맹을 지속하고자 한다면 더욱 냉정해야 한다. 무엇을 함께하고 무엇은 거리를 둘 것인지, 어디까지는 부담하고 어디서부터는 거절할 것인지 스스로 선을 긋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동맹은 바야흐로 종속이 아니라 협력이 된다.

주한미군의 성격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미국은 이미 오래전부터 한미동맹을 한반도 방어용으로만 국한하지 않았다. 2021년 미 국방장관은 동맹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축으로 정의했고, 2025년 한미 연례안보협의는 그 역할을 동북아 지역 안보 유지와 연결 지어 설명했다. 미국은 한국 내 기지 재배치가 미국과 한국 공동의 국가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우리가 동맹을 안보의 축으로 설정한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오로지 한국만을 위해 존재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우리는 이 자명한 사실을 너무 오랫동안 말하지 않았을 뿐이다.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지독할 정도로 편의적이었다. 우리는 북한을 ‘절대 악’ 아니면 ‘언젠가 껴안을 형제’ 중 하나로만 보려 했다. 하지만 실제의 북한은 늘 그 두 얼굴이 뒤섞인 채 존재해 왔다. 2018년 판문점 선언과 남북 군사합의가 비핵화와 긴장 완화를 약속하던 시절이 있었는가 하면, 2024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한을 헌법상 ‘불변의 주적’으로 못 박은 사건도 있었다. 동일한 북한이 한 때는 협력의 파트너였고 지금은 적대의 대상이다. 북한의 본질을 어느 한 단어로 고정하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한국의 대북정책도 신앙이나 감정이 아니라 현실 감각 위에서 다시 짜여야 한다. 북한을 무조건 악마화하면 대화의 문을 스스로 닫게 되고, 반대로 막연한 화해의 대상으로만 보면 적대의 실체를 외면하게 된다. 필요한 것은 선악의 언어가 아니라 관리의 언어다. 군사적 억지는 유지하되 대화의 채널은 복원하고, 원칙은 분명히 하되 접촉 자체를 금기시하지 않는 접근 말이다. 북한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면 배척이 득세하고 포용도 환상으로 흐른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파란 약은 안락한 허구 속에 남는 것이고, 빨간 약은 불편하더라도 진실을 직면하는 선택이다.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삼켜온 것은 동맹이라는 이름의 ‘블루필’이었다. 미국의 질서를 자연 섭리처럼 여기고 분단의 적대감을 숙명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레드필을 먹는다고 해서 세상이 단숨에 명쾌해지지는 않는다. <매트릭스>는 체계의 배후를 폭로했지만 『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가』는 체계를 벗겨낸 자리에도 선명한 ‘본질’ 따위는 없다고 말한다. 진실은 단순한 곳에 있지 않다. 우리가 믿어온 이름과 질서들이 사실은 얼마나 임의적인 것이었는지 인정하는 데서 진실은 시작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동맹 해체’라는 구호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동맹을 ‘영원불변한 본질’로 숭배하는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물고기가 본질이 아니고 산고기도 본질이 아니듯 ‘영원한 한미동맹’ 또한 본질이 될 수 없다. 역사적으로 형성된 관계는 역사의 흐름에 따라 언제든 조정될 수 있다. 아니 그래야 한다. 미국은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자국 이익을 우선하는 국가이며, 북한 또한 적과 형제라는 낡은 이분법에 갇혀 있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의 과제는 미국을 신성시하던 인식과 북한을 단순화하던 인식, 그 두 개의 낡은 분류표를 동시에 걷어내는 것이다. 한미동맹의 질서를 수호하는 것 자체가 삶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이제는 인식을 초월해야 할 때다. 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가, 왜 산고기도 존재하지 않는가, 그리고 왜 영원한 한미동맹이란 존재할 수 없는가. 답은 명확하다. 세계는 처음부터 그토록 단순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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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이란 무엇인가

[오찬호의 틈새] 그들은 왜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고 했을까

오찬호 작가 | 기사입력 2026.04.17. 08:55:43

내게 최영 장군은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는 사람이었다. 그 한 줄로 기억했고, '최영 장군의 말씀 받들자'라고 흥얼거리며 노래도 불렀다. 제주에서는 다르게 기억되고 있음을 전혀 몰랐다. 삼별초를 제주에서 완전히 진압한 여몽연합군의 몽골인들은 제주를 목장의 섬으로 바꾸면서 100년간 직접 통치했다. 그리고 원나라가 명나라에 중원의 지배권을 뺏겼을 때도 명 황제에게 말을 바치는 걸 거부했는데, 이게 '목호(牧胡)의 난'(1374년)이다.

