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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통화하고선.

엄마가 심심한 모양이다. 하긴 아기가 제 부모 품으로 돌아가는 대략 밤 8시 이후, 자유시간이긴 하지만 TV 말고는 벗이 없으니 심심하기도 할 거다. 이제야 내 여행사진을 찾는다. 블로그 주소를 가르쳐 주려 하니, 엄마 그런 거 할 줄 몰라! 하고 딱 자른다. 주소창에 주소만 치면 된다니까, 라고 말하고 나니 그제서야 엄마가 그걸 할 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10분 정도 자판 위치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설명했고, 두 번의 시도 끝에 성공했다. 한글이라면 좀 쉬웠으려나. 그나저나 지금쯤 실컷 사진을 보고 있겠군. '섹스'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포스트가 하나 있는데, 다른 단어로 대체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걍 뒀다. 안 읽겠지 뭐. 혹은, 읽어도 괜찮겠지 뭐. 이미 엄마랑 난 5년쯤 전 콘돔 얘길 했던 사이잖아? ㅋ 물론, 다만 콘돔 얘기일 뿐이었지만. ㅡ.ㅡ 요는 피임이 아주 중요하다는 거지, 경험 유무에 대한 확인은 주제에 포함되지도 않았다. 

 

엄마들이 재미있는 건, 예를 들어 자기 딸이 담배를 피우지 않길 바란다면, 가방 속에서 담뱃갑을 발견해도 그게 딸래미 물건이라고 믿지 않는다는 거다. 아직도 엄만 내 자취방이 금남의 집이길 바라고 있을까? 한 친구의 어머니는, 친구의 언니가 연애질하느라 밥 먹듯 외박을 하는데, 정말 이틀 건너 한 번씩 야근한다고 믿었단다. 결혼할 때까지도.

 

우리 엄마도 그러려나? 엄마가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하긴, 엄마도 내가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구나.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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