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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말이야-

 

나는 정말이지 슬퍼져버렸다.

정말 슬펐다.

 

우억우억- 눈물을 삼킬 정도로.

 

 

그런데 문제는 그걸 어떻게 풀어내야할지 몰라서 그냥 묻혀진채로 지나가버렸다는 것이다.

 

결코 괜찮아진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내 자신이 찌질하다는 것을 한 번 더 깨닫게 되는 건,

 

반복이다.

 

도무지

나아지는 것이 없다. 정말. 아직도 바보같고 머저리같고 풀어낼 방법도 풀어낼 생각도 못하고

멍하니 있다가 또 내 마음을 모른 채 해버리는 것.

 

이렇게 있다보면 하늘 쳐다보기도 싫어질지도 몰라.

그땐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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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내글에 트랙백을!ㄷㄷㄷ

망이_님의 [콩닥. 콩닥- 여성영화제 사랑해연-ㅅ-] 에 관련된 글.

 

우왕, 굳 -

인터넷은 은근히 재밌다. 내가 내 글에 꼬리를 물고 글을 보낼 수 있다니(!)

 

 

완전 우울하고 자존감 제로인 상태에서 쓴  저 위↑에 있는 글을 보고..

사람들이 많이 웃었다고 했다.

 

 

음,

지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쫌 웃긴다 -_- (아놔 다시 패닉 빠질려고 해. 이로지마 이로지마요ㅠ.ㅠ)

 

 

쨌든,

저 글에다가 '언니네'의  아는 사람이

"여성영화제 때 부스 차리고 있었는데, 외국인이 물어왔는데  '언니네 태그놀이'책을 설명할 수가 없어서 마음이 씁쓸했다"고 했다.

 

아,

진짜 완전 공감간다.

 

여성영화제는 국제영화제여서그런지 외국인이 참 많다. (멋진 외국인 감독언니들도 참 많고(꺅-!!!)) :)

 

작년에는 어쩌다가 움의 스텝이랍시고 이리저리 끼적이면서 외국인 감독언니들과 술도 마시고 할 기회가 있었는데 나는 그 때마다 온 지구의 중력이 나에게만 집중되는 느낌이었다.

 

으으으어어어으으어어어어어....

"한개도 못알아 듣겠어....왜 날보고 웃는거야....으....말시키지 말아줘...."

대충 요런 느낌?!

 

 

암튼,

내가 든 생각은

나같이 영어에 무지한 사람도 외국인에게 '내가 하고 있는 활동' 혹은 '알리고 싶은 이슈'를 알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위해서도, 외국인을 위해서도.(응?)

 

토론을 하고 논쟁을 하고 그런 건 지구전체절대불가능(!)하지만,

적어도 '너는 무슨 활동을 하니?'라고 물었을 때,

가장 간단하고 기본적인 설명을 할 수있다면 좋겠다는 생각.

혹은 아까의 예를 봤을 때는 내가 알려내고 싶은 이 책에 대해서 간단한 홍보를 할 수 있을 정도라도.

 

전략적으로다가 영어매뉴얼을 만들어서 공유하는 거다.

글로벌시대에 전략적으로 대처하며 운동을 해나가자! 라고 거창하게 말할 생각따윈 절대 없고.

 

그냥...답답하니깐....☞☜

 

 

나같은 경우는,

 

총여학생회가 영어로 뭔지도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스튜던트유니온 for women? 아놔 -_ㅠ 이걸론 넘 부족하자나 ㅠㅠㅠ

그것도 그렇고,

'탈 이성애 중심주의'공약은 또 영어로 뭠미?

이거 또 영어로 잘못했다가는...급기야 총여를 '안티이성애' -_- '혹은 안티 이성애자' 집단으로 만들수도 있자나..

후덜덜.

 

또 '1인화장실'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간단하게라도 영어매뉴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어잘하는 ㅇㄹ를 꼬셔서 해보자고 해야지.

 

울 학교에만 봐도 외국인이 꽤 많은 편인데, 난 맨날 그 인간들을 피해서 다녔는데 적어도 이런 거에 대해서 알리는 건 해볼만하다는 생각.