<고려사>에 최영 장군이 전함 314척과 병력 2만5600명으로 이 난을 한 달 만에 진압했다고 명확히 기록돼 있다. 그래서 악을 응징한 정의로운 일처럼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지만 설마 목호만 진압했겠는가. 한 세기 동안 얽히고 얽힐 수밖에 없었던 수많은 제주도 사람들을 잔인하게 처형했다. 정확히는, 그렇게 추정할 뿐이다. 제주 향토사학자들은 목호의 난을 '고려판 4·3 사건'이라 부를 정도지만 제주도 사람 몇 명이 죽었는지 모른다. 기록은 없고 오직 전해지는 이야기만 있기 때문이다. (4·3으로 비유하는 이유에는, 명나라에게 고려가 누구 편인지를 보여주려는 다급함이 미국에게 완전히 무결한 자유주의 국가로 인정받으려는 이승만의 조급함과 같음을 강조하려는 측면도 있다.)

연구를 통해 역사가 복원될 수도 있지만 한 번도 분위기조차 없었다. 교과서에 한두 줄 정도로 가볍게 기록된 게 전부인 섬의 역사, 그리고 나쁜 놈을 물리쳤다고 알려진 승리의 역사 그 이면에 누가 관심을 가지겠는가. 불과 78년 전이었던 제주 4.3의 의미도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훼손하는 이들도 있는데, 알지도 못하는 652년 전의 국가폭력의 진실이 드러나겠는가. 그러니 '당시 제주도 사람 절반이 죽었다'라는 말이 떠돌 수 있는 거다. 나도 시도 때도 없이 그렇게 말한다. 답답하니까.

이스라엘은 인정도, 사과도 하지 않는다

2024년 4월, 가자 지구 남부에 위치한 도시 칸 유니스(Khan Yunis)의 나세르 병원 구내에서 수백 구의 민간인 시신이 매장되었음이 드러났다. 이스라엘군이 철수한 다음이라 모든 의심을 이스라엘로 향했지만, 그들은 늘 그랬듯 사실무근이란 말로 넘어갔다.

그러면 두 가설이 남는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기존의 집단묘지에 매장하는 게 전쟁으로 어려워 그곳에 매장했을 수 있다. 하지만 시신이 이상하다. 뒤로 묶여있고 눈은 가려져 있는 등 일상적인 장례절차가 아닌 경우가 많았다.

나머지 가설은 하마스의 집단 처형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종종 팔레스타인을 본보기 식으로 공개처형하곤 했으니 의심할 순 있지만, 평소에 비해 규모가 너무 크다. 게다가 목격자 증언이 전혀 없는데, 심지어 이스라엘 언론을 통해서도 등장하지 않는다. 피난민 수천 명이 그곳에 있었는데 말이다. 반면 이스라엘군이 병원을 군사기지화하면서 의료진과 환자들을 강제로 끌고 나갔다는 증언은 많다. 그러니 여러 인권단체에서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게다가, 그곳은 칸 유니스이니까 말이다.

칸 유니스. 1956년 11월 3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벽에 일렬로 세워놓고 기관총을 난사한 곳이다. 이스라엘은 사실의 외부 유출을 차단했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목숨을 걸고 알렸기에 유엔 보고서에 짤막하게나마 '275명이 사망했다'고 기록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은 언제나 그랬듯 눈도 안 깜빡거렸지만 기록이 있었기에 사람들은 수군거리기라도 했다. 그 작은 말들이 누군가에게 용기가 된다.

당시 이스라엘 군인이었던 마렉 게펜(Marek Gefen)은 훗날 기자가 되어 그날을 증언한다. 26년이 지난 1982년이었다. 묘사는 생생했다. 자신의 양심이 느낀 그대로였다. '땅바닥에 널브러진 시신들을 발견했다. 피범벅이 된 채, 머리가 으스러져 있었다. 아무도 시신을 치우지 않았다. 끔찍했다. 나는 멈춰 서서 구토했다. 인간 도살장 같은 그 광경에 도저히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칸 유니스의 생존자들의 증언과 일치했다. 이스라엘은 교전이 있었다 정도로 대꾸했지만, 명백한 처형이었음이 가해자 입에서 직접 밝혀졌다. 1983년, 노언 촘스키는 <숙명의 트라이앵글>(Fateful Triangle)을 출간하면서 이 내용을 담았다. 그리고 훗날 이 책을 읽은 몰타계 미국인 저널리스트이자 만화가 조 사코(Joe Sacco)는 어떻게 이런 끔찍한 일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고, 7년의 작업 끝에 출간한 그래픽 노블 <가자 지구에서의 발자취>(Footnotes in Gaza)를 2009년에 출간한다. 국내 번역 출간 제목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비망록>(글논그림밭, 2012)이다.

