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고,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에는 "할머니들의 용기와 증언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집권 이후 '실용 외교'를 전면에 내세우며 일본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집중하면서 과거사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난다는 비판과 불만도 계속 제기돼 왔다.
하지만,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독하고 역사를 왜곡해 온 친일 극우 인사들과 단체들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 달 전 이 대통령은 이들에 대해 "역사를 부정하는 얼빠진 행위"이자 "사자명예훼손"이라고 규정하며, 표현의 자유는 결코 무제한일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는 피해자 인권과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는 행위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으로 읽혔다. 이어 최근에는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하고 소녀상 철거를 주장해 온 단체의 행태를 두고 "전쟁범죄의 성노예 피해자를 그렇게 부를 수는 없다. 사람이라면 이럴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얼굴은 사람인데 마음은 짐승"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분노를 드러냈고, 나아가 "사람을 해치는 짐승은 사람으로 만들든지, 격리해야 한다"는 초강경 메시지를 던졌다. 이러한 발언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한 집요하고 잔인무도한 공격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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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들은 정의기억연대 수요시위 현장에 나타나 확성기를 동원해 "매춘부", "거짓말쟁이"라는 막말을 퍼부으며 조롱과 방해를 일삼았고, 피해자들을 인간이 아닌 대상으로 취급하는 역겨운 퍼포먼스를 반복해 왔다. 소녀상에 '철거'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씌우거나, 검은 비닐봉지로 얼굴을 덮는 이른바 '챌린지'를 벌인 것도 이들의 행태였다.
심지어 일본의 극우 단체들과 연대해 독일까지 원정을 가서 소녀상 철거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며, 국제사회에 "위안부는 허구"라는 허위 정보를 조직적으로 유포하는 데 앞장섰다. 이는 표현의 자유나 학문적 논쟁의 차원을 훨씬 넘어선 행동이었다. 이 모든 행위는 위안부 피해자 전체에 대한 상징적 폭력이자 테러였다.
동시에 일제 식민지배와 그로 인한 피해를 기억하고, 문제 해결을 요구해 온 모든 시민과 연대자들에 대한 모욕이기도 했다. 기억을 지우고 역사를 삭제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그 폭력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들의 목적은 분명하다. 일제 식민지배와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고,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일제에 부역했고 해방 이후에도 한미일 동맹이라는 이름 아래 과거를 덮어 온 한국 사회의 친일 극우적 기득권 세력의 이해관계와 연결돼 있다. 이들에게 과거사는 기억과 반성의 대상이 아니라, 삭제해야할 장애물에 가깝다. 따라서 역사적 진실을 온몸으로 증언해 온 위안부 피해자들은 이들에게 늘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피해자들의 존재 자체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협하고, 일본 우익 지배층과의 정치적·외교적 결속에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본심을 쉽게 드러내지 못해 왔다. 식민지배의 기억과, 여전히 반성과 사과를 거부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적 정서가 사회 전반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SNS
하지만 이들은 언제든 이 분위기를 뒤집을 기회를 노려왔다. 2020년 일본 극우 세력, 한국의 족벌 언론, 그리고 윤석열 검찰이 맞물려 전개한 윤미향(정의연)에 대한 대대적 마녀사냥은 이들에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과 모욕은 바로 이 시기를 전후해 본격화됐다.
이것은 윤석열 집권 3년 동안 멈추지 않고 지속됐다. 심지어 친위 쿠데타 시도가 실패하고 윤석열이 구속·탄핵된 이후에도 이러한 흐름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극우 세력이 아직 충분히 처벌되거나 청산되지 않았고, 여전히 '윤어게인'을 외치며 결집을 시도하고 있으며, 국회 안에 국민의힘이라는 정치적 기반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친일 극우 세력의 가장 극단적이고 반동적인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장면이다. 이에 호응하듯 국회에서도 오랫동안 표류하던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피해자에 대한 모독과 혐오를 규제하고 처벌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도 이재명 정부는 우선 국내에서 친일 극우 세력의 역사 왜곡과 마녀사냥을 제어하고, 그 이후 외교적으로 일본 정부와 과거사 문제를 단계적으로 제기하며 풀어나가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실용 외교'가 과거사를 덮는 명분으로 전락하지 않는 것이고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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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배와 전쟁범죄의 역사를 가해자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로 연결시키고, 윤미향 마녀사냥의 진실과 정의도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하며, 끝까지 증언하고 사과를 요구했던 위안부 피해자들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지난해 말 출간된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이러한 기억과 계승에 큰 도움을 주는 책이다.(같은 제목의 다큐 영화는 이미 2009년에 개봉한 바 있다.)
이 책은 2017년 일본에서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 할머니의 삶과 투쟁을 기록하고 있다. 책에 담긴 할머니의 피해 경험과 증언은 처절하고도 구체적이다. 16살의 나이에 중국 무창의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간 송신도 할머니는 상상하기 어려운 폭력과 공포 속에서 살아야 했다.
할머니는 "가장 괴로웠던 것은 총알이 날아오는 거였지"라고 증언한다. 군인과의 강제적 관계 도중에도 총알이 날아들었고, 관계가 끝나지 않으면 몇 시간이고 군인이 몸에서 내려오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총알에 맞아죽으면 큰일이니까 ··· 그게 가장 괴로웠어요"라는 말은 당시 상황의 비인간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조금이라도 말을 듣지 않으면 구타와 폭행이 이어졌고, 그 상처는 할머니의 몸과 마음에서 평생 지워지지 않았다. "지금도 얼굴에 굳은살이 박혀서 아무리 때려도 아프지 않아요 ··· 북이랑 똑같아. 하도 맞아서", "진심으로 사람을 좋아해 본 적이 없으니까,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몰라"라는 고백은 전쟁범죄가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증언한다.
7년간의 지옥 같은 성착취 끝에 패전 후 일본으로 가게 된 과정마저 기만으로 이어졌다. 한 일본 군인의 청혼을 믿고 따라갔지만,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혼인 증명서는 찢겼고 "미군의 양공주라도 되라"는 말과 함께 버려졌다. 할머니는 기차에서 뛰어내려 죽으려 했지만, 죽음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아무 연고도 없는 일본 땅에서 할머니는 평생을 가난과 차별 속에서 살아야 했다. 같은 전쟁을 겪고 돌아온 일본 남성들이 연금을 받으며 살아가는 동안, 할머니는 과거를 숨기고 무시당하며 늙어갔다. 그러다 생활보호 신청 과정에서 "나는 중국까지 가서 훌륭하게 싸우고 온 여자야!"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과거가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 재일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의 투쟁'
전쟁터에서 돌아온 남자들은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바로 알아챘다. 이후 증언에 나선 송신도 할머니는 나아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재판을 제기했고, 이를 돕는 '지원모임'도 만들어졌다. 할머니는 일본 정부가 책임을 회피한 채 제시한 '아시아여성기금'을 단호히 거부했다. "이런 방식은 믿을 수 없어. 세 살짜리 어린애라면 믿을지 몰라도, 난 안 믿어!"
하지만 10년에 걸친 재판 끝에 2000년 도쿄고등재판소는 할머니의 청구를 기각했다. 할머니는 판결 이후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대로 바보가 되어서 돌아가도 되는데, 일본이라는 나라가 이렇게 바보같은 짓을 해도 되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면 정말로 지나가던 개가 웃어요. 배꼽을 쥐고 웃어요."
재판은 패소했지만, 송신도 할머니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로 그 투쟁은 결코 실패가 아니었다. 송신도의 증언과 재판은 일본 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다시 각인시켰고, 이후 민주당·공산당·사민당 등 야3당이 ‘전시 성적 강제 피해자 문제 해결 촉진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할머니는 투쟁과 연대 속에서 비로소 삶의 의미를 찾았다고 했다. "사람을 못 믿고 살아왔지. 속기만 했으니까. 그런데 소송을 제기하고, 내가 당한 일을 말하고 나니까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어. 나도 조금은 인간다워졌지." 증언이 곧 회복의 과정이었다는 말이다. 한국의 '나눔의 집'을 방문해 다른 할머니들과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웃고 울던 기억도 남아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쇠약해진 송신도 할머니는 결국 2017년 세상을 떠났다. 이재명 정부와 우리 사회는 송신도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들의 삶과 투쟁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무엇보다 "다시는 전쟁을 하지 말라"는 당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바로 그것이 ‘짐승 같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 지우고 싶어 하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런 잔혹한 전쟁은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위안소'뿐만이 아니라 중국 사람도, 일본 군인도, 고통받는 처참한 모습을 나는 두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2000년 10.19 송신도 최종진술서)
"다만 전쟁은 하지말아. 다시는 전쟁을 하지 말라고. 전쟁을 하면 뭐든지 다 끌고가서 나라를 위한다면서 다 죽이지 않느냐고. 그것이 가장 괴로운 것이니까. 그런 짓을 다시는 하면 안돼."
본집회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조희대 사법부는 자신들의 내란 동조 범죄에 면죄부를 받기 위해 내란범들을 풀어줄 결심을 한 것”, “그래서 우리 국민이 조희대를 즉각 탄핵하라고 했던 것”이라며 “내란에 부역했던 조희대 사법부에 무슨 내란 단죄를 맡긴단 말인가!”라고 외쳤다.
또한 “이제 ‘설마’라는 생각 완전히 버려야 한다. 모두 광장으로 모여야 한다”라며 “내란을 막고 1년이 지나서 내란범들이 풀려나는 꼴을 볼 수 없지 않겠는가!”라고 역설했다.
“내란세력 최후보루 조희대를 탄핵하라!”
“내란단죄 가로막는 법비들을 응징하자!”
“내란수괴 윤석열에게 사형을 선고하라!”
“특급범죄자 김건희 하수인 법비들을 응징하자!”
시민들이 사회자의 선창에 따라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이정권 경기촛불행동 공동대표는 기조 발언에서 “법비 우인성의 김건희 무죄 판결, 법비 김인택의 명태균·김영선 무죄 판결, 법비 오세용의 곽상도와 아들 50억 뇌물 무죄 판결. 그야말로 법비들이 미쳐 날뛰고 있다”, “이성을 잃고 이판사판 물불을 가리지 않고 여론의 눈치도 보지 않는다”라면서 “이것은 재판이 아니라 개판이다. 이것은 판결이 아니라 범죄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조희대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 재판 파기환송을 주도했던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은 국회에 나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정당하게 재판을 했다고 대놓고 거짓말을 늘어놓았다”라며 “국회와 국민을 대놓고 농락하는 자들이 바로 조희대 사법부”라고 규정했다.
