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무김치외

분류없음 2015/06/26 12:33

열무

 

 

며칠 전 지하조직이 열무김치 만들고 열무국수 해 먹은 것 보고 단단히 필을 받아 열무열무 노래를 불렀다. 소면을 말아 국수를 해 먹으면 정말 맛있겠구나. 꿈도 꾸고 헛것을 보고 (아무래도 이런 것이 향수병인가봐) 계속 네이버 검색을 하다가 안되겠다 싶어 로컬올가닉 상점에 들렀다. 유럽열무라도 사서 대신하면 될 테니까. 한 묶음에 $2.99 인데 세 개가 달렸다. 세 개라고 해봤자 작고 말랐다. 이쪽 사람들은 주로 빨갛고 동그란 뿌리 부분을 먹어서 그럴까 잎사귀 부분이 영 시원치 않지만 뭐 어쩔 수 없지. 그거라도. 네 묶음을 샀고 유럽 배 하나와 사과 하나를 사서 집에 왔다.

 

 

소금에 삼십 분만 절였다가 배, 사과, 마늘, 생강을 갈아넣고 피시소스로 간을 하여 우선 샐러드를 만들었다. 양파 약간, 파 약간을 넣고 마지막으로 들기름으로 향을 냈다. 아주 맛있었다. 나머지로는 밀가루 죽을 조금 쑤어 물김치를 만들었다. 재료를 사와서 손질하는 것만 내가 하고 나머지는 짝이 다 했다. 짝의 요리솜씨는 아주 그만이다. 짝짝짝.

 

 

오늘은 열무 국수를 먹었는데 소면 대신 카펠리니 파스타로 먹었다. 밀면 느낌이 나는 쫄깃스러움. 그리고 아무래도 허연 일반 밀가루보다 세몰리니 드럼 밀이 몸에 좋을 것 같다는 느낌. 한국 음식을 구하기 어려웠던 선배 이주자들이 아마도 이런 식으로 해 잡숫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잠깐 했다.

 

 

중학교 친구

 

 

중학교 친구와 다시 연결되었다. 반갑고 쑥스럽고 뭔가 몰캉몰캉 따뜻한 기운이 솟아오른다. 20년도 넘었다. 다시 "접속"하게 된 것이. 친구는 고등학교 뒤로 만난 기억이 없는 모양인데 둘이 대학생이던 시절 한 번 만난 적이 있다.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나는 말수가 줄었고 친구는 말수가 늘었다. 보기 좋았다. 이 블로그를 통해 나를 찾았다고 했는데 흠흠... 한국도 아닌 서로 다른 대륙에 살고 있어 만날 일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또 만날 수 있다는 그런 점잖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면 된다.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찾아보니 어떤 똑닮은 "소녀"가 나와 얼씨구나 들어가봤는데 그 친구가 아니었다. 친구신청 안하길 잘했지 경칠 뻔. 나 늙은 것만 생각하고 친구 늙은 건 생각못한 꽃개는 바보. 

 

 

프라이드 주간

 

 

프라이드 주간이 시작됐다. 도시는 들썩들썩. 작년에 새로 임기를 시작한 시장님께서 드디어 프라이드에 납시겠다고 하셨다. 흥칫뿡. 하지만 좋다. 이 도시를 대변하는 사람이 프라이드 행사에 참여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긍정적인 일이다. 그리고 당연한 일이었다. 보수당 색을 완연히 드러내었던 이전 시장이 프라이드 행사를 기피했던 바 따라서 그 당연한 일이 뭔가 특별한 일이 되어버렸을 뿐이다.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보수는 당연한 무언가를 특별한 무언가로 만들어 버리는 데 일가견이 있다. 재주가 있다. 어쩌면 리버럴의 생명원천일는지도.

 

 

매드맥스

 

 

처음에 아이맥스 3D로 두번째엔 레귤러 3D로 보았다. 두번째 영화를 보러 가면서 영화를 본 뒤 만약 레귤러 2D-세번째 관람 욕구가 일어나면 이 영화는 내 인생의 영화가 될 것이다, 그런 생각을 했는데 세번을 볼 영화는 아니었지 싶다. 더구나 일반 3D는 영 아니었다. 단 한 번도 일반 3D 영화를 보고나서 잘 봤다, 고 느낀 영화가 없다. 따라서 이것은 매드맥스 탓이 아니다.

 

 

더 인터프리터 (The Interpreter, 2005) 

 

 

시드니 폴락 감독, 니콜 키드만과 숀 펜이 나온 더 인터프리터를 봤다. 처음엔 숀 펜 때문에 보게 되었는데 결국엔 니콜 키드만 때문에 끝까지 봤다. 그녀의 영어 억양이 독특했다.

 

 

동의와 존중

 

상대방이 동의했다고 여겼어요, 우리는 서로 합의했다고 생각했어요... "합의 하에 이룬 성적 행위 혹은 관계" 라는 표현이 매우 윤색되어 쓰인다. 제대로 쓰고 있지 못하다는 말이다. "제대로 이루는 합의"가 무엇인지 설득하기 곤란하다고들 한다. 어떻게 해야 잘 이해할 수 있을까. 나 스스로도 깜깜하던 차에 접한 카툰 -- What If We Treated All Consent Like Society Treats Sexual Con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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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6 12:33 2015/06/2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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