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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비명~

복지관에서는 아침에 몸이 불편해서 밥을 해먹기가 뭐한 이들을 위해

백개가 넘는 도시락을 싼다.

그거 도와주러 매일 주방으로 내려 가는데, 반찬이며 밥이며 퍼 담는 일이

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만드는 사람은 물론 따로 있고..)

아침을 거의 못먹고 출근하는지라 그 먹음직스런 반찬들을 보면서 담노라면

침이 그야말로 저절로 꼴딱~ 하고 넘어간다.

 

문제는, 반찬 퍼 담는건 그렇다 치고 밥을 도시락 통에 퍼담는데..역할분담을

해야 하니 한가지 일에 많은 사람들이 붙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데다 붙어서

돕는다.  오늘은 밥을 펐다.  자그마치 백 몇인분의 밥을 두 명이서 푸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그 밥을 푸는게 너무 신이 나서 정말이지 정신이 없을 정도로 펐다.

아무리 퍼도 팔이 전혀 아픈것 같지가 않았는데...이걸 왠걸 다 푸고 점심먹을때가

되니 슬슬 오른쪽 어깨가 아파온다. 점점 더, 점점 더....으......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까지 수반하면서...

 

그리고는 오후에 무슨 사회복지사 총궐기대회인지를 뭔지를 하러 나갔다.  서울역으로.

갈수도 안갈수도 없고 해서 가기는 했는데 왠비는 그리도 오는지...

비온다는 핑계로 중간에 스리슬쩍 빠져 나올까도 했는데, 도저히 양심상 못하고..

퍼질러 앉아 오는비를 다 맞아 가며 노래 듣고, 집회 끝날때까지 자리 지키고 있었다.

팔은 계속 아파오고..

거리 선전전(?)을 하고 시청으로 이동..

은근슬쩍 빠져 나왔다.

 

무슨 문제를 가지고 집회를 했는지는 설명 않할란다.

걍..자기네들 밥그릇 찾자는 싸움으로밖에 안보여졌으니깐..

 

근데 양쪽 어깨가 빠질것 처럼 아프면서도 왜 나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을까..

먹기 좋게 담긴 그 도시락을 받으며 기뻐할 이들을 생각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나의 작은 수고가 그들에겐 소중한 '한끼'로써 완성될 수 있었기 때문일까...

 

하튼, 왠일로 내가 이런 휴머니티적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이렇게 자기 전, 마음 편히 진짜로 편히(낮에 잠깐 눈치보며 만지는거 말고)

그야말로 하루중에서 제일 간절했던 이 시간이 모라 말 할 수 없을만큼 너무나 '행복'하다.

마치 애인이라도 만나는듯한 시간인 것처럼..

흐흐....(아무래도 '중증'인듯...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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