계속해 “조희대 사법부는 이제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지귀연의 윤석열 내란 1심 선고에서 내란 무죄를 노리고 있을 것”이라면서 “지금 정치권이 해야 할 가장 첫 번째 임무는 조희대 탄핵이다. 조희대 탄핵이 법비들의 폭주와 난동을 제압할 수 있는 길이다. 조희대 탄핵이 바로 내란 단죄의 시작!”이라고 확언했다.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조희대 사법부의 행태를 요목조목 규탄해 온 무소속 최혁진 국회의원도 발언했다.
최 의원은 “대검찰청과 대법원은 국민을 지키라고 만들어진 조직”이지만 “그런데 지금 뭐가 됐나? 내란세력의 개노릇을 하고 있다”라며 “개혁해야 한다!”, “뒤집어엎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 파기환송 주심 판사(박영재)를 법원행정처장에 앉히고 법사위에 인사를 보냈다. 이건 무엇이겠는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내란에 대한 반성이 아니라, 국민 앞에 사죄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든지 덤빌 테면 덤벼보라는 그 마음, 그 태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분개했다.
또한 다른 의원들과 지난해 12월 국가보안법 폐지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며 그 이유에 관해 과거 인혁당 사건 등으로 시민들을 간첩으로 조작해 사법 살인한 사법부가 여전히 “아무 반성”이 없고, “저도 어린 시절에 가족이 국가보안법 때문에 어마어마한 고통과 시련을 겪었다. 나중에 커서 보니 이런 고통을 당하는 사람들이 한두 사람이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이어 국가보안법은 “기득권, 특권세력의 재산과 세습권력을 지키는 법”이라며 “국가보안법을 칼자루로 쥐고 앉아서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저들(대검찰청, 대법원)”이 “국가보안법을 무기” 삼아 “동지 여러분에게 칼을 겨누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계속해 촛불이 “횃불이 돼야 한다”, “저도 국회에서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라며 법 왜곡죄를 통과시키고, 국가보안법을 철폐해 국민을 위한 나라를 앞당기겠다고 다짐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최근 조희대 사법부의 판결을 언급하며 “판사들은 양심 없다!”, “법을 왜곡하는데 이 사람들을 벌 줄 방법이 없다!”, “판사들은 자기들이 아무리 법을 왜곡해도 자신들을 건드릴 법이 없다고 해서 기고만장하고 있다!”라며 “알고 봤더니 얼굴 다르고 이름 다른 지귀연이 너무 많다”라면서 김건희, 명태균, 김영선, 곽상도 등에게 무죄 판결을 한 판사들의 이름과 사법부가 자행한 간첩 조작 사건을 쭉 열거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빠르게, 설 (연휴) 전에 국회가 법 왜곡죄를 통과시킬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서자”라고 호소했다.
김기수 강남서초촛불행동 회원은 “내란 법비들이 이토록 날뛰는 이유”에 관해 조희대 사법부가 내란 공범이기에 자기 살길 찾기에 나섰고, 조희대 사법부를 탄핵해야 할 국회가 자기 역할을 못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국회를 향해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당신들만의 지방선거 승리가 아니라, 우리 국민이 요구하는 ‘내란세력 척결’을 통한 대한민국의 승리”로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 당장 조희대를 탄핵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종일 영하권의 혹한이었음에도 촛불광장은 시민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시민들은 촛불대행진 무대에서 첫 공연을 펼친 안성평택촛불행동 합창단의 「누가 죄인인가」 공연을 즐기며,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노래 「바위처럼」에 맞춰 추는 율동을 흥겹게 따라 하면서 추위를 날려 버렸다.
또한 ‘내란 단죄 가로막는 법비들’의 얼굴 사진이 담긴 대형 현수막을 조각조각 찢는 상징의식을 함께했다.
시민들은 고속터미널 방향으로 행진하며 주권자가 앞장서 법비들을 응징하겠다는 기세를 드높였다.
촛불행동은 설 연휴가 시작되는 오는 14일에 긴급 촛불대행진, 윤석열 1심 선고일인 19일에 긴급 촛불집회를 진행한다며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광주연극계성폭력사건해결대책위원회가 4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시상식에서 '성폭력 수사·재판 특별 디딤돌상'을 수상했다. 왼쪽부터 피해자 김산하(가명)씨, 장도국 대책위원장, 도담 광주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 전선정
연극계 성폭력 피해자가 연대자로서 무대에 섰다. 배우로서 여러 번 오른 무대였지만 상을 받기 위해 무대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때 피해를 겪은 것에 침묵했던 그는 이제 입을 열어 수상 소감을 말한다.
김산하(가명)씨는 4년 전 연극계 동료들, 광주여성민우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과 '광주 연극계 성폭력 사건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를 만들었다. 피해 당사자인 그는 문제를 공론화하고 연극계 권위자로 불렸던 이들을 고소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엄벌을 촉구하고 권위주의적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이 노력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가 매년 선정하는 '특별디딤돌상'으로 이어졌다. 전성협은 "문화예술계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 보장과 반성폭력 의식 확산에 큰 역할을 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에서 시상식이 열린 4일 오전 산하씨와 장도국 대책위원장(배우), 도담 광주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를 만났다. 이날 산하씨는 "피해자로서 대책위 활동을 하며 힘들었던 순간도 분명히 있었지만, 구성원들 덕분에 놓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라며 "최근 재판에서 힘 빠지는 일들이 있었지만, 연대의 힘을 믿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라고 밝혔다.
대책위 출범 전, 산하씨에게 가장 먼저 도움을 준 연극계 동료 도국씨는 "지금 순간만을 특별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라며 "2심 재판이 진행 중인데, 위기의 순간을 또 마주한 것 같아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분들의 연대와 응원이 많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누군가에게 용기가 된 내 이야기"
▲광주 연극계 성폭력 사건 피해자 김산하(가명)씨와 장도국 사건해결대책위원장이 4일 오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 전선정
- 수상을 축하드린다.
산하 "뜻깊은 상을 받아 감사하고 기뻤다. 최근 2심 재판을 받으며 한창 힘들었다. 다시 힘을 내 이 싸움의 의미를 찾으라는 뜻에서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도국 "같은 마음이다. 대책위는 그 동안 다른 성폭력 피해자들과 연대했고 치유와 회복의 과정을 함께 겪었으며반성폭력적인 제도를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이런 과정들에 좋은 의미를 부여하고 인정해줘서 감사하다."
도담 "대책위는 사법적 처벌을 촉구하는 것을 넘어 또다른 피해자를 만들어내지 않기 위해 연극계의 권위주의적 환경을 바꿔내려는 활동까지 이어갔다. 지난해 광주여성가족재단에서 시행한 공연예술계 성불평등 실태조사 과정에서도 소위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활동을 이어나가는 불합리한 구조를 짚는 등 큰 역할을 했다."
- 당사자로서 공론화에 나서고, 적극 활동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었나.
산하 "사법 절차만 밟을지 공론화도 할지 100일 가까이 고민했다. 피고인들은 연극판에서 소위 말하는 주류로 왕성히 활동하고 있었다. 공론화를 하지 않으면 그들을 멈추게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공론화는 또 발생할지 모르는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대책위 회의에 거의 매번 참여하며 힘들었던 순간도 분명 있었다. 특히 사건 초반에는 경찰에서 했던 진술을 대책위 회의에서도 이야기하며 과부하가 오기도 했다. 또 사건의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상처를 받기도 했다. 그래도 오히려 단단해졌다. 상처 받으면서도 놓지 않았다. 정말 열심히 활동했기에 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아, 끝났다'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대책위가 여기까지 끌어줬다. 감사하다."
▲광주연극계성폭력사건해결대책위원회가 지난 2022년 6월 29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광주 연극계 권력형 성폭력' 사건을 공론화하고 엄중한 수사와 처벌, 성폭력 전수조사 및 징계, 재발방지책 마련, 지지와 연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소중한
- 연대의 힘을 가장 크게 느꼈던 대책위 활동이 있다면.
산하 "대책위에서 치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매년 떠나는 캠프가 기억에 남는다. 2022년 한창 경찰 조사에서 2차 가해성 발언을 들으며 정말 힘들었을 때도, 구성원들과 함께하며 그 순간만큼은 머리를 비울 수 있었다. 2024년 캠프도 특별했다. 그해 5월 광주 퍼포먼스 아트계에서도 공론화된 성폭력 사건이 있었는데 그쪽 대책위화 함께한 캠프였다. 피해자 분과 만나 대화를 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대화를 나누며 내 사건을 지켜보고 지지를 보내는 사람이 정말 가까이에 있다고, 내 사건이 어떤 씨앗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웠지만, 그 분이 내 이야기로 힘을 얻는다는 것에 나도 힘을 얻었다. 그리고 무너지지 않게 책임감을 갖자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도 그분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피해자답길 원하는 법원"
- 1심 재판에서 극단 대표 A씨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산하 "5년 전 성폭력으로 인한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진단 받았다. 머리를 감거나 길을 걷다가도 특정한 장면이 눈 앞에 보여 그걸 깨기 위해 소리를 지르곤 했다. 그런 내가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PTSD 증상이라는 것을 알고 나선 나를 이해하게 됐다. (재판에서) A와 그 측근들이 이 인과관계를 부정할 때마다 힘들었는데 1심 재판부가 그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도담 "1심 재판부는 피해 이후 발현된 아픔으로 괴로워하는 피해자들이 사법 절차를 통해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중요한 판례를 남겼다. 그런데 A는 지금도 산하의 PTSD가 자신의 범행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디 2심 판결에서도 A에 대한 유죄가 유지되기를 바란다."
- 2심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산하 "2심 재판을 시작하며 판사가 '이건 고소인의 재판이기도 하지만 피고인의 재판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피고인 중심의 이야기 같아 의아했지만) 판사는 그런 (공정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말을 문제 삼고 싶지 않다. 다만 판사가 '고소인의 재판'이라고도 했는데 재판 과정에서 '내 재판이 아닌가' 싶은 일이 발생했다.
여러 일이 있었지만, 하나를 말하자면 검사가 나를 상대로 증인신문을 하겠다고 신청한 적이 있다. 이때 나도 참여 의사를 밝혔는데 판사가 '필요 없다'며 기각했다. 이 시점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아 무력감을 느꼈다."
도국 "물론 재판부가 피고인의 주장에 대해 피해자 측에 확인할 수 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묻는 방식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심 재판에서 판사가 '이걸 왜 사건 발생 10년이 지나고 나서야 공론화했냐'고 산하에게 질문했다. 이건 판사가 어떻게 묻느냐에 따라 답변이 달라질 수 있다. 그 질문으로 피해자는 위축돼 신문 내내 하고자 했던 말을 잘 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산하씨가 마지막 연출을 담당한 광주의 한 극단. 2022. 06. 28. ⓒ 소중한
- 이 사건 외에도 여러 연극계 성폭력 사건 재판을 방청했다.
