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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급증

아이들마다 다

자신만의 속도가 있다고 맨날 말해놓고

요새 주선생님과 제가 약간씩 조급증을 보입니다.

 

미루는 아직도

뒤집기를 안 한 상태입니다.

6개월 이내에만 하면 되니까 괜찮습니다.

 

그런데 운동시킬 겸 뒤집어 놓으면

엎드린 상태에서 팔다리를 막 움직이면서

꼭 앞으로 기어갈 것 같은 모습입니다.

 

"자~잡어~! 잡어~!"

 

식탁에 앉아 있다가

주선생님이 미루한테 뭘 자꾸 잡으라고 해서

쳐다봤습니다.

 

주선생님이 미루를 엎어뜨려 놓고

한참 앞쪽에 딸랑이를 놓고 외칩니다.

 

"잡어~기어와서 잡아봐~!!"

 

미루가 반응이 없자

이건 별론가? 하더니

애벌레 인형을 갖다 놓습니다.

 

역시 반응이 없습니다.

 

사람이 사람한테 

기어와서 뭘 잡으라니까

어딘지 좀 이상합니다.

 

전체적으로

머리가 아주 좋고

붙임성도 좋으며

사람들한테 도움이 많이 되는

그런 훌륭한 

네발 동물 훈련장 분위기였습니다.

 

 

"상구~ 목을 완전히 가누는 애는

누운 상태에서 팔을 잡아당기면

목이 뒤로 안 처지고 따라 올라온대..."

 

주선생님,

책에서 본 내용을 저한테 얘기해주더니

어느새 미루 양팔을 위로 당기고 있습니다.

 

미루 목이 처집니다.

 

"어?"

 

다시 당깁니다.

역시 처집니다.

 

"이상하네..목이 처지면 안되는데..."

 

주선생님 갑자기 고민에 빠졌습니다.

 

"병원..갈까?"

"미루 목 가누잖아..그리고 어른도 그런 상황에서 목 안 처지기 힘들겠다.."

"그래도...책에는 목 처지면 안된다고 써 있는데.."

"아이고, 됐어~ 목만 잘 가누는구만.."

 

다음날 주선생님은

약간 잠을 설친 듯한 얼굴로 일어나서

저한테 간밤에 있었던 일을 얘기해줬습니다.

 

"잘려고 누웠는데...걱정되서 잠이 안 오는거야.."

"뭐가 걱정돼?"
"미루 목..."

"아이고 그거 괜찮다니까.."

"그래도...너무 걱정이 되서..."

"그래서?"

 

그래서 주선생님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서

책이라도 찾아볼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잤답니다.

 

"자다 일어나서 따로 뭘 찾아본 건 아니고?"

"응..."

 

너무너무 심각하게 걱정됐으면

한참 자다가도 일어났을텐데

그냥 잔 것 보면 확실히, 심각하게 걱정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조급한 마음을 버려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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