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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작님 탄신일의 역사

  • 등록일
    2007/10/02 15:21
  • 수정일
    2007/10/02 15:21
이제 찬란했던 백작님 탄생 27주년 기념식을 모두 마치고, (실제로 게임하다가 자정이 훌쩍 넘어가버리는 바람에 묵념을 하지 못했지만.ㅋㅋ) 일상으로 돌아가볼까 합니다. (스캔의 일상은 노는 거잖아.ㅋㅋㅋㅋ) 그러기 전에 그동안의 백작님 탄신일의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올해의 백작님 탄신일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1주년 ~ 9주년 ☞ 어떻게 지나갔는지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아마도 부모님께서 열심히 기념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한테는 기억이 없으므로, 역사로 쳐줄수도 없겠습니다. (무려 초등학교 3학년때까지 기억이 안나다니...) 10주년 ~ 12주년 ☞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6학년때까지 3년간은 백작님 탄신일이 되면, 같은 반 친구들을 우리집에 초대했었습니다. 그땐 뭐하고 놀았는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13주년 ☞ 조용히 넘어갔습니다. 중학교 1학년때, 무려 반장이라는 직책을 맡아가지고는 (키가 크다는 이유로...) 선생들이 시키는 일을 하느라 스트레스를 엄청 많이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문제는 방과후에 아이들이 놀 때, 나는 같이 못 노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두루두루 싫어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친한 친구도 없는 다소 재미없는 일상이 이어졌고, 생일도 그냥 말도 안하고 조용히 넘어갔죠. 14주년, 15주년 ☞ 2학년 여름방학때부터, 몇몇 친구들이랑 급격하게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내가 학교 성적이 좋다는 점 때문에 그 친구들의 부모님들이 그 친구들에게 나랑 친하게 지내라고 집에서 압박한 효과도 있었겠죠. 뭐, 이때는 생일 축하 노래불러주면서 놀지는 않았습니다만, 어쨌든 재밌게 놀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16주년 ~ 18주년 ☞ 이때부터 내 인생이 슬슬 꼬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친하던 친구들이 (내가 몇번이나 말했음에도) 내 생일을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아서 너무너무 서운했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그 시기를 지나고나서 돌아보니, 내 생일은 음력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처럼 양력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경우보다 더 복잡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기억하기 힘들었나봅니다. 뭔가 근거로서 부족한 면이 있지만, 나는 그냥 이렇게 기억해버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서운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ㅋㅋ 뭐 이젠 안보는 친구들이니 상관없지만.ㅋ 19주년 ☞ 나의 대학교 1학년 때 생일파티.ㅋ 생일 전날에 학과 선배들이 챙겨준 생일파티가 있었고, 생일 당일에 동아리 선배들이 챙겨준 생일파티가 또 있었죠.ㅋㅋ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동아리 선배들이 챙겨준 생일파티에서 그 선배들이 내게 저질렀던 테러입니다.ㅋㅋ 케잌을 가져다 놓고, 케잌의 중앙을 파서, 그 안에 방울토마토를 끼워넣습니다. 그리고 나더러 손을 쓰지 않고, 그 안에 들어간 방울토마토를 먹으랍니다. 생일이면 이정도는 해야한다나.ㅋㅋ 물론 그들의 의도는 내가 머리를 케잌쪽에 갖다 대면 재빨리 내 뒤통수를 눌러버려서 내 얼굴을 케익에 박아버리려는 것입니다. 그걸 모를리 없는 스캔은 날렵한 동작으로, 선배들이 내 얼굴을 눌러버리기 전에 손을 쓰지 않은 채로 방울토마토를 입에 넣고 고개를 들어버렸습니다. 이것이 가능하게 된 데에는 머리의 부피가 크다는 점이 한 몫했습니다. (누르는데 힘으로 버텼다는 거죠.ㅋㅋ) 선배들은 준비한 술수가 통하지 않자, 결국 무차별적으로 내 얼굴에 케잌을 묻히더군요. 뭐 어쨌든 즐겁게 놀아버린 생일파티였습니다. 20주년, 21주년 ☞ 20주년에는 어떤 투쟁을 준비하느라고 너무 바빠서 그냥 넘어갔고, 21주년에는 학생회 선거 준비한다고 바빠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22주년 ☞ 이때가 스캔 인생의 최대 암흑기였습니다. 그냥 집에서 하루종일 잤습니다. 어둠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슬프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감정을 느끼지 못할 만큼, 밝은 세계를 잊어버리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23주년 ☞ 23주년에는 공교롭게도 매우 친한 (우리편이라고 할 수 있는) 후배의 생일과 같아졌습니다. 물론 그 친구는 양력으로 계산하고, 저는 음력으로 계산하는 거죠. 저녁에 다른 친구 하나가 저에게 전화를 했는데, 그 친구 생일이니 선물사들고 술마시러 오라는 겁니다. 나는 그래서 "내가 거길 왜 가냐?"라고 퉁명스럽게 말하고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혼자 속상함을 느끼면서 남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24주년 ☞ 24주년의 백작 탄신일은 훈련소를 마치고 나와서, 자대배치를 받은 직후였습니다. 아직 서로간의 신상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라서 선임들이 모르고 넘어가더군요.ㅋㅋ 사실 모르고 넘어가길 바랬습니다. 생일빵은 싫으니까요. 25주년 ☞ 계급이 상병일 때였는데, 백작 탄신일은 서울에서 보냈습니다. 중대장한테 생일인데 쉬게 해달라고 졸라서, 부대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게 해 놓고는, 서울로 도망나왔죠. 그런데, 서울에 와서 만나기로 했던 친구가 끝내 약속을 저버렸습니다. 그를 만나기 위해 하루종일 기다렸지만, 모처럼 서울에서 다른 친구들하고 만날 기회들을 다 포기했지만, 결국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 친구는 그 뒤로 지금까지도 만난 적이 없군요. 나는 참 바보같죠. 그런 꼴을 당하고도 1년동안 그 친구를 바라보고 있었으니. (이 친구가 23주년에 저에게 전화를 했다는 친구와 동일인물입니다.) 26주년 ☞ 학교를 다니면서 사교육에 임하다가 그냥 지나칠 수밖에 없었군요. 그래도 블로거들의 축하메세지를 많이 받았답니다.ㅋㅋ 27주년 ☞ 26주년까지의 백작 탄신일의 일과를 종합하였을 때, 나는 이런 날에 뭔가 사람들이랑 즐겁게 보내고 싶은데, 사람들은 백작탄신일이 언제인지도 모르더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블로그를 통해서 꽤 오래전부터 알려왔습니다. 그리고 여태까지의 그 어느 해의 탄신일보다도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분이 너무너무 좋습니다. 전야제에 오셨던 거한, 쥬느, 또또... 매우 고맙습니다. 이번주에는 또또의 물병수여식을 합시다.ㅋㅋ 오지는 못했지만, 생일축하한다고 표현해주신 분들도 고맙습니다. 또 표현도 안해주신 분들도, 마음속으로 축하해주신 거 다 알고 있습니다.ㅋㅋㅋ 잊지 않고 몇번씩 전화해주신 부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사실 백작 탄신일은 부모님을 위한 날이어야 한다고 머리로는 생각하는데, 그건 잘 구현되지 않는군요. 그리고 어제 저녁에 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 ○○○○○○에게 감사드립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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