도국 "재판을 방청할 때마다 재판부가 피해자다움을 지나치게 요구해 피해자로 하여금 삶의 주도권을 쥐지 못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피해자가 피해자다움만을 움켜쥐며 살 수는 없다. 시간이 지나 여러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면 사람의 성격이나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이 피해자다움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법원은 그런 모습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사건을 공론화하고 고소 이후 산하가 했던 모든 실천은 객관적 증거로 입증할 수 있다. 만나서 회의하고 통화했던 수백 시간, 자신의 사건을 넘어 다른 피해자와 연대했던 시간들... 나는 재판부도 법정 바깥의 일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해자와 연대자가 약 4년 간 온몸으로 나서 하나하나 만들어간 변화들, 그리고 그 변화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알려고 노력해줬으면 한다."
-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산하 "힘든 순간들이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거다. 하지만 2018년 미투, 2022년 대책위 활동 등 우리 사회가 쌓아온 용기와 연대의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런 일들은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우리 사회가 결국은 나아갈 거라고 믿는다."
산하씨는 처음 들어간 극단의 대표 A씨와 작가·연출가 B씨, 다른 극단의 대표 C씨를 강간, 강제추행 등 혐의로 2022년 6월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A씨에게 징역 3년형을, B·C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며, 현재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광주연극계성폭력사건해결대책위원회가 4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하이서울유스호스텔 대강당에서 열린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시상식에서 '성폭력 수사·재판 특별 디딤돌상'을 수상했다. 왼쪽부터 도담 광주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 피해자 김산하(가명)씨, 장도국 대책위원장. ⓒ 전선정
임금 미지급에 구조조정 예고까지
“다 회복도 하기 전에 3차 단식”
아직도 MBK 자구책 기다린다는 정부
7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5일차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안수용 홈플러스 지부장과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 ⓒ 김준 기자
정부가 MBK 홈플러스 먹튀 사태를 구경만 하는 동안, 2만여 명의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임금도 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회생 시한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이에 안수용 홈플러스 지부장은 다시 곡기를 끊었다. 3번째 단식, 5일째를 맞았다.
지난 12월 “사태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적극 나서겠다”던 정부는 아직도 홈플러스 사태에 어떤 실질적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병주 MBK 회장을 향한 처벌도 요원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5일, 김병주를 비롯한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 경영진의 추가 부정거래 혐의를 포착하고 검찰에 통보했지만, 지난달 14일 재판부가 MBK 경영진들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하면서 수사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 피해는 소비자와 노동자들에게 돌아갔다. 납품업체들이 대금을 받지 못해 물건 공급을 줄이거나 끊으면서 평소의 절반도 안 되는 상품이 진열되고 있다. 매대가 텅텅 비면서 피해가 소비자에게까지 미치는 상황이 된 거다.
2만여 명의 노동자들은 자금 고갈을 이유로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임금을 나누어 지급하는 등 유동성 위기가 극에 달한 상태인데, 줄지은 폐점으로 길거리에 내몰릴 위기까지 처했다.
MBK 측은 인수합병까지 점포 폐점은 없다고 약속했으나, 사실상 파기된 상태다. 현재까지 17곳의 폐점이 확정됐고, MBK의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추가로 41곳이 더 폐점될 예정이다. 수만 명의 노동자가 일터를 잃게 되는 거다.
안 지부장과 강우철 위원장이 단식에 나선 결정적인 이유다. 이들은 설 명절 전까지 정부가 사태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투기자본을 규제할 입법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단식 5일 차에 접어든 안 지부장은 “2차 단식 때 회복이 다 되진 않았지만 그만큼 절박했다”고 밝혔다. “아직도 정부는 MBK가 자구책을 마련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더 강하게 압박할 예정이다. 함께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강우철 마트노조 위원장은 “9일 결의대회를 연 뒤, 단식자들이 더 나올 것”이라며 “정부가 투기자본 MBK의 책임을 엄중히 묻고 정부 주도의 정상화 방안을 제시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 경고했다.
마트노조는 9일 MBK 앞에서 임금체불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청와대 앞에서 국민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10일에는 무기한 단식농성단을 꾸려 광화문 월대 앞에서 삼보일배를 진행하며 정부를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요구안은 ▲정부는 설 명절 전 홈플러스 사태 해결 방안 마련 ▲경영 실패 책임 있는 부도덕한 회생관리인 즉각 교체 ▲기업 파괴하는 투기자본 규제 입법 처리 ▲체불임금 해결 및 10만 노동자·입점업주 생존권 보장 등이다.
“비상계엄이 치밀하게 짜인 민주당과 좌파들의 공작에 의해 떠밀려서 이뤄진 것일 가능성은 생각해보지 않으셨습니까? 2024년 12월3일은 내란이 아니라 거대 야당의 체제 전복이 완성된 날입니다.”
- 영화 ‘조작된 내란, 감춰진 진실’ 중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와 이영돈 PD가 제작한 영화 <조작된 내란, 감춰진 진실>은 이런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지난 4일 개봉한 이 영화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계엄 선포를 ‘민주당의 공작에 의해 강요된 선택’으로 규정합니다.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마저 ‘정권 탈취를 위한 거대 시나리오’의 일부라고 주장합니다.
기존 극우 음모론 ‘총집약’···60대 중후반 다수, 2030 남성들도
개봉 당일 서울 대학로 CGV에서 다른 관객들과 함께 이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는 주로 기존 극우 유튜브 담론을 집약·재구성했습니다. 개봉일에 모인 관객들은 영화 내용에 적극적으로 호응했습니다.
평일 저녁이었는데도 상영관 좌석의 약 80%가 찼습니다. 관객 다수는 60~70대로 보였습니다. 부부로 보이는 분들이 특히 많았습니다. 20~30대 남성도 일부 있었는데 젊은 여성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보는 내내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떠올랐습니다. 영화 제작자이기도 한 이 PD가 사회자처럼 다큐멘터리를 이끕니다. 자료 대부분은 기존 언론 보도와 방송 화면입니다. 여기에 극우 유튜버 ‘그라운드C’, 박주현 변호사,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 헌법학자 허영·황도수 교수,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의 인터뷰가 들어갔습니다. 새로운 사실을 제시하기 보다는 기존 음모론을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로 엮는 데 집중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영화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박근혜 정부 탄핵과 윤석열 정부 탄핵은 모두 민주당의 정권 탈환 시나리오에 따른 결과”라는 것입니다.
이상한 과학의 나라 ACE
“세월호·이태원 참사, ‘정권 탈취 도구’”
영화는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를 부정선거 음모론을 뒷받침하는 핵심 소재로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세월호 침몰 장면과 함께 희생자들이 당시 배 안에서 직접 촬영한 영상이 그대로 나옵니다. 이태원 참사 당시 해밀턴호텔 골목에서 시민들이 깔려 구조를 기다리던 장면도 여과 없이 등장합니다.
영화는 세월호 참사를 “박근혜 대통령 개인에 대한 신뢰를 회복 불능 상태로 파괴하기 위한 감정적 기폭제”로 규정합니다. “세월호의 슬픔은 분노로 전환됐고, 그 분노는 대통령을 끌어내릴 준비를 마쳤다”는 식의 주장이 이어집니다. 이른바 ‘사라진 7시간’ 역시 조작된 서사라고 주장하며,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핵심 증거였던 태블릿PC의 ‘조작설’도 다시 꺼내 듭니다.
박 전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오자 일부 관객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세월호 추모 장면이 나올 때는 욕설이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
영화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가파른 골목길에서 많은 젊음이 숨조차 쉬지 못한 채 쓰러져 갔다”고 표현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국민께 죄송하다며 진상을 철저히 밝히겠다고 했고, 경찰의 부실한 초기 대응을 강하게 질타했다”고 강조합니다.
이 PD는 “민주당은 사회적 비극과 국민적 분노를 대통령 개인에게 표적화하는 전략을 사용했다”며 “국가적 슬픔을 오직 대통령 개인을 향한 분노의 서사로 변질시켰다”고 했습니다. 이어 “(참사가) 오래전부터 기획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두 사건 모두 비극적 사고였지만, 정치적으로는 대통령 책임론으로 귀결되는 동일한 프로세스를 밟았다”고 주장합니다.
“계엄, 선거 체제 바로잡기 위한 경고”…‘국민저항권’으로 귀결
영화는 12.3 불법계엄을 “부정선거로 거대 야당이 된 민주당에 대한 경고이자 국민 계몽”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참사와 선거 조작을 이용해 의회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이 노란봉투법, 방송3법 발의 등을 통해 국정을 마비시키고, 고위 공직자들을 줄줄이 탄핵해 결국 윤 대통령이 계엄 외에는 선택지가 없도록 만들었다는 겁니다. 국민을 위한 결단이었기에, 내란이라고 볼 수 없다고도 했습니다.
사전투표와 본투표 간 투표율 차이를 문제 삼는 장면도 반복됐습니다. 하지만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사전투표를 기피하도록 선동해온 당사자들의 책임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증언하는 장면이 나오자 객석에서 다시 조롱, 비아냥, 욕설이 이어졌습니다.
영화는 “정치적 판단에 의한 유추”라며 대통령 연임을 목적으로 한 개헌이 되고, 민주당이 200석 이상을 차지해 이재명 대통령이 2030년까지 집권할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습니다. 그리고 그 결론은 “국민저항권밖에 없다”로 이어지고 전한길씨의 “싸우자”라는 집회 연설 장면으로 끝납니다.
상영이 끝나고 박수를 치는 관객이 많았습니다. “다들 기운 내세요”, “이런 건 넷플릭스에 올려야 한다”는 말이 객석 곳곳에서 들렸습니다.
“쿠데타로 세력 제압해야”···“마두로 체포하듯 잡아갔으면”
교회 모임에서 단체로 영화를 보러 왔다는 박모씨(72)는 “이미 유튜브로 다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전한길 선생님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왔다”며 “조만간 미국에서 부정선거 수사가 시작되고 중국과 연계된 시스템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은평구에서 배우자와 함께 왔다는 박신영씨(58)는 “이런 영화는 학교에서 틀어줘야 한다”며 “모든 것이 중국 공산화 전략과 맞물린 거대한 흐름”이라고 했습니다. 박씨는 또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같은 사람이 나와서 힘을 쓰시거나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서 세력을 제압하지 않는 한 답이 없다”며 “마음 같아서는 트럼프가 마두로를 잡아가듯이 (이재명 대통령을) 잡아갔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박씨의 남편 정인철씨(58)는 “기성 언론은 다 거짓이지 않나. 유튜브로 공부한 지 10년이 넘었다”며 “사전선거를 없애기 위해 국민투표를 부쳐야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인천에서 혼자 온 김서진씨(28)는 “세월호 참사도 민주당의 계략이었다는 게 인상 깊었다”며 “당시 고등학생이었는데, 그땐 민주당은 공산주의에 반민주주의로 뭉친 집단인 줄은 몰랐다”고 했습니다.
