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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부른다..

때도 때인만큼 날이 풀리니 자꾸 몸이 밖으로 나가자고 한다. 주말동안 이틀이나 북한산엘 다녀왔다.  토요일은 정릉입구에서 구기동 이북5도청으로 내려오는 코스.  4시간 조금 넘는 코스 였는데 담날 일어나니 다리가 욱신 거린다. 알이 베긴 모양이다. 평소 헬쓰 자전거도 밟고 간헐적으로 등산을 하기도 하는데 웬일인가 하며 의아해 했다.  그렇게 장거리도 아니었는데...몸이 벌써 녹슬고 있는건 아닌가하고 조금 긴장하기도...같이 간 늙은 친구도 힘들었다고 한다. 내려와서 하산주도 먹고 2차까지 가서 또 먹고 담날은 일요일이니까 쉬려고 했는데, 친구 한놈이 북한산 어귀에 있다고 올라 오라고 연락이 왔다. 내친김에 가겠다고 하고선 올라 갔는데...쉬엄쉬엄 많이 안 올라 가겠다는 결심을 뒤로하고 조금만 더 올라가자는 말에 1시간여를 더 갔다. 내려와서 또 열씨미 하산주를 먹고 뻗어 있다가(하산주가 일찍 끝났다.) 갑자기 화장실에 물때 낀 것이 보인다. 술먹은 김에 저거나 치우자, 라고 마음을 먹고 열씨미 박박 문질러 묵은때를 벗겼다(난, 이상하게도 술을 먹고 나면 일이 하고 싶어진다. 쌓아놓은 설거지도 하고 싶고, 빨래도 하고 싶고, 글도 더 쓰고 싶어진다...무슨 요상한 기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곤 일찍 자야지 하고 누웠는데 잠이 오지 않더라. 티브이는 계속 지진 얘기만 나오고...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이번엔 오른팔에 알이 베겼다.  어제 어찌나 열심히 화장실 청소를 했는지...술 먹고 했더니 힘든줄 몰랐나보다. 오른팔이 욱신 거려서 힘들다...ㅠㅠ

 

일본에 대지진이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게 신기 했다. 아무리 남의 일이라곤 해도 어떻게 그렇게 큰 자연재해가 갑자기 발생 할 수 있는지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예전 9.11테러때 처럼... 이렇게 사상 최악의 재앙 앞에서 한 인간이 얼마나 초라하고 허무 한가를 느끼는 순간, 역시나 삶은 비루하다는 걸 또다시 실감하게 된다. 봄이 코 앞에 왔는데, 화기애애 해야 할 싯점에 엄청난 재앙이 인간의 목숨을 앗아 가고 혈육을 잃고 슬픔에 젖어 온 세계가 들썩 거려야 한다는 게 참...심란하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난 평상시와 다를게 하나도 없는 쳇바퀴 생활을 하고 있는게 웃기기도 하고...

 

난, 봄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수선한 분위기도 싫고, 낮이 길어지는 것도 싫고, 다시 시작이다라고 하는 심기일전 멘트도 싫고...그냥 조용조용히 하루하루를 묵상(?) 하며 보내는 차분한 계절이 좋다. 춥긴 하지만 겨울이 내게는 딱이다. 가을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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