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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

  • 등록일
    2006/10/19 02:25
  • 수정일
    2006/10/19 02:25

오전 11시에 일어났다.

부비적대다가, 대변을 봤다.

화장실에서 나오니, 학교가면 수업이 끝났겠구나 싶었다.

그래서 학교가는 것을 포기했다.

밖에 해가 난 듯 하여, 빨래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세탁기를 돌렸다.

 

하지만, 세제를 안 넣었다는 거~

물론 나는 세제통에서 세탁기 안에 있는 예약세제함에 세제를 넣었다.

그러나, 세제를 넣고 예약세제함을 닫아야 하는 건데, 그걸 안 닫은 것이다.

(이 세탁기는 예약세제함을 안 닫으면, 빨래할 때 세제가 안들어간다.)

한시간 후에 빨래가 다 돌아갔을 때, 세탁기 뚜껑을 열었는데... 맙소사...

빨래를 처음부터 다시 돌려야 했다.

 

이번에는 밥을 먹을 준비를 할라고, 설거지를 했다.

설거지를 하다가 중간에 밥통을 봤고, 일단 밥통부터 닦은 후에,

밥하는 데 시간이 걸리니까, 설거지를 중단하고, 쌀을 씻고, 밥을 안쳤다.

여기까지는 좋았으나, 내가 전기밥솥의 전원을 넣고, 취사로 전환한 그 순간

이번에는 내가 아까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밥을 안치고, 곧장 작업실로 들어와서 블로그를 열었던 것이다.

 

 

같이 사는 분께서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와 내가 설거지 하는 소리에 깨어났는데,

나중에 내가 설거지를 하다만 것을 보고, 이게 머냐고... 핀잔을...

그리고 세탁기 또 돌리는 것을 보고 또 핀잔을...

오늘 하루종일 이거 가지고 건망증으로 놀림받았다. 그래도 별로 할말없었던 게,

나도 참 내가 기억못한 걸로 여러사람 피해주면서 산다 싶었다.

그 설거지 결국 내 의도와는 무관하게 떠넘겨버린 것이다.

 

너무 미안해서, 점심이랑 저녁먹은 거 설거지 내가 다 했다.



집안일이라는 게,

밥하고, 반찬하고, 설거지하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자세하게 나누면 훨씬 많겠지만, 대체로 이 다섯가지의 유형을 가진 것 같은데,

각각의 일을 따로따로 생각해보면,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지만,

이걸 다 합쳐놓고 생각하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best n"의 안에 들 것 같다.

 

노동량을 생각해도 그렇고,

또 그 능력의 차원에서 봐도

multi tasking이 안되면, 이것저것 빠뜨리기 쉬운 것 같다.

(물론 세탁기에서의 실수는 해당사항이 없는 이야기지만...)

주부건망증의 원인도 알고보면 이런 게 아닐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오늘 작업실 청소했어야 했는데, 빼먹었네.

늘 이런식이다. 혼자살았다면, 청소는 얼마나 자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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