“음모론 재포장···극우 담론의 ‘준거’ 될 우려”
김종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 영화는) 그동안 축적된 부정선거 음모론을 재포장한 것에 가깝다”며 “새로운 정보나 독창적 프레이밍이라기보다는 기존 담론의 ‘완결판’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재포장’이 그 자체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산발적이던 음모론들을 하나의 일관된 서사로 엮고 ‘다큐멘터리’라는 형식으로 고정시키는 것은, 그 자체로 극우 담론 생태계 내에서 준거 텍스트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법적 대응을 어렵게 한다고도 했습니다. 명예훼손이나 선거법 위반으로 대응하면 “탄압받는 진실”이라는 프레임이 강화되고, 방치하면 이런 콘텐츠가 누적된다는 겁니다. 김 교수는 “세월호, 이태원 참사를 극우 서사에 통합하려는 시도는 참사의 기억과 정치를 오염시킬 수 있다”는 점도 짚었습니다.
‘쿠팡 견제’ 핑계로 풀어놓은 재벌이라는 늑대
도심 속 ‘다크 스토어’의 습격, 실핏줄 끊기는 지역 경제
노동자의 건강권과 맞바꾼 ‘죽음의 레이스’
소상공인의 절규,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의 심야 영업 제한 시간에도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중소상인과 노동자들이 이를 ‘골목상권 말살’이자 ‘살인 노동 확대’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등 6개 단체는 6일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 심야 배송 허용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쿠팡 견제’ 핑계로 풀어놓은 재벌이라는 늑대
정부와 여당은 대형마트의 심야 배송 허용이 쿠팡 등 거대 이커머스 공룡을 견제하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쿠팡 사태의 본질은 대형마트의 심야 배송을 막아서가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 독점을 방치한 결과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김은정 협동사무처장은 "늑대 막아달랬더니 울타리 안에 다른 늑대 풀어놓겠다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라며, 플랫폼 규제는 회피하면서 유통 재벌의 규제만 푸는 정부의 행태를 비판했다. 결국 거대 고래들의 싸움에 동네 슈퍼와 전통시장 상인 등 새우들의 등만 터지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경고다.
도심 속 ‘다크 스토어’의 습격, 실핏줄 끊기는 지역 경제
대형마트가 심야 배송을 시작하면 전국의 매장은 사실상 거대한 ‘다크 스토어(물류 거점 매장)’로 변모하게 된다. 이는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대형마트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1~3시간 내 배송하는 ‘퀵커머스’ 시장에 대기업 자본이 전면 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김성민 공동회장은 이를 "골목상권의 마지막 보루인 즉시성과 근접성마저 빼앗겠다는 선전 포고"라고 규정했다. 실제로 배달 플랫폼의 물류센터가 들어선 지역에서 편의점 매출이 8.4%, SSM 매출이 9.2% 감소했다는 자료는 대기업의 배송 공세가 얼마나 파괴적인지 보여준다. 한국마트협회 박용만 회장 또한 이번 조치가 "우리 중소마트 종사자들에게는 사망 선고와 다름없다"라며 참담한 심정을 전했다.
노동자의 건강권과 맞바꾼 ‘죽음의 레이스’
심야 배송 확대는 노동자들을 다시금 과로사의 위험으로 내모는 일이다. 새벽 배송은 단순히 배송 노동자뿐 아니라 상품을 준비하고 옮기는 수많은 노동자의 심야 노동을 강제하기 때문이다.
전국택배노동조합 강민욱 부위원장은 "노동자의 생명보다 더 중요하고 더 시급한 배송은 없다"라며, 이미 쿠팡에서 벌어지는 초장시간 야간 노동의 고통이 대형마트로까지 확산되는 것을 경계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은 마트 노동자들이 가족과 함께 쉴 수 있는 유일한 ‘인간다운 시간’이었으나, 규제 완화는 이 최소한의 휴식권마저 빼앗는 처사라는 주장이다.
소상공인의 절규,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경기북부 슈퍼마켓협동조합 정연희 이사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우리 잘 살게 해 준다고 했으니까 참았다"라며 현 정부의 배신감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제라도 대통령과 여당은 소상공인과 중소 자영업자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과 법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라고 촉구하며, 규제 완화 논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곽상도 전 의원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친 뒤 입장을 밝히며 미소를 짓고 있다. 이날 법원은 '대장동 50억 클럽' 관련 범죄 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곽 의원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 [공동취재] ⓒ 연합뉴스
공소기각 선고를 받은 곽상도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소회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활짝 웃으며 아래와 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을 '피해자'라 칭했다.
"제가 1차 수사로 기소돼서 무죄를 선고받았고 2차 수사로 기소돼서 오늘 공소 기각 판결을 받았습니다. 그 기간 사이에 지금 5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제 잃어버린 명예랑 모든 것들을 어떤 식으로 제가 보상 받아야 할지 정말 답답합니다. (중략) 저는 이 과정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튀어나온 피해자거든요."
곽상도 전 의원은 "돈들의 성격이나 경위 이런 것들을 검사들이 조사를 안 한 상태로 그냥 기소를 했다"라며 "저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이런 일들이 생겨났는지가 정말 의문스러울 지경"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많다"라고 답했다. "수사 과정에서 조사했던 증거라든가 이런 자료들이 전부 지금 다 배척 다 당했지 않았나. 그럼 그 기간 검사들이 했던 행위가 다 불법이고, 공소권 남용이라는 판단을 받은 거다. (이런데도) 검사들이 항소를 할까, 안 할까"라고 되물었다.
왜 공소기각인가
6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 부장판사)는 곽상도 전 의원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사건 선고공판에서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곽 전 의원 아들 병채씨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의 경우 ▲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 부분에 벌금 500만 원을 ▲ 범죄수익은닉죄 혐의 부분에는 곽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공소기각은 형사재판에서 검사가 제기한 소를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을 뜻한다. 위법한 공소 제기라고 판단해, 유무죄 판단에 나아가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것이다. 곽 전 의원은 재판 과정에서 "자신만 1심을 두 번 받는 특별한 사람이냐"며 검찰의 이중기소를 문제 삼았고, 법원은 그의 주장을 100% 받아들였다.
곽 전 의원은 아들이 50억 원을 받은 한 가지 행위를 두고 ① 2022년 뇌물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됐고, ② 2023년에는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재차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가 이중기소라고 판단한 이유다.
검찰은 지난 2022년 2월 곽상도 전 의원이 김만배씨 청탁을 받고 사업에 도움을 준 대가로 아들 곽병채씨를 통해 50억 원(세금 등 제외 25억 원)을 받았다면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뇌물)·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1년 뒤,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곽상도 피고인의 아들 곽병채에게 화천대유가 지급한 50억 원은 사회 통념상 이례적으로 과다하다"라면서도 "아들 계좌로 입금된 성과급 중 일부라도 피고인에게 지급되는 등 사정이 없는 점을 감안하면 검찰 증거만으로 아들에게 지급된 돈을 피고인에게 지급된 것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첫 번째 기소 사건에서 무죄가 나온 뒤 검찰은 수사인력을 보강하고 추가 수사에 나서 2023년 10월 곽 전 의원과 아들 병채씨를 함께 재판에 넘겼다. 이후 첫 번째 기소 사건 항소심 재판이 멈추는 동안, 추가 기소 사건 1심 재판이 진행돼 이날 판결 선고가 이뤄진 것이다. 재판부는 추가 기소를 '검찰의 자의적 공소권 행사'라고 지적했다.
검사는 곽상도와 김만배에 대한 선행 사건 항소심 절차 대신, 이 사건 공소 제기를 통해 1심 판단을 두 번 받아 선행 판결 무죄 결론을 뒤집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했다. 이를 통해 곽상도와 김만배는 사실상 동일한 내용으로 1심 판단을 두 번 받게 되는 실질적 불이익을 받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아들 병채 사건, 공소권 남용 아니지만... 무죄"
▲곽상도 전 의원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친 후 입장을 밝히며 미소짓고 있다. 이날 법원은 '대장동 50억 클럽' 관련 범죄 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곽 의원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 2026.2.6 [공동취재] ⓒ 연합뉴스
재판부는 아들 병채씨에 대해서는 "검사 기소가 곽병채에게 실질적 불이익을 가했다거나 소추 재량을 일탈했다 보긴 어렵다"라며 "공소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단했다. 다만, 결론은 무죄였다.
재판부는 "곽병채가 김만배로부터 50억 원으로 증액된 성과급을 지급받기로 한 것에 일부 관여했다"라면서도 "이를 두고 곽병채가 곽상도의 의사 하에 대리인으로 뇌물을 받았다고 평가하기 어렵고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범죄 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뇌물 혐의를 인정하려면 곽 전 의원과의 공모 관계가 성립해야 한다"라면서 "곽상도가 하나은행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잔류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청탁 알선 대가로 김만배로부터 50억 원 수수를 약속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김만배씨에게 정치자금법 유죄를 인정해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김씨가 곽 전 의원에게 전달한 후원금이 화천대유 관련 자금이기 때문에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곽 전 의원도 첫 번째 사건 1심 판결에서 아들 50억 원 성과급을 둘러싼 주된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치자금법 위반은 유죄(벌금 800만 원, 추징금 5000만 원)였다.
한편, 곽 전 의원은 법원을 떠나며 '(멈춰있는 첫 번째 기소 사건) 항소심을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제 더 이상 판단 받을 게 있겠냐. 똑같은 내용으로 2년 재판했는데 검찰은 더 제출할 자료도 없고 우리도 충분히 자료를 다 냈다. 이제 좀 그만 좀 괴롭혀라. 잘 좀 부탁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은 한 기이한 정치인의 귀환을 넘어선 사건이다. 그것은 지난 70여 년간 국제정치를 규율해온 미국 중심의 '규칙 기반 자유주의 질서'가 구조적 전환점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징후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논의는 이 변화를 "미국이 언제 다시 정상으로 복귀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환원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것은 미국의 일시적 이탈이 아니라, 일극 패권 질서 자체의 약화와 다극 질서로의 이행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변화다.
이 전환을 단순한 혼란이나 위기로만 인식한다면 한국은 다시 선택을 강요받는 주변국의 위치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를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과정으로 읽는다면, 한국의 전략적 위상은 달라질 여지가 있다. 관건은 '어떤 질서를 지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선택이 한국의 국가이익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미국의 부재'가 아니라 '제국의 귀환'
트럼프식 외교의 본질을 단순히 먼로식 고립주의로 이해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서울대 박종희 교수가 지적했듯(인터뷰 바로 보기), 그것은 상업적 제국주의와 세력권 정치의 노골적 복원에 가깝다. 서반구는 절대적 영향권으로 관리하고, 그 밖의 세계는 거래와 압박의 대상으로 다루겠다는 발상이다. 동맹과 규범은 가치가 아니라 비용의 문제로 환원된다.