각주(footnote) 수준의 취급을 받는 가자 지구의 눈물을 직접 발(foot)로 기록(note)한 이 책은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하며 학살을 온전하게 복원했다. 이 책은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아이스너 상(Eisner Award)을 포함 여러 도서상을 받으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물론,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이 일을 사과한 적 없다. 인정을 안 했으니. 그러니 더 알려져야 한다. '80년 5월, 광주의 진실을 아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대학가에서 십수 년 넘게 붙고 나서야 그들이 법정에 설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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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익이란 무엇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SNS을 통해 이스라엘 군인들의 만행을 공유했다. 야당은 가짜 뉴스를 퍼트려서 외교 리스크를 만들었다며 비판했다. 가짜라고 해서 AI가 만든 조작영상이라도 되는 줄 알았더니, 2년 전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무장 대원을 사살한 뒤 시신을 옥상에서 떨어뜨리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 담겨 있었다. 이게 소년을 고문하고 떨어트렸다는 글과 함께 공유되었으니 사실관계의 왜곡이 있는 건 맞지만, 그 간격이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는 건 왜일까?

이스라엘이 작년 10월에 하마스와 휴전을 하고도 가자 지구를 계속 공격하고 있기 때문일까? 그 7개월 동안 죽은 팔레스타인 사람이 750명이라서 그럴까? 그중 80%이 민간인이라서 그럴까? 아니면, 이런 죽음에 대해 사과는커녕 늘 '하마스의 지휘부 아무개가 있다는 정보가 있었다'라는 말만 했던 그들의 뻔뻔함이 기가 차서일까? 그들은 늘 이런 식이었다. 휴전하면 어쩔 건데, 민간이 좀 죽으면 어쩔 건데. 과거의 사실이 밝혀지면 어쩔 건데. 상식의 종말이다.

그래서 나는 그 영상을, '제발 좀 알아주세요'라고 외치는 누군가의 목소리라 여겼다. 조회수 늘려 돈이나 벌어보자는 사이버 렉카가 아니라 어떻게든 사람의 죽음을 알아달라는 외침으로 말이다. 제주에서의 학살을, 칸 유니스의 학살을, 광주에서의 학살을 알아달라는 그 간절했던 절규와 다를 바 없었다. 그러니, 이재명 대통령이 관심을 가져준 것을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며 반응한 것 아니겠는가. 설마 낚였다고 좋아하는 거겠냐. 이제야 관심이냐는 아쉬움과 앞으론 달라질 수 있다는 조금의 안도감이 교차된 환희였을 거다.

이 문제를 복잡한 외교 문제와 연결해 국익을 먼저 생각하라고 말할 순 있겠지만 최소한 머리라고 긁적거려야 한다. 이 난리통에 굳이 이스라엘을 자극하냐고도 투덜거릴 수 있다. 다만, 추임새라도 넣어야 한다. '네타나휴가 체포라도 된 다음에 하지'라고 중얼이라도 거리는 게 그래도 학살의 공범이 아님을 드러내는 길이다. 역사는 증명했다. 국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은폐되었던 수많은 국가폭력이 존재했음을. 그리고 뒤늦게 드러난 사실이 더 국가를 혼란에 빠트리니, 인권 앞에 솔직한 게 더 최선임을. 그래서 시대는 묻는다. 국제법을 위반하고, 병원을 공격하고, 학교를 폭격하는 걸 비판하지 않는 게 과연 국익인지를.

오찬호 작가

오찬호 작가는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2년 간 여러 대학에서 강의했다. 친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사회학적 시선을 바탕으로 일상 속 평범한 사례에 어떤 사회구조가 얽혀있는지를 입체적으로 드러내는 글을 쓰고 있다. 자기계발 강박이 능력주의로 연결되어 공동체를 어그러트리는 모습을 추적한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2013)를 시작으로 대학의 기업화를 비판한 <진격의 대학교>(2015), 경쟁사회의 내면을 파헤친 <결혼과 육아의 사회학>(2018) 등 많은 책을 집필했다. 최근작으로는 <세상 멋져 보이는 것들의 사회학>(2024), <납작한 말들>(202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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