 

 

 

 

그러고보니 외국인이 나한테 너는 어떤 블로그를 쓰니? 진보넷이 뭐니? 라고 물으면 뭐라고 해야하지?

달군!

도와줘요 ㅋㅋㅋㅋㅋㅋㅋ   (캭캭캭)

 

 

 

 

 

 

 

 

 



 

 - _-

 

글을 쓰고 나니깐,

외국인(그러니깐 어쨋든 한국어로 소통이 가능하지 않은 사람)이 영어를 못할 수도 있다.

암,

사실 그럴 확률도 꽤 높은데 말이지.

 

그럼 그 뭐더라 에스페란토어?로 준비를 해야하나?

그런데 에스페란토어 전세계 사용률이 얼마나 되징.? -_- 확실히 영어보다는 훨씬 적긴 할거야 -_ - 음음.

그냥

2008년을 살아가고 있는 나로서는 영어를 할 줄 아는 수 밖에.

 

한국어가 세계공용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응? 나 민족주의자에 제국주의자? 응? 캭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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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닥. 콩닥- 여성영화제 사랑해연-ㅅ-

 아 ㄷㄷㄷ

 

떨려서 잠이 안온다 잠이 안온다. 아놔 시간이 몇시야! 하악-

 

 

 

 

 

날아간뻥튀기/주디스버틀러:제3의 철학을 보고나와서  폰을 켜니,

다른 관에서 제주도해녀 를 보고 있던 친구에게서 문자가 와있었다.

 

"야, 여기 감독언니 완전 멋져. 감독과의 대화중인데 진짜 짱이야 쩔어"

 

라는 문자가 와있었다.

 

나는듯이 계단을 박차고 올라가 6관으로 향하니 한눈에 보기에도 넘 멋진 감독언니가 서 계셨다.

 

사람들이 질문을 안하니깐, 막막 관객석으로 마이크 들고 와서 지목하기도 하고, 중간에 자는 사람 깨우기도 하는 등 완전 에너지가 넘치는 감독님의 모습 +_+

 

 

글쎄, GV를 듣다보니, 울 바바라 해머 감독님 올해로 예순아홉(!)이란다. ㄷㄷㄷ

 

절대 예순아홉(!)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 간지 민소매와 팔근육 어쩔?

 

 

(건방지게도 영화는 안봤지만) GV 듣다보니 울 감독님의 인생이야기도 정말 눈물 좔좔. 아놔 언니 이렇게 멋지면 어떻게 해요 꺅.

 

 

근데 알고보니 아는 사람이 조감독 이었던 거다! 그래서 감독과의 대화가 끝난 후,

조감독 언니가 유창한 영어로 바바라해머언니에게 날 소개시켜주었따 (으앙 ㅠㅠ)

 

 

내용인즉슨,

 

"This is my friend, song-i-song, she is a feminist activist  and a student. 

ah!  she is a b-girl dancer."

 

꺄악,

감히 바바라해머언니앞에서 페미니스트 액티비스트라니 ㅠㅠ

엄허 ㅠㅠ 영광영광 - 글로리글로리 ♬ 그치만 비걸링은 그만둔지 오래인데 ㄷㄷㄷ

 

 

눈치없는 내 친구가 옆에서 계속 "노노, 문선 , 문선" 이라고 말하는 바람에 초긴장  - _-

 

바바라 언니가 영어로 "문선?이 뭐냐?"라고 물을까봐, 초긴장 하고 있었는데 (ㅠㅠ 이경우, 대답못함.

그룹댄스? -_-; 집회댄스? 근데 집회는 또 영어로 뭥미? 아난몰라 어쩌지? 이년은 왜이래 ㅠㅠㅠ)

다행히도 언니는 dancer에 꽂혔는지,

날 응시하며  "오, 그레이트"라고 말해주었다.

 

 

아놔.

 

녹아들뻔 ㅠㅠ

 

 

그런데 나의 문제는 뭔가 언니의 따스한 말에 반응을 해야한다는 이 쓸데없는압박감때문에.

 

"yes, I am a great student"라고 말해버렸...다..

 

 

아이엠어 그레이트 스튜던트..

