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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구

미루는 놀이집

새싹반입니다.

 

새싹반에는 미루 말고

경률이하고 지원이가 있습니다.

 

지난 주 일입니다.

 

"경률이는 안 왔어요?"

"네, 경률이가 수족구에 걸렸어요"

 

수족구.

처음 듣는 말입니다.

물 속에서 하는 족구 같습니다.

 

어쨌거나 미루 친구가 아파서

놀이집에 못 나왔다는 게 좀 안쓰러웠습니다.

 

"상구~어떡해!! 미루 수족구 걸렸어"

 

그 날 오후

미루를 데리러 간 주선생님이

저한테 전화를 해서 절규합니다.

 

수족구가 옮았답니다.

미루도, 지원이도 모두 수족구에 걸렸습니다.

 

병원에 들렀다가

약국에서 만난 지원이 엄마는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당장 지원이를 놀이집에 못 맡기니까

내일부터 자기가 직장에 데리고 나가야 하게 생겼답니다.

 

뭐든지 제대로 하는 미루는

수족구도 제대로 앓았습니다.

 

손,발,입에 물집이 생긴다고 해서 병 이름이 수족구라는데

물집만 생긴게 아니고, 체온이 40도를 넘었습니다.

 

"지원이는 좀 어떻대요?"

"지원이는 열은 안 난대요"

 

고열이 없으면 수족구는 별로 힘들지 않은 병이랍니다.

미루는 3일 내내 고열에 시달렸습니다.

밤새도록 15분에 한번씩 깼습니다.

 

해열제를 먹이고

물로 닦아줘도 열은 그대로였습니다.

 

수족구에 걸리면 소화기능도 떨어지고

입 속 물집 때문에 밥도 거의 못 먹는답니다.

 

미루는 밥은 엄청 잘 먹었습니다.

이유식을 아주 차갑게 해서 줬더니

덥석덥석 받아 먹습니다.

 

다 토했습니다.

 

너무 힘이 드니까

미루는 72시간 내내

주선생님한테 찰싹 붙어서 안 떨어졌습니다.

 

몸에 힘이 하나도 없고

얼굴에도 힘이 없고

눈에도 힘이 없습니다.

 

축 처져서 그냥 주선생님한테

붙어 젖만 빱니다.

 

좋을 땐 아빠랑 노는데

이렇게 아픈 결정적 순간엔

주선생님을 찾았습니다.

 

주선생님은 3일 동안 미루를 안고 있느라고

정말 완전히 녹초가 됐습니다.

 

전 미루가 아픈 내내

마음이 너무 힘들었습니다.

 

미루가 주선생님한테만 붙어 있어서

몸은 별로 안 힘들었습니다.

괜히 찔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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