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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진 사람들

  • 등록일
    2006/09/03 05:02
  • 수정일
    2006/09/03 05:02

3년만에 고향에서 대낮에 만난 친구, 그날 저녁에 술한잔 하자면서 내 연락처를 물어본다.

가르쳐줬더니, 그날 저녁에는 연락이 없었다.

다음날, 이 친구는 내가 아는 또다른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나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했고,

또다른 친구가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자기들 술마시는데 나오란다.

근데, 나는 그 전화를 받을 때, 이미 동아일보사 앞에서 촛불집회중이었다.

이 또다른 친구는 7년만에 전화통화를 한 것인데, 통화시간은 1분 10초였다.

그 뒤로 연락이 없다. 물론 나도 먼저 연락할 생각이 없으므로 패스.

 

 

내가 가지고 있던 보드게임 중에 'The Settlers Of Catan'이라는 것이 있다.

고향친구중에 이걸 빌려간 녀석이 있었다.

빌려갈 때는 2006년 8월 20일에 서울에서 주겠다고 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다. 물론 나도 애써 찾아오려고 하지 않으므로 패스.

 

 

더 심한 놈이 하나 있다. 보드게임중에 'Rummikub'라는 것이 있었는데,

이것 역시 고향에 있는 후배가 빌려갔다.

이놈은 2005년 9월중으로 돌려주기로 했었으나, 아직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다.

이것역시 내가 애써 찾아오려고 하지 않으므로 패스.

 

 

내가 전역한 것을 모른채, 내가 전역한 날에 며칠남았냐는 문자를 보낸 녀석이 있다.

그때 내가 전역했다는 이야기를 했고, 8월 26일에 만나기로 약속까지 했으나,

막상 8월 26일이 되었을 때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장소를 정하지 않았단 말이지...)

그날은 사실 나도 너무 바빠서 연락할 겨를이 없었지만...

 

 

3년전쯤부터 나와 같이 살았던 친구는 그때 자신의 꿈이 영화배우라고 했다.

그래서 자기는 연극영화과에 꼭 가야겠다고, 나더러 수능공부 좀 가르쳐달라고 했다.

근데, 내가 부득이하게 입대하게 되어서, 좀 미안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내가 돌아오면 다시 공부하기로 약속했는데...

돌아왔는데, 내가 돌아온 거 알텐데, 또 연락이 없다.

이 친구의 일상은 너무나 바쁠 것이기 때문에,

어쩌면 그때 생각했던 공부같은 거 다 잊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때 생각했던 그의 꿈이 이제는 희미해졌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입대하기 1주전에 서울에 와서 놀 때,

그 때 나와 단둘이 만났던 사람들 중에 한명은 이틀전에 학교에서 만났다.

이 녀석은 개강이라고 학교에 온건가 했더니, 이번학기 휴학했단다.

머 이 녀석도 연락하고 지낸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이 녀석한테는 나도 애써 연락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패스.

 

 

그 때 나와 단둘이 만났던 사람들 중에 한명 빼고 나머지는...

(나는 이때 사람 많이 모이는 거 극단적으로 싫어했다.)

모두들 잘 다녀오라고 했지만, 막상 다녀와보니, 나를 전혀 찾지 않는다.

내가 전화해도 전화가 꺼져 있거나, 아예 안받고, 문자를 보내도 답신이 없다.

(특히 이 중에 한명은 나의 정체성에 대하여 많은 것을 알고 있음에도...)

 

 

다녀왔는데, 너희들은 어디간거니?

다들 보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몇 명은 보고 싶다.

근데, 그 몇 명으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먼저 전화하는게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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