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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장애가 있답니다 [2005.3.6]

술을 먹기 시작해서 지금껏 온전한 모습일 때가 없었다.
짐승에 가까운 모습으로 개판치기가 전부였다.
치유할 수 없는 일도 있었다.

 

손목에 상처가 첫번째 일 것이다.
죽을때까지 엄마와 내 가슴에 아픔으로 남아 있을거다.
끔찍한 일이다.
결국 그렇게 밖에 표현을 못 했던 나.
그 뒤로 자숙의 시간을 보냈지만, 어찌 그 버릇이 쉽게 없어질까

 

어엿한 성인이라고 보겠지만,
나약함과 실수 투성인 지금의 나.
인정하기가 싫지만 그게 내 모습이다.
그 이후로 술 먹고 획을 그을 만한 사건들은 없었지만
자그만한 일들은 많을 것이다.
고스란히 내 가슴 속에 남아
왜 그랬을까라면 자책을 하면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유머도 없고, 어눌한 말투, 고집쟁이, 깊이없는 무게로 분위기 잡기 등등 완전히 사회 부적응자로 남는 지름길에 놓인 나.
하지만 지금의 길에서 어쨌든 걸어가야 한다.
힘들고 버겁다.
하지만 혼자이지 않는가.

 

밀양을 내려가지 않기로 마음 먹고,
피붙이들과 연을 끊은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정말 지긋지긋한 나의 집구석이다.
사실은 도망친거다.
다시는 그곳으로 가고 싶지 않다.

 

이 모든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내 속에서 가위눌리듯 내재되어 있다.
잠자리에 들기가 무섭게 악몽에 시달린다.
내 유일한 안식처인 내 방.
내 방에서 있으면 하루에 한마디도 못 할때가 많다.
내 혼자이니까,
가끔 손전화기가 있지만, 꼭 그런 날은 침묵을 지킨다.
그래서 요즘 더 말투가 어눌해진다.

 

이유는 분명할 것이다.
사랑받고 싶어서 일게다.

 

술에 취하는 날이면 자주 필름이 끊긴다.
그런 날은 꼭 사고를 친다.
무의식 중 아니면 숨겨놨던 말들을 퍼붓는다.
맨 정신으로 말 한마디도 안 하던 내가 달변가처럼 말을 한다.

 

그리곤 고스란히 그 화살이 되돌아온다.
어떤 변명과 용서로도 힘든 실수.
그 실수가 또 나에게는 상처로 되돌아 온다.

 

왜 이럴까
오직 알 수있는 건
내 마음은 격렬한 분노뿐이란 것.

 

그 누구도 이해해주지 못한다.
이해 받길 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러면 안된다는 사실.

 

나의 장애의 끝은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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