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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타고 가는데
요즘 여자애들은 왜 청바지를 찢어서 입고 다니는 지 모르겠다.며
기사님이 투덜댄다.
보니 횡단보도에 서 있는 여자애(?)가 무릎과 허벅지 부분을 심하게 찢은 청바지를 입고 있다.
기사님의 불만은 결국
저렇게 다녀도 가만히 두는 부모가 이해가 안된다.로 이어졌다.
아니! 다 큰 딸 옷 입는 것까지 부모가 통제하냐?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가라앉는다.
난 가끔 내 속에 잠자고 있는 보수성을 발견하곤 하는데
찢어진 청바지를 보면서도 그랬다.
내게 저걸 입으라고 하면 입을 수 있을까?
푹푹 찌는 더운 여름에도 긴 바지 칭칭감고 다니는 나는
옷입는 일에 있어서는 참 보수적이다.
맨살을 드러내면 안 된다는 금기가 내 속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가슴이 많이 파진 민소매 티셔츠를 산 것도 그래서다.
틀에박힌 모든 금기로 부터 자유로와지고 싶은..
그 위에 자켓을 걸치고서도 자꾸 손은 가슴으로 간다.
티셔츠를 끌어올리는 이 손길이 언제나 멈추어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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