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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우붓의 그믐날

발리에서의 첫 날 밤의 인상은 매우 춥다는 것. 테라스에서 아침을 먹을 때 긴 팔 옷을 하나 덧입어도 쌀쌀할 정도였다.

 

적당히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나가보니, 뭔가 분위기가 특별하다. 어제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본 작은 꽃과 향들이 매일 신에게 바치는 공물 같은 거라고는 생가했었지만, 오늘 아침은 뭔가 대대적인 느낌. 이른 시간이지만 모두 예쁜 전동 의상을 입고 가게 앞에서 작은 세레모니들을 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여행자 거리라고 할 수 있는 멍키포레스트 거리 초입에 있는 시장 근처에는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모여있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여기가 이 동네 사원 입구.

사원 안은 영험한 나무와 탑들에 무언가를 바치고 기도하는 동네 사람들로 가득했다.

천지에 향 냄새가 진동하고 꽃잎들이 나부낀다. 정말 영험한 영혼들이 사위를 메우고 있는 듯.

 

 

 

 

 

 

 

 

 

 

무슨 특별한 날인걸까? 한참 구경하고 옷도 하나 사서 숙소에 돌아와서 보니 우리 숙소의 와양도 왠일로 옷을 차려입고 예의 그 바구니를 들고 있다. 물어보니 오늘이 그믐이라, 나쁜 기운을 없애기 위해서 조금 더 특별히 하는 거라고 한다.

 

숙소의 와양도

 

맛사지 사부님도

 

매일 아침저녁으로 꽃과 과자와 향을 준비해서 동네사원, 집안사원, 문 앞, 방 앞 등 곳곳에 바치는 것도 대단하지만, 한 달에 두 번은 이렇게 대대적으로 또 세레모니를 하다니... 밥 먹는 시간도 걷는 시간도 아까워 하는 우리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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