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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쿡 간첩은 어디다 신고하나요?

-라고 메신져 이름을 설정해놨더니, 유머가 안 통하는 몇몇은 기어코 물어본다. '그게 무슨 뜻이니?' 무슨 뜻이겠수. 정치적 성향은 없고, 경제논리-그것도 '그것이 시장경제라는 것'이라는 걸로 모든 걸 납득하는 언니가 있다. 이상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데 '내가 친정이 안 좋으니 이런 대접은 당연하다'고 말하며 그냥 참는 것이다. 울 엄마 논리로는 가난한 사람들 보고 쟤들은 게으르기도 하고 교육도 제대로 못 받으니 당연히 계속 가난하고, 내 동생 논리로는 장애인은 그렇게 태어났으니까 당연히 불편하다(그리고 그걸 감수해야 한다. 팔자니까)는 것과 같은 거다. (이런 쌍쌍바들. 이런 인간들이 뭉쳐서 가족으로 났어야지. 왜 이런 것들 사이에 내가 나와가지고-_-) 어쨌든. 신앙으로 살짝 뭉쳐진 이 언니는 일단 '착하기'는 하기 때문에, 그리고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에 같이 잘 논다. 집 구한 것도 이 언니 시어머니의 집이다. 얼마전에 이 언니네가서 놀고 있는데, 언니한테 2살쯤 된 딸이 하나 있다. 영어 비디오를 틀어주고, 가능하면 원서를 사주려고 애쓰는 언니라고 할 수있지. (책은 쓰레기고 하나 필요없다고 생각하던 사람이 교육열풍에 아이에게 책을 너무 안사주는 거 아닌가 고민하는 모습은...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마음 상태를 만들어준다.) 엔간하면 영어와 일어로 된 책은 원서로 읽히고 싶다는 말에. '언니, 뜻이 통하는 게 더 중요한 거에요.' 라고 말했더니, 물론 그렇지만 애들은 머리가 말랑말랑하니까 잘 습득하지 않을까 하는 거다. 내 말은, 왜 습득을 하냐고. 그것도 그 말랑말랑한 뇌에 국어도 제대로 안 넣어 주면서 왜 외국어를 넣지 못해 안 달이냐는 거라고. 외국어. 하면 좋다. 내가 해보니까 좋더라. 잘은 못해도 언어란 역시 그 나라의 문화-정신을 대변하는 것이다. 언어를 배우면(설사 그 언어를 잘하지 못한다해도), 그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근데, 지금 사람들이 외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엄마와 동생이 어제 하던 대화는 더더욱 가관이었다. 이미 일어와 중국어를 할 줄 아는 동생님이 영어도 하고 싶어서 1년 유학을 생각 중이다. 영어를 하고 싶은 이유는 취업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취업에 도움되는 영어라봐야 토익시험 수준이고, 대략의 문법인데 그걸 배우겠답시고 일년에 2000만원이 넘는 유학을 보내겠다고 꼴값을 하는 것이다. <-여친이랑 가려고 했는데, 여친은 유학 포기. 그래서 흔들리는 동생을 엄마가 보내려고 안간힘. 취업용 토익점수라면 200만원을 들고 종로 학원에 6개월만 다녀도 800점 이상은 나올텐데-_-? 캐나다에서 감사절인가 캐나다데이이던가에 '무언가에 감사'라는 주제로 하는 인터뷰를 들어보니 이놈들의 대다수가 나는 캐나다인인 것이 자랑스럽고, 캐나다의 자유와, 캐나다의 민주주의와 캐나다의 부가 자랑스럽다는 사람들이 많은 거다. (나는 저 부rich가 우리나라식의 '돈'의 개념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가 한국인인게 별로 자랑스럽지 않다. 나는 우리나라에 자유가 별로 없다고 생각하고,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똥통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북한의 공산주의도 똥통에 빠졌다고 생각한다. 위아래로 삽질을 나란히 나란히.) 나는 우리나라가 이정도면 돈이 많다고 생각하고, 우리나라의 문화는 점점 싸구려가 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보다 국어도 못하고, 역사도 모르고, 문화도 모르는 애가 단지 영어를 좀 해서 돈을 좀 번다고 자국에 대한 자부심이 생길 거라고 생각하진 못하겠다. 하긴, 지금 당장 저런 인터뷰를 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시민들 입에서 저런 소리가 나올 것 같지는 않아. (훗...=_=) 한국 사람들...그렇게 미국인이 되고 싶나영. 덧. 돈은 돈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붙는다고 한다. 나는 돈을 '충분히' 사랑해주지 않아서 내가 이렇게 가난한 거란다. 친구 말로는 그냥 곤조와 자존심을 버리고 임성한처럼 드라마를 써서 대성공을 하라는데 (참고로 임성한은 편당 2천만원을 받는 작가다.) 내 생각엔 임성한은 곤조와 자존심을 버린게 아니라 정신줄을 놓은 거다. 그리고 나는 곤조와 자존심은 버릴 수 있는데 정신줄은 못 놓겠어서 이러고 사는 거라규. 라고 말했더니 그녀가 막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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