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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 잇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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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에서 잉여포스를 줄줄 흘리고 왔지만 사실 나는 집이 싫어서가 아니라 집에 산재한 할일들이 싫어서 가기 싫었던 거야 ㅜㅜ

요즘 일 주일이 넘도록 늦게까지 일어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 할 수 있지.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잉여가 아니냐 하면 그건 또 아니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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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로 약속한 글들이 너무 많아. 레미콘 트럭에서 회색 죽(항상 무슨 맛일지 궁금했어) 죽죽 뽑아내듯

위이잉 주르륵 줄줄 푸덕푸덕 쏟아져나와.

 

이번 주 토요일 19일 까지는 오.승.희 원고를 써야 하고(사실 퇴고에 가깝지만-_-)

바로 내일 15일 까지는 아수나로 신입 글도 써야 해.

 

경제권자 엄마몬에게서 4만원을 뜯어내기 위해 어서 2500자 이상 되는 글 10편을 채워야 해. 아직도 두 개나 남았어.

2500에서부터 풍기는 '너는 서울대를 가야만 해' 포쓰 때문에 지치지만 어쩌겠어,

전/월세 보증금조차 없는 가족에 매인 18살로서는

어느 정도 장단맞춰 춤을 추어 줘야 지금껏 싸워 얻어낸 자유나마 붙잡을 수 있는걸.

다시 한 번 새겨보지만 조급해선 안 돼. 여유가 내 무기잖아?

 

정말 하고 싶은 해외활동신청서 때문에 에세이도 한 편 써야 해. 으악 진짜 떠나고 싶어. 가능하면 멀리.

1년을 대전-일산-서울만 돌아다니다 보니까 이제 질렸어 아젠장씨발ㅁ이ㅡㄴ;라묻저래ㅑ주ㅗㄱㅁ패햐ㅐ해;ㄱㅎ내ㅑ;후

 

새로운 길을 걷고 싶고, 새로운 사람들과 웃고 싶어. 

책에서도 못 본 골목들 속에서 길도, 내 걱정도, 그냥 다 잃어버리고 싶어. 

밤이면 기차역 형광등 아래서든 유스호스텔 백열전구 아래서든 그 날의 흔적을 종이 위에 맘껏 남기고 싶어.

흔적 없이 왔다가 흔적 없이 떠나고 싶어. 황금으로 물든 라인과 모젤을 눈에 다시 담고 싶어.

파리가 그립고, 마르세유가 그립고, 로마가 그립고, 잘츠부르크가 그립고, 프라하가 그립고, 뒤셀이 그립고, 쾰른이 그립고, 코헴이 그립고, 뮌스터가 그립고, 바덴바덴이 그립고, 힌터차르텐이 그립고, 데본셔가 그립고, 판보로가 그립고, 올더숏이 그립고, 런던이 그립고, 뉴캐슬이 그립고, 앤트워프가 그립고, 연변이 그립고, 홍성의 시골집마저 더럽게 그리워.

여행이 그리워. 자유가 그리워. 아놔 가슴 먹먹해. 아놔 또 산으로 간다.

 

으억 아무튼 본론컴백.

L씨의 연애편지도 대필해줘야 해. 밥 한 끼 먹자고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어.

친구가 쓴 논술도 검토/수정해서 시뻘겋게 물들이고 코멘터리 붙여서 보내줘야 해.

 

글만 쓰느냐 하면 것도 아니야.

내일은 교육정책팀 회의 있고 화~수 중에 하루는 단속반대 캠 뛰러 가고 월수금 수학숙제는 기본옵션 경영학 공부도 하고

목요일은 비었지만 뭐가 낄 지 모르고 금요일엔 팔연대 사무실 갔다가 콘서트 가고 토요일은 진청모->팔연대로 오후꽊꽊

일요일엔 수학보강이 있지만 외박day가니까 그나마 살만하겠다.

 

바빠. 기분좋아.

이번 주 일요일까지 이 모든 걸 성공적으로 끝낸다면 뭐가 되었든 배울 수 있는 게 많을듯. 분발하자 으쌰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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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티님이 알려주셨던 안티크리스마스 날짜도 까먹었고, 이번에 인터뷰하고 교육정책팀 회의가 겹쳐서 인터뷰 취소.

이주민노동자집회 까먹고 일인시위 갔다가 서울역 가는 걸로 보이는 일단의 캄보디아...? 분들을 보고 생각나서 젠장.

일이 많아지니까 머리 한 쪽은 필요한 전화번호 저장, 한 쪽은 해야하는 일 저장, 한 쪽은 해야 하는 말 저장 등등 하다보니까

날짜와 시간이 들어갈 공간이 부족해지는 것 같아 ㅜㅜ

스케줄러든 다이어리든 아무튼 뭐 하나 필요하긴 필요해. 가계부도 만들었는데 하나 장만하는 게 나쁘진 않은.....

거 같았지만 생각해보니까 그런 거 살 돈 없네 ㅋㅋㅋㅋㅋㅋ

 

살려줘 누가 나 하나만 선물해줘 깔끔한 디자인이면 뭐든 돼 제발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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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는 관계는 언제나 불편해. 미안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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