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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과 향수병 그리고 이상향

 

전에 어떤 책에서 본거 같은데,

사르트르였던가 누군가가

아니 다른 사람이었나 암튼

 

카톨릭 성당의 수위인가 문지기인 아버지와

개신교인 어머니 사이에서 성장하면서

자신이 유년시절을 보낸 그 장소를 이상향으로 설정하고

자신의 철학을 발전 시켰다는 이야기를 본 기억이 있네요.

 

그것이 어떤 철학자, [빌헬름 라이히]든 [장폴 사르트르]든

특정 존함의 철학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신세계의 형성은 육체적 성장과 무관하지는 않는거 같네요.

 

부산 감만동 부둣가 모병원에서 태어나 안락로타리 충열사 옆

세차장에서 컸던 제 유년시절 (초딩 3학년까지)과 이사한뒤에

성지곡 수원지, 초읍여중 옆 동국주택단지에서 보낸던 초등학교

졸업까지의 경험은 어쩌면 국민학교라는 이름에서 초등학교라고

바뀌는 것만큼이나 제 인생관과 생활태도에 영향을 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안락초등학교 2학년때, 같은 반 여자애의 생일파티에 초대도 받지 못한채로

그 여자애 집 앞에서 다른 남자애들이 나오기를 4시간동안 기다렸던 저는

어쩌면 그 때부터 [기다림]을 자연스럽게 받아드렸나 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부산을 떠나 서울에 정착했지만

늘 사투리와 표준어 사이에서 변두리 인물 내지는 주변인으로 살았고,

20대 초중반을 주류와 비주류의 언저리에 걸친채, 혼자 자멸의 길을

걸어버렸나 봅니다.

 

그래서 힘들때마다 더더욱 그냥 부산에서 대학나오고 살껄 하는 혼자만의

외침과 바다내음을 그리워 했었는데,

 

이제는 부산에 내려와도 더 어색하고 타향처럼 다가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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