그레이트 스튜던트..

 

그레이트...스튜던...스튜던...트............ㄷㄷㄷㄷ;

 

 

 

- _- 언니야가 대충 추임새로 찌끄려주신 말을 갖다가 , 그저 신나가지고는 받아친다고 노력한거까진 그래 , 좋다치자꾸나.

 

근데 "예쓰  아이엠어 그레이트 스튜던트"는 대체 어쩔껌미?

 

아놔 이좌식 너 진짜 뭥미-_ㅠ

그냥 닥치고 호기롭게 아하하하 웃거나 , 땡큐라고 했음 될껄.

 

갑자기 왠 중1영어루다가 "네저는훈늉한학생임미다?"

 

ㅠㅠㅠ

 

휸늉한학생임미다. 휸늉한학생임미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언니가 날 보며 지어줬던 따스한 웃음과 , 언니의 간지가 잊혀지지 않아서 아직도 설레임과 동시에,

자존감 제로.

제로.

제로.

 

 

 

아놔, 앞으로 영어공부해야하는 건가?ㄷㄷㄷ

 

이럴땐 진짜 몰입식교육이라도 좀 받아야하나싶다니깐. ㅠㅠㅠㅠ 우엥-

(-> 헐, 내가 어젯밤 이성을 잃긴 잃었었구나.ㄷㄷ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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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아주 조금이지만.

명확해진부분들이 많아서 감사해.

 

 

 

 

나 자신을 한계짓는 놀이에 너무 오래 빠져있으면 안된다는 거 알긴하는데,,

 

 

하나를 알 때마다 아파지는 것이 많아진다는 것에 너무도 절절맸던 것이 사실이야..

하지만,

두렵다고 핑계대기엔, 이미 조금은 무뎌져서 사실은 온전한 핑계감도 안되는걸.

 

그렇기도 하고.

막막하고 두렵다는 이유로 그쳐버리기엔,,

오히려 계속해서 내 안의 한계를 깨나가면서 직면하는 것이 오히려 해결책이라는 생각.

 

 

조금은 더 명확해졌으니,

조금만 더 힘내서 피하지말고 직면해보고 고민해보자.  응응, 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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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

비올님의 [So Good bye] 에 관련된 글.

 

 

 

 

다, 좋았는데

 

너의 덧붙임말에 모든 것이 새하얀 혼란으로 변해버렸었을때,

 

하루 종일 들었던 노래, 가사-

 

 

 

 

(인터넷에 이런 거 올릴 줄 몰라서;

생각날때마다 클릭해서 듣고 싶어서 트랙백을;;;  비올님 죄송해요 ㅎ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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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이었구나-

말하는벌레님의 [만우절] 에 관련된 글.

 

만우절이라고해서 재밌는 농담을 하고 그거에 속고 웃는 것이 꼭 재밌게 살고 있다는 근거가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왜이렇게 삭막한지.

 

 

어제가 만우절이었다는데, 내 주위 아무도 '만우절용'농담을 하지 않았고, 속지 않았다.

(심지어 만우절인지도 몰랐을듯)

 

 

ㄷㄷㄷ

그저 어제 하루동안 학교를 휘젓고 다니는 교복행렬들과 여장행렬들(-_-)때문에 시각적 정신적 청각적 공감각적인 리스크를 입어서 피폐하고 초췌하고 멍해졌을 뿐.

 

'교복,응원, FM난무하는 날' 이라고 생각하면서 완전 짜증이 났을뿐,

만우절이라서 농담을 하고 속고 웃고 뭐 이럴 수 있을 거란 생각조차 못해봤다.

 

고등학교 때를 돌이켜보면 12시가 시작된 이후로 엄청난 치열한 문자 작전들이 벌어지고, 속고 속이고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난리부르스를 쳤던 것 같은데. 캭.

샤방샤방 감수성은 다 어디로 사라진건지.

 

 

 

생각해보니 어제 하루 종일 우울했던 이유 중에 하나는, 함께 활동하던 친구가 군대에 입대했기 때문이기도.

ㄷㄷㄷ

입대하기 바로 전 했던 통화가 만우절용 농담이었음 얼마나 좋았을까.

