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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웃긴 건

  • 등록일
    2007/02/20 21:48
  • 수정일
    2007/02/20 21:48
그렇게 길고 긴 논쟁 속에 나는 운동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 의견에 대한 수많은 비판을 봤지만, 정작 내가 운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넘겨짚기만 하고, 직접 물어보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왜 내가 그 부분에서 말을 극단적으로 아끼는 지는 누구의 관심거리도 되지 않는다. 내가 운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아야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채식이 운동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아무도 그걸 궁금해하지 않는다. 혹시 궁금하지만, 직접 물어볼 생각을 하지 않는 건가? 어쨌든 나는 "운동"을 규정하는 데에 있어서의 나의 소신을 아직까지는 지켜가고 있다. 그 소신은 바로 함부로 말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생각이 어떻다는 이유로, 남이 하고 있는 것을 운동이 아니라고 규정할 필요는 없다. 남이 하는 주장이 틀렸다고 생각하면 반박하면 되는 것이고, 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면, 왜 현실적이지 않은지 설명하면 되는 것이다. 주장에 일관성이 없다면, 왜 일관성이 없는지 설명하면 된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운동이라고 하는 것에 대하여, 그게 운동인지 아닌지 관심없다. 자기가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운동이고,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닌 거라고 본다. 운동을 규정하는 것은 철저하게 자의적인 것이다. 진보를 생각하는 것과 보편성을 생각하는 것은 운동의 성립조건과는 무관하다. 물론 논리의 내적 정합성/일관성 역시 무관하다. 그렇다면, 운동이란 무엇인가? 나는 이렇게 정리한다. "운동은 최소한 운동으로 규정되지 않는 것들보다, 더 중요한 것"이다. 그것이 실천이 담보되어야 하느냐의 문제에 대해서는 나는 잘 모르겠다. (여기에 대한 고민은 나중에 생각하자.) 그러므로, 나는 채식을 운동이 아니라고 하는 주장은 "운동으로 규정되는 것들보다 채식은 덜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게 솔직한 표현 아닌가? 어떤 이유에서건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운동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다. 어쨌든, 내가 채식을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운동이라고 규정하지 않은 다른 것들보다 나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생각은 나에게만 맞는 말이며, 타인에게 무조건적으로 강요할 생각은 없다. 타인에게도 채식이 운동이 되는 것이 좋겠지만, 무조건 그건 운동이다라고 선언해서 될 일은 아니라는 것 쯤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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