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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이야기] 런던에서의 나의 술마시기 & 술 문화

런던에서 공부할때 난 참으로 술을 자주 마셨던 것같다. 물론 영국에 도착한 이후 한~ 6개월간은 그렇지 못했다.. 아무리 마시고 싶어도 밥을 사먹을 돈도 없는데. 어떻게 술을 마실 수 있었나 싶다. 그래도 간혹. 술 생각이 간절하게 들기도 했다.

그럴때에는 음악을 하기 위해서 영국에 온 일본인 친구 '류헤이'(사실 나이가 32살이라 친구라고 하기는 좀 미안하다^^;)에게 사달라고 조르거나, 아니면, 같은 집에서 사는 친구들에게 사달라고 졸라본다.




그러나, 영어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가고 일상생활에서의 회화도 문제없다고 판단이 들때 난 과감하게 내 주위에서 나를 발목잡고 있던 것들을 떨쳐내어 버렸다.

일단 그동안 나하고 마찰이 많았던 우리집 주인 군목사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물론 그것은 나름대로 치밀한 계획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 일은 순식간에 돌발적으로 발생을 했다. 뭐.. 거기에 관해서는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함.)
그리고, 이사를 했다.
그리고, 이사를 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했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라도 직업(job)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었다. 난 6개월간의 경험 속에서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과감하게 '영국인이 운영하는 곳을 알아보자'라고 생각하며, 영국인 중고등학교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난 좀 더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었고. 조금은 여유있게 살수 있었다.


그 이후로는 술도 자주 마셨던 것같다. 내가 이사온 동네 뉴몰든(New Malden)에서는 보통 한잔에 2파운드30펜스 정도.. 그러나 매주 일요일에 가는 교회가 있는 윔블던(Wimbledon; 테니스 경기로도 유명한 곳이다.)에서는 약 1파운드 90펜스 이면 시원한 생 맥주를 한잔 할 수가 있다.
그리고 구멍가게에서 캔 맥주를 사면, 대략 1파운드에 살수 있다.


반년이 지난 후에, 난 사실 긴장감이 많이 느슨해진 것도 사실이다. 나름대로 공부를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고, 어느 정도의 회화가 가능해졌다고 생각함과 동시에 나의 의식은 기어다니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흘러가는 것도 있고, 한인타운에서의 친구들도 생기고, 그리고 학교를 옮기는 과정에서 런던시내는 다시금 갈수 없는.(나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곳이 되어버리고 있었다.

그 중간중간에 술은 나에게 나름대로의 안정을 주었다. 술로 인생을 떼우려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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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이 지난 후에는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었다. 너무도 그리웠고, 하루빨리 만나기를 기대했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연락이 잘 되지도 않았다.

항상 수신자 부담전화를 가지고 학생회에 전화를 걸던 일도 학생처 선생님한테 걸리고 말았다. ㅋㅋ 나중에서 이야기지만, 그 선생님이랑 아주 오래전부터 알았었는데. 내가 귀국한 이후에 난 크게 한 소리 들었었다. ^^;;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에.

'술', '한잔의 생맥주'는 지친 하루를 정리할 수 있는 나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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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들은 술을 그리 많이 마시지 않는다. 거의 대부분이 한 잔을 가지고도 두~세시간을 버티고 앉아서 수다를 떤다. 물론 게중에는 여러잔을 연거푸 마시면서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아니면 슬픈 일이 있는지 이야기하면서 마시는 사람도 있다.

난 그러한 문화가 너무나 보기 좋았다. 술은 사실 피로를 풀고, 괴로움을 잊어버리고, 즐거움을 배가시키기 위해서 마신다. 그러나 그것들이 지나칠 때 몸이든 마음이든 역효과가 발생을 한다.


한국에 돌아와서 난 가끔 그러한 문화를 즐길려고 노력한다. 내 친구들을 만나건 누구와 이야기를 하건, 맥주 한잔은 좋다. 난 그것을 친구들에게 권한다.
그럼 친구들은 내 의사를 존중한다. 그리고 같이 마시는 생맥주의 한잔에 서로 웃고 즐기고 한다.



딱 한잔.

나의 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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