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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2/23
    계룡산에서 일출을 보다(2)
    태백산맥

계룡산에서 일출을 보다

지난 1월말 계룡산 동학사 입구에서 수련회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IT노조(정확히는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 http://it.nodong.net)의 조합원 수련회였지요. 내가 하는 일이 정보통신 관련 일이다 보니 관련 노동자들의 상태에 대해서 그런대로 아는 편이라서, 미래의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정보통신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일에도 발을 걸치고 있답니다.

 

대개 그렇듯이, 수련회는 밤을 넘겨 새벽까지 계속되었지요. 새벽 4시에 모든 토론이 끝나고 술자리가 이어졌답니다. 확실히 야간작업을 밥 먹듯이 많이 하는 노동자들이라서 그런지 그 시간까지 조는 사람 하나 없다는게 참 신기하더군요. 그것도 일종의 직업병인감..?

 

암튼, 술자리가 한참 흥을 돋울 새벽 5시경에 다른 한 친구와 둘이서 야간 산행에 나섰지요. 사실 대전 유성과 계룡산 동학사 입구는 전국 각지에서 접근하기 쉬운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수련회 장소로 애용되는 곳이지요. 그래서 족히 열번은 가봤던 계룡산이지만, 항상 계룡산 입구에서 더 올라간 적이 없었답니다. 그나마 가장 많이 올라가본 곳이 동학사와 반대편의 갑사 정도..

 




이날은 수련회 출발하기 전부터 산행하기로 각단지게 맘 먹은터, 야간 산행을 위한 랜턴까지 준비한 상태였지요. 출발은 아주 순조로왔습니다. 산행 중간무렵, 은선폭포와 대피소에 올라갈 때까지만 해도 '산이 참 순하다'며 룰루랄라, 둘다 여유를 부렸지요. 당연히 발길은 정상을 향해 빨라지기만 하고... 그러다 마지막 500미터 정도 남겨놓고 계속되는 돌계단길에 눈보라까지 만나서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추스르고 기진맥진 정상에 다다를 수 있었답니다.

 

  '역시 방심은 금물이야...'

 

지난 용문산과 지리산 산행에서 간반의 차이로 정상에서 보는 일출을 놓친 경험도 있고 해서 너무 일찍 출발해서인지 계룡산 정상에서는 1시간도 넘게 일출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눈보라 속에서 떨면서 기다린 보람은 크나큰 감동으로 돌아왔지요. 해가 떠오르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의 빛깔, 서서히 드러나는 산줄기의 이어짐, 여기가 설악산 줄기라고 해도 속을만치 이토록 계룡산의 산세가 장엄하리라고 전혀 기대하지 못했었는데, 의외의 경치에 그 감동은 더욱 컸습니다.

 

아, 계룡산! 지난 사진들을 둘러보면서 다시 달려가고픈 욕구가 꿈틀거리네요. 이 달이 가기 전에 어디 가까운 산이라도 찾아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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