 

에이씨.

 

우리가 만우절용농담을 할 필요를 못느끼는건,

그냥 다 거짓말같고 농담같고 뻥같고 그지같기 때문인건가 - _ -에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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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째로 월화수목금토일

정신이 없다. 개강을 하고 혓바늘을 달고 다니더니, 이젠 냅다 감기까지 질렀다.

 

월화수목금토일이 통째로 세 번 지나간 느낌이다.

 

매일매일 일정이 있었고, 그것이 세번 반복되었다.

 

두번의 세미나, 두번의 과외, 한 번의 문선연습, 한번의 생협모임, 그리고 한번의 여성주의 소모임을 끝내고 나면 딱 한 주가 지나간다.  조모임이나 영화제나 강연회를 가는 것은 어찌어찌 시간을 맞춰 하루에 두개를 소화해내는 것일 뿐.

 

누군가와 만나 술 한잔 할 여유도 없이.

 

 

처음엔 '하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지만, 어느새  '해야만 하는'  "일정"이 되어 7일의 하루를 떡 버티고 앉아서 나를 한숨짓게 만든다.

 

 

일주일이 10일이었으면 좋겠다.

 

그럼 하루 정도는 집에 일찍와서 가족이랑 저녁먹고, 하루 정도는 혼자만의 데이트도 하고,

그리고 남은 하루는 음,,,,,,,,,,,,, 연애를 하면 되겠구나. (응?)

 

 

그나마 이번주는 애들의 사정으로 과외가 취소되는 천운으로, 무사히 본관집회에서의 문선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아, 이거도 기념으로 사진도 남겨놓고 포스팅도 하려고 했었는데 다 귀찮다 다 귀찮어. ㄷㄷㄷ

 

 

 

내일도 또 월요일이 시작된다.

또 통째로 1주일이 지나가겠지.

 

응응.

 

지치지 말고 꾸욱.

 

 

 

 

 

/아, 그래도 이번주에는 영화를 세개나 보았다.

이대 여학생위원회에서 상영한  무성애자에 관련된 '무색인간' 과 10대 레즈비언감독이 직접 만든 '두여자의 한여자'

 

그리고 어제 인디다큐에 가서 본 천막.(으으)

포스팅은 물건너 갔지만,  영화를 보면서 했던 많은 생각들은 마음과 머리 속에 꼬옥-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많이 바뀌었다.

옷을 사는 건 오히려 늘 내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었는데 (그래서 잘 안하는 행동이었는데)

이번 주에만 4벌을 샀다. 그리고 바보 안경테까지. (생애 처음 인터넷 쇼핑을! ㄷㄷㄷ)

- _- 물론 다 갱장히 싸게, 그리고 짱 맘에 드는 베스트 아이템들이긴 하지만, 어쩌다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 충동적인 소비로 흘러가게 되었는지 모를 일이다. ㄷㄷㄷ

일단 앞으로의 추이를 지켜보고 계속 이러면 어떤 식으로든 해결책을 생각해봐야지.

 

 

/통째로 시작될 내일과 한 주를 위해 자야하지만,

조모임은 끝날 기미를 안보이네.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문제는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수업을 너무 열심히 듣는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응?;;)

왠지 활동하는 사람이면 당근 갖춰야할 것만 같은 쿨- 한 수업쨈과 과제소홀이 나에겐 너무나 큰 심적부담...

그치만 본성이 찌질한 걸 어쩌랴. 내일도 피토하며 강의실을 전전하겠지. 

 

 

 

 

 

 



 

 

드롭하고 싶어 드롭하고 싶어 드롭하고 싶어 드롭하고 싶어 드롭하고 싶어 드롭하고 싶어.

 

 

 앗,

 

20학점 드롭은 너무해-

 

휴학은어때? (속닥속닥-)

 

너무해.

