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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노래의 밤

마음 먹었던 것 만큼 충실한 집회 참여는 여전히 안되었다.
오늘은 사진도 찍어봐야지 했으나, 카메라도 놓고 와서, 급하게 센터에 있는 디카를 집어나와 시도해보았으나, 손에 익지 않아서인가... 흔들리지 않은 사진이 거의 없었다.



에잇, 흔들린 대로...




가장 좋았던 공연 중 하나는, 성공회대 학생들의 솔직해 보이는 모습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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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최근, 전혀 다르게 보이는 두 개의 현장에서 고은 시인의 글을 보게 된다.

하나는, 참세상 영상에도 인용되었던 아래의 시...


그것은 설렘

총구멍에서 눈물이 흘러나오는 것

그것은

더하기보다 빼기

곱하기보다 나누기

그것은

귀기울이는 것

그것은

밥 한 그릇

그것은

지하의 뿌리가

지상의 잎새들을 걱정하지 않는 것

그것은

누구의 어린 피리소리

그것은 갖가지 삶

다른 삶이

다른 삶에 굴복하지 않는 것

그것은

지난날 소가 쟁기 끌고 밭가는 풍경

어이할거나

소의 천년 멍에

그것은

모국어

그것은

누구의 피가 누구의 피를 데워주는 것

아기 울음소리가 모든 것인 엄마

그것은

다도해

그것은 인간이 인간에 대하여 인간인 것

인간이 자연에 대하여 자연인 것

그것은

끝내 나 자신이 없어지는 것

오 평화

- 대추리 벽시 중 고은 시인


또 하나는, 동아일보 앞을 수놓고 있는, 월드컵 승리 기원 고급 벽보(?)들...

이곳에는 얼굴 까지 등장하셨다.




이런 상황이라... 11일 촛불 집회 '시와 노래의 밤'에는
시위대 양 옆으로, 월드컵을 응원하는 대형 판넬과 벽시를 인쇄한 작은 입간판 두 개가 전시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시와 노래의 밤'에 동아일보 앞에 전시되었던 입간판(?)중 하나, 고은 시인의 시 '그것'


나는 잘 모르겠다. 어떤 세계관에서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가능한 것인지... 민족주의면 가능한가?
어르신을 욕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많이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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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무엇을 해야 할지...

일인시위를 끝내고 와서 도시락을 데워 먹었다.
무지 춥다... 오늘 따라, 바람이 무지 많이 불었다.

건물 밖에서는 오늘도 어김 없이 집회를 하고 있다.
도로 쪽으로 나 있는 공기구멍을 열어 소리라도 듣고,
노트북을 들고와서 블로그들을 돌아보았다.

불법집회를 하고 있다고, 자진해산하라는 방송이 방금 나왔다.
왜 이럴 때만 여성의 목소리를 쓰는지.. 하지만, 집회를 하고 있는 여성 발언자의 목소리 역시, 경찰차의 목소리 만큼 크지는 않지만, 끊어지지 않는다.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로 시작한 일인시위는,
지금에 와서 무슨 소용일까...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무지 많았지만,
관심있게 봐주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꾸준히 실무를 담당하는 영화인대책위, 주로 제작가협회 쪽 사람들,
꾸준히 기록을 하고 있는 독립영상제작자,
관심이 있어서 나온 사진학과 학생,
그리고,
농성장에 있다가 7시 촛불집회에 맞춰 나와준 한독협 활동가들이 있었지만,
매일 두 시간 씩 여러 사람이 뻘쭘하게 노력하고 있는 만큼의 선전 효과가 있을까...

스탭들은 여전히 바쁘고,
나는 어디에서 무얼 해야 할지
점점 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한번 더 울렸다.

이제 잠시 내려갔다가
뉴스레터 코딩을 마무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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