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8/04/18

4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4/18
    시간장치 기획서 1안
    무성한털
  2. 2008/04/18
    주디 시카고 [붉은 깃발]
    무성한털
  3. 2008/04/18
    메리 켈리 [산후기록]
    무성한털
  4. 2008/04/18
    고은 [월경대 찾아 삼만리]
    무성한털

시간장치 기획서 1안

  

[여자&남자]   


차이, 신체의 작동방식, 분비물


 (1) 목적

남녀간 신체순환의 차이를 하나의 시간단위로서 보여지도록 한다.


 2) 의도

시간은 언어와 같이, 사회적으로 공유하는 하나의 약속이다. (소설 [책상은 책상이다]*) 특히 자가생산보다 상호교환으로 생활이 이루어지는, 근대화된 사회에서는 더욱 필요성이 절실하다. 그러나, 사회와 개인의 사이클은 서로 다를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여성의 신체주기는 남성의 신체주기를 기반으로 한 사회에서 배제된다. 대표적인 예가 생리공결제에 관한 논란인데, 여성의 신체순환은 남성의 신체순환과 달라 체제적 보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그 필요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해 자리잡기까지 혼란이 일고 있다.          


(3) 어떻게?

1. 남, 녀 각각 흰색 면팬티를 30여장 준비.

2. 하루당 하나씩을 입고 벗는다. 벗은 팬티는 진공 팩에 넣고 날짜를 쓴다.   

3. 한 달이 지나가면 팬티들을 날짜의 순서대로 걸어놓는다. 

 

-참고: 메리 켈리 [산후기록Post Partum document]

       문화적, 과학적, 정신분석적, 언어학적, 고고학적

       표현양식을 사용하여 6개의 섹션과 165개의 파트로 구성. 

       런던의 현대미술연구소에서 1979년 전시회 열림.

       켈리 이후의 기록적 작품들: 미국 작가 마사 로즐러의 ‘부엌의 기호학’,

        ‘단순히 얻어진 한 시민에 대한 중요한 통계’

       케리 메이 윔스의 ‘가족 사진과 그 이야기’  


       크리스틴 리드보치 [월경의 피로 칠한 벽지MenstrualBlood Wallpaper]   

       여성의 신체를 시각적 즐거움으로 보는 관점의 해체 


       http://orbiterdesigner.com/distance/


* [책상은 책상이다] 페터 빅셀 지음- 주인공은 책상을 책상이라고 부르는 상황에 의문을 갖고, 사물들의 이름을 바꿔 부르기 시작한다. 자신만의 세계에 매몰된 그는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이해할 수 없게 되고, 언제나 빙긋이 웃기만 한다.

 

원안작성 ~4월 3일.

 1차수정 ~4월 16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주디 시카고 [붉은 깃발]

주디 시카고Judy Chicago [붉은 깃발Red Flag] 1971

 

 

페미니즘 미술의 이해. T. 구마 피터슨,  P. 매튜스 지음. 시각과 언어 펴냄. 71쪽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메리 켈리 [산후기록]

 

메리 켈리Mary kelly [산후기록Past Partum Document] 1975

[여성.미술.이데올로기/ 로지카 파커, 그리젤다 폴록 지음],  [페미니즘 미술의 이해/T.구마 피터슨, P.매튜스 지음], [여성과 페미니즘, 헬레나 레킷 엮음] 의 세권의 책에서 따온 자료들로 포스팅함.

 

 (*클릭하면 글씨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커집니다)  

여성.미술.이데올로기. 로지카 파커, 그리젤다 폴록 지음. 시각과 언어 펴냄. p209-217.

 

p209-210

케네스 로빈슨kenneth Robinson이 [펀치punch](1978년 9월 6일)에 쓴 [변덕스런 화랑]이라는 제목의 리뷰는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나는 런던의 헤이워드 화랑에 그런 해방된 여성미술가들의 작품이 모여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싫다." 그리고 나서 메리 켈리Mary Kelly의 작품만을 뽑아냈다.

