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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육감 선거는 어찌되고 있는 건지...

(어제 좀 쓰다가 갑자기 다 날라가 버려서 다시 씀 ㅠ.ㅠ)

 

이번 지방선거, 우리 동네에선 진짜 볼게 없다. 자유선진당과 한나라당이 쿵짝 쿵짝. 그래서 이번 선거 날에는 그냥 투표소 근처에 얼씬도 안 할까 생각했는데, 그나마 찍어주고 싶은 소수정당이 계서서 시장선거, 시의원 비례대표 정도에는 투표할 수 있을 듯 하다.

 

근데 아 놔... 이번에 민주노총 대전본부에서 진보신당의 김윤기 후보를 지지후보로 결정했는데, 이걸 두고 민주노동당 중앙에서 재고 요청을 했단다. 민주노동당은 야4당 연대를 통해 민주당 김원웅을 단일 후보로 추대했는데, 그럼 민주노총 한테 김원웅을 지지하라는 얘기?

 

민노당이 금붕어들의 집합소가 아닌 이상 김원웅이 누군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가 누구인가? 지난 17대 국회에서 통외통위 위원장을 맡아 한미FTA 비준에 앞장선 자가 아닌가? 내가 알기론 민주노총 대전본부에서 이 투쟁 건으로 콩밥 먹으신 분이 좀 있으신 걸로 안다. 물론 민주노동당도 그렇겠지. 누가 몇명 콩밥 먹었냐의 문제를 따지지 않더라도 한미FTA가 진보진영에게 남긴 상처와 민중에게 돌아갈 그 엄청난 피폐함 등등등등에 대해 생각한다면 민주노동당이 진짜 이러면 안된다. 김윤기 후보를 지지하건 안하건간에, 적어도 똥인지 된장인지는 가려가며 스텝을 밟으란 말이다.

 

어쨌든 우리동네는 시장선거도 그렇고, 전국에서 들고 일어났다는 그 잘난 '진보교육감' 후보도 없어서 진작에 관심을 끊었다. 다른 지역도 교육감 선거 빼면 진보진영이 비빌 언덕이 별로 없어보이는데, 그래서 교육감 선거가 꼭, 다 잘 되었으면 좋겠다.

 

특히나 서울은 08년의 패배의 경험이 있고, 이후에 공정택이 비리로 물러난 상황이라 어떻게든 이겼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런데, (뭐 내가 그 추대위의 상황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박명기, 이삼열 후보가 하는 짓은 너무 괘씸한 거 아닌가?

 

방금 찾은 글인데, (특히 이삼열 후보를 겨냥한) 이 글은 참 명쾌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삼열 후보에 대한 인권단체 항의 서한") 박명기 후보는 비교적 경선 초반에 이탈하기는 했지만, 이런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추대위 단체들이 얼마나 연고주의에 기반해서 후보를 선택했는지, 그래서 그게 짜고치는 고스톱이었는지를 판단할 근거 같은 것은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최소한 그런 방식으로 추대위 경선을 판단하려면 심증 말고 물증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박명기, 이삼열 후보의 비난은 완전한 심증만으로 추대되지 못한 불만을 감정적으로 배설하고만 있는 듯 하다. 100% 여론조사로 결정하자는 주장이 있을 수 있고, 여론조사를 무조건 배제하자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백가쟁명식으로 이런 주장이 터져 나오니 어쨌든 조정을 해야겠어서 추대위 차원에서도 기존의 입장을 대폭 완화해, 여론조사를 50%까지 늘려냈다.

