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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 감기가 거의 나아서 하는 얘기지만
약 먹이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습니다.
예전에 우리 어릴 때에도
약 먹는 건 참 고역이었는데
말도 못하는 7개월 애기한테
약을 먹일려니까 마음이 짠합니다.
게다가 애들은 어른보다 약도 자주 먹어야 합니다.
어른은 그 유명한 수칙, '식후 30분'
이것만 지켜서 하루에 세번 먹으면 되는데
애기 약은 '4시간 마다 한번씩'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러면 밤 중에는 자는 걸 깨워서 먹여야 하나?
그렇게 했습니다.
"이걸 어떻게 먹여야 하지...?"
사실 힘든 건
먹이는 행위 자체였습니다.
미루를 다리에 앉히고
뒤에서 팔을 잡은 채 몸을 뒤로 조금 눕혔습니다.
미루 고개가 뒤로 젖혀지고 입이 벌어집니다.
약 숟가락을 입 속에 푹 집어 넣었습니다.
성공입니다.
약이 꾸울떡 넘어갑니다.
"생각보다 간단하네..."
근데 미루가 엄청 크게 웁니다.
약 먹은 걸 억울해 합니다.
달래줄까 하고 안아줬는데
기침을 세게 몇 차례 하더니
뱃속에서 뭐가 부글부글 끓습니다.
"우웨엑~~"
먹은 걸 다 토해냈습니다.
직전에 먹었던 이유식이랑 젖까지
모두 토했습니다. 제 배랑 다리가 따뜻해집니다.
그렇게 많이 토한 건
미루 태어나고 처음이라 꽤 많이 놀랐습니다.
저는 미루를 달래고
주선생님은 바닥을 닦았습니다.
그렇게 첫번째 시도는 실패했지만
그 이후에는 그럭저럭 약을 잘 먹였습니다.
약 숟가락만 가져가면 미루가 고개를 젖히고 입을 벌리고 울어버리는 바람에
약 먹이기 딱 좋았습니다.
한참 자신이 붙었을 때
역시, 미루한테 약을 먹인 다음에
눕혔습니다.
"켁케엑..켁켁.."
깜짝 놀라서 불을 켜보니까
누워 있는 상태에서
다 게워냅니다.
우와 정말 안쓰럽습니다.
또 번쩍 안아서 달래주고
주선생님은 뒷정리를 합니다.
이렇게 토하고 나면
다시 약을 먹여야 하는지
먹이면 얼마나 더 먹여야 하는지
그게 참 어렵습니다.
겨우 책에서 찾아봤는데
약을 먹인 후 즉시 토하면 1회분을 다시 먹이고
30분 이내에 토하면 반 정도만 먹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진작 좀 찾아볼 걸
약은 그저께까지해서 다 먹였고
책 내용 본 건 어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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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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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나중에라도 단이가 역 먹고 토하면 그래야겠어요.
미루도, 엄마 아빠도 고생이 정말 많으셨어요.
에구, 얼마나 보대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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