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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컴퓨터를 고쳤다.

  • 등록일
    2006/09/05 02:47
  • 수정일
    2006/09/05 02:47

내가 여기 블로그를 개설할때쯤부터

혼자서 낑낑대면서 어떻게든 고쳐보려고 했는데,

도무지 작동이 되지 않는 원인을 알 수 없었다.

 

CD-RW가 문제인 것은 알고 있었으나,

그것과 전혀 상관없는 작업을 할때에도 작동이 안되는 것이었다.

 

 

결국 돈을 주고 남의 손을 빌렸다.

하드디스크가 손상된 게 좀 심해서 교체했고, 그 안에 있던 MP3의 2/3는 복구하지 못했다.

(아일랜드 1집 MP3 파일이 없어진 게 제일 아깝다.

이건 이젠 어디가서 쉽게 구하지도 못할건데... 혹시 가지고 있는 사람 없는지...)

물론 메인보드도 좀 손봤고... 어찌어찌해서 총 9만원 들었다.



처음에 꼴에는 자존심 같은게 남아서 어떻게든 내가 해보려고 했다.

여기서 또한가지 나의 정체를 밝히자면, 내 전공이 행정적으로는 컴퓨터공학이다.

컴퓨터공학도가 자기 컴퓨터 망가져서 남의 손에 맡기다니...

 

자존심이라는 게 그렇다. 다르게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건데,

두달넘게 내 컴퓨터를 쓰지도 못하면서도 절대 남의 손에 맡기지 않았다.

 

이제 남의 손을 통해서 고쳐놓고 보니,

맡기길 잘했다는 판단을 안할 수가 없다.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것까지는 나도 그렇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메인보드를 손보는 것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 컴퓨터를 고쳐준 아저씨는 나한테 컴퓨터의 상태를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주셨다.

그것도 하나하나 설명할때마다 이런저런 실험을 통해서 가르쳐주니, 정말 명쾌했다.

내가 아무리 공부를 안해도 어느정도 알긴 아는데...

(삼년 묵은 서당개 이론과 비슷한 원리다.)

그런 내가 봐도 명쾌한 설명이었으니...

그냥 대충 부품 갈아끼우고, 윈도우 다시깔고 돈이나 받아먹으려는 사람은 아니었다.

 

고쳐놓고 보니,

머 내가 언제부터 전공에 그렇게 목을 맸다고 컴터를 고치겠다고 마음먹은 건지...

전공과목도 졸업할때 필요한 학점수만 딱 채우고,

핵심적인 전공과목들은 하나도 수강안하는 주제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머... 그게 잘못된 일은 아니잖아.

 

 

머 후배들이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 '가짜 컴과생'이라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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