 

-이 지긋지긋한 여성이 한 것이라고는 성장하는 어린아이에 관한 생각을 기록한 문서와 부모의 신체에 대해 아이가 처음으로 던진 중요한 질문들을 액자에 넣어 몇 개나 되는 벽면을 채운 것이 전부이다. 그 질문들을 보고 내 머릿 속에 떠오른 것은 여성지에 매주 게재되는 지겨운 얘기들이다. 그래도 나는 퀸 샤롯 병원(서런던에 있는 산부인과)의 대기실이나 마더케어(mothercare:유아용품, 여성용품을 취급하는 체인점:옮긴이)의 휴게실에서는 사뭇 빛을 발할 수 있는 것들을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다만 헤이워드에서 그런 것을 보게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p217

이 페미니스트의 작품에 대한 방어는, 단순히 그 작품을 상투화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것을 전혀 예술로 인정하지 않는다.  켈리가 아이에게 먹인 음식과 배설물의 기록을 전시하자 한 신문만화는 자신의 버릇없는 어린 아들을 지켜보고 있는 매우 지친 아버지를 묘사하는 것으로 응수했다. 그는 멀리 있는 아이의 엄마에게 이렇게 외친다. "어린 헨리가 지금 막 카펫 위에 다른 예술작품을 만들어 놓았소." 그녀의 작품을 조롱하고 인정하지 않는 이 신문만화는 미술 오브제와 창조성에 대한 기존의 제 개념들을 의미심장하게 다시 강조하는 것이며 예술작품이나 창조성 같은 것들이 이 만화 속의 작은 남성의 것이 됨은 당연하다.

 

 

 

 

 

 

 

페미니즘 미술의 이해/T.구마 피터슨, P.매튜스 지음/시각과 언어 펴냄

P.96

<산후기록, 자료II>의 녹음중인 마리 켈리와 아들 켈리 베리, 1975.

<산후기록, 자료IV>(부분)석고 주형, 천, 종이.1975.

<산후기록, 자료VI> (부분) 수지와 석판 위에 에칭. 1979. 

 

 

 

 여성과 페미니즘, 헬레나 레킷 엮음, 미메시스 발행. 90쪽.

[산후 기록:기록 I, 배변 얼국 분석과 수유 차트 Post-Partum Document: Documentation I, Analysed Faecal Stains and feeding Charts],1974년.

투명 아크릴 유리, 흰색 판지, 기저귀 천, 비닐 시트지, 종이, 잉크.

7개 중 하나. 각각 28*35.5cm.

빈 E. A.게네랄리 재단 소장.

 

90쪽:

1973년 당시 [산후 기록]은 <어머니/자녀 관계를 시각화한 작품이자 계속 진행되고 있는 하나의 분석 과정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작품은 연속적인 6부작, 전체 135개의 소품으로 이루어진 설치 작품으로 탄생했다. 이어서 이것은 하나의 전시회로 성장했고 다양한 장르에 적응해 나갔으며 (일부는 내가 무엇을 만들고 싶어 했는지 내 욕망을 깨달으면서, 또 나머지는 거기에 반항하고 거스르면서)하나는 책이란 형식을 통해 스스로를 복제했다. -메리 켈리, [산후 기록]서문, 1983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고은 [월경대 찾아 삼만리]

-중략-

 

대안 월경대 전도사, 소수 민족 여성을 인터뷰하다

 

 나는 '두꺼운 광목천→일회용 생리대→대안 월경대'라는 단선화된 진화의 도식을 머릿속에 갖고 있었다. 일회용 생리대에 점령당한 여성들에게 "이것 보세요, 대안 월경대예요!" 하고 복음을 전파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수 민족 여성들로부터 나는 항상 똑같은 답을 들어야 했다. "빨아 써요? 너무 번거롭네요." 이런 반응은 한국에서 숱하게 겪었다.  

