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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투자냐 재분배냐…정부 ‘반도체 초과세수·이익’ 활용법 분분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6/01 08:47
  • 수정일
    2026/06/01 08:4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신민정,서영지,권효중기자

  • 수정 2026-06-01 06:52

구윤철·박홍근 “첨단산업에 투자”

김영훈 “협력업체 동반성장에 공유”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연합뉴스

반도체 산업이 벌어들이고 있는 막대한 이익 규모를 둘러싼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일단락된 뒤, 정부에서도 저마다 활용법을 둘러싼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역사상 유례없는 천문학적 이익을 공유하는 방안을 마련해 윗목과 아랫목의 온도 차를 줄이거나, 반도체의 뒤를 이을 새로운 먹을거리를 개발하는 투자에 나서겠다는 등 정부 부처마다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30일 유튜브 채널 ‘삼프로티브이(TV)’에서 정부가 걷을 초과세수와 관련해 “제2의 메모리반도체에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8월 법인세 중간예납을 해봐야 알 수 있지만, 초과세수가 더 생길 건 명약관화하다”며 “메모리반도체의 수입을 가지고 제2, 제3의 메모리반도체에 준하는 품목별 아이템에 과감하게 투자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게 1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공지능(AI) 대전환기에 확실한 분야에 돈을 써야 한다”며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초전도체·그래핀 등 신소재를 언급한 뒤 “초과세수의 상당 부분을 국부펀드에 넣겠다”고 덧붙였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이날 같은 채널에서 “지금은 물이 들어올 때”라며 적극적인 투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 장관은 “재정을 적재적소에 써서 경제성장의 마중물 역할을 하게 하면 성장의 성과가 세수로 이어진다. 세입이 확충되면 다시 재투자하는 게 선순환”이라며 “내년에 중점적으로 투자해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첨단산업 미래 먹거리에 과감하게 투자하되,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격차에 따라 사회안전망에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당국 ‘투톱’이 정부의 초과세수 쓰임새를 놓고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삼성전자·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 기업이 벌어들이는 천문학적 이익을 두고서는 부처마다 엇갈린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서 “지금은 반도체 산업이 만들어내는 이윤을 미래를 위한 ‘생산적 재투자’로 연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라며 “인공지능 호황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대한민국 산업 대도약의 성장엔진을 확보해야 한다”고 썼다. 이를 위해 막대한 이윤을 낸 기업들이 미래를 대비해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야 하고, 정부도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반도체 호황을 지렛대 삼아 한국 산업의 파이를 키우는 데 써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김정관 장관의 게시물에 “협력업체 동반성장으로 노동과 함께하는 진짜 성장을 만들자”고 댓글을 다는 등 시각차를 보였다. 그는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나 “오늘날 삼성전자의 성공은 해당 노사의 헌신적 노력에 더해 국가·지역·사회의 노력이 합쳐진 것”이라며 “초과이익의 공유가 원청 정규직에만 한정되는 게 옳은가. 협력업체가 동반성장하면 반도체 산업 전체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익 공유를 통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기초체력을 키워야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대기업·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유럽에서 도입한 사회연대임금을 본뜬 ‘한국형 사회연대임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노동시장을 관장하는 부처 수장으로서 재분배에 방점을 찍은 사회적 논의를 연일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애초 노동부는 이를 논의하기 위한 토론회를 6월1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다양한 의견수렴’을 이유로 개최를 연기한 상태다.

청와대는 결론을 열어두고 여론을 수렴해보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사회적 의견을 수렴해보겠다는 것이다. 집단지성을 믿는 만큼 국민의 의견을 귀담아듣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신민정 서영지 권효중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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