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6월의 영화 순례기

1.구스 반 산트 감독의 <라스트 데이즈, 2005> : 씨네코아
2. 구로사와 기요시의 <밝은 미래, 2003> : 씨네코아
관련 글: http://blog.jinbo.net/andshewas/?pid=5

3. 알랭 타네의 <2000년에 25살이 되는 요나, 1976> : 필름 포럼
친절한 애너퀴가 마지막 상영일날 아침에도 메시지를 챙기는 등..평소보다 더 유난을 떨었다. 꼭 보라고..
상영 후, 영화 속  '전복을 꿈꾸는 8명의 얼간이들' 에 대해 또다른 얼간이인 나와 애너퀴는 문자를 주고 받았다.
개인적으로 날카롭게 마음에 꽂혔던 장면은  역사 수업시간에 자신의 여자 친구인 메리(맞나?)를 데려와 학생들과 인터뷰를 가졌던 장면이다.(애너퀴.. 혹시 이 부분 대사를 기억할 수 있겠니?)
다른 모든 얼간이들 속에 가장 빛나는 그 얼간이 천사는 대형 할인 마트 계산대 점원인 메리인데 가난한 연금생활자인 노인들이 계산을 치룰라 치면 물건 값의 일부만 받고서 새침을 뚝떼어 버린다. 가장 나약하고 낮은 존재인 그녀가 세상을 전복시키는 방식이란 너무 사랑스러웠다.
세상은 결국 그 천사를 창살에 가두어 버리지만...

4. 브렛 래트너의 <엑스맨3> : 메가박스
브라이언 싱어의 <엑스맨2>를 보고 바로 엑스맨 매니아가 되어버렸다
극 중 '돌연변이가 안되려고 노력해봤니?'  라는 대사 한 마디에 가버렸던 것이다.

'동성애자가 안되려고 노력해봤니?'
'루저가 안되려고 노력해봤니?'
'양아치가 안되려고 노력해봤니?'
'실업자가 안되려고 노력해봤니?'
'얼간이가 안되려고 노력해봤니?'

이런 잔인한 질문에 둘러쌓인 세상에 마이너들의 인권에 대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연출에 애정이 갔었더랬다.  당분간 쉬고 싶다 해서 그동안 진 그레이 역의 배우가
늙어버리면 어쩌지 하는 소심한 걱정을 했었는데 이렇게 불쑥 관객들 앞에 나서 주니 반갑기 그지 없었다.
물론 수퍼맨으로 간 싱어 감독이 계속 맡았더라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너무 쉽게 끓인 냄비 같은 래트너의 연출이라도 엑스맨 매니아들에겐 감지덕지였다.

5. 베르너 헤어조그의 <코브라 베르데,1987 > : 서울 시네마테크(아트 시네마)
6. 베르너 헤어조그의 <난쟁이도 작게 시작했다,1970 > : 서울 시네마테크(아트 시네마)
역시 헤어조그 감독이고 역시 아연실색케 하는 작품들이었다.
경의를 표하는 바이지만, 하루에 내리 헤어조그 감독의 영화를 두 편 본다는 건 좀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ㅜㅜ

7. 이와이 ㅤㅅㅠㄴ지의 <릴리 슈슈의 모든 것, 2001> : 씨네코아
8. 이와이 ㅤㅅㅠㄴ지의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1996> : 씨네코아
9. 이와이 ㅤㅅㅠㄴ지의 <언두, 1994> : 씨네코아
10. 이와이 ㅤㅅㅠㄴ지의 <피크닉, 1996> : 씨네코아
이와이 ㅤㅅㅠㄴ지를 좋아한다고 고백하면 마치 동방신기를 좋아한다고 받아들이는 주변의 분위기에 대해 애너퀴가 말을 했었는데, 물론 나 역시도 <러브 레터>의 순백 담백한 싱거움만 알고 있었던 시절엔 그랬다.
하지만 위 작품들은 소위 '검은 이와이'라 불리는 시절의 이와이 ㅤㅅㅠㄴ지 감독의 작품들인데, 작년 이와이 ㅤㅅㅠㄴ지 감독전때 보지 못하고 다만 <러브 레터>의 이와이와는 상반된, ㅤㅅㅠㄴ지 감독의 진면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억을 더듬어 이번 기회를 놓칠세라 한 편씩 빠져들게 되었다.

뭐 어찌됐던 나에 있어 6월의 구원은 바로 검은 이와이로부터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해 두고 싶다. 동방신기처럼 만인대중의 관심을 받는 메이저리티들의 이야기가 아니요... 스스로의 존재가 너무도 힘겨운 마이너리티들의 구원을 향한 끊임없이 나아가려는 가련한 몸부림들이라고 할까.... 젠장 너무 식상한 자아도취적인 표현이라도 어쩔 수 없다. 표현 그대로 ㅤㅅㅠㄴ지 감독의 진정성이 느껴졌으니 말이다.

이제 식상한 자아도취적 표현을 넘어서 재수없는 속물적 표현으로 마무리 해볼까?
검은 이와이의 작품들은 90-20 세대의 젊은이들에게 있어 브릿팝의 존재와 같다고나 할까.  소위 너무도 남용된 쿨..하다는 표현처럼 한껏 겉멋든 스타일에 트립합을 섞어 놓은 거 같은 애시드한 매력을 발산하는.. 음악 자체다.

아시아에 ㅤㅅㅠㄴ지의 감성이 있다는 게.. 유럽 대륙을 통틀어 부럽지 않다.

11. 자크 투네르의 <캣피플, 1942) : 서울 시네마테크(아트 시네마)
닥터 고딕님이 엄청난 감독이라고 말을 해주어 챙겨봤다. 인상은 깊은데 바로 전에 본 영화가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어서 상반된 분위기, 장르의 영화를 보다보니 좀 ..(이런 식의 영화보기는 피해야 할 일이다) (아, 골목길을 쫓는 긴박한 장면은 친절한 금자씨의 마지막의 골목길씬이 떠올랐다. )

12. 찰스 로튼의 <사냥꾼의 밤, 1955> :  서울 시네마테크(아트 시네마)
13. 로만 폴란스키의 <악마의 씨, 1968> : 서울 시네마테크(아트 시네마)
악마의 씨는 워낙 티비에서 많이 인용되는 작품이어서 봐줘야 할 거 같았고 사실..취향에 맞는 호러물이긴 한데 언뜻 보기에는 폴란스키의 악마의 씨가 훨씬 무섭지만, 정작 잠이 들때 섬뜩하게 뇌리를 스치는 건 누아르 영화사상 가장 개성적인 작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던 <사냥꾼의 밤> 이었다.. 
정말..... 대단한 고전이다.
 
사뮤엘 풀러 감독의 <네이키드 키스>는 힘들어서 못봤다.  더 나이가 들어서 심심해질때를 위해 남겨 두자.
김지운 감독의 B무비 특별전은 계속되고 있고.. 나는 일본 인디영화전으로 7월의 순례를 시작할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