 그런데 왜 나는 윈난까지 가서 '미개인'을 교화하는 선교사마냥, 그 계몽적인 시각으로 접근했던 걸까? 서울이나 윈난이나 같은 시대를 살아가기는 마찬가진데 말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그곳 여성들을 '여성' 이라는 한 범주로 묶기는 무리가 있었다. 경제 수준, 직업, 나이 등 개별 조건에 따라 여성들이 몸으로 겪는 경험이 다르고 달거리대에 반응하는 방식과 내용도 달랐다. 의사 어머니를 둔 바이족 여대생은  내가 소개하는 천 달거리대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는데, 그녀의 어머니 왈, 일회용 생리대가 깨끗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영학을 전공하는 그녀는 중국제 생리대를 쓰고 있었다.

 반면, 여행사를 경영하는 이족 여성은, 중국산 생리대는 더럽기 때문에 자신은 일본에 사는 언니가 국제 우편으로 부쳐 주는 일본제 생리대만 쓴다고 했다. 그리고 부득이하게 중국산을 쓰게 될 때는 햇볕에 널어 소독을 해서 쓴다고 했다.

 또 어떤 다이족 할머니는  일회용 생리대를 구경도 해 보기 전에 완경을 했다고 했다. 달거리대로 사용한 천을 빤 뒤에는 빨랫줄에 걸어 놓고 그 위에 수건을 덮어 두었다고 했다.  다른 옷들과 함께 널어 두기 민망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며느리는 1990년대 초반부터 천에서 일회용 생리대로 전환했다. 할머니의 일곱 살짜리 손녀는 아마도(내가 선물한 대안 월경대를 쓰지 않는다면) 초경부터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윈난성에서 맞은 달거리

 

..

중국 윈난성에서 나는 한국의 1970년대 근대화 과정을 보는 기분이었다.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시골 여성들은 밥벌이를 위해 도시로 몰려들고 저학력에 별 기술이 없는 그녀들이 도시에서 제일 먼저 하게 되는 일은 청소와 빨래를 해 주는 파출부가 대부분인데, 고된 노동에 임금 체불이 일쑤라고 한다. 아침 식사를 길거리 호떡으로 급하게 때우고 출근하는 그들에게 달거리란 생명의 힘을 느끼고 환희를 각성하는 원천이 아니라, 반갑지 않고 거추장스러운 행사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감쪽같이 '처리' 해야 할 문제이고.

 

일회용의 위력

 

이후 나는 열심히 생체 실험(?)을 했다. 중국의 일회용 생리대들을 여러 가지 사서 써 봤다. 중국어로 '위생건'이라는 일회용 생리대 중에는 소독약 냄새가 지독하게 나는 제품들도 많았다. 시험 삼아 써 봤는데, 보지가 화끈거리는 느낌에 차고 있기가 난감했다. 이런 생리대에 들어 있는 화학 물질이 그대로 중국 여성들의 몸속으로 들어가 건강을 망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예전에 많이 썼다는 '위생지'도 재래시장에서 사다 써 봤는데, 넓은 휴지를 둘둘 말은 것이었다. 한 장을 꺼내 착착 접어 팬티로 몸에 밀착시키면, 신문지 위에 엉거주춤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위생지를 팔던 노점의 할머니가 "요즘 누가 이런 걸 써"하셨는데, 그 버석거리는 느낌은 정말 최악이었다. 그런 휴지를 사용하던 사람이라면, 새하얗고 편리한 일회용을 손에 넣었을 때 어떻게 거기에 반하지 않고 배기겠는가.

..  

 

생명의 여신도 월경이 부끄러웠을까?

 

..  윈난성에서 지낸 한 달 동안 가장 충격적이던 일은, 모계 사회로 유명한 모수오족 여인들조차 월경을 더러운 것, 수치스러운 것이라고 말하던 모습이다. ..

달거리대를 바느질하고 빨아 쓰기는 분명 귀찮고 힘든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러기를 원하는 여성에게조차 그 가능성을 빼앗아 버리고, 근대화 과정이 진행되는 곳에서는 몸과 월경에 대한 관심을 가질 기회나 대안적 정보에 대한 접근도 차단된다는 문제의식을 안고 우리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월경대 찾아 삼만리], 고은 - 여행 좋아하세요? 지구별을 여행하는 여자들을 위한 안내서. 유이 엮음. 도서출판 또하나의 문화 펴냄.

p70-79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