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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물

3주간 아주 지독하게 아팠습니다.

미루도 아프고, 저도 아프고 주선생님도 아팠습니다.

 

미루는 기침감기, 목 감기, 콧물감기에

연속으로 걸렸고

 

주선생님과 저는 교대로

앓아 누웠습니다.

 

미루는 특히 열흘도 넘게

콧물에 시달렸습니다.

 

항상 콧물이 주욱 흘러나와있습니다.

누렇습니다.

 

콧물이 흐르니까 미루는

입 속에 자꾸 뭐가 들어와서 좋아합니다.

 

혀를 반쯤 내밀고 쩝쩝 거립니다.

 

"으..드러..미루야..콧물 닦자"

 

굴러다니는 물티슈 한장을

뽑아서 콧물을 닦아 줍니다.

싫어합니다.

 

"싫어? 미안..이걸로 닦아줄께"

 

거즈로 닦아줍니다.

이것도 싫어합니다.

 

"에이..알았어, 이걸로 닦자"

 

결국 제 런닝셔츠 아래를

쭉 늘려서 닦아줍니다.

이번엔 가만히 있습니다.

 

왜 이렇게 이것만 좋아하나 싶어

런닝을 당겨서 코에 대봤더니

부드럽습니다. 다른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이때부터 미루 코는

무조건 제 속옷으로 닦아줬습니다.

 

반나절만 지나면

런닝 아랫 부분 곳곳이

누런 색깔에 약간 딱딱해져 있습니다.

전부 미루 콧물입니다.

 

"기저귀 갈자"

 

오줌을 왕창 쌌길래

기저귀를 갈아주려고 눕히는데

엄청난 양의 콧물이 나옵니다.

 

"야!야! 으이구. 야! 누워야지"

 

안 누울려고 버둥거립니다.

눕힐려는 주선생님과 미루가 실랑이를 벌입니다.

자꾸 일어나려는 미루를

주선생님이 몸으로 밀어서 겨우 눕힙니다.

 

"현숙아...미루 콧물이 없어졌다"

 

기저귀를 갈고

힘들어 하는 것 같아서 안아줬습니다.

어느새 다시 콧물이 흘러 있는데

그 얼굴을 정겹게 제 가슴에 비빕니다.

 

"으윽..."

 

옷에 미루 콧물이 묻습니다.

 

속옷으로도 닦아주는데

이쯤이야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사실은 그래도 콧물을 옷에 비비는 건

여전히 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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