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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6/05/22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5/22
    우리들은 정의파다
    팥쥐만세
  2. 2006/05/22
    황진이
    팥쥐만세

우리들은 정의파다




 

오랫동안 여성은 연약하고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었다. 다른 말로하면 머리가 나쁘고 바보같은 여성들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는 남자들이 때로는 호통치고 때로는 달래가며 지시하고 통제해야 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댓가를 지불받지 않는 무임금의 신성한 가사노동만으로 남편이 가져다주는 월급을 받으며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다면 연약하고 머리나쁜 여성들에 대한 신화는 더 오래동안 빛날수도 있었을지 모르겠다.

산업역군으로 사회에 나온 여성들은 알고 봤더니 남성보다 열등한 인간들이 아니었다. 그녀들은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무시당하며 가장 치열하게 투쟁한다.

똑똑한 페미니즘 이론가들조차 노동자인 여성에게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최근의 일부 페미니스트들은 이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치는 답답한 남성우월주의에 맞선 여성끼리의 연대를 주장한다. 그러면서 계급투쟁을 한다는 좌파 운동권의 천박한 권위주의문화, 마초같은 남성활동가와 그 질서에 기꺼이 고개숙이는 멍청한 여성활동가들을 공격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땅에서 가장 착취당하는 사람들은 30년전이나 지금이나 여성이며 노동자다. 여성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에 대해 발언하지 않으며 주장하는 성평등이란 실은 돈많고 엘레강스한 부르주아 여성들이 지배계급 내에서 권력을 더 많이 획득하려는 배부른 투정일 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아주 많이 눈물이 났다.

그녀들은 여성이고 그녀들은 노동자다.

 

“역사성에 중점을 두었어요. 개인적으로 ‘여성의 역사’로써 이 작품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당당한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에 힘을 실어주고 싶었습니다. 사건이 일어났던 그 시대의 역사가 온전히 민주 노동의 역사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제가 감히 모든 것을 보여줄 순 없지만, 그저 후배 여성으로서 돕고 알리고 싶었습니다. 꼭 ‘그들의’ 말을 통해서요.”

영화제 팜플렛에 실린 이혜란 감독 인터뷰 내용중


계급투쟁의 역사는 기록되는 역사를 선점하려는 투쟁이기도 하다. 이땅구석구석 자본에 의해 편집되고 기록되고 남겨지고 학습될때, 어딘지 모를 빈틈으로 힘겹지만 똑바로 자기역사를 말하고 편집하는 감독의 뚝심과 내공 또한 동일방직 언니들을 닮았다. (여성만세!! ^^)

그러나 아쉽다. 소수가 모여서 이단적인 종교행사를 치루는 마음으로 한정된 공간에서만 보여지는 딱 그만큼 우리가 아직 미숙한 것이 억울하다.

현장에서 푸르게 날을 세워 비록 눈물 흘리고 한숨 쉴망정 포기하지 않고 30년이 더 흐르면, ‘우리들은 정의파다’ 이 영화가 전국의 개봉관에 내걸리고, 관객 4천만을 동원하여 펑펑 울게하는 베스트 1위의 흥행영화가 될 수 있을까? 그날을 꿈구며, 선배들의 노동운동의 역사는 더 풍요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되고 남겨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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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이

 동짓달 긴긴밤의 한허리를 베어내어

 봄바람 이불속에 서리서리 넣었다가

 정든님 오신밤 굽이굽이 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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