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분류 전체보기

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11/07
    제 큰딸의 습작 노트 .. 가나다라 버전과 ABCD 버전
    태백산맥
  2. 2004/08/20
    '입술틱'(?)
    태백산맥
  3. 2004/08/19
    엽기 엄마(^^)의 애기 길들이기
    태백산맥
  4. 2004/08/19
    `말하는 장갑`을 아시나요?(1)
    태백산맥
  5. 2004/08/19
    글라스데코와 건망증(2)
    태백산맥
  6. 2004/08/19
    진동 모드
    태백산맥

제 큰딸의 습작 노트 .. 가나다라 버전과 ABCD 버전

요즘 제 큰딸이 틈만 나면 스케치북에 낙서를 하곤 합니다.
그냥 막 쓰는 낙서가 아니라 글을 습작하듯 하는 낙서..

엊그제는 이 녀석이 이러는 거예요.
"아빠, 찬희는 요즘 글쓰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우리 큰딸은 공부는 그리 썩 잘하진 않아도 글쓰는건 정말 재주 있는 편이지요.
나 같으면 예전에 일기를 쓸 때면
처음에 무슨 말로 시작하나 잡는 것만도 한참 걸렸던 기억이 있는데,
이 녀석은 그냥 쓱삭 쓱삭 잘도 써 내려가지요.
읽어보면 참 감각도 있고, 요점도 충분히 파악해서 제대로 쓰는 거더라구요.
그래선지 학교에서 일기상도 여러 번 받았고,
방학 숙제로 글짓기를 하면 따 놓은 당상이랍니다.


(이 녀석이 제 큰딸 찬희랍니다.)



며칠 전에 이 녀석이 잠자리에 들었을 때,
우연히 쇼파 위에 펼쳐져 있는 스케치북을 읽게 되었지요.
그리곤 아내와 저는 아주 배꼽을 잡았답니다.

한글 '가나다라'에 맞추어 14행시 글을 써내려갔는데,
초등학교 5학년이 어떻게 그런 표현이 가능한지,, 참 혀를 내둘렀답니다.
스케치북을 한 장 넘겨보니 이번엔 영어 알파벳 'ABCD'에 맞춰 쓴 글도 있더군요.
어디서 연습한 뒤에 베낀 것도 아니고
그냥 쓱삭 쓱삭 써내려간 습작임에도 어느 정도 스토리도 이어져 가는게
참 신통하더군요.

혼자 보기 아깝다는 생각에 올려봅니다.
심심하신 분들, 한번 읽어 보시고,,
우리 딸내미 응원도 좀 해 주시와요~ ^o^

 

** 아래는 본인의 동의를 구해서 올리는 제 큰딸 찬희의 글이지요.

[한글 버전]

가..가줄게 너를 위해서
나..나를 잊어줘
다..다음 세상에 만나자
라..라면을 먹으며 함께 한 추억 잊어
마..마음이 불 타올라서
바..바보같이 헤헤 거릴 때는
사..사랑했나봐
아..아직도 그럴지도 몰라
자..자기야 라고 부를 날을 원했지만
차..차갑게 대하는 너의 모습을 보면 슬펐어
카..카드에 나의 마음을 담아 주려고 해도
타..타는 마음 때문에 줄 수가 없었어
파..파닥파닥거리는 나의 마음을
하..하늘 높이 버릴래

 

[영어 알파벳 버전]

A..에이 널 사랑해
B..비린내 날만큼 널 사랑해
C..씨앗이 큰 나무가 되는 것처럼 점점 더 많이 사랑해
D..디게 많이 사랑해
E..이따만큼 사랑해
F..에프는 나의 사랑의 반쪼가리야
G..쥐가 거인이 될 때까지
H..에이취 하고 기침이 없는 그날까지
I..아이러브유 널 사랑해
J..제이는 나의 갈고리
K..케이 켁 너가 다른 사람을 볼 때는 갈고리로 위협을 줄거야
L..엘오브이이(LOVE) 러브 사랑해
M..엠이 없어질 만큼
N..엔젤이 우리 앞에 나타날 때까지
O..오렌지가 써질 만큼
P..피가 검어질 만큼
Q..큐피트가 지 화살에 맞을 때까지
R..알러뷰 할게~ 영원히
S..에스처럼 꼬부랑 할머니가 될 때까지 사랑해
T..티브이(TV)를 보며
U..유치원 아이가 있고
V..브이 할만큼 자랑스러운
W..떠블류처럼 둘이 붙어있는 부부가 되고 싶어
X..엑스 말고 동그라미가 된다면
Y..와이(Why) 라고 하겠지 왜냐면
Z..지구만큼 아니 그것보다 더 크게 널 사랑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입술틱'(?)

