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기록

분류없음 2015/06/28 15:50

하나님은 모든 기도를 다 들어주시지는 않는다. 오늘 근무를 하는 동안 마음이 몹시 평안해졌다, 면 거짓말이고 그냥 내 마음을 관찰했다. 미국의 동성결혼 대법 판결이 "반대"로 나오기를 애타게 기도하셨다는, 새벽기도를 하며 울부짖었는데도 정반대의 결정이 나와 몹시 절망적이라는 어떤 한국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드렸다. 이민온 지 십 년이 넘은 이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예전 같으면 분노에 치를 떨었을텐데 이상하게도 담담했다. 사실 미연방 대법원 판결은 그저 "대세"일 따름이다. 극렬히 반대하는 이성애자들의 삶에는 아무 변화가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그들의 주님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면 될 일이다. 다만 어느 누군가 어떤 이들은 약간의 혹은 큰 행복을 누릴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행복, 물론 이혼도 포함해서. 달라질 건 그 뿐이다. 이제 결혼 (이혼) 하고 싶은 사람들은 그들의 성정체성과 무관하게 누리고 싶은 그 권리를 누리면 될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세"라는 거다. 나는 왜 그들이 타인의 행복할 권리를 애타게 눈물 뿌려가며 기도하며 반대하는지 진실로 궁금하다. 어떤 이익도, 혜택도 돌아오지 않는데 그들은 그들의 소중한 시간과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 그 훼방전선에 앞장선다. 기이하다. 보수도 대가도 없이 열정을 불사르는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해방정신이다. 나같은 사람이야 결혼제도에 그닥 관심이 없어 뜨뜬미지근했지만 정말로 정말로 관심이 많았다면, 만약에 정말로 그것을 바랐다면 그들처럼 애타게 울부짖으며 성령이 오셔서 역사하기를 무릎이 까지도록 기도할 수 있었을까. 그러한 열정과 바람과 애타는 사모를 나는 과연 품을 수 있었을까. 글쎄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님은 모든 기도를 들어주시지는 않는다. 그것은 확실하다. * 이것은 어떤 비아냥도 깝침도 아닌 진지한 관찰의 기록이다. *

2015/06/28 15:50 2015/06/2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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