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500만원!

사랑방 회원이자 지역주민 한분이 악성 종양으로 고통받고 있다.

미루고 미루다 아산 병원을 찾아 갔고, 사회복지팀을 방문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진료비 지원을 신청하려고 하니 도와달라, 고 했다..

검토해 보겠다고 한다.

 

며칠 후 필요한 서류를 보내라고 한다.

서류를 보냈다. 그리고 일단 환자의 상태가 급하니 진료부터 받으란다.

그리고 그 진료비는 선지불을 하면 나중에 환불을 해주겠단다...

상태가 워낙 안좋은 경우라서 이것저것 검사를 받았는데

진료비를 보니 자그마치 3백 얼마가 나왔다. 며칠 후 추가로 검사 받은것 까지

합해서 5백만원이더라. 거의 의료급여 항복에 해당되는 검사가 아니었다.

쪽방에 사시는 분이라 가족도 없고, 직업도 일용직에 그동안 아파서 일도 못했는데

그 큰 금액을 어디서 갑자기 구해서 진료를 받나...

할 수 없이 내 카드로 두번을 긁어서 지불했다.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난생처음 이렇게 큰 금액을 긁은것도 무섭고, 못 돌려받으면 난 하루아침에

신용불량자가 되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긁고 나서는 온갖 생각이 끊이지 않았지만 겉으로는 내색을 안했다.

 

겁도 없지....내가 무슨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뭘믿고 카드를 긁었나...

아무리 병원에서 환불해준다고 했지만 그게 나와야 나오는거지...

한두푼도 아니고 자그마치 5백만원이나 되는 금액을...

하루하루 피를 말리는 초조함과 불안함을 사람들과 만나서

술을 마시며, 일을 하면서 잊어 버리곤 했는데...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지원금이 나왔다고...휴~~~~

다행히 마인드가 괜찮은 의료사회복지사를 만났나보다.

"적지 않은 금액이라서 어렵게 500만원을 만들었습니다."  의기양양 하며 말한다.

"네네~ 정말 고맙습니다. 덕분에 우리 환자가 무사히 진료를 받고 수술도 받게 되었습니다.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까지는 말 안했다"

 

하튼, 일이 순조롭게 해결되었다.

환자는 그 외에도 더 많은 비용이 추가로 나오겠지만 그것은

구청에 긴급의료비를 신청하고, 암환자 특례신청을 해서 어떻게든 하면 된다.

 

병원 사회복지팀에서 진료비지원증서를 받은 날,

뛸뜻이 기뻐하며 사무실에 달려와 대표를 끌어안고 "해냈다!"고 외쳤다.

그렇다고 감격의 눈물까지 흘린건 아니고...

 

솔직히 말해서 내가 카드로 긁지 않았으면 어디에서 그 큰돈을 구하냐...

속으로는 너무나 뿌듯하고 아무나 붙잡고 자랑하고 싶은 맘이 굴뚝였지만

대충 끝냈다...ㅎ

 

어쨌든, 여기와서 내가 한 일 중 제일 뿌듯한 일로 기억에 남으리라.

작년에 한글 가르쳐서 문자 치게 만든일도 그랬고...

이런 보람으로 힘들지만 버티게 하는가보다.

나보다 더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세상은 그저 겁없이 뎀벼야 된다, 라는 대표의 어록이 오늘따라 더 빛을 발하는것 같다...ㅋ

그래서 며칠을 축배(?)를 들고 싶었지만, 소식지가 내 발목을 잡는구나...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