다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질문이 있다. 과연 '규칙에 입각한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옹호하는 것이 자동적으로 한국의 국가이익을 보장하는가 하는 점이다. 규칙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규칙이 누구의 이익을 어떻게 배분하는가가 핵심이다. 규범이 언제나 정의롭고, 규범을 지키는 것이 언제나 중견국의 이익으로 귀결된다는 전제는 현실 정치에서 성립하기 어렵다.
더구나 오늘의 세계는 19세기 제국 질서와는 전혀 다른 조건 위에 놓여 있다. 핵무기, 깊이 얽힌 글로벌 공급망, 기후·보건·기술 규범과 같은 초국경 의제는 강대국이 세력권을 일방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구조적으로 어렵게 만든다. 강대국은 여전히 영향권을 원하지만, 그 질서를 유지할 능력과 정당성은 동시에 약화되고 있다. 이 간극은 위기이자, 중견국에게는 새로운 전략적 공간이다.
다극 질서는 '규범의 도덕화'가 아니라 '이익의 조직화'
다극 질서는 강대국 간 자동 균형의 결과물이 아니다. 그것은 중견국들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이익과 비용, 규범과 시장을 결합하느냐에 따라 형성된다. 중견국 연대는 '미국 없는 질서'를 지향하는 선언이 아니라, 어떤 강대국도 규칙을 일방적으로 훼손할 경우 실질적 대가를 치르게 만드는 장치다.
한국·일본·EU·캐나다·호주, 그리고 일부 아세안 국가는 개별적으로는 제한된 힘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규범, 기술 표준, 공급망, 시장 접근을 결합할 경우 강대국조차 무시하기 어려운 구조적 영향력을 형성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유주의 질서를 도덕적 이상으로 '완전 복원'하려는 접근을 경계하는 일이다. 대신 무력 병합 불인정, 핵확산 억제, 글로벌 공공재 보호 등 한국의 국가이익과 직결되는 핵심 규칙을 선택적으로 방어하는 현실적 연대가 필요하다.
안보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중심의 집단안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는 안정이 아니라 취약성을 낳을 수 있다.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 인도·태평양 중견국 간 협력, 그리고 경제·기술·에너지 안보로의 확장은 동맹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동맹에 과도하게 종속되는 위험을 관리하는 전략이다.
한국의 선택: '충성의 증명'이 아니라 '연결의 설계'
이 지점에서 한국은 단순한 생존자가 아니라 질서를 중개하는 국가(order broker)가 될 수 있다. 한국은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중국과 깊은 경제 관계를 갖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축이자 민주주의와 산업 역량을 동시에 갖춘 드문 중견국이다.
이는 특정 질서의 이념적 선봉에 서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안보와 경제, 규범과 거래, 가치와 이익을 연결하는 교량 국가(linker state)가 되라는 의미다. 중견국 외교의 핵심은 어느 편에 서느냐가 아니라, 선택의 비용을 어떻게 분산시키느냐에 있다.
대만 문제에서도 원칙은 분명해야 한다. 무력 병합과 현상 변경에는 반대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군사적 개입이 자동화되는 구조, 즉 미국의 전략적 부담을 한국과 일본이 떠안는 방식은 경계해야 한다. 해법은 중견국 공조를 통해 군사적·경제적·외교적 비용을 국제적으로 분산시키고, 중국과 미국 모두에게 무책임한 선택의 대가를 분명히 인식시키는 데 있다.
자강의 재정의: 군비가 아니라 국가이익의 자율성
이 모든 전략의 출발점에는 자강에 대한 재정의가 있다. 진보적 관점에서 자강은 군비 증강이나 힘의 과시가 아니다. 그것은 외부 질서가 어떻게 변하든 한국이 스스로 국가이익을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을 축적하는 과정이다.
에너지 전환과 기후 대응은 더 이상 환경 담론이 아니라 안보 전략이다. 기술과 표준의 주도권은 외교 협상의 실질적 지렛대다. 불평등 완화와 사회적 회복력은 외교 정책의 내구성을 좌우한다. 여기에 장기적 관점에서 축적된 외교·정보·전략 기획 역량이 결합될 때, 자강은 구호가 아니라 능력이 된다.
자강이란 결국 국방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얼마나 자기 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는가의 문제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질문
지금의 국제질서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요동치고 있다. 미국의 '정상적 복귀'를 기다리며 흔들릴 수도 있고, 세력권 질서에 순응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사이에는 중견국들이 힘의 야만성을 낮추고, 다극 질서의 규칙을 설계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
한국이 던져야 할 질문은 더 이상 "어느 편에 설 것인가"가 아니다. 오히려 "이 변화 속에서 한국의 국가이익을 어떻게 구조적으로 확보할 것인가"다.
일극의 붕괴는 위기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이 국제질서의 주변부에서 중심으로 이동할 수 있는 드문 기회이기도 하다. 문제는 가치의 순수성이 아니라, 전략의 성숙도다. 지금이 바로 그 가능성을 현실의 정책과 외교 언어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주통일평화연대(평화연대)와 전국민중행동은 5일 오전 9시 청와대 분수대앞에서 '3월 '프리덤실드'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전작권 환수를 인질삼은 한미전쟁연습 강행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밟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올해 상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인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 FS)가 3월 9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되고 본 연습에 앞서 위기관리연습(CMX)은 3월 3일부터 6일까지 실시될 예정이다.
정부는 5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2026년 상반기 한미연합훈련 실시계획'과 이에 따른 '전지작전통제권 전환 검토'를 핵심 안건으로 논의하고 있으며, 여기서는 계획된 시나리오대로 훈련을 강행해야 한다는 국방부와 남북관계 개선 및 평화공존'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훈련 규모 조정이나 공개수위 조절을 제안하고 있는 통일부의 입장이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주통일평화연대(평화연대)와 전국민중행동은 5일 오전 9시 청와대 분수대앞에서 '3월 '프리덤실드'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전작권 환수를 인질삼은 한미전쟁연습 강행을 규탄한다는 입장을 밟혔다.
참가자들은 강새봄 진보대학생넷 조직위원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에서 "'조건에 따른' 전시작전권 환수 검증은 우리 군의 대미종속을 유지, 심화할 뿐"이며, "한미연합군사연습 강행은 '안보딜레마'를 심화시켜 전작권 환수 조건을 스스로 파괴한다"고 지적했다.
군 지휘권을 돌려받는 당연한 권리마저 미국의 기준과 조건에 따른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 자체가 굴욕이고 주권침해이기도 하지만, 미국의 군사전략 수행을 기준으로 정한 '조건'에 우리 군의 역량을 끼워맞추는 과정은 대미종속성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것.
또 이번 연습에 포함되어 있는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은 핵심 전구작전 수행능력을 평가받는 과정으로 , 이를 빌미로 북에 대한 선제공격과 참수작전, 평양 및 전체 영토 점령을 포함하는 '작전계획 2022'에 따라 진행되는 군사연습은 역으로 전작권 환수조건 중 하나인 '안정적인 역내 안보환경 조성'을 더욱 요원하게 하는 안보딜레마를 자초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작계2022에 포함된 ‘북한 핵사용 징후 탐지, 핵사용 억제 및 방지’ 개념, 그리고 대중국압박 개념을 반영하며 '현대화'되고 있는 한미동맹의 추이를 감안하면 핵전쟁의 위험을 현실화하고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그동안 정부가 북미대화를 위해 훈련을 조정할 수 있다고 했지만 결국 '훈련 강행'을 선택했다고 하면서 "남북관계와 북미대화가 파탄난 가운데, 역내 안보 환경은 악화되고 ‘전작권 검증’의 시간만 늘어났다"고 우려했다.
'전작권환수 인질 삼은 한미전쟁연습 강행 규탄한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현재 미국은 무너져가는 자국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쟁과 침략을 일삼고 있으며, 한미동맹과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바로 이러한 패권 유지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며, "미 제국주의의 몰락이 자명해지는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이 미국 패권전략의 앞잡이 노릇에 앞장서는 것은 통탄할 일"이라고 직격했다.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미 제국의 패권을 수호하기 위한 전쟁 연습이자 평화를 파괴하는 행위이며, 이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실낱같은 희망의 바늘구멍마저 콘크리트로 꽉 막아버리는 자가당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전쟁 훈련 결정을 중단해야한다. 그것만이 대한민국 경제와 안보를 살리고 우리 민족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경민 자주통일평화연대 상임대표(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는 "이번 자유의방패 훈련은 단순히 북한을 겨냥한 방어훈련이 아니라 미국이 중국을 적으로 상정하고 우리 군을 그 첨병으로 동원하려는 패권 전략의 일환"이라며, "대한민국이 왜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이름 아래 타국의 전쟁을 뒷바라지하는 붙박이 항공모함이 되어야 하나? 중국과의 적대적 대결에 앞장서는 것은 한반도가 동북아 긴장의 한가운데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자살 행위"라고 개탄했다.
나아가 "적대적 군사연습은 안보가 아니라 전쟁위기를 부를 뿐이며 상대를 선제 타격하고 점령하겠다는 훈련을 반복하면서 평화를 말하는 것은 기만일 뿐"이라고 정부의 태도를 규탄했다.
이재명 정부가 강조한 실용, 평화, 국민주권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묻고는 "전작권 환수를 미국의 허락과 검증에 맡기고 미국의 패권 전략에 우리 군의 역량을 끼워 맞추는 것은 자주 국방의 모습이 아니다. 진정한 주권은 강대국의 전략에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땅에서 일어날지 모를 전쟁의 불씨를 우리 손으로 끄는 결단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김 상임대표는 "우리는 미국의 돌격대가 되기 위해 정부를 세운 것이 아니다. 전쟁의 위협을 가중하는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즉각 중단하라"며, "그것이 바로 평화가 곧 경제라는 정부의 약속을 지키는 길이며, 거대한 국제 질서의 격변속에서 우리 국민을 지키는 유일한 자주적 해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지연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한미연합군사연습이야말로 안보를 명분으로 펼쳐지는 행위로 인해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전형적인 '안보딜레마' 상황이라며 "한반도를 주변국 갈등의 불길 속으로 밀어 넣는 위험한 전쟁연습을 즉각 중단하고, 진정한 평화 주권을 선포하라. 평화가 곧 안보이고, 평화가 곧 민생"이라고 호소했다.
