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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랑 자다가...

미루는 침대에서 잡니다.

그 옆에서는 제가 잡니다.

 

주선생님은 옆에서 몇 번 자다가

피곤해서 안되겠다면서

침대 옆 바닥에서 잡니다.

 

옆에서 조그만 애가 자는 게 신경이 많이 쓰이나 봅니다.

 

미루는 사실 요즘

그냥 얌전히 안 자고

하여튼 징그럽게 많이 움직입니다.

 

팔을 위 아래로 막 움직였다가

다리를 굴러서 침대를 퍽퍽 칩니다.

고개를 왼쪽, 오른쪽으로 획획 돌립니다.

 

대체 사람이 어째

저러고 자는지 신기합니다.

 

이러니 착한 주선생님이

신경이 안 쓰일리 없습니다.

 

자다가 조금이라도 움직였다가

미루를 때리기라도 하면 안됩니다. 더 신경이 쓰일 겁니다.

예전엔 깔아뭉개는 게 걱정이었는데 좀 바뀌었습니다.

 

저는 그냥 미루 옆에서 잡니다.

주선생님 보다 훨씬 예민해서

미루 움직이는 소리를 밤새 다 듣지만

그래도 잡니다.

 

원래 제가 잠버릇이 얌전해서 하나도 안 움직이니까

괜찮다는 생각을 했고

 

또 무슨 일이 있으면 옆에서 바로 깰 수 있으니까

오히려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알람을 맞춰놓고 자면 "따르릉~"의

"따"자가 울리고 "르"자가 시작되기 전에 벌떡 일어나는 본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도 번번이 놀랍니다.

 

근데 사실 미루 잠버릇 때문에

옆에서 자는 게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일단 자러 들어가면

미리 자고 있는 미루가 꼭 침대 한 가운데에 와 있습니다.

 

전 왼쪽 옆으로 밀려서

침대에 거의 걸터 누워 잡니다.

이것부터가 벌써 쉽지 않은 일입니다.

 

분명히 나란히 누워잤는데

자다 보면 저와 미루가 90도, 직각을 이루고 있습니다.

 

자다가 미루한테

몇 대 맞기도 했습니다.

 

"퍽~"

"퍽~"

 

아픕니다.

 

'이건 내가 벌떡 일어날 상황이 아니지...'

혼자 이렇게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스렸습니다.

 

이러다가 잠이 확 깨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참 자는 데

제가 팔을 '휙' 하고 휘두르는 걸 감지하고

순간 멈칫했습니다.

 

'역시 난 대단해...팔 휘두르는 걸 알고 순간적으로 멈추다니...'

 

다행히 미루는 새근새근 잘 잡니다.

 

그런데 이후에도

몇 번이나 제가 팔을 휘둘렀습니다.

 

매번 멈칫하면서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마음은 더 편해졌고,

 

별 일 없이 푹 잤습니다.

 

아침이 됐습니다.

일어났는데 간밤에 있었던 일이 머리에 빙빙 돕니다.

 

팔꿈치에 뭔가가 '푹' 찍혔던 느낌이

살아 있습니다.

 

자다가

'말이 돼? 내가 미루를 팔꿈치로 찍을리가 없잖아..'라고

생각한 게 기억이 납니다.

 

좀 더 기억을 더듬었습니다.

 

제가 미루의 머리를 찍었습니다.

 

옆에 있는 미루를 쳐다봤습니다.

 

잠을 자는 건지

기절해 있는 건지

소리도 없이 누워 있습니다.

 

진짜 아팠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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