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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걸기 육아 2

책을 봤더니 9개월 쯤에는

옷 입고 벗길 때 아이가 엄마를 도와준답니다.

미루는 전혀 안 도와줍니다.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발달이 늦은 건가?'

 

그러고 보니까 미루가 요새 말수가

좀 적어졌습니다.

 

제가 워낙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하는데

미루랑 있을 때도 가끔 혼자 있는 것처럼 조용히 있었더니

미루한테 나쁜 영향이 있었나 싶습니다.

 

열심히 책을 찾아보니까

짧은 문장으로 같은 단어를 여러번 사용해서 말을 해주면 좋답니다.

의성어, 의태어도 계속 사용해주라고 합니다.

 

"미루야~~이유식 먹자..."

 

미루를 번쩍 들어서

의자에 앉히고 이유식을 먹입니다.

 

뭔가를 안 쥐어주면

이유식 숟가락을 꼭 손으로 칩니다.

 

다른 숟가락 한 개를 의자에 붙은 식판에 올려줬습니다.

 

미루는 그걸 들어서 흔들어 보고

식판을 탁탁 쳐보기도 합니다.

 

"미루야, 숟가락 흔드네..."

 

이유식 한 숟가락을 먹였습니다.

 

"우리 미루, 숟가락으로 식판을 치는구나"

 

숟가락을 들어서 만세를 하는 듯 하더니

바닥으로 던집니다.

 

"숟가락을 바닥에 던졌네..."

"아빠가 숟가락 집어줄께..
"여기있다~숟가락"

 

다시 숟가락을 집더니

곧바로 바닥에 던집니다.

 

이 시기엔

아이들이 물건을 잡았다 놓는 게

자연스러운 발달과정이라서

숟가락 던지는 걸 뭐라고 하면 안된답니다.

 

의자에 앉자 마자

다시 일어나서 숟가락을 집어줬습니다.

 

"미루가 숟가락을 다시 던졌네.."

"여기, 숟가락 다시 받어"

 

받자마자 다시 던집니다.

 

"숟가락을 다시 던졌구나~"

"숟가락이 달그락 하면서 떨어지네.."

"숟가락 다시 주워줄께..."

 

미루는 이번 기회에

숟가락이라는 단어를 마스터 할 심산으로 보입니다.

 

숟가락을 계속 던집니다.

허리를 몇 차례 굽혔다 폈다 했습니다.

 

예전에 봉침 맞고 나서도

아직까지 완치되지 않은 허리입니다.

 

허리 굽히는 횟수를 줄이기 위해서

좋은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숟가락을 하나 더 줬습니다.

이제 허리굽히는 횟수는 1/2로 줄어들 겁니다.

 

"우리 미루~숟가락을 두 손으로 동시에 던졌네..."

 

이유식 먹는 내내

똑같은 행동을 몇 번 했는지 모릅니다. 

 

다시 재개된 말걸기 육아는

참 고됐습니다.

 

미루는 이쁜데

숟가락이 왠수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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