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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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내내.온통. 서늘해-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고 나서 학교로 돌아와 늦은 세미나를 끝내고 나니, 뼛속부터 몸이 시려왔다. 총여학생회실을 뒤져, 집에 입고 갈 수 있을 만한 옷을 찾아내어 지친 몸을 질질 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지하철 안. 써야할 에세이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읽다만 벨 훅스의 ‘사랑의 모든 것’이라는 책을 꺼내든다. 나에게는 잘 와 닿지 않는 문장들을 지나쳐 쓱쓱 읽어나가다가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한다”는 문장에 꽂힌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너무 힘든 난, 역시 그래서 사랑이 힘든 것일까.

 

 

문을 열고 들어서자 거실에 있던 엄마가 인기척에 돌아섰고, 그리고 꽥 소리를 질렀다.

"야! 너 그거 남자 옷이지!"

나는 엄마의 그 절규에 가까운 소리를 듣고는 멍했었다. 대체 왜 저러나. 추워서 친구꺼 입고 온 건데, 남자꺼든 여자꺼든 뭔 상관이람. 평소에도 내가 이런 스타일 자켓 안 입는 것도 아니고..

뒤따라 휘청이며 따라온 엄마는 확증을 잡았다는 듯이 나를 붙잡고 울 듯한 목소리로 "너 요즘 생리 안하지 그렇지? 너 왜 아직까지 생리를 안 해? 너 나쁜 짓 하고 다니는 거지"라며 숨도 쉬지 않고 쏟아냈다.

아,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생리를 하는 기척이 없는 다 큰 딸을 보며 온갖 상상의 시나리오를 펼치며 불안해했을 그녀는 내가 어떤 남성의 옷을 입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엄청난 분노로 몸을 떨었겠지. ‘저년이 어디서 뭘 하다가 들어온 건지‘ 1초도 안 되는 시간동안 엄마는 이미 영화 한편을 찍어버린 것이리라.

순간 엄청난 절망감이 밀려와서 "내가 생리를 하든 말든 뭔 상관이야!"라고 소리를 지르고 욕조로 도망쳐버렸는데, 뒤에서 엄마의 절망감이 온몸으로 느껴진다.‘뭔 상관이야’라는 말이 엄마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을지.

다 큰 딸이 생리를 하는지 안하는지 계속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구나... 그동안 내가 생리를 할 때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을 생각하니, 그녀에게도 나에게도 참 못할 짓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론 엄마에 대한 측은함과 미안함이 들고,

동시에 내 몸의 생리현상이 누군가에게 단속되고 있다는 생각에 엄청난 분노와 절망감이 밀려온다.

자아분열이 일어난다.

내가 한 달에 한 번 피를 흘리는 이 현상이, 누군가가 나의 행위를 단속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왜 이렇게 나를 수치스럽게 만드는 지.. 내 몸의 자궁이랑 등등을 들어내고 싶은 기분이다.

왜 하필 여자로 태어나서 이런 몸을 가지고 있는 건지, 저러한 시선의 대상이 되는 건지...

내가 여자임을 드러내는 모든 것들을 다 도려내 버리고 싶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떨림이 좀 잦아들까 싶어서 몸을 담그는 순간, 내 젖가슴 두 개가 보이고 순간 역겨워진다. 저것도 다 도려내 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원치않는 적나라한 시선들에 노출될 때에나, 혼자 있는 집에서 샤워를 하다가 밖에서 나는 인기척에 온 몸을 긴장시키며 후다닥 젖은 몸에 옷을 억지스레 끼워넣고 싸울 태세를 갖추다가 침입자가 없음을 확인하고 나서 허탈감과 절망감에 빠져 주저앉을 때에도 늘 내 몸의 많은 것들을 도려내버리고 싶은 충동에 빠져든다.

페미니즘 서적에서 뻔질나게 볼 수 있는 ‘너 자신을 긍정해’라는 말은 이 사회에서 살고 있는 나에게 너무나 어려운 일.

이렇게 일상적으로 내 자신이 싫어지는 경험을 수도 없이 하며 마음이 너덜너덜해지는 나에게 '사랑'이라는 말은 더더욱 어렵다.

점들이 모여서 선이 된다.

이렇게 일상적인 가슴 서늘해짐이 모여서,  나를 관통하는 서늘함이 되어버린다.

 

마음이 이렇게나 계속 차가워서 참 큰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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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장착.