함재규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이미 동맹현대화를 강요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연합전쟁훈련은 가까운 이웃 중국을 비롯해 동북아평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군사적 긴장이 고조도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평화가 곧 국익이고 균형적 외교'이니 "국익을 생각한다는 말보다 평화의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달라"며,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손실, 평화의 국익을 깨트릴 프리덤쉴드 한미군사전쟁연습 실시를 당장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전지예 평화주권행동 평화너머 공동대표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지난해 미국과 합의한 한미동맹 현대화의 한 과정이 될 수 밖에 없다"고 하면서 미국의 새 국방전략에 따라 주한미군 뿐만 아니라 한국군의 역할도 북한 대응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중국 억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당장 3월 한미연합훈련부터 중국을 목표로 한 작전개념을 적용한다면, 예컨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가정적 상황에서 대응 시나리오에 따라 동맹국인 한국의 전력 자산을 활용한다면, "이재명 정부가 말하는 한반도 평화, 이대로 가다가는 택도 없다"고 일갈했다.
전작권환수는 조건도 기만적일 뿐더러 군사훈련 수십년에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걸 보면 결과는 이미 나와 있는 것이고, 한미연합훈련의 야외실기동훈련을 분산, 축소하겠다는 정부의 입장도 크게 의미 없다고 비판했다.
결론은 "진짜 평화와 주권을 위한 정책, 미국의 전방위적 압박으로부터 주권을 지키는 첫걸음은 미국의 전작권 환수 기만에 놀아나지 말고 당장 한미연합군사훈련부터 중단하라는 것"이다.
5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의원총회에 공소청법·중수청법에 대한 정부안을 설명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관계자들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6.2.5.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이원화 구조를 일원화하고, 수사 범위도 9대 범죄에서 6대 범죄로 축소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공소청에도 보완수사권이 아닌 '보완수사요구권'만 허용하기로 당내 의견을 모았다. 다만 논란이 됐던 공소청 3단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공소청의) 보완수사권에 대해서는 수사권은 인정하지 않고 보완수사'요구권'을 허용하되,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방안을 열어놓고 마련하도록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수석은 "보완수사권을 인정할 경우 수사·기소를 분리한다는 당초 목적이 퇴색되는 측면이 있고 지지자의 열망을 생각할 때 상징적인 부분이 있다"며 "보완수사요구권을 두되 피해자가 수사 지연으로 피해받지 않도록 공소청에서 다른 수사기관에 충분히 의견을 개진하고, 따르지 않을 경우 사실상 강제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식으로 개정 방안을 준비했다"고 했다.
예외적 보완수사권도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김 원내수석은 "보완수사가 필요한 영역이 있다는 주장도 나름 일리가 있는데, 일단은 보완수사요구권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만약에 어려움이 있다면 시행 과정에서 다시 보완하는 방안을 택하더라도 일단은 보완수사권 없이 요구권으로 당의 입장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개별 의견을 낸 의원 중엔 보완수사권을 부여하지 않을 경우 경찰의 수사 미진, 피해자 보호 불충분에 대한 해결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수석은 "이런 부분들은 추후 형사소송법 개정에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정청래 대표의 합당과 관련한 발언을 듣고 있다. 2026.2.5. 연합뉴스
다만 기존 검찰청 조직과 동일한 대공소청-고등공소청-지방공소청 3단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법조계에선 기존 고등검찰청의 역할이 적기 때문에 고등공소청을 폐지하고 다른 행정 조직과 마찬가지로 중앙-지방 2단 구조로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기존 체계를 없앨 경우 벌어지는 업무 공백을 채우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의원은 시민언론 민들레와 통화에서 "고등공소청과 지방공소청 사이의 지휘권이나 체계 등을 다 부수기는 어려워서 3단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며 "고검에 감찰권이 있는 것과 같이 내부 규율과 관련된 것들이 있는데, (고등공소청이 없다면) 그걸 대공소청이 전부 할 수 있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김 원내수석도 민들레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눈 대화에서 "현재 고검에서 담당하는 국가소송 등의 사무 승계 등, 현실적으로 고등공소청이 없을 때 발생하는 업무 공백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 원내수석은 공소청 수장 명칭에 대해선 "공소청장 이름을 쓰는 게 원칙이라고 정했다"며 "다만 헌법상 검찰총장이란 이름을 사용하게 돼 있기 때문에 공소청장이 검찰총장을 겸한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공소청장으로 부를 수 있도록 수정안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공청회 토론에서도 찬반 양쪽에서 비판이 제기됐던 중수청의 수사사법관(검사)-전문수사관(수사관) 이원화 구조는 일원화로 정리됐다.
김 원내수석은 "중수청 수사구조는 일원화해 수사관으로 명칭을 통일하되, 담당 업무에 따라 '법률수사관' 식으로 새 직책을 마련하는 건 정부가 고민하도록 의견을 모았다"며 "(수사관의) 자격 제한도 없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수청장도 15년 이상 검찰 출신 법조인 등이 독점하는 구조가 아니라, 15년 이상 수사 실무에 경력이 있는 경찰이나 수사관도 청장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한정애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2026.2.5. 연합뉴스
중수청법 정부안에서 규정한 9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마약·내란외환·사이버)도 대형 참사와 공직자, 선거범죄 3가지를 제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수사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문제가 된 사이버범죄는 '국가 기반 시설 공격 및 첨단기술 범죄'로 한정해 정부에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 밖에 의원총회에선 수사 범위를 더 줄여야 한다는 개별 의원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현재도 괜찮다'는 반대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원내수석은 "해당 법안에 대한 수정 의견은 오롯이 당 의견을 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지금까지 세부적 당정 협의나, 대통령실과 법안 내용을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며 "(정부가) 얼마나 수용할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인데, 오늘 의총에 정부 측 실무자가 와 있었기 때문에 당 의견을 신속히 이해하고 반영할 수 있을지 검토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안에 당 요구안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경우 당정 협의를 다시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저희가 의견을 냈다고 정부가 100퍼센트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도 있을 거고, 정부가 수정안을 냈다고 저희가 무조건 수용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 결국 오늘 안을 냈지만 최종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원내수석은 "3월 초까진 법안 통과시켜야 10월 1일 정상적으로 공소청·중수청을 출발할 수 있다는 '데드라인'을 갖고 있다"며 "정부안이 오게 되면 국회 논의 과정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의총은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그간 취합한 당내 의견을 발표하고, 개별 의원 4명 정도가 의견을 내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민주당은 이번 주 중으로 당에서 종합한 의견을 정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미국과 러시아 간 마지막 남은 핵무기 통제 협약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뉴스타트)이 5일(이하 현지시간) 만료되며 세계가 다시 군비 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빌미로 조약 이행을 중단한 뒤 지난해 1년 연장을 제안한 러시아는 대답 없는 미국을 비판했고 미국은 중국도 협약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체 협상 추진 조짐은 보이지 않는 상태다.
양국이 단기적으론 비용 문제로 핵무기 수를 크게 늘릴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지만, 핵무기를 급격히 늘리고 있는 중국까지 포함한 3자 군비 경쟁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조약 폐기가 핵확산금지조약(NPT)까지 흔들어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러시아는 뉴스타트 만료 결과를 경고하며 미국을 비판 중이다. 러 외무부는 4일 관련 성명을 내 지난해 9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뉴스타트 1년 연장을 공개 제안했음에도 "미국이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며 "이러한 접근은 잘못됐고 유감스럽다"고 비난했다.
성명은 "현 상황에서 우리는 뉴스타트 당사국들이 핵심 조항을 포함해 조약 관련 어떠한 의무나 대칭적 선언에 더 이상 구속되지 않으며 원칙적으로 향후 조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며 "러시아는 책임감 있고 균형 잡힌 방식으로 행동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가 "단호한 군사기술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지만 "정치외교적 방안 모색에도 여전히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미·러 간 2010년 체결된 전략 핵무기 제한 조약 뉴스타트는 2011년 2월5일 발효됐고 2021년 5년 기한으로 한 번 연장됐다. 이 조약은 양쪽이 배치할 수 있는 전략 핵탄두를 각각 1550개로 제한한다.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배치는 700개, ICBM·SLBM 발사대 및 전략폭격기는 배치 여부와 관계 없이 800개로 제한된다. 양국이 관련 정보 공유 및 사찰도 수행하도록 돼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뒤 서방과 관계가 틀어지자 2023년 2월 조약 이행 중단을 선언하고 미국과 정보 공유 또한 하지 않고 있다.
새 협약에 중국 포함돼야 한다는 미국…중국은 일축
미국은 새 핵군축 협약을 맺는다면 중국이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4일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 기자회견에서 뉴스타트 종료 관련 질문을 받고 "뉴스타트에 대해 지금 발표할 내용이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후 의견을 밝힐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 중국을 포함하지 않고는 21세기에 진정한 군축을 이룰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중국의 방대하고 빠르게 증가하는 비축량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뉴스타트 종료 관련 질문에 "만료되면 만료되는 것"이라며 "우린 더 나은 협정을 맺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협약 연장이 이뤄진다면 "중국이 반드시 협약의 일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2일 백악관 당국자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 통제 관련 결정을 "그 자신의 시간표에 따라"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참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중국의 핵 능력은 결코 미국과 같은 수준이 아니다. 현 단계에서 중국에 핵군축 협정에 참여하라는 요구는 공정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러시아의 뉴스타트 1년 연장 제안에 "적극적으로 응답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가 전세계 핵무기의 90%를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은 최근 5년간 핵무기 보유량을 300기에서 600기로 2배 늘렸다.
시진핑, 만료 앞두고 미·러 정상과 연쇄 통화 '존재감'
뉴스타트 만료를 코앞에 둔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러시아 및 미국 정상과 연쇄 통화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중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이날 연쇄 통화가 "주요 국가 간 협력 증진과 세계 전략적 안정 유지에 대한 중국의 의지와 행동"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중국이 세계적 혼란 속에서 '안정적 닻'이자 '균형추'가 돼 가고 있다"고도 했다.
러 <타스> 통신을 보면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러 대통령궁) 외교정책 보좌관은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이 뉴스타트 만료 관련 러시아가 "전략적 안정 보장을 위한 협상 방안 모색"에 여전히 열려 있고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행동할 것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중 외무부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강조하고 새해엔 양국 관계에서 "더 크고 좋은 것을 성취"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한국 부산에서 만난 두 정상은 올해 4월 중국에서 다시 만날 예정이다.
국제사회, 후속 합의 촉구
국제사회는 협약 만료를 우려하며 후속 합의를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5일 성명을 통해 "반세기 이상 만에 처음으로 우린 전세계 핵무기 보유량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 두 국가, 러시아와 미국의 전략 핵무기에 대한 어떤 구속력 있는 제한도 없는 세계에 직면했다"며 뉴스타트 만료는 "국제 평화와 안보에 중대한 순간"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협약 종료가 "핵무기 사용 위험이 수십년 만에 최고조에 달한 나쁜 시기"에 이뤄졌다며 미·러 양국이 "지체 없이 협상 테이블에 복귀해 검증할 수 있는 제한을 복원하고 위험을 줄이며 우리 공동의 안보를 증진하는 후속 틀에 합의할 것"을 촉구했다.
