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민주당이 주도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와 올해 3월 출범한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 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조작기소 특위)'는 성과도 많았지만, 선동 정치의 진수를 보여줬다는 부정적 평가도 나왔다. 다수의 힘을 바탕으로 한 민주당 의원들의 무차별 공세에 지지층은 환호했지만, 합리적이고 공정한 진실 규명과는 거리가 있었다.
검찰개혁 명분으로 삼으려 했던 관봉권 띠지 폐기 의혹 사건은 민주당 완패로 끝났다. 충분히 의혹을 제기할 만한 사건이었으나 확증편향이 문제였다. 청문회에 출석한 검사들과 담당 수사관들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진실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났건만, 민주당은 무분별한 정치공세로 일관했다. 검찰을 개혁 대상이 아니라 척결 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 사건을 90일 동안 수사한 상설특검(특별검사 안권섭)은 "검찰 지휘부의 은폐 지시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실무자의 단순 업무과실로 결론 내렸다.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 사기전과 9범이자 동거녀에 대한 특수상해(구타, 회칼 위협 등), 특수공갈, 특수감금 등의 혐의로 구속돼 수감 중이던 조경식씨를 증인으로 내세운 것은 민주당 수준을 의심케 했다.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과 오랜 친분이 있다는 조씨는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의혹 사건의 내막을 잘 아는 듯이 증언했으나, 이 사건을 조사한 법무부 특별점검팀은 그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법무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조경식이 연어·술파티에 참석한 사실이 없으며 왜 참석했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조씨는 수원구치소 수감 당시 이 전 부지사와 같은 수용동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가 민주당과 연결된 것은 이 전 부지사 변호인으로 활동한 김광민 변호사 덕분이다. 지난해 4월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조씨 사건을 수임한 김 변호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된 조씨의 갖가지 '폭로'를 민주당과 언론 매체를 통해 공론화하는 데 이바지했다.
조씨는 청문회 출석 당시 KH그룹 부회장으로 행세하며 알펜시아호텔 인테리어 공사 명목으로 지인에게 수억 원을 받아가 갚지 않은 사기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였다. 그는 청문회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배상윤 KH그룹 회장 구명로비를 벌였는데 권 의원 요구로 48억 원이 전달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가 권 의원과 접촉한 것은 사실로 확인됐지만, KH그룹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조씨가 스스로 'KH그룹 부회장' 명함을 제작해 사기 행각을 벌였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의 범죄사실 중에는 쌍방울 회장과의 친분을 이용한 나노스(쌍방울 관련주) 주식 관련 사기도 있다. 청문회 이후 보석으로 출소한 그는 지난 4월 조작기소 특위 증인으로도 활약했다.
대장동 사업으로 1000억 원대 수익을 올린 남욱 변호사에 대한 민주당의 기울어진 잣대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가 검찰 강압 수사의 '피해자'라고 해서 대장동 관련 범죄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 검찰이 이 대통령의 배임 혐의를 조작 기소했다고 해서 민간업자들의 천문학적 수익이 정당화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민주당 의원들은 전 정권에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며 이 대통령을 궁지에 몰았다가, 현 정부 출범 후 정반대로 돌아선 그의 오락가락 진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옹호하는 태도를 보였다.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그는 올해 4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민주당이 화력을 쏟아부은 명태균 게이트는 용두사미로 끝나는 모양새다. 비록 명씨가 자초한 면이 있긴 해도, 명씨 사건 1심 재판부 판단대로 윤석열씨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과 그가 김영선 전 의원과 업무적·금전적으로 얽힌 관계는 별개로 볼 여지가 있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자신들이 공익제보자로 지정한 전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 강혜경(1호), 소장 김태열(3호)씨의 일방적 주장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데 치중한 나머지 검증에 소홀하고 심지어 허위 주장까지 퍼트렸다.
특검이 기소한 혐의 대부분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김건희씨 항소심 재판부가 유독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만 무죄를 선고한 것도 새겨봐야 한다. 판결문에 따르면, 문제가 된 여론조사 58건은 대부분 명씨가 윤씨 부부에게 전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실시한 게 아니었다. 미래한국연구소가 영업 활동 일환으로 정기적으로 실시해 언론 매체 등을 통해 공표한 여론조사였다.
명씨는 58건 중 14건(공표 10건, 비공표 4건)을 윤씨 부부를 비롯한 여러 정치인에게 무상으로 보냈다. 그중 윤씨 부부에게만 전달한 여론조사는 비공표 3건(김건희 2건, 윤석열 1건)이다. 윤씨 부부가 여론조사에 관여한 흔적도 없었다. 1, 2심 재판부가 똑같이 정치자금법상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이유다. 명씨에게 사전에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대납하게 했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혐의와는 성격이 다른 것이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과정에서 일부 후보들의 비리 의혹에 이중잣대를 들이댐으로써 공정하지 않다는 인상을 줬다. 당리당략에 치우쳐 사실을 무시하거나 외면한 결과였다. 어느 당이나 마찬가지지만, 중대한 비리나 불법 행위가 드러났는데도 우리 편이면 무조건 감싸는 진영주의는 단기간에는 약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독이다.
'선동 정치'는 자멸의 길... 사실 앞에 겸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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