 

어제 간 스윙바에서,

 

나에게 홀딩을 신청하고 나서는 "리더하세요? 팔뤄하세요?"라고 묻는  개념리더 발견!! (남)

 

만약 블루스 음악이었으면, 용기내서 리딩을 했을텐데,

빠르고 경쾌한 음악이라 그 분에게 리딩을 부탁했다.

 

와아-

 

별로 마뜩찮은 외부리더들이랑 할때는 평소보다 버벅대고 실수도 나오는데, 웃음이 선한 이 분하고는 빙글빙글 춤추고 웃으면서 잘도 돌았다.

 

조금 있다가 보니깐,

멋진 여자리더분의 리딩에 맞춰 팔로잉을 하고 계시더라.

 

괜춘하네 :D

 

이런 개념장착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면, 스윙이 더 즐거워질텐데 말이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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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문자

문자가 왔다.

 

 

 

고 1때 담임선생님// 이라는 말로만은 설명될 수 없는... 하여튼 나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그녀의 문자였다.

 

 

'잘지내고 있니? 뜬금없이 ^^ 네가 보고싶구나'

 

.

.

.

 

헐레벌떡 수업시간에 맞춰 교실로 들어가는 순간이었는데, 마음이 울컥했다.

간신히 출석시간을 버티고나서 화장실에 가는 척 핸드폰을 가지고 나와서 그 문자를 보고, 또 보고, 보았다.

 

눈물이 배어나오는 것은 물론, 마음 한 구석이 꽉 차오르면서도 또 한편으론 마음이 서늘한 오묘한 느낌.

 

'네가 무엇을 하든 널 믿는다' 라고 나에게 말해준 거의 유일한 사람.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  가장 존경하는 사람- 하면 주저없이 꼽을 수 있는 사람.

 

내가 교직이수를 받으면서도 선생님이라는 직업이 고민되는 이유가, 내가 이 사람처럼 훌륭한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가 고민될 정도인 사람.

 

아무튼, 그녀는 내가 그녀를 필요로 할 때를 정확하게 알아낸다.

 

고 2중반무렵이었을까, 한참 학교활동으로 힘들었을 때,

그녀의 편지 한 통에 화장실에서 몇시간을 오열하면서, 그 편지 덕에 살아났다는 걸. 그녀는 알까.

 

 

어제의 문자도.

 

나에게 너무나도 필요한 순간이었다는 걸.

고민이 몰아치면서, 내 자신이 너무나도 작아지는 것을 일상적으로 느끼는 요즘.

 

꽤 오래동안 연락할 생각도 하지 못했던 그녀에게서 먼저 문자가 올 줄이야.

그녀는 대체 내게 무슨 운명인건지. 정말 엄청난 타이밍을 자랑하며,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꽤 지난 지금에도 나에게 이렇게 지대한 영향을 끼쳐버린다.

 

 

벗어날 수가 없구나. 에헤라디야.

 

 

그 문자 한통으로 그 시간 이후의 하루가 너무나도 벅차고, 가슴뛰고 , 눈물날 것만 같았고.

중요한 건 그녀가 내게 보여줬던 신뢰감이 환기되면서, 왠지 자신감도 생겨났던 하루를 보냈다.

 

 

저녁무렵,

 

'선생님 덕분에 간만에 가슴벅찬 하루 보냈어요. 감사해요'

 

라고 보내자

 

그녀의 답장.

 

'우리모두는 정도만 다를 뿐 모두 애정결핍증후군이자너. 팍팍한 세상, 우리끼리 다독이며 살자.'

 

 

 

아,진짜 -_-

 

애정결핍증후군이라니. 크.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유발하는 능력은 아직도 여전하시구나.

 

 

3월이 가기 전에 꼭 만나야겠다.

 

늘 그렇듯, 선생님은 나에게 많은 걸 물어보지 않을테지.

꼭 껴안아주고나서 활짝 웃으면서 특유의 말투로 '그래, 왜왔노' 할 게 뻔하다.  

 

(그리고 나서 내가 조금만 길게 얘기하면,  요약해서 얘기하라고 할 것도뻔하지만 -_-;;)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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