레오 14세 교황도 4일 주례한 일반 알현에서 뉴스타트 만료를 언급하며 "구체적이고 효과적인 후속 조치 보장에 대한 모색 없이 조약이 효력을 상실해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고 <바티칸뉴스>가 전했다.
상대방 무기고 정보 통한 '무형의 억지력' 상실…핵심 합의 훼손으로 NPT도 흔들릴 가능성
조약 만료로 세계가 다시 군비 경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군비통제 및 비확산센터는 성명을 내 뉴스타트가 "미·러의 핵무기 수를 제한했을 뿐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상대방의 무기고에 대한 전례 없는 통찰력을 제공해 양국이 추측이 아닌 실제 정보를 기반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협정 만료로 "전례 없는 검증 수단"을 잃었고 "50년 이상 핵 재앙을 성공적으로 막아 온 고된 외교적 노력도 끝났다"며 "이제 러시아와 미국 모두 핵무기 재확장에 법적 걸림돌이 없어졌고 우린 다시 냉전을 체험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군비통제협회 대릴 킴볼 사무총장은 <AP>에 조약 만료가 "중국까지 포함한 제약 없고 위험한 3자 군비 경쟁 가능성"을 열 수 있다고 봤다. 미 랜드연구소의 킹스턴 레이프 선임연구원은 "미·러가 강인함과 결의를 보이기 위해 배치된 무기를 늘리거나 협상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는 4일 논평에서 뉴스타트 종료가 핵확산금지조약(NPT)에도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NPT의 핵심 합의는 비핵보유국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는 대신 핵보유국이 핵 군축에 진전을 이루는 것인데 뉴스타트 만료로 이러한 "핵심 합의가 훼손"됐기 때문이다.
연구소는 NPT가 약화되면 중동 지역 핵확산 및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지고 일본, 폴란드, 한국, 우크라이나 등에서 핵무기 보유를 놓고 벌어지는 논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뉴스타트 폐기가 "과도기"가 아니라 "양자 간 핵무기 통제의 장기간, 아마도 무기한 중단"을 의미할 수 있다는 무거운 전망을 내놨다.
다만 <로이터>는 전문가들이 비용, 기술, 물류 문제로 단기간에 핵무기 배치가 폭발적으로 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큰 변화엔 최소 1년 가까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국과학자연맹 핵정보프로젝트 부국장 맷 코르다는 "최대 확장 시나리오에선 배치 무기 규모가 거의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핵무기 비용을 고려할 때 뉴스타트 만료가 반드시 군비 경쟁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짚었다.
▲2025년 5월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2차 세계대전 승전기념일 행사에서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스템 부대가 행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자, 서울 강남권에서도 급매물이 등장하는 등 시장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4일 매일경제는 <‘압구정 현대’ 매물 한 달 새 60% 급증>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서울 강남권에서도 집이 급매로 나오는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며 “서울 외곽지역 위주로 거래될 것이라는 전망을 뛰어넘는 모습”이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해 김진애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은 5일 SNS에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드디어 강남 아파트 급매물 속속 등장. 이재명 대통령의 양도세 유예 없다는 구두 경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똘똘한 한 채 쏠림 현상을 치유해야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된다”며 “‘다주택 처분을 강요하지 않는다. 보유하면 손해 본다는 상황이 되면 처분하지 않겠느냐’는 것도 실사구시적인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또 “문재인 정부 시절 다주택 공격이 다분히 정파싸움적인 성격으로 시작되었고, 소모적 논쟁으로 번졌다”고 되짚고는 “다주택이건, 고가 아파트건, 합당한 세금을 내게 하는 게 정공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 해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도 ‘X’(옛 트위터)를 통해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분명히 했다.
선생은 서울대 사범대학 역사교육과에 입학하고 이듬해인 1960년 4.19혁명을 겪었다. 당시 선생은 장기 독재를 이어가려는 이승만의 폭거에 맞서 맨 앞장에서 목숨 걸고 싸웠다. 그 뒤 30년 넘게 교직 생활을 하면서, 군부 독재세력의 모진 탄압과 고문을 이겨내고 한평생을 자주·민주·통일 운동에 바쳤다.
교사직에서 퇴직한 뒤에도 선생은 국민주권연대·진보당 고문으로서 후배 동지들에게 귀감을 주며 왕성한 투쟁을 펼쳐 왔다.
동지들과 함께하는 선생의 밝은 모습을 담은 영상, 자주·민주·통일을 위해 바친 삶, 동지들에게 전하는 당부의 말이 울려 퍼지자 참가자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선생은 평소에 민족과 동지들을 위한 “사랑”으로 넘쳐났노라고 참가자들이 회고했다. 선생의 부인인 오선자 여사가 댁을 찾은 동지들을 위해 풍성한 먹을거리를 준비하고, 선생은 동지들을 위해 뜨거웠던 젊은 시절의 투쟁을 돌이키며 노래하고 시를 읊었다고 한다.
지난 4일 숙환으로 별세한 선생은 바로 며칠 전에도, 병원을 찾은 동지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었다고 한다.
각계가 추모사를 했다.
신은섭 국민주권당 지역전략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선생이 “젊은 동지들”보다도 훨씬 더 열심히 정세를 공부하고, 탐독했다면서 “선생님이 부른 그 노래, 선생의 드높은 심장 박동 소리를 다시 들을 수 없는 것이 너무도 비통하다”, “선생님이 마지막까지 보낸 응원과 사랑에 더욱 힘을 내 내란 청산, 국민주권 실현의 그날을 앞당기겠다”라고 다짐했다.
권오혁 촛불행동 공동대표는 “우리가 함께했던 선생님의 세월은 늘 노래와 해학이었다. 한국전쟁에서 미군의 세균전도 직접 겪은 선생님은 미국의 지배와 전쟁 책동에 분노했다. 그러나 그 분노도 날로 무너져 내리는 미국을 조롱하며 해학으로 풀어냈다. 그 해학의 말씀에 우리는 통쾌했고 즐거웠다”라고 전했다.
또한 “민주란 위에서부터 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이루어 가는 것이라고 한 말씀, 한국 사회가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그 말씀을 선생님의 유지로 받들겠다”라면서 “선생님이 넘겨준 역사의 계주봉을 굳건히 잡고 우리가 해야 할 시대적 임무, 역사적 사명을 다해 가겠다”, “자주와 민주, 평화, 통일의 새 세상을 우리 촛불국민과 함께 기필코 만들어내겠다”라고 피력했다.
황선 평화이음 이사가 추모 시 「4월생」, 권말선 시인이 추모 시 「홍갑표 스승님」을 통해 선생의 삶과 투쟁을 기렸다. (아래 추모 시 전문)
대학생들을 대표해 문한결 경기인천대학생진보연합 대표가 추모사를 했다.
문 대표는 “며칠 전 홍갑표 선생님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뵈었다. 그때 유가족들과 선배들에게서 선생님이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이 싸움이 참 오래됐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오랜 시간 늘 후대들을 응원하고, 지원한 선생님에게 존경과 감사를 올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늘 원로 선생님들, 장기수 선생님들을 만나 뵐 때면 우리가 얼마나 풍족한 조건에서 활동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선생님처럼 먼저 싸운 분들이 없었다면 지금 같은 제국주의 미국이 몰락해 가고, 반미·자주의 연대가 세계에 넘쳐나는 기회도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청년다운 용기와 겸손함, 무엇이라도 뚫고 나가는 투지와 단결로 끈질기게 싸워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프레시안 books] <판문점 프로젝트> 출간한 윤건영 의원이 전해주는 2018년 뜨거웠던 한반도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6.02.05. 07:23:19
"평양에서 대한민국 아이돌 그룹의 공연을 반드시 성사시키고 싶었다.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K-팝을 평양 시민에게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평양 한복판에서 울려퍼질 K-팝이 북한 사회에 어떤 나비의 날갯짓이 될지 궁금했다. 그런데 당시 내가 알고 있던 아이돌 그룹이 레드벨벳뿐이었다(솔직히 팀 이름에 'Red'가 들어가 있는 것도 참작했다).
백지영 님은 노래를 워낙 잘하시는 분이기도 하고, 그가 부른 <총 맞은 것처럼>을 평양 시민들이 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무척 재미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윤도현 님은 개인적으로 '최애' 가수였다."
문재인 정부 당시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최근 출간한 <판문점 프로젝트>에서 밝힌 일화다. 2018년 3월 말에서 4월 초 당시 평양에서 개최됐던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에 레드벨벳과 백지영, 윤도현 등이 출연하게 된 과정이 소개돼 있다.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윤 의원은 "탁현민 감독에게 레드벨벳을 불러야 한다고 '공갈'을 좀 쳤다. 북에서 원하는 것처럼. 왜 그랬냐하면 묘한 장난기 같은 것이 있었다. 북한이니까 빨간, 레드, 어떨까"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은 "게다가 당시 (레드벨벳이) 선곡했던 곡도 <빨간 맛> 이었다"라며 "백지영 씨 같은 경우도 <총맞은 것처럼>을 선곡해서 북이 싫어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2018년 당시 당국자들이 떠올리는 것처럼 이 때의 남북관계는 8년 후인 지금 시점에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격동적이었다.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까지, 한반도 평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그해 6월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난 이후에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남북관계는 사실상 차단됐다. 지금 북한은 핵 개발 고도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와 너무나 다른 2018~2019년의 상황을 2026년에 돌아보는 것이 '추억 팔이' 외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당시의 북한과 미국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 시절의 기록을 살펴보는 것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는 국제 정세를 고려해서도 그렇다. 격동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오히려 트럼프라서 새로운 남북 관계의 전기가 마련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국내 정가에 존재한다.
▲ 지난 2018년 4월 3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공연'에서 레드벨벳이 열창하고 있다. ⓒ연합뉴스
풍계리 없앴는데 미국은 뭐했나
북한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2018년 5월 24일 남한을 비롯한 해외 언론들을 초청해 2009년 2차 핵실험부터 2017년 9월 6차 핵실험까지 진행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의 2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했다. 이후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그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렸고 양측은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북한의 행동에 대해 미국은 별다른 반대급부를 제공하지 않았던 게 문제였다. 북한은 이후 남한과 접촉에서 이 부분을 계속 거론했다. 윤 의원은 평양에서 열릴 남북 정상회담 전인 2018년 9월 5일 선발대 특사단이 북한에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이 "'동시 행동의 원칙'에 따라 자신들은 이미 성의 있는 조치를 취했는데, 미국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은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말만 앞세울 뿐, 어떤 호응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미 연합 군사 훈련도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라며 "미국이 북한 사정을 헤아려봐야 한다. 북한이 비핵화를 추진할 동력을 키워줘야 한다. 우리가 동력을 가질 수 있도록 남측이 이해해서 미국 측에 잘 설명해주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에 따르면 북한은 체제 안전 보장, 핵실험 및 장거리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단에 따른 제재 해제 또는 완화 등을 요구했고, 미국의 '성의있는 조치'가 있다면 미 입회하에 핵시설을 불가역적으로 완전히 폐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윤 의원이 비공개로 접촉한 북한 당국자들 역시 지속적으로 이러한 의견을 표출했다. 하지만 미국의 반대급부는 여전히 나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2019년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은 결렬로 마무리됐다.
