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공동작업

시나리오를 하나 같이 하고 있고,

앞으로 만화 하나를 같이 할 예정이다. 이건 조만간에 시작.

(각각 다른 사람)

 

예상은 했지만, 전혀 엉뚱한 데서 삐걱거리는 감이 있다.

취향이 다른 건 극복이 되는 데 각자 성격이 다른 건 극복이 안 되는가.

하긴 출국 전과 귀국 후에 내가 그 사람을 대하는 행동방식이 달라진 건 사실. -이라고 해도 하나밖에 없다. 와달라고 할 때 가지 않는 것. 아쉬우면 니가 오라는 거지.

그래서 귀국하고 나서도 한번도 안(못) 만났다. 그쪽에서 자꾸 오라고 하는데, 내가 안 가니까. 그쪽도 죽어도 오기 싫다고 하고.

뭐, 철썩 붙어 있지 않아도 의사소통은 가능하고, 글을 쓸 수 있으니 별 문제 없다고 보는데, 그쪽은 아무래도 많은 문제가 있다고 보는 모양. 그러나 나보고 어쩌라고. 꼭 필요해서 아니면 내 기분이 내킬 때까지는 '가 줄' 생각이 없다. (꼭 필요해도 그 쪽은 절대 올 생각이 없으니. 내가 '가 주'는 것일 수 밖에.) 어쨌든 져준다고 팀플이 되는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대놓고 기분 나쁘다고 하면 어처구니가 없긴 하다. (불쾌한 건 아니고, 우습다고 해야지.)

...하지만 쓸데없는 기싸움이라는 생각도 들긴 하는구먼=_=

 

 

공동작업은 본격적으로 해본적이 없다.

하지만 환상은 엄청나게 많은 편. 특히 파트너쉽에 대한 판타지는 내 어떤 판타지보다 강도가 높은 편이다.

뇌 하나 보다는 둘이 낫고 둘보다는 셋이 낫지.

혼자 하는 것보다는 둘이하는게 힘이 덜들고 빠르고. 스포츠는 가리지 편이긴 하지만 몇몇 종목 빼고는 그룹이서 하는 걸 더 좋아한다. 하긴 혼자 하는 종목이 어디 있겠냐만은.

물론 호흡이 맞을 경우에만. 그래서 호흡이 안 맞는다 싶으면 혼자하고 맞는다 싶으면 여럿이서 하는 걸 더 좋아했었다. 지금까지는.

지금은 안 맞는 사람하고도 맞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봐야지.

 

여태까지 팀플레이라고는 일했을 때-그것도 제대로 나온 경우는 한두번? 이 경우도 팀플레이였다기보다는 그저 각자 자기 자리에서 잘 한 것 뿐이었다.

이제는 건축을 할 것이고, 건축(디자인)관련해서 이런 저런 작업도 할거다.

공부도 하고 싶고, 취미 삼아 하는 창작놀이라도 기왕이면 제대로 하고 싶다..

내 뇌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니까 부족한 점은 다른 사람 뇌와 같이 하면 되는 거 아닌가. 보아하니 남들 뇌도 나 정도는 부족해 보이는 듯 하니.

 

흔히 창작 하는 사람이 혼자하는 걸 더 좋아하는 건 그게 편하기 때문이지 더 좋은 게 나와서라고 생각하진 못하겠다. 예술가는 혼자서 도도하게 가는 거라고 생각하는 삐꾸도 있는 모양인데, 그런 식으론 평생 좋은 작품 못 만들 거라는 생각도 있고.

본격적으로 팀플에 불을 붙인 건 건축건설과 멀티미디어작업(테레비, 영화, 애니작업)이었던 것 같다. 파트너 쉽에 대한 건 단연 엑스파일이고...

아론 소킨 좋아하지만 혼자서는 웨스트 윙을 이 퀄리티로 못 만들었을 거다. 이 드라마는 조명까지 예술이었다. (연출, 연기, 미술, 촬영... 멋있다 ㅠㅠ)

이알도 아이디어는 마이클 크레이튼한테서 나왔지만, 시나리오 작업은 다른 '사람들'이 했고, 이 드라마가 또 팀플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웠지. 특히 앞 시즌. 4시즌인가의 1회를 생방으로 내보냈던 건 정말 멋졌다. 다른 드라마도 아니고 이알이.

(웨스트 윙도 생방으로 찍은 적이 있지만, 그건 티비 토론회 장면이었다. 투탑으로 간 웨스트윙과 주요배우만 6명이 넘고 동선이 복잡한 이알과는 아무래도 차이가 있다고 봄.)

 

생각해보면 백업작업을 더 좋아하기도 한다.

그림을 그릴 때도 한참 그리다 보니 오히려 물감을 만드는 것이 더 매력있다고 느꼈고,

피아노를 치는 것보다는 피아노를 만드는 작업이 더 멋지다고 생각하거든.

테레비를 볼 때도 배우보다는 감독이나 작가, 그 들보다는 카메라나 미술작업에 더 관심이 많았다.

책을 봐도 작가보다는 편집자, 편집보다는 인쇄가. 더 관심을 끌었지.

타고 나길 이렇게 타고 났나벼.

 

 

재밌는 거 쓰고 싶고, 기왕이면 재밌게 하고 싶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