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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무엇을 심을까?

내가사는 곳은 안양 관악역 근처다. 28년된 낡은 이 집은 이제는 골동품 취급을 받는 전등이며 화장실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사실 햇살이 너무 잘 들어오는 넓고 넓은 창을 가진 복층짜리 아담한 집이다. 서울에서는 반지하방도 거의 구하기 힘들다는 정도의 돈을 들고 올 초 이집을 만났다. 마루에 보일러가 안깔렸어도 햇살을 받고 살수 있다는 기쁨에 이 집에 들어왔다. 그리고 이집의 또하나의 장점!! 그건 바로 텃밭이 딸려있다는 거다.

 

집앞 화단에는 보리수 나무와 앵두나무가 심겨있고 골목쪽에는 한 30년쯤되어 보이는 은행나무 길이 있다. 그리고 집 바로 옆 화단은 텃밭으로 전주인이 쓰던 곳이란다. 그리고 집 뒤산으로 이어지는 곳은 동네 사람들이 조금씩 밭을 만들어 나눠쓰는데 그곳에 우리 텃밭도 있다.

 

사실, 이집에 들어올때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이 텃밭들이었다. 날이 풀리고 몇일 전부터 텃밭농사 준비에 들어갔다. 첫번째는 돌고르기.. 전주인이 무슨연유로 그랬는지 우리 밭에는 조개껍질과 뼈다귀같은게 많았다. 그걸 제다고르는데 반나절이 걸렸으니.. 그래도 농사를 지을 생각을 하니 기분부터 다르다.

 

텃밭에 무얼 심을까? 설때 변산에 사는 친구가 텃밭에 심으라고 강남콩을 비롯한 각종 씨앗을 가져왔다. 농사3단쯤은 되는 그 친구는 귀농 5년차인데 씨뿌리고 관리하는 법을 직접 손글씨로 쓴 자세한 설명서까지 함께 주었다. 그리고 어제 홍성에 내려갔다가 열무와 상추 등 각종 잎작물 씨앗을 가져왔다. 또 작년에 스페인과 태국에서 가져온것 까지 하면 밭이 너무 좁지 않을까 싶다.

 

우리 밭에는 지금 야생 달래가 자라고 있다. 그리고 부추까지...

이제 슬슬 게으른 도시 백수가 텃밭일을 할려고 한다. 한줌의 흙이 생명의 터전이 되는게 새삼스레 감동적으로 느껴진다. 도시에서 뿜어내는 소음이 내가사는 이곳까지도 들리지만 흙이 가까이 있고 그 흙이 삶을 지탱해 해주는 것 같아 너무 좋다.

 

열무자라면 사람들 모아 열무비빔밥 해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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