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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둥이의 슬픔

  • 등록일
    2007/01/29 10:10
  • 수정일
    2007/01/29 10:10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ScanPlease입니다.

또는 나는 스캔입니다.

또는 나는 ○○○입니다.

 



나는 XX의 동생입니다.

 

열흘 전쯤에 내가 대학교 1학년때 우리 단과대 학생회장을 하던 선배가

나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시켜주는데, 그냥 자기 후배라고 소개하지 않고,

XX의 동생으로 소개시켜주는 것을 보고 매우매우 분노했으나,

또 그냥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보겠냐는 생각으로 지나쳤던 적이 있었습니다.

 

또 대추리에서도 우공님하고 소개할 때의 약간의 부담도 있었고.ㅋㅋ

물론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 사실은 매우매우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 바람에 우공님이 예전에 저의 보드게임(The Settlers Of Catan)을

빌려가셨던 분일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요.

 

나는 XX에게 ScanPlease를 연결시키는 어떠한 행위도 원하지 않습니다.

특히 XX에게 이 블로그를 알려줄 생각이 없다는 거~

처음에 그렇게 알게된 사람들이라고 해도,

이제는 그 사람들에게도 나는 스캔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XX의 동생으로 불리는 거 전혀 반갑지 않습니다.

그런 호칭의 구조도 맘에 안 들고, XX와의 관계도 맘에 들지 않습니다.

내가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했을때부터 지금까지 따라다니고 있는

XX의 동생이라는 사실. 이젠 지겨워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기념으로 노래나 하나. 정말로 자기만 생각하는 듯한 노래이지만,

한때는 그 가사에 너무나 열광했던 적도 있었죠.

 

 

돌아보면 흔한 얘기처럼 푸르지만은 않았었던 기억들

어린시절 첫째가 아닌 사실만으로 난 불행했지

항상 누군가의 그늘에 가려야만 한다는 게

다락방에 갇힌 새처럼 나를 답답하게 했었지

 

나도 뭐든지 할 수 있는데 기회조차 없다는 그 상처가

물려받은 옷보다 여리던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거야

 

모두가 다 앞에 서려면 세상은 정말 볼만할 거야

그래, 둘째로 태어난 게 내 잘못은 아니잖아

햇살 속에 흐린 달빛도 밤엔 저렇게 빛나는 걸

 

특별하지도 뛰어나지도 또 그렇게 강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난 괜찮아 우리들의 둘째가 만드는 세상인 걸

 

특별하지도 뛰어나지도 또 그렇게 강하지도 않지만

그래도 난 괜찮아 우리들의 둘째가 만드는 세상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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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8월 Basis 2집 [The Unbalance]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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