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숨겨진 기억의 비밀

맥락 기억의 또 다른 결과는 우리가 들은 (또는 보거나 만지거나 맛을 보거나 냄새를 맡은) 거의 모든 정보가 좋든 싫든 몇 가지 다른 기억들을 (종종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촉발한다는 사실이다. '비자의적 기억'이란 말을 만들어낸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이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유명한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나오는 회상들은 모두 맛과 냄새가 결합된 딱 하나의 자극을 의식적으로 재인한 뒤에 촉발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인 기억의 실재는 프루스트가 상상한 것보다도 더 굉장하다. 정서적으로 의미심장한 냄새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예컨대 나의 옛 동료인 존 바르그가 뉴욕대학에 있을대 수행한 독창적인 연구를 살펴보자. 그의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모두 대학생들이었는데 그들은 흐트러진 문장들을 정돈하라는 과제를 받았다. 이 흐트러진 문장들 가운데는 어떤 공통 주제와 관련된 단어들(예컨대 '늙은', '현명한', '잘 잊는', '플로리다' 같이 '노인'을 연상시키는 단어들)이 들어 있었다. 피험자들은 그들이 부여받은 과제를 열심히 수행하였다. 그러나 진짜 실험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바르그는 학생들이 과제를 마친 뒤 실험장소를 떠나 복도 저편 엘리베이터로 걸어가는 장면을 몰래 비디오테이프에 녹화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학생들이 이전에 읽은 단어들이 그들의 걸어가는 속도에 영향을 미쳤다. 모든 학생들이 저마다 볼 일이 있고 갈 곳이 있었을 텐데, 유독 '은퇴한', '플로리다' 같은 단어들을 정돈했던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천천히 걸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사소한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연구 대상이었다. 실험 결과 '교수', '지적인' 같은 단어를 미리 접했던 사람들은 '축구장 난동꾼', '어리석은'같이 덜 고상한 표현들을 접했던 사람들보다 지적인 과제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이렇게 볼 때 농구선수들이 상대팀에게 퍼붓는 온갖 험담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효과를 발휘할지도 모른다.

 

- 클루지/게리 마커스 지음

 

내가 처음 그 곳에서 일했을때 그녀와 나는 사이가 좋았고 우리 사이가 틀어진 것은 그녀가 나의 문제해결방식을 문제삼으면서부터였다. 그녀는 냉소적으로 웃으며 네가 정의의 사도라도 되니하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생각했을때 내가 정의가 사도라서가 아니라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이 원래 그랬다. 나는 그녀의 문제해결방식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그녀는 나의 윗사람이기 때문에 감히 말하지 못했다. 사이가 안 좋아지면서 그녀는 거의 매일같이 나에게 넌 논리적이지 못해서 라고 말했다. 그 사무실엔 거의 매일 그녀와 나 둘 뿐이었고 아무도 그녀가 나에게 매일같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듣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는 한번은 나와 대화를 하다가 화가 나니까 자기가 먹던 사과를 내게 던지기까지 했다. 그리고 또 어떨때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네가 애처럼 행동하는거 내가 언제까지 참아야하니. 내가 애처럼 행동하는건 사실이지만 그녀도 애처럼 행동할때가 있고 나는 감히 그녀에게 그렇게 말하지 못한다. 나는 매일같이 그 사무실에서 혼자 창밖을 바라보며 나 자신과 싸워야했다. 논리적이지 않다는 말은 한번 들으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매일같이 들으면 상당히 자신감이 떨어진다. 나는 결국 그 직장을 좋게 끝내지 못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