찬희(우리 맏딸 이름이랍니다. 지금은 열한살이지만, 이 일기가 쓰여질 때만 해도 6살박이였지요.)는 어른들이 화장하는 것에 참 관심이 많다. 찬희를 할머니댁에 맡겼을 때 할머니가 화장을 하면서 가끔 립스틱을 발라주셨나 보다. 또 어린이집에서도 선생님들이 화장을 고치면서 가끔 발라 주신다.

언제부터인지 찬희는 내가 화장을 하면 많은 관심을 나타낸다.
  "엄마, 나 이거 발라도 돼요?"
  "안돼."
  "엄마, 한번만."
  "안돼."
하다 나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그래, 네가 화장을 하면 얼마나 하겠냐? 한번 실컷 해 봐라.'



어린이집에 다녀오면 저녁 먹고 내가 청소를 하려고 하면
  "엄마, 나 입술틱 발라도 돼요?"
찬희는 아직 `립스틱`이라는 발음이 안되고 또 입술에 바르는 화장품이니까 `입술틱`이라는 생각이 들었나 보다.
  "그래."

화장품 케이스는 서랍장 위에 있고, 거울이 달려있다. 서랍장 위에 올라가서 너무나 진지한 자세로 입술에 립스틱을 바른다. 처음에는 입술 주위까지 번져서 정말 웃겼다. 하지만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매일 하다보니 이젠 실력이 많이 늘었다. 정확하게 입술에만 아주 진하게 바른다.
  "엄마, 나 공주 같지요?"
  "그래."
그 다음엔 거울을 보고 뭐라고 혼자서 쫑알쫑알 알아들을 수도 없다.


* 1999년 3월 20일 토요일밤에 쓰여진 아내의 빛바랜 육아일기에서 또 꺼내보았답니다~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엽기 엄마(^^)의 애기 길들이기

1997년 2월 28일(금) 밤…하루종일 봄비가 촉촉하게 내렸다

가습기와 한아의 오른손



한아(우리 둘째 딸내미 이름이랍니다)가 태어난지 8개월, 한아는 이제 혼자서 기어다니며 내가 하는 일에 여러 가지 참견한다. 아래에 이빨도 한 개 돋아났다.
일주일전 밤에 청소를 다 하고 가습기를 틀어놓았다. 가습기는 물이 끓어서 하얀 김이 올라오는 종류이다.

한아가 엉금엉금 기어다니다가 드디어 가습기에서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을 쳐다보고 있었다. 김이 올라가는 모습이 신기했는지 한참을 움직이지도 않고 호기심을 가지고 쳐다보았다. 그런데 가습기에서 아주 가까웠다.

그래서 엄마는 한아에게 뜨거운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다고 오른손을 가습기에다 잠깐 올려놓았다. 잠시 후 한아는 "응아∼ 응아∼" 하고 울어댔다.

처음엔 나도 왜 그런지 몰라서 안아서 달래기만 했다. 그런데 잠시 후 손을 보니 손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별로 뜨거울 것 같지가 않았는데 손을 데이고 만 것이다.
아빠와 엄마는 찬물에 손을 담그고 난리가 났다. 앞집에 가서 청심환을 갖다 먹였지만 한아는 그치지 않고 크게 울어댔다.

밤 12시가 넘어서 겨우 재웠다. 그리고 아빠가 엄마에게 하는 말
  "애를 아주 고문을 해라."
잠자는 한아에게
  "한아야, 니가 엄마한테 고문당하느라고 고생이 많았다."

한 순간의 실수가 이렇게 한아를 아프게 할 줄은 정말 몰랐다.
다음날 밤 또 가습기를 틀었다. 한아는 신기한지 계속 모락모락 올라가는 김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아빠의 장난끼가 발동해서 한아를 가습기 앞에 앉혀 놓고 "앗, 뜨거!" 하며 손을 갖다 대려고 하니까 한 2, 3초 정도 생각하던 한아가 갑자기
  "으앙∼ 으앙∼."
온 몸을 바르르 떨면서 울어댔다.
그 순간 아빠와 엄마는 크게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전날밤 기억이 생생히 떠 올랐나보다.

그 뒤부터 한아는 가습기를 틀지 않았는데도 "앗, 뜨거!" 하며 손을 갖다 대는 시늉만 해도 울기부터 한다.
손에는 넓은 물집이 잡혔다.
  "한아야, 정말 미안하다. 과격한 이 엄마 때문에 고생 많이 했구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말하는 장갑`을 아시나요?

  "엄마, 말하는 장갑 사주세요."

아침부터 여섯 살 박이 둘째 딸내미가 조른다.

