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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저격수의 고백 - 존 퍼킨스(2004)

 

근래 들어, 재미있게 읽은 책 중의 하나.

1945년생인 저자는 제3세계로 하여금 세계은행, IMF, 국제개발기구 등으로부터 엄청난 차관을 빌리게 한 뒤 파산시킴으로써, 전세계를 미제국의 경제적 영향력 아래 묶을 수 있게끔 만드는 기획자였다. 컨설턴트, 수석이코노미스트라 불리우는 경제저격수...

 

그는 말한다.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미국은 처음에는 경제저격수를 보내고, 그것이 실패하면 진짜 저격수(자칼)을 보내고, 그것마저 실패하면 종국에는 군대를 보내 전쟁을 일으킨다고 말이다. 그는 인도네시아,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에쿠아도르, 파나마, 과테말라 등 여러가지 예를 들어 이를 설명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저자가 이 업계에 뛰어들 당시(60년대) 경제저격수를 발탁하고 교육하기 위해 국가안보국(NSA)에 의한 교육과 감시망이 필요했으며, 경제저격수들이 일을 하면서 상당한 심리적 압박감을 느껴야 했다. 오로지 미국민과 제3세계의 극소수 압제자를 위해서 일해야만 하는데 양심의 가책을 느꼈던 것이다.

 

그러나 80년대 이후에는 경제저격수 양성 프로그램 자체가 필요없어졌다고 한다. 세련되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소비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숭배, 자본의 증식을 통한 불로소득을 당연하다고 보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 더이상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경제전문가들이 판치게 되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저자의 삶에 비추어 나의 일상을 반추해 보고는 했다. 나는 얼마나 떳떳한가? 부패에 대한 용인, 소비적인 삶, 물질적 풍요에 마음이 혹하고 있는 나의 삶의 방향은 저자처럼 바뀔 수 있을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참, 이 글을 옮긴 김현정씨는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이란다. 그는 도대체 어떤 마음에서 이 책을 번역한 것일까? 속죄의 마음으로? 아니면 돈이 벌릴 것 같은 책이라서? 대체 어느 쪽일까...

 

*참고 : 저자의 홈페이지 www.johnperkin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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