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부산했다...

월요일 아침이라서 그런 것도 있고,

연맹 산별추진위 회의로

예정되어 있던 상집회의를 못하고...

상집회의를 언제 할 것인가 일정을 맞추고

그러다 이병렬 조합원이 위독하고,

어찌될지 모른다는 이야기에

임원들이 병원으로 급히 갔다...

 

그렇게 오전은 흘러가고 있었고...

나는 그 와중에 배가 너무 고프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렇게 일상은...

 



그러다 곧이어

이병렬 조합원이 돌아가셨다고 누군가가

이야기했다...

 

5층에서 정책실 회의를 하고...

6말 7초에 파업을 해야 한다...

어찌 하나...

누가 하나...

필공사업장은 어떻게 하나...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머리가 너무 아파왔다...

 

그러고는 내려오는데,

3층에 벌써 분향소가 마련되어 있었다..

 

기분이 이상했다...

동지가 분신하였고...

열사가 되었고...

그러면 분향소를 얼릉 만드는 것이..

당연한 일이고, 우리가 해야 할 몫인데도...

그냥...

너무 순식간에..

분향소가 설치되고...

장례를 어찌 치뤄야 하나 하는 이야기가 오가고...

나도 발인이 언제인가를 묻고...

 

그러는데 기분은 이상했다...

마치 예정된 일들을 밟아 가듯이...

 

그래...

우리는 어쩔 수 없다...

슬퍼하고.. 애도하고.. 그러기도 하지만...

우리는 또 동지를 보내는 일을 해야 한다...

 

언젠가..

상을 치르면서..

장례라는 것이 살아남은 사람을 위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상을 치르면서 정말 그/녀가

이제는 이 세상에 없다는 생각을 실감하게 하고..

슬픔을 넘어서 잘 가라는 맘속의 말도 하게 되고...

죽음을 받아들이게 하는 것 같았다..

 

예전에 어떤 열사처럼...

이병렬 조합원은 그의 삶에 대하여 이야기해주는 동지들이 많지 않다...

공공노조 조합원인 시간이 길지 않아서일수도 있겠지...

아니면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이 곳 서울에 많지 않을수도...

 

외로운 그 길에...

겉으로는 장례를... 또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하면서도...

나의 마음을 보내고 싶다...

그러나 아직은

잘 가시라고, 편히 쉬시라는 말을 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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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0 03:48 2008/06/10 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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