  "말하는 장갑이 뭔데?"
  "있잖아요. 벙어리 장갑 말고, 손가락 있는 장갑 말이에요."

`말하는 장갑`이라... 하하하~
이쁜 딸내미의 기발하고도 깜찍한 표현에 정말 오랜만에 유쾌하게 웃었던 아침이다.


* 3년 전에 쓴, 빛 바랜 육아일기에서 한번 끄집어내 봤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글라스데코와 건망증

  "화장실에서 샤워하고 나올 때 샤워기 물 꼭 끄고 나오기"

얼마 전부터 우리집 화장실 문에 붙은 작은 경고문이다.
내가 샤워하고 밸브를 샤워 상태로 그대로 두고 나와서 우리 둘째 딸이 물 세례를 흠뻑 받은 뒤에 생긴 글귀다.

작년에 우리 예쁜 딸내미들에게 글라스데코를 사준 뒤부터 우리집 곳곳에는 글라스데코로 만든 각종 안내문구들이 붙기 시작했다.

  "찰리 하늬 방 ... 초대"
  "화장실"

우리집 현관문은 2중으로 되어 있는데, 안쪽 유리문에는 "조심"이라는 경고문이 있다.
그리고 나를 위해 또 하나의 글라스데코 작품이 더 붙어있다.

  "핸드폰 가져가세요."

요즘 들어 부쩍 건망증이 심해졌다.
이것도 40대에 접어들었다는 징표의 하나일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진동 모드

우리집에는 개를 한 마리 키웠었지요.
작년에 바로 옆집 개가 강아지를 5마리 낳았었는데, 너무 이쁘다고 우리 애들이 날마다 붙어서 사니까 옆집 아줌마가 한마리 줬던 거지요.
그 녀석 이름이 `순돌이`랍니다.

 

그토록 귀엽던, 그래서 걸을 기회조차 없이 애들 품에서만 지내던 그 녀석도 몇 달 지나니까 중(中)개 정도로 커서 거실에서 현관으로, 주차장으로, 그리고 지금은 마당으로 점점 멀어져 갔지요.

 

한달 쯤 전에는 우리 마을 통장 집에서 또 강아지가 3마리 태어났었답니다.
또 어김 없이 그 강아지들은 우리 애들 놀이동무가 되었고, 너무 이뻐하는 그 모습에 통장님께서 또 강아지 한 마리를 내주셨지요.
못 키우게 해도 막무가내인 애들한테 내가 질 수밖에요.
처음엔 새 강아지를 키우는 대신에 순돌이는 팔자고 꼬셨지요.
의외로 우리 첫째 녀석이 완강하게 나오더군요. 순돌이가 더 좋다고, 그럴꺼면 차라리 강아지를 돌려주겠다고......

 

그래서 강아지를 세 밤만 데리고 있기로 한 것이었지만, 그 동안 정이 붙어서 내가 돌려보내자는 말을 할 수 없더군요.
애들이 잠 들면 그 녀석을 애들 방에서 납치해 와서 우리 부부가 데리고 한동안 같이 장난 치다가 자곤 하지요.
정말이지 우리 토종 `똥개`의 강아지가 역시 귀엽긴 하네요.
그렇게 며칠 전에 또 우리 식구가 하나 늘었지요.
그 막내 녀석 이름이 바로 `미니`랍니다.

 

오늘은 애들이 미니를 목욕 시켰답니다.
목욕을 시키고 나서 말리려고 닦아 주는데, 그 녀석이 추워서 그런지 사정 없이 떨었겠죠..
그걸 보고 우리 첫째 녀석 하는 말,

 

  "우리 미니한테 진동 왔네!"



오늘 블로그를 처음 만든 기념으로,, 컴퓨터 뒤져 생활글 파일을 하나 끄집어 내서 옮겨봤습니다.
이 글을 쓴게 작년 6월 28일이니까,, 벌써 일년이 넘었네요.
그런데, 그 글을 쓰고 보름도 안 지나서 그 이쁘던 미니 녀석은 저 세상으로 갔답니다.
전염병에 걸려서지요.

 

미니가 죽기 직전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첫째 딸내미가 그렇게 안타까워 하면서 울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네요.

 

지금은 어떠냐고요? 순돌이는 여전히 마당 한구석에서 찬밥(^^;) 신세고, 미니의 빈 자리를 어느덧 아기고양이 두마리가 꿰어차고 들어왔답니다~

 

참, 위에 올린 사진은 우리 순돌이랑 둘째 딸내미 모습이랍니다.
어때요, 토종 `똥개`가 역시 귀엽지 않나요..?

조만간 아기고양이 두 마리의 양증맞은 모습도 한번 담아서 소개하리다. 기대하시압~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