미국은 한반도 평화를 원할까
윤 의원에 따르면 미국 측은 한미 정상회담의 공동 발표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 이라는 표현을 완강하게 반대했다고 한다. "'평화적 해결'을 공동발표문에 적시할 경우 일종의 대북 군사적 옵션이 사라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라는 이유였다.
윤 의원은 "반면 우리로서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문제 해결은 결국 전쟁을 뜻하며, 이는 모두의 공멸을 의미하기 때문에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결국 문 대통령의 설득이 통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동의해 '평화적 해결'이라는 내용을 담아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 <판문점 프로젝트>, 윤건영 지음, 김영사 펴냄. ⓒ김영사
미국의 경직된 모습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이어졌다. 윤 의원은 당시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간 회동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북한의 거부"로 알려져 있지만 속사정은 다르다면서, 개막식 직전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과 탄도 미사일 야욕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는 펜스 부통령의 발언이 북한을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또 펜스 부통령이 한국에 도착해서 첫 번째 일정으로 천안함 피격 사건의 희생자 가족을 만난 일,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북측 대표단과 같은 열에 앉는 것을 거부한 것 등 북한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취했고, 결국 북한 대표단은 미국과 회동을 취소하게 됐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윤 의원은 "문 대통령은 펜스 부통령의 행동이 북한의 행태를 답습한 것이라고 보았다. 이는 회동 장소까지 준비한 동맹국에 대한 예의 또한 아니라고 했다"며 당시 한국 정부가 북미 고위급 간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2019년 의약품인 타미플루의 대북 지원이 유엔군사령부에 저지됐던 사건도 미국이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 분위기 구축에 대해 어떠한 태도를 갖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 주요 대목 중 하나였다.
"2018년 12월 21일, 한미 양국은 워킹그룹 회의를 개최했다. 여기서 양국은 북한에 대한 타미플루 지원에 합의하고 아울러 철도 연결 착공식, 남북 간 유해 발굴 사업 진행 등도 합의했다. 특히 타미플루 지원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이 조금도 이견이 없었다. 의약품이라서 인도적 지원 대상이며, 유엔 대북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그런데 2019년 1월 11일, 막상 타미플루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북측에 전달하기로 약속한 날 문제가 생겼다. 유엔군사령부가 타미플루를 실은 트럭의 휴전선(정확히는 군사분계선) 통과를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타미플루 자체는 의약품으로 인도적 지원이라 대북 제재 품목은 아니지만, 이를 실은 트럭은 제재 대상이라는 것이었다.
말도 안 되는 억지였다. 우리는 타미플루만 북측에 내려놓고 트럭은 다시 돌아올 거라고 설명했지만 유엔군사령부는 듣지 않았다."
이 일로 남북 간 신뢰는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었기 때문에 북미 간 협상 분위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는 평화를 이야기해야
2018년과 너무 다른 2026년의 한반도에서 굳이 책을 내고 북콘서트까지 연 이유에 대해 윤 의원은 "오늘 만큼은 '저 인간들 정말 미쳤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평화를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지금 남북관계는 정말 차가운 겨울과도 같다. 그런데 준비를 해야 기회가 온다. 누군가는 계속 평화 이야기를 하고 남북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어느 순간 우리는 그런 이야기를 하길 주저하고 있다. 그래서 이 자리를 조금 억지스럽게 만든 측면이 있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평화의 길을 반드시 성공했으면 좋겠다. 이제 실패하면 정말 당시로 돌아가지 못하고 남북 대결 구도가 고착될 것 같다"라며 "이재명 정부만큼은 반드시 성공해서 '단단한 평화'를 꼭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한 번은 쨍 소리가 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 의원의 바람대로 남북관계가 지금과 같은 차가운 긴장에서 단단한 평화로 가려면, 이재명 대통령이 이야기한 대로 남북관계에 '바늘구멍'이라도 내려면,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윤 의원의 이번 저서에 이에 대한 힌트도 있었다. 북한이 진짜 원하는 것, 즉 한미연합훈련과 류경식당 종업원 문제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류경식당 종업원들은 지난 2016년 4월 중국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에 있는 북한 류경식당에서 일하다 남한으로 들어왔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탈북자들의 입국 등에 대해 비공개로 하던 전례를 깨고 총선을 닷새 앞둔 4월 8일에 이를 공개해 기획 탈북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윤 의원은 해당 저서에서 류경식당 종업원 탈북 사건에 대해 "북측은 남측 정보기관이 기획한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그래서 대다수 여성 종업원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는 탈북인 만큼 하루빨리 북으로 송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라며 "특히 해당 여성 종업원의 부모가 기다리다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등 여론이 너무 좋지 않다면서, 북한 내부에서 감정이 있는 문제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라고 전했다.
윤 의원은 "북측 관료들은 한미연합훈련과 유경식당 여종업원 탈북 사건 문제를 끈질기게 제기한다. 두 사안은 남북관계 진전에 장애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 발도 나가기 어렵다는 듯이 이야기한다"라며 "북한 최고지도부의 언질이나 지침이 없는 경우 이들 이슈는 매번 걸림돌로 작용했다"라고 회고했다.
▲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판문점 프로젝트> 출간 기념 북콘서트를 가졌다. ⓒ김영사 유튜브 갈무리.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외통위 보임 인사를 하고 있다. 2026.1.28. 연합뉴스
친한동훈(친한)계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당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것으로 4일 전해졌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을 계기로 벌어진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벼랑 끝으로 가는 양상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윤리위 제소를 두고 '친한계 찍어내기'라며, 국민의힘 지도부가 대형 극우 유튜버 입맛대로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배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 신청서를 접수했다. 서울시당 위원장인 배 의원이 한 전 대표 제명 결정과 배치되는 입장을 서울시당 전체 의사인 것처럼 외부에 인식하도록 했다는 이유다.
앞서 지난달 27일 배 의원을 포함한 서울시당 당협위원장 21인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해 한 전 대표 제명 징계를 철회하라고 입장문을 낸 바 있다. 당시 당협위원장들은 "한 전 대표 제명 징계를 강행한다면 당의 심각한 분열 가운데 서울의 선거는 더 큰 고난에 직면할 것"이라며 "부디 애타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선거 당사자들을 헤아려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제소 신청서에는 서울시당 위원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특정한 정치적 입장을 표시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도록 반복적으로 강요하는 건 예비후보에게 '보이지 않는 압박'이 될 거란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배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신을 비판한 누리꾼의 자녀 사진을 무단으로 게재해 당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앞서 배 의원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니는 가만히 있어라"라고 댓글을 단 누리꾼에게 "내 페북와서 반말 큰 소리네" "자식 사진 걸어놓고 악플질"이라는 대댓글을 달았다. 배 의원은 대댓글에 해당 누리꾼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여자아이 사진을 걸어 '아동학대' 논란을 일으켰다.
제이티비시(JTBC)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은 배 의원을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학대와 개인정보보호법, 초상권 침해 혐의로 최근 경찰에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수사 여부에 따라 배 의원에 대한 추가 제소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이 4일 국회에서 열린 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장동혁 대표의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듣고 있다. 2026.2.4. 연합뉴스
아울러 당권파 위주로 구성된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운영위원들은 친한계 정성국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도 검토했다.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정 의원이 원외이자 당권파인 조광한 최고위원에게 "의원도 아닌 것이 감히"라고 막말을 했다는 이유다.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 78인은 막말을 한 정 의원을 향해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다만 이날 오전까지 검토되던 정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는 보류됐다. 원외당협위원장 협의회는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정 의원 제소와 관련, "전체 명의로 (정 의원에게) 공개사과 요구 성명서 냈으므로, 정 의원의 인격을 믿고 기다려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현선 원외당협위원장 협의회장 직무대행은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의) 사과를 촉구하고 하루도 안 된 시점에서 윤리위 제소를 논의하는 건 아니라는 게 중론이었다"고 밝혔다.
정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는 한 차례 미뤄졌지만, 원외당협위원장 협의회가 공개 사과 요구를 전제 조건으로 건 만큼 정 의원의 향후 행보에 따라 제소가 다시 이뤄질 수도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번 제소 건으로 국민의힘이 대형 극우 유튜브의 입맛대로 당무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28일 국민의힘 당원인 극우 성향 유튜버 고성국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배현진의 패륜적 페북질, 제명이 답이다'라는 영상을 올리고 "즉각 제명해야 된다. 한동훈이랑 똑같다. 문제되면 댓글 지우면 되는 줄 아냐"고 했다. 이후 일주일 만에 고 씨의 발언대로 제명까지 검토될 수 있는 윤리위 제소가 이뤄진 셈이다.
고 씨는 이날도 '패륜적 막말, 정성국을 제명하라' 영상을 통해 "정성국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감히'라는 말을 쓴 것은 판단 부재, 정치적 경량화의 증거"라면서 "정성국은 당원 전체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한다"고 하기도 했다. 정 의원에 대한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공개 사과 요구 역시 고 씨의 주장대로 이뤄지는 듯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오른쪽). 2026.1.27.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친한계 소장파에선 '극우 스피커' 역할을 하며 당권파를 지지하는 고 씨에 대해 일찌감치 제동을 걸고 나섰다.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한 전 대표를 제명한 데 대한 반격이기도 하다.
친한계 소장파로 분류되는 김형동·고동진·박정훈·정성국·우재준·유용원·안상훈·김건·한지아·진종오 의원은 지난달 30일 고 씨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국민의힘 서울시당 윤리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고성국은 본인의 유튜브를 통해 당의 정강과 기본정책 및 당론에 명백하게 어긋나는 언행 및 타인에 대해 모욕적·협박적 표현을 지속적·반복적으로 행했다"며 "철저히 조사해 당헌·당규에 따라 의율해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고 씨가 국민의힘 당사에 전두환·윤석열 사진을 걸자고 주장한 데 대해 "현재 국민들, 특히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2024년 12월 3일 계엄선포행위와 그로 인해 촉발된 정치적 상황 때문에 차기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걱정이 많다"며 "이 시점에서 내란죄로 처벌받은 두 명의 전직 대통령(전두환·노태우)의 사진을 당사에 걸자는 주장은 당을 민심에서 이반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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