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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_02

 

폐허의 아이들.
이 곳 아이들에게는 폐허가 놀이터다.
이른 아침부터 해가 떨어질 무렵까지,
폐허를 맴돌며 지치도록 노는 아이들.



 

짜파티 몇 장 머리에 이고 가는 소녀.
제가 가고 있는 길이 천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소녀는 알까.
가녀린 체구에 헝크러진 머리, 구멍난 허름한 옷, 먼지에 뒤덮힌 발.
인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소녀다.


 

bright stepwell(밝은 계단우물, 정도가 되겠지)에서 만난 소년.
옆으로는 dark stepwell도 있었는데, 이건 건물 속 지하에 있는 우물로,
박쥐가 날아다니고 악취가 심했다.
내 호기심을 자극한 건 물론 dark stepwell.


 

 

우연히 만두의 연례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었다.
전구가 드문드문 달린 대형 천막 안에는,
꼬마부터 노인까지 온마을 사람들이 다 모인 듯했다.

열살 즈음의 아이들이 나와 춤추고 노래하고 연극하는 품새가
학예회 같은 느낌이 강했다.
무대막은 전체 무대의 2/3에 불과한데다
사람의 손으로 여닫게 되어 있어 툭 하면 떨어지고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고.
서툴고 어설픈 모습이 참 귀여웠다.

왼쪽의 두 여자애들이 서있는 우리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고 말동무가 되어주었다.
오른쪽 개구쟁이는 한 여자애의 사촌동생.
누나에게 영어문장 하나씩 물어보곤 내 앞으로 와서
what's your name?
where are you from?
my name is Dani.
끝도 없는 그 애의 호기심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문장들.


 

붉은 터번의 이 할아버지는 멀리서 봤을 때만 해도
무릎을 세워서 앉은 자세에, 저 담요로 온몸을 감고 있었다.
그런데 지나가는 나를 불러세우더니 자신을 찍어달란다.
저 포즈는 할아버지의 의도.
무슨 뜻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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