 

나머지는 운영위 단체 투표 20%와 시민공천단 투표 30%이다. 어쨌든 여론조사 비중이 가장 높다. 들리는 말에 따르면 곽노현 후보가 여론조사에서는 3위를 하고도 전체 결과에서 1위를 한걸로 박명기, 이삼열 후보는 공천 과정이 불공정하다고 말했다는데, 이렇게 생각해보는 건 어떤가? 구체적인 득표 수치를 추대위가 공개하지 않아 잘 알수는 없지만(이 부분에서는 나도 좀 그 이유를 모르겠다. 근데 생각해 보면 지난 울산 재보선에서 조승수후보가 추대될때도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게 엄청 이례적인 결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 가장 비중이 높은 여론조사에서 3위 했는데 최종 결과가 1위라면 여론조사에서 1,2,3위 사이의 격차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사실상 이번 지방선거는 투표용지가 총 8개고, 이에 따른 예비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보 교육감' 경선에 참여하는 후보들에 대한 인지도 차이가 실질적인 변별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아무리 경력이 빵빵하다고 해도 무작위 대중을 상대로 하는 여론조사에선 전부 다 '듣보잡'일 뿐이다.

 

이런 변별력 없는 조사로 후보를 결정하느니 차라리 가위바위보를 하는게 낫다. 혹여나 눈에 띄는 차이가 난다 하더라도 그건 해당 후보의 '진보 교육감'으로서의 자질 여부에 따른 것이 아니라, 돈을 통해서든 개인 사조직을 통해서든 뭔가 구린게 있을게 뻔하다. 100% 여론조사는 민주당에서도 그렇게 한댔다가 집안을 들쑤셔 놓을 정도 문제가 많은 방식이다. 그나마 민주당은 후보들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물이니까 100% 여론조사도 해 볼 생각을 하는 거지만, 추대위에 나온 후보들은 솔직히 (자신들은 아주 오만하게도!!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生듣보잡들일 뿐이다.

 

그런데도 나머지 50%에 의해서 곽노현 후보가 결과를 뒤집었다는 것은 오히려 다른 후보들이 스스로를 반성적으로 평가해 봐야 하는 지점이다. 추대위내에는 단체별로 이념적 스펙트럼도 꽤 다양하다고 들었는데, 그런 구조 내에서 반삼성 운동을 한 곽노현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자는 분위기가 나왔을리 없다. 삼성 얘기만 나왔다 하면 입에 거품물고 달려드는 '다함께'도 곽 후보가 아니라 최홍이 후보를 지지했다고 한다. (이건 '다함께'가 자기네 매체에 그렇게 썼다.) 이런 판국에 박명기, 이삼열은 다양한 단체들에게 자신이 가진 교육관을 알리고 설득시킬 생각은 않고, 왠지 다른 꼼수만 생각하는 듯 하다.

 

이삼열 후보는 막판에 이부영 후보에게 단일화 제안을 했다는데, 그런 이상한 짓 안하려고 추대위가 있는 것이었을 텐데 왜 그런 쓰잘데기 없는 짓을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나는 박명기, 이삼열 후보가 어떤 면에서 진보 후보라고 하는지 당췌 이해가 안된다. 아, 이정도로 '진보'라는 말이 오염됐구나를 절실히 느낄 뿐이다. 그들이 약력을 보라. 박명기 후보는 그저 교육학 교수에 걸맞는 단체들에 여기저기 발을 걸쳐 놓았을 뿐, 최소한 우리 사회의 경쟁교육이나 청소년 인권 문제 등에 대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했다는 것을 알 수 없다. 이삼열 후보는 더욱 심각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럼에도 박명기 후보가 몇몇 여론조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인데, 이걸 좀 어떻게 해결했으면 좋겠다. 사실상 전국의 교육감 후보들은 경기도의 김상곤 후보의 핵우산 아래에 있다고 할 수 있겠는데, '서울의 김상곤 아바타는 곽노현'이라는 강력한 이미지를 선점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다른 야권 후보들과 변별점이 있어야 할텐데, 그런면에서 추대위 쪽에서 이번 전교조 문제에 대해서 더 적극적으로 행보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물론 현재 조전혁 의원이 의도하는 '반전교조' 프레임에 걸려들 위험이 있지만, 그간 전교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수많은 교육개혁의 사례들을 무기로 한다면 크게 문제 될 게 없다는